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과 ‘후지’ 29년, 국내 참외 품종 ‘금싸라기’ 17년. 앞의 것들은 오랜 시간을 투자한 품종개발 사례다. 이처럼 하나의 씨앗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들어 필자는 종자 관련 문의나 취재 요청을 자주 받는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미국의 다국적 기업 몬산토에 인수합병 된 중앙종묘와 흥농종묘를 최근 국내기업이 인수한 이후에 종자, 나아가 유전자원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데서 비롯된 것 같다. 유전자원은 40억 년 동안 진화를 거치며 축적된 생명체로써, 인류에게 실질적 또는 잠재적 가치가 있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말한다. 세계 종자산업 규모만 해도 430억 달러 내외이며, 연평균 5.2%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지금 세계 각국은 국부 창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총성 없는 유전자원 전쟁’을 통해 유전자원 주권화와 독점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 유전자원 전쟁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첫째, 생명자원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국가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농업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려면 생명기술(BT)과 정보기술(IT),…
지난 26일 수원시 권선구 일월초등학교에서는 재학생들이 참여해 미니 글로벌 축제를 방불케 한 ‘다문화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수업 대신 세계문화 즐기기에 나선 어린이들은 교내 곳곳을 다니며 13개국의 언어와 생활문화 등을 체험했다. 각국 전통의상을 입고 운동장에 모인 학생은 서로 반가운 얼굴로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개막식에서 4~6학년 어린이들은 각자 차려입은 의상에 해당하는 국가의 국기를 들고 나라별로 30여 명씩 운동장을 돌며 마치 올림픽과 같은 화려한 입장식을 했다. 이날 학생들이 대표한 국가는 러시아, 몽골, 터키,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일본, 인도, 영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대한민국 등 모두 13개국. 개막식이 끝난 뒤 전교생은 각 교실에 마련된 체험 부스를 돌며 본격적인 세계문화탐방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경인교육대학교 외국인유학생들과 학부모 등 수십 명이 나와 나라별 부스에서 아이들의 문화 체험을 도왔다. 일월초 김현진 교장은 “학생들에게 다른 국가에 대한 편견과 장벽을 낮춰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매년 다문화 축제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독특하고 특색 있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접하는 행사가 한
본보 29일자 1면 톱기사와 13면 사설은 도가 농촌진흥청 부지에 유치한다는 국립농어업박물관과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 부지에 관련된 내용이다. 그만큼 이 지역은 수원시민 특히 서수원권 주민들로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곳이다. 2003년 서울대 농대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를 떠난 데 이어 농촌진흥청도 내년에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다. 아쉽다. 수원이 어떤 곳인가? 정조대왕이 수원에 화성을 축성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개혁을 단행하려고 했던 땅이었기에 이곳 백성과 군사들을 위해 곳곳에 둔전을 조성하고 축만제(서호), 만석거 등 저수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흡족한 것이었다. 저수지를 만들고 나서 닥친 전국적인 가뭄에도 이 지역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후 수원은 ‘농업의 도시’가 됐다. 농촌진흥청과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 농생명과학고등학교는 수원의 자랑거리가 됐다. 그런데 서울대 농대가 떠난 데 이어 이젠 농촌진흥청마저 떠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수원시민들의 상실감과 정부에 대한 배신감은 크다. 특히 서울대 농대가 떠난 지 10년이 됐지만 이곳은 폐허로 방치돼 있다. 엄격히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캠퍼
지구는 돈다는 한 가지 진실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주장을 펼쳤던 코르페니쿠스·부르노·갈릴레이… 과연 우리는 어떤 사람의 자세를 본받아야 마땅한 것일까? 오래 전부터 해외에서 전달되는 토픽에 대해서는 그리 신뢰를 하지 않았다. 거두절미(去頭截尾)-앞뒤 뭉텅 끊어내고-이런 사례가 많다보니 내용이 하도 황당하기 때문이다. 하기야 인종도 많고 별의별 사람이 숱하니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도 ‘세상에 설마?’ 이런 경우도 많은데 지구 곳곳에서는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얼마 전 ‘21세기, 갈릴레이 재판’이라고 큼지막하게 제목 붙은 해외 토픽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내용은 이탈리아 법원에서 지질(地質)학자들이 대지진을 예측 못한 6명의 과학자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한다. 얼핏 들어 웃기는 판결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판사(判事)란 어느 나라에서든지 상당한 학식을 쌓은 사람일 턴데 설마 야바위 판결은 아닐 테고. 그런데, 왜 ‘갈릴레이 재판’이라고 제목 붙였을까? 제목은 잊어버렸지만 오래 전 읽었던 책 생각이 났다. ‘지구는 돈다’는
단풍이 절정을 이룬 가운데 포천시에서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16회 명성산 억새꽃 축제와 제10회 운악산 단풍축제가 열렸다. 10여만 등산객들이 방문한 이 두 축제는 이제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시민들이 등산하면서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등 몰지각하고 무질서한 행동을 일삼아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천에는 왕방산을 비롯 운악산, 명성산, 백운산 등 전국적인 명산이 자리해 수도권을 비롯 전국의 등산 애호가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포천을 찾는 등산객들이 늘어나면서 등산금지구역을 출입해 금지된 도토리, 밤, 산나물 등을 채집하는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 도 늘고 있다. 또한 등산 시 금지된 취사행위도 빈번히 목격된다. 이들은 산림보호법상 20만~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산에서 삼겹살 등 고기를 굽는가 하면 라면 등을 조리하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 방치된 스티로폼 박스와 빈 소주병, 담배꽁초들이 쉽게 눈에 띈다. 포천시에서는 포천 소재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1년이면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등산객들의
