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지난 22일 ‘수원시 여자축구단 해체 안타깝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수원FMC의 해체를 안타까워한 바 있다. 그리고 비인기 종목에 대한 스포츠팬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런데 23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FMC 여자축구단 해체를 유보해달라고 수원시설관리공단에 권고했다. 또 이날 소집된 공단 이사회는 팀을 계속 운영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따라서 해체 위기에 처해있던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단(수원FMC)이 활로를 찾게 됐다. 염 시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수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과 여자축구단의 중요성을 감안해 당장 해체하기보다 ‘유보’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토로했다. 수원FMC 해체 보도가 나간 뒤 여론은 들끓었다. 일부 매체는 ‘곧 대선인데, 염 시장이 속한 민주통합당에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위에 말하고 싶다’라는 수원FMC 감독의 ‘반농담 반진담’까지 보도했을 정도다. 또 일부선수들의 ‘염태영 수원시장이 선거 운동 시절 지원을 약속했고, 이로 인해 거주지를 수원으로 이전했는데 배신감이 크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도 인용하면서 집중 성토했다. 어찌됐거나 염 시장의 해체 유보 권고와 이사회의 의결로 수원FMC 여자
지난 토요일 ‘정치혁신 국민 대토론회’에 시민 패널로 참여했다. 정치혁신의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치혁신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어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저는 정치혁신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서두를 풀었다. 사실 우리는 중앙정치, 중앙 정당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민의 생활과 직접 관련된 지방정치, 지방정부의 시정에 대해서는 눈 감은 채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거대담론에 빠지게 되면 이에 대응한 구체적인 활동을 실천하기 어려우므로 논의가 허망해질 수 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운동하라.’ 이것은 무수히 많은 학자들이 얘기하는 활동 원칙이다. 설령 우리가 중앙정치, 한국정치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치더라도 지역적 활동 단위를 가져야만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이 중요하고, 그래서 ‘지방자치’가 대단히 중요한…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기순환 과정에 따른 현상인지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 과정인지 그에 맞는 적절한 해법이 필요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진원지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지역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유럽 국가는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제로 성장을 한 데 이어 2분기에는 0.2%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동안 선진경제권의 부진에도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중국도 올 들어 전년동기와 비교한 성장률이 1분기 8.1%, 2분기 7.6%, 3분기 7.4%로 떨어지면서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에 비해 2.5%에 그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2% 수준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2%대 성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은 원래 경기순환 과정에 따라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게 마련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동안에는 성장률이 높아지고,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하는 동안에는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는 세계경제가 경기
24일 강화군 불은면에 위치한 ‘옥토끼 우주센터’에는 400여 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26일로 예정된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염원하는 응원이었다. 흔히 나로호로 불리는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는 이미 2번의 실패를 맛봤다. 처음 ‘우리기술로 우주로 나아가자’는 의지로 사업이 시작된 것이 2002년이었으니 얼추 10년의 시간 동안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2009년 8월 25일 1차 시도는 ‘페어링의 분리실패’로 나로호는 성공 발사됐으나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제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절치부심 끝에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했으나 이륙한 지 137초 만에 통신이 두절돼 실패했다. 두 번의 실패과정에서 우리 기술진의 무리한 추진이 도마에 올랐다. 발사 전에 발사를 미룰 상당한 수준의 결함이 발견됐으나 성과주의에 함몰돼 발사를 강행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두 번의 실패로 우리 기술진 또한 많은 깨달음과 노하우 그리고 사명감을 새롭게 했으리라 믿는다. 이제 모든 국민의 염원을 실은 나로호는 26일 3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마무리에 들어갔다. 특
필자가 고교생이었을 때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 당시 용산역 근처에 교통고등학교가 있었는데, 그 고교의 골목에서 고급승용차가 좌회전 신호를 보내면서 나오려 하고 있었으며 시내버스는 직진 중이었다. 그곳에 서 있던 교통경찰관은 신호가 직진표시를 하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직진 우선 원칙에 따라 버스를 먼저 보냈다. 그러자 골목에 있던 고급승용차 안의 귀부인인 듯한 여자가 나와 교통경찰관의 멱살을 잡더니 “너, 왜 그렇게 버릇이 없어? 야, 자식아! 우리 집 양반이 지금 타고 계신데 버스를 막고 어르신부터 먼저 보내드려야지”라고 말하면서 질질 끌고 길가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주변의 사람들도 분개했지만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남편이 경찰관보다 높은 관직에 있다고 소위 유세(有勢)를 떨던 그런 모습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필자를 속상하게 하는 기억 중의 하나가 됐다. 그런 현상은 요즈음에도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교통질서는 지위고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되는 것이고 신호가 없다면 경찰관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의 길거리 풍경이다. 운전을 하고 가거나 버스를 타고
