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에는 6개 본부세관 중 2개가 위치하고 인천공항, 인천항, 평택항 등이 자리 잡아 관세청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세청이 위기에 빠졌다. 정치권이 관세청을 폐지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권의 ‘관세청 폐지’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권은 매번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부처 신설이나 통폐합에 나섰고 그때마다 등장했던 게 ‘관세청 폐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통령선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그 강도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관세청의 위기감도 올해는 과거와 다르다. 여야가 모두 관세청 폐지를 검토 중이어서다. 아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아니지만 선거공약을 뜯어보면 짐작 가는 부분이 있다. 우선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이미 해양수산부 신설을 공약했다. 흔들리는 PK(부산·경남)를 붙들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모두 부산 출신이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당연히 정치권에서는 누가 되든 해수부는 부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단일화를 서두르고 있는 문·안 후보 측은 정보통신부의 부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
한국은 기소권자인 검찰이 수사까지 장악함으로써 형사절차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사법구조를 좋은 민주주의라 할 수 있을까. 헌법정신은 국가의 권력을 배분해 각기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적 권력분립은 분할돼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분할된 국가 권력 간에 균형이 성립해야 한다. 균형이 성립하지 못할 때 그 지배자가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면 국민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성낙인 서울대학교 헌법학 교수는 “권력 분점만이 권력의 균형추로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국가기관 상호 간의 권력 분점과 균형도 시급하고, 국가기관 사이의 직급 간 불균형을 시정하지 않고서는 지역 간 권력의 균형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의 ‘수사구조 제자리 찾기’ 내용을 간추려 보면 예전에는 하나의 기관에서 죄를 묻고 판단도 하는 소위 사또재판(규문주의)이 이뤄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랜 권력분립의 역사를 거쳐,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수사, 기소, 재판으로 기능을 나누고 이를 경찰, 검찰, 법원에 분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수사구조는 여전히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통합된
경기도 산하기관이나 경기도와 연관을 맺고 있는 기관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는 이들 기관에 대해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는 대목이다. 특히 도 산하기관이란 곳들이 퇴직공무원들의 전유물이거나 도지사 인사들로 낙하산 타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이 재임하는 동안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암묵적 약속이 되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문제다. 이 같은 문제가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됐다. 송영주 도의원(고양4·통합진보당)은 13일 경기도의회의 경기영어마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7~9월 경기영어마을은 ‘파주 영어마을 신 성장동력 발굴 컨설팅’ 연구용역을 A업체와 1천980만 원에 수의계약을 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송 도의원은 “수의계약한 업체의 대표는 예창근 총장의 고교 동창이며 교육기관을 컨설팅 하는 업체가 아닌 호텔·리조트·골프장에 대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라며 “부적절한 계약”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예 총장은 “고교 동창이지만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하고 주변의 추천으로 계약을 진행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궁색해 보인다. 도의회 도시환경위 조성욱 의원(새·용인2
시화호는 1987년 4월부터 방조제 공사를 시작해 1994년 2월 완공된 인공호수로서 그동안 ‘죽음의 호수’로 불렸다. 면적은 43.80㎢이고 저수량은 3억3천200만t에 달하는 이 호수는 인근 공장의 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며 생명체가 모두 죽어버렸다. 천혜의 서해안 갯벌이 최악의 환경으로 변하면서 국내외 환경운동가들의 우려를 한 몸에 받은 곳이다. 그러다가 2000년 12월 수문을 열고 해수화시켰고 조력발전시설도 들어섰다. 그러자 자연의 치유효과로 인한 기적이 일어났다. 물은 흘러야 살고 막으면 죽는다는 진리가 증명되듯 물고기와 패류가 살아났고 철새 도래지, 육상 동식물의 서식지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시화호를 해양레저관광지로 조성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바로 ‘시화호 워터콤플렉스’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화성 송산그린시티-시화호-시화MTV를 연결하는 관광투어용 수륙양용버스 운영(1단계), 2014년까지 수상생태 탐방로 및 철새관광피어 등 생태환경 문화관광 및 해양레포츠시설 조성(2단계), 2020년까지 에어파크 및 수상비행장을 설치(3단계)하겠다는 경기도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서해안 골드프로젝트와 안산·시흥·화성 3개 시가 추진…
어느 때는 과실의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때로는 과실의 적이 되는 식물호르몬 ‘에틸렌’을 아는가? 에틸렌은 주로 과실의 후숙에 관여하는 물질로, 충분히 익은 과실에는 그 과실을 상하게 하는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덜 익은 과실에는 그 과실이 빠르게 익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상온 0~40℃에서 무색의 가스로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고 과실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과실에서 에틸렌이 분비된다. 즉 과실 성숙과정 중에 에틸렌은 자연스럽게 발생되며 과실에 상처가 나거나 병해충 피해를 입은 과실에서는 에틸렌이 많이 분비된다. 에틸렌은 과실 저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에틸렌 발생량이 많은 과실은 일반적으로 저장력이 떨어지고, 성숙시기에 따라 조생종 품종이 만생종에 비해 에틸렌 발생량이 많고 저장기간도 짧다. 에틸렌은 과실의 유통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사과와 배를 함께 저장하게 되면 에틸렌 분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배는 급속히 노화되어 저장력이 떨어지므로 혼합저장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실을 장기간 저장하는 경우에는 단일 과종이나 단일 품종만 저장하는 것이 좋다. 숯을 이용한 간편한 후숙연화