한국인은 대인관계에서 유독 감정에 민감하다고 한다. 그런데 감정을 폭발시키는 발화점은 뭐니 뭐니 해도 막말이다. 금슬이 좋아보이던 부부간에도 막말이 오가면 몸싸움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이혼으로 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막말이 어디 부부만의 문제이던가.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인간사에서 막말은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범임에 분명하다. 특히 정치권의 막말은 이해관계가 깔려있어 갈고 닦은 내공으로 ‘촌철살인(寸鐵殺人)’하는 문구를 동원해 언어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과거 국회의 대정부질의나 국정감사 현장에서 여야의원 간 감정이 고조되면 ‘야, 이XX야’ ‘저질’ ‘쓰레기’ 등의 원색적 막말이 동원됐다. 나아가 상대 의원의 약점이나 상대정당 대표를 빗댄 교언(巧言)으로 막말을 이어가 멱살잡이는 물론 몸싸움까지 벌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대선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치권의 막말이 화제로 부상하고 있다. 여당의 대선캠프에 영입된 후 튀는 언행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여성CEO는 사진을 찍던 젊은 당직자들에게 “나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는 발언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이 여성CEO는 이에 앞서 육아문제를 언급하며 “여성들이 육아 때문
점잖은 사람도 속을 들추어보면 지저분한 일들이 없지 않음을 말하는 것으로, 훌륭한 사람이라도 뒤를 파보면 더러운 것이 나온다는 뜻이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서 땀 냄새가 나고, 더 심하면 식초 냄새가 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공자가 노나라의 대사구(지금의 법무부장관) 직위에 있을 때 정쟁을 일삼던 소정묘라는 사람을 처형시켰다는 말이 전한다. 모든 이에게 추앙을 받은 성인이 노선이 다른 정객을 제거했다고 하여 후세에 대순소자(大醇小疵: 대체로 좋지만 약간 흠이 있다는 말)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한다. 하물며 오늘을 사는 사람들 속에 옥에 티와 같은 것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서시유소추(西施有所醜)라는 말이 있다. 서시는 중국 춘추시대 4대 미인 중 한 사람으로, 오나라 왕 부차의 여자가 되었는데 미모가 뛰어나 서자(西子)라는 높은 별칭까지 얻었다. 이 말은 그런 서시에게도 더러운 곳이 반드시 있다는 말이며, 미인필추루(美人必醜陋)라 하여 아름다운 여인에게도 더러움은 있다는 말도 있다. 다시 말해 집안마다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비유인 것이다. 서시봉심(西施捧心)이란 말이 있는데 서시가 가슴이 아파 가슴에 손을 대고 얼굴을 찡그린 것
환경분야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인천 송도에 세워진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사용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UN기후기금이다. 기금만 8천억 달러로 규모나 활동범위만 보면 자본금 3천700억 달러에 직원 2천500명이다. GCF 사무국 상주인원은 초기 300∼500명 정도로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1천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최대 8천명이 거주한다. IMF와 세계은행을 합친 것보다 더 크게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고용유발효과도 연간 1천9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하니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GCF 유치는 아시아 최초의 UN 국제기구 사무국 설치와 이에 따른 수천억 원의 경제효과 등을 감안할 때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수많은 개발도상국이 송도를 찾아올 것이다. 세계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방법을 나누고 더불어 사는 지구촌을 만들어 가는 데 대한민국이 중심에 서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GCF 유치는 중요한 쾌거다. GCF 유치는 이명박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차원의 아낌없는 지원과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롯한 인천시와 민간부문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에 의하면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이 욕구를 제멋대로 남발하게 되면 큰 문제가 되는데, 다행히 자아를 가진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이 욕구를 건전하게 해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가정주부와 아이 등을 가리지 않고 흉악한 성폭력이 발생해 우리를 충격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갈수록 성폭력의 수법이 잔혹해지자 최근 국회에서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와 처벌 강도를 높이자는 의견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후약방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전예방이다.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 끊이지 않자 경찰은 민생치안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은 전국 주요 경찰서에 성폭력 전담부서를 신설 운영키로 했다. 또 다음 달 3일까지 방범 비상령을 선포하기로 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과거에 강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내놓은 대책과 이번 대책이 별 차이가 없다고 보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경찰은 2007년 안양시에서 초등학생 여아 두 명을 납치해 토막 살해한 정성현(43)이 검거되자 부모가 휴대전화로 자녀들의…
1913년 미국 뉴욕의 추운 겨울이다. 즉결재판부 판사가 재판정에 들어서 자리에 앉았다. 그에게 맡겨진 사건은 빵을 훔친 노인에 대한 것이었다. 피고인석에 선 노인은 빵을 훔친 경위를 울먹이며 말했다. “제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고파 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습니다.” 노인의 설명이 끝나자 판사는 “처지는 딱하지만 법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그러니 벌금 10달러형에 처합니다”라고 판결했다. 1910년대 10달러는 큰돈이었다. 그런데 방청객들이 술렁이는 순간, 갑자기 판사가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 자기 모자 속에 넣으며 말했다. “이토록 배고픈 사람이 뉴욕의 거리에서 헤매는 동안, 나는 너무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었으니 대신 벌금을 내겠습니다. 또 이 노인은 이곳을 나가면 또다시 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나 같은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모자에 돈을 넣어주십시오.” 그는 모자를 돌렸고 그렇게 모금된 47달러50센트는 눈물을 흘리는 노인에게 전달됐다. 벌금이라는 현실과 함께 미래의 범죄를 막고자 하는 현명함이 빛났다. 이 판사는 가난한 이민자 출신인 ‘피올렐로 라 과디아’로 후에 3선(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