어제 조간신문에서 반가운 이름을 확인했다. 특정 단체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는데 그 대표가 ‘이한동’이었다. 눈을 부비고 다시 볼 정도로 무척이나 반가운 이름이다. 한때 그는 유력한 대권주자였다. 그것도 영남이나 호남이 아닌 경기도가 배출한 인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집권당 대표와 국회부의장, 국무총리를 역임해 경기도출신 가운데는 정상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요즘 정치권에서 유력 정치인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지적하는 단단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갖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서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소년가장이 됐으며, 입주 가정교사 등의 어려움을 이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 후 10회 고등고시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등병으로 입대한 후 고시에 최종합격해 일약 중위로 승진하는 인생의 롤러코스터도 경험했다. 무엇보다 호방한 성격에 술을 즐기는 그는 별명 ‘단칼’과 달리 정이 많아 따르는 이들이 많았다. 경력은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포천을 기반으로 11대부터 16대까지 연임한 6선 국회의원이다. 집권당의 요직이라는 사무총장과 원내총무를 거쳐 대표최고위원, 총재권한대행을 역임했다.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국회부
푸른색은 원래 쪽이라는 풀에서 나왔지만 오히려 더 푸르고(靑取於藍而靑於藍), 물로 된 얼음은 원래의 물보다 더 차갑다(氷水爲之而寒於水). 제자지만 열심히 하면 스승보다 더 뛰어날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청출어람은 스승의 입장에서도 큰 기쁨이라 할 수 있다. 자식이 부모보다 더 잘되기를 바라듯이 스승도 제자가 스승보다 더 잘 되기를 바라는 것 또한 진정한 마음이다. ‘제자라고 반드시 스승만 못한 것도 아니다(弟子不必不如師)’라는 말이 있다. 북사라는 책에는 이밀(李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유명했는데, 번이라는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 학업에 열중해 얼마 되지 않아 스승의 학문을 넘어서 버렸다. 그래서 같이 공부한 이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이 덜 푸르니 스승이 어찌 항상 스승이겠는가(靑成藍 藍謝靑 師何常)라 했다. 순자는 이 말 외에도 군자도 널리 배우고 늘 반성하며 산다면(君子 博學而日三省乎己) 지혜가 밝아지고 행동에 잘 못이 없을 것이다(則智明而行無過矣). 그러므로 높은 산을 올라가지 않고서는(故不登高山) 하늘이 높은 줄 알지 못하며(不知天之高也), 깊은 계곡에 다가가…
초등학교 5학년짜리가 과학에 흥미를 잃었다는 같잖은 푸념을 했다. 그동안 꼭 실험관찰 수업을 해왔는데, 이번 선생님은 TV 화면만 쳐다보면 그만인 수업, 최신식이고 편리하지만 따분한 수업만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빽빽한 ‘수학익힘책’에도 진저리를 친다. 수학 교과서 문제만 해도 충분한데 ‘익힘책’은 왜 또 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다. “노벨과학상 0:16…韓日 기초과학 현주소”라는 자조적인 기사를 보고 있을 때 들은 뼈아픈 불평이다. 노벨상에 대한 언론의 논평은 올해도 예년과 같았다.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매년 다른 업적에 대해 상을 주고, 수상하는 과학자도 매번 다르지만 신문의 기사는 늘 동일한 것이다. 낯익은 그 주장들의 핵심은 이렇다. 기초과학 수준이 향상될 수 있도록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등 장기적·안정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의 경우 이미 100년 전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벤치마킹해 이화학연구소를 설립하고 막대한 지원을 해왔는데, 우리는 겨우 작년에 기초과학연구원을 세웠다는…
대리운전은 우리의 음주문화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술을 마시면서도 차를 어떻게 해야 할지 귀가할 걱정에 제대로 흥이 나지 않았던 애주가들에게 대리운전은 구세주와도 같은 것이었다. 차를 몰고 가야 된다며 술을 거부하던 사람들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술 분위기에 젖어 음주에 전념하다 보면 대리운전 기사가 그야말로 집에까지 모셔다 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사고였다. 대리운전 기사가 밤길을 질주하다 보면 사고가 나게 마련이다. 대리운전 관련 사고는 6개 주요 보험사에 신고된 것만 연간 3만건을 넘을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운전자는 대부분 관련 보험에 들지 않아 무보험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채 남의 차를 모는 셈이다. 대리운전업체나 대리운전사가 보험에 가입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보상 규정에 허점이 많아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현행 대리운전 사고 보상체계의 기본 골격은 대리운전사의 특약 가입 여부를 먼저 따지고, 보험가입이 안 됐다면 차 주인의 특약으로 보상을 받도록 돼 있다. 일단 대리운전업체가 단체보험의 특약에 가입했거나 대리운전사가 개별적으로 특약을 들었다면 의무보험인 ‘대인배상Ⅰ’ 담보로 기본적인 보상은
길 가던 20대 여성을 납치, 끔찍하게 살해해 온국민을 경악시키고 지역의 이미지까지 실추시켰던 흉악범 오원춘(42)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에 유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재판부의 결정에 분노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무기징역을 받은 오원춘은 특히 그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천안 외국인 교도소로 수감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더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천안외국인 교도소는 세계 최초로 건립된 외국인 전용 교도소로서 고급호텔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이 곳은 1천23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외국인 재소자들을 국적별, 종교별로 나눠 수용한다. 또 빵과 샐러드 같은 외국인 입맛에 맞춘 음식을 제공하고 위성방송까지도 도입, 영어·중국어·러시아어·아랍어 등 4개 국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니 ‘호사스런 교도소’라고 불릴 만하다. 차마 필설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오원춘도 이곳에서 편안한 수감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외국인 범죄자들에 대한 특혜문제는 잠시 접어두자. 오원춘처럼 인간이기를 포기한 범죄자들도 이런 곳에 수감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와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