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고 있는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설립 13년 만에 처음으로 스포츠 경영 전문가를 사무총장으로 선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수원월드컵재단은 지난 7일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인 김영석(42)씨를 제9대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를 수료하고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거쳐 미국 MIT 경영대학원 브랜드경영 전문과정을 연수한 뒤 삼성그룹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낸 스포츠 경영 전문가다. 김 사무총장의 이번 임명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사다. 그동안 수원월드컵재단 사무총장직은 퇴임을 앞둔 공직자나 정치권에서 줄타기로 내려온 인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치권이나 공무원 출신이 사무총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이 임명되면서 13년 동안 정체됐던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원월드컵재단은 경기도와 수원시가 공동 출자해 도와 시가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복잡한 조직이다. 재단 사무총장직을 도와 시가 번갈아가며 임명하면서 사업의 연속성이나 일관성도 없
경기도 성남시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거대 공기업이다. 언론이 빚 많은 공기업을 거론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하긴 지난 연말기준 부채규모가 138조1천억원으로 국가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니 당연해 보인다. LH는 “우리는 공공기관이라는 성격 때문에 손해나는 사업도 수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억울해 한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으로 탄생한 LH는 통합과정에서 토공과 주공이 밥그릇 챙기기 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상대방 흠집 내기로 국민들의 눈총을 받았다. 몸집은 공룡인데 부실해서 움직임이 둔하고, 내부 소화불량까지 걸린 LH를 그나마 다진 것은 초대 통합사장으로 취임한 이지송이다. 이지송 사장은 국내 대표적 건설사인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하며 쌓은 업적과 학문적 배경까지 그 능력을 인정받아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그를 ‘건설사업의 귀재’ 혹은 ‘돌부처’라고 부른다. 한 번은 이지송 사장이 정부 관련부처에 호출 당했다. 장관 앞에 앉은 이 사장은 말이 없었다. 장관은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며 특정사업의 진행을 요구했지만, ‘돌부처’는 멀뚱멀뚱 쳐다만 본 채 빈 찻잔만 만지작거렸다. 아무리 정부의 의지라고
소셜미디어는 공유,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안산시 페이스북 친구는 1천913명, 트위터 팔로워는 1만3천868명, 블로그 방문자는 월평균 2만3천여명이다. 페이스북, 블로그에서 포스팅하거나 사진 공유하기, 트위터에서 트윗하기나 리트윗하기 등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무단으로 사진을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출처 없이 포스팅하면 저작권 침해의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친구나 팔로워가 있다. 소셜미디어는 저작권 침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러한 저작권 침해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산시에서는 SNS사용원칙 가이드라인북 2천500부를 제작해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저작권 유무이다.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권의 인용)를 알고 있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공개와 공유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저작권 요건을 충족시키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원저작자의 저작권을 존경하고 인정해야 함은 당연한 논리이며 이행해야 할 법규이다. 반면 공개와 공유를 전제로 한 소셜미디어는 상반된 위치에 있다. 이처럼 저작권은 양면성이 있다. 보호와 활용을 동시에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
오원춘이 엽기 살인 행각을 벌인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조선족인 오원춘은 지난해 4월 1일 길 가던 20대 여성을 자신의 거주지로 끌고 가 잔인하게 살해했다. 그는 피해 여성의 사체를 잘게 조각내는 천인공노할 짓을 태연히 저질렀다. 경찰은 피해여성의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가 그냥 돌아가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오원춘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워낙 충격적이었던 데다 경찰의 치명적인 실수까지 겹쳐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심지어 그가 인육 장수라는 의혹이 아직까지도 시중에 떠돈다. 범행 1년을 맞아 매스컴에서 이 사건을 다시 조명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오원춘 사건은 강력 범죄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숙제를 드러내 주었다. 경찰기강과 범죄신고 처리체계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성범죄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강력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종합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이제는 안전해졌다고 믿는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하다. 피해 여성의 유족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선 아찔함을 느끼며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리고 이어 분노가 치민다. 교차로에서 꼬리를 물고 따라 나오는 몰지각한 차량 운전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교통량이 증가하는 출·퇴근 시간이면 전국 모든 도시의 교차로에서 ‘차량 꼬리물기’와 ‘끼어들기’ 등 위반행위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행위는 교통정체는 물론 교통사고를 유발시킨다. 수도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졌다. 하지만, 교통문화는 아직 후진국 수준이다. 국민들의 의식이 후진국 시절을 답습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존심 상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왜 운전대만 잡으면 조급증과 난폭증에 걸려 신호를 무시한 채 앞차의 꼬리를 물고 끼어들게 되는지 도대체 모를 일이다. 현재 교통법규 위반행위에 해당하는 차량 꼬리물기와 끼어들기는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승합자동차 5만원, 승용자동차 4만원)과 끼어들기금지위반(승합·승용자동차 3만원)으로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범칙금이 약해서 그런가? 단속을 비웃듯이 여전히 이 밉살스럽고 위험한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방법은 있다. 법을 더욱 강화하고 단속요원을 증원하는 것이다. 이에 경기경찰청은 국민의 안전을