수원사람들은 광교산이 광교동에 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다. 아니 믿는다기보다는 그곳이 광교동이고 광교산이 광교동에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광교산은 상·하광교동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수원시내 또 다른 곳에 광교동이 새로 생긴다고 생각해보면 광교산을 사랑하는 시민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더군다나 광교 주민들의 자부심을 심하게 손상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광교산은 본래 광악산이라 하였는데 928년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평정한 뒤 이 산의 행궁에 머물면서 군사들을 위로하고 있을 때 산 정상에서 광채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는 ‘부처가 가르침을 내리는 산’이라 하여 ‘광교(光敎)’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런 정기를 받아 오랫동안 광교 땅을 지켜온 주민들은 수원의 명산 광교산을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간직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가 생긴 것은 광교신도시가 조성되면서다. 수원시가 지난 5월 광교신도시 내 영통구 이의동과 하동을 관할하는 ‘광교동’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시작됐다. 광교동이 신설되면 원천동과 이의동, 하동을 관할했던 원천동주민센터는 원천동만을 관할하
수원이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를 치르기 위한 경기장을 건설하려고 할 무렵인 1996년 7월 삼성은 월드컵경기장을 건립한 뒤 20년 사용 후 수원시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삼성은 IMF를 이유로 1998년 4월 일방적인 파기를 시에 전달해 왔다. 이 때문에 수원시민과 경기도민들이 나머지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걷어 부담하게 됐다. 특히 수원시민들은 당시 심재덕 시장의 아이디어로 월드컵구장 ‘1인 1의자 갖기 운동’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렇긴 해도 총 건설비 3천107억1천400만 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수원시 혼자 감당할 수가 없었다. 월드컵은 열려야 하고, 결국 경기도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건설된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이하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지분은 도와 수원시가 6:4의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이 지분비율을 근거로 설립된 월드컵관리재단의 이사장은 도지사, 부이사장은 수원시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도 도가 당연직 4명 등 총 10명, 시가 당연직 3명 등 총 5명이다. 이사회는 월드컵관리재단의 정관은 물론 경기장 시설사용규정 등에도 경기장 임대 등 수익사업의 의결을 한다. 그러므로 월드컵경기장은 사실상 도가 운영…
1492년 8월 3일, 출항을 앞둔 콜럼버스의 가슴은 요동쳤을 것이다. 당시 그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서쪽 항로를 이용해 인도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콜럼버스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다보면 엄청난 부(富)를 가져다줄 향료와 금의 본고장인 인도에 도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배를 타고 한참을 가다보면 낭떠러지가 나와서 세상의 끝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세계관을 가졌던 시절이다. 따라서 입증되지 않은 서쪽 항로는 신천지를 여는 것이자 목숨을 건 모험의 출항이었다. 선원들도 세상 끝으로 간다는 불안감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후원자인 카스티야의 이사벨 여왕이 범죄자들의 죄를 사면해 선원으로 충당할 정도였다. 콜럼버스는 배 3척을 이끌고 항해를 시작한 지 2개월이 조금 지난 10월 12일, 바하마제도에 도달했다. 육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이를 구세주의 섬, 곧 산살바도르(San salvador)라고 이름 지었다. 이후 쿠바와 아이티 등을 탐험하고 귀국한 콜럼버스는 약속대로 여왕으로부터 신세계의 부왕(副王)으로 임명됐다. 꿈과 용기는 있었지만 재산도 지위도 없던 콜럼버스는 첫 항해를 해군제독의 지위로 출발하더니 돌아와서는 부왕으로 벼락출세했다
죽은 자식 나이 세기란 말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기고 있다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 한다. 그리고 죽은 뒤에야 청심환을 찾는다는 사후청심환(死後淸心丸)이란 말도 있다. 일을 다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 봐야 이미 늦었고 아쉬워해도 소용이 없다는 내용의 속담들은 여럿 있다. 중국 전국책에 나오는 고사 가운데 망양보뢰(亡羊補牢)라는 귀에 익은 격언이 있다. 양을 잃고 나서야 우리를 고친다는 말이다. 말 잃고 마구간 고친다는 실마치구(失馬治廐)도 있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실우치구(失牛治廐)도 있다. 또 늦은 밥 먹고 파장 간다는 속담과 벌겋게 닳아 오른 솥에 물 붓기라는 말도 있다. 마음에 기쁘고 즐거운 일이라 해서 그 일만 하다보면 반드시 재앙이 따르거나 병이 생기기 쉽다. 미리 미리 예방하지 않으면 병이 난 뒤에 약을 써도 효험이 없는 것이 하나의 이치이기도 한 것이다. 굿이 다 끝난 다음에 장구 치는 것이 소용없는 것처럼 경각심을 우리는 가져야 하며,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과 대책을 세우는 현명한 마음 자세에 대한 교훈이기도 한 것이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란 말이 있다. 엎지른 물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후보들은 나름의 정책행보를 이어가지만, 대다수 유권자가 볼 수 있는 건 후보자에 대한 이미지뿐이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미디어뿐이다. 현대 정치를 미디어정치라 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지에는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현 시대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성인 노암 촘스키와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권위자 에드워드 허먼은 일찍이 여론조작의 위험성을 설파한 바 있다. 이른바 ‘선전모델’이 그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미디어의 선전 시스템은 언론의 체내 깊숙이 녹아들어 있다. 언론은 이미 자유시장경제의 논리와 반공주의 같은 지배 이데올로기에 종속되어 있다. 따라서 언론은 특정 권력집단의 이해와 정치적 의제를 대변하고 강화하는 여과장치이자 선전도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새로운 현실이자 실재라는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아르의 주장도 있지만,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다. 이미지가 실재로 각인되는 순간 후보의 진정성을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런 미디어의 환경 속에서 각 후보들의 정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