3월도 다 가는데 봄은 참 더디게도 온다. 유달리 혹독했던 추위를 견뎌낸 터라 이제 그만 겨울의 흔적을 몰아내고 포근한 봄기운을 만끽하고 싶지만, 간절한 기다림을 놀리기라도 하듯 꽃샘추위가 3월 한 달을 온통 제멋대로 휘두르고 있다. 쉽게 내주기 아깝다는 듯이. 이러다가 피어나는 꽃과 달큰한 봄바람에 나른하게 취할 새도 없이 금세 여름 날씨가 찾아오면 아까워서 어쩌나 지레 걱정이다. ‘봄’으로 시작하는 여러 가지 복합명사들, 봄날, 봄밤, 봄나들이, 봄나물, 봄비, 봄노래, 봄꽃 등등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설레고 행복하다. 그런데 ‘봄꿈’이라는 단어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단순히 ‘봄날에 꾸는 꿈’ 이상의 복합적인 말맛이 있다. 국어사전 역시 ‘달콤하고 행복한 것을 그려 보는 꿈’이라거나 ‘한때의 덧없는 일이나 헛된 공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어의를 제시한다. 만해 한용운의 ‘춘몽(春夢)’이라는 한시의 내용이다. “꿈은 떨어지는 꽃 같고 꽃은 꿈 같은데 / 사람은 어찌 나비가 되고 나비는 어찌 사람 되는가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을 목표로, 비능률적이긴 하지만 일은 중단하지 않은 채 꾸준히 이어 간다. 모든 일에 인내심 부족해 항상 서두르고 성급하기만 한 우리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 또한 끈질긴 ‘인도 정신’이다.” 돌아가신 법정스님의 인도 단상(斷想)이다. 짧은 글 속에 느리게 사는 여유가 느껴진다. 법정스님뿐 아니라 세계인들 가운데는 인도를 ‘인류의 정신적 고향’으로 우러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죽기 전에 한 번은 인도를 찾으려는 순례객들이 쇄도한다. 현재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도이면서도 불교의 발상지이니 인도인들의 정신세계를 경험하고자 하는 여행은 흥미롭다. 또 인도 하면 생각나는 ‘요가’ 역시 정신수양의 한 가지에 불과하니 영적 세계를 향한 호기심은 인도를 향할 수밖에 없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높은 빈곤율로도 유명하다.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지만 아직은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세계적 수준의 IT와 우량한 학생들은 글로벌기업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핵무기와 항공모함을 일찍 보유한 세계적 군사강국이다. 한데 요즘은 인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성폭행으로 얼룩진 야만적 모습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고전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가 한국형으로 변신하여 ‘도로시 난장굿’ 한 판을 벌였다. ‘예술의 전당’에서 관람하고 시일이 한참 지났는데도 그 발랄하고 신선하고 환상적인 느낌이 영 떠나지 않는다. 『오즈의 마법사』는 어린 아이 때부터 읽혀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열망이나 또 다른 꿈을 꾸게 하여 많은 사랑을 받는 동화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수없이 많은 연극이나 뮤지컬공연을 한다. 그러한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캐릭터들이 신진예술가에 의해 한국전통형으로 바뀌어 공연한 젊은 패기가 넘치는 ‘도로시 난장굿’이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다. 젊은 감각의 전통연희 공연으로 풍물, 살풀이굿, 봉산사자탈춤, 사물놀이, 상모돌리기까지 그리고 속이 후련하게 멋들어진 사설창이 이어진다. 특히 오즈의 마법사 아이콘인 도로시의 구두가 현대의 탭댄스 슈즈로 변신하여 타악기에 맞추어 한 판 신명이 나는데 그 발랄하고 명쾌한 동작들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상상의 나라로 이끌어가는 독특한 피날레 무대이다. 주인공 도로시는 1인3역을 하는데 한국의 삼도 무속음악을 연구한 양보나가 그 주인공이다. 젊은 창작연희…
3월 초에 1주일 정도 파키스탄에 다녀왔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요청으로 파키스탄에서 진행 중인 공적원조사업에 젠더 전문가로 다녀오게 되었다. 처음 가는 나라인지라 사전 조사를 많이 했다. 자료를 찾던 중 파키스탄의 성불평등과 여성의 지위향상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비롯하여 다량의 연구논문을 쓴 현지 남성 연구자를 발굴하게 되었다. 파키스탄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성 격차지수(Gender Gap Index)가 2012년 세계 135국 중 134위인 나라로 성불평등 수준이 심각한데, 그런 중에 이슬람 남성 연구자의 성평등에 대한 관심과 연구 성과를 보게 되어 참으로 반가웠다. 그러나 나의 반가움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 연구자의 박사학위 논문에 나와 있는 감사의 글을 보다가, 그의 부인이 여러 명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의 글에는 학위를 마치는 데 도움을 준 알라 신과, 지도교수들과, 부모님, 그리고 ‘아내들’에게 감사하다고 쓰여 있었는데, 이 대목에서 나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이 나라의 남성들은 이슬람의 옛 관행대로 일부다처를 유지하는가? 이런 관행이 아무렇지도 않게 남녀에게 수용되는가? 파키스탄 현지에서…
‘물 안 쓰는 소변기’를 관리하려면 하루 몇 차례씩 대량으로 물을 퍼부어야 한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린지 모르겠다. 본보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수원시가 공공화장실에 설치한 ‘물 안 쓰는 소변기’에서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 물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청소할 때 방향제와 세정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물 절약 친환경이라는 취지와는 정반대라니 어이가 없다. 현재 수원시내 각종 공원과 시청 화장실 등에는 모두 262대에 이르는 ‘물 안 쓰는 소변기’가 설치돼 있다. 시가 2005년부터 기존 소변기를 떼어내고 교체한 결과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시청 1층 화장실에서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자 2011년 기존에 쓰던 방식의 소변기로 다시 바꿔달기도 했다. 이후 곳곳에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처음에 설치했던 미국산 제품 대신 국산 ‘물 안 쓰는 소변기’로 교체하는 소동도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변 냄새가 코를 찌르고 배관이 막히는 일이 여전히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교체비용은 교체비용대로 들고, 환경에 도움도 되지 못한 채 관리비용만 더 들이는 꼴이다. 현재로서는 이런 어이없는 일이 ‘물 안 쓰는 소변기’ 자체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