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도 끝나고, 2012년의 송년회가 막판 스퍼트에 나서고 있다. 인정에 죽고 사는 한국인의 정서가 송년회의 횟수를 늘리고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의사를 교환했지만 얼굴을 맞대고 따뜻한 손길을 맞잡아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송년회에서 빠지지 않는 게 건배사다. 그런데 준비 없이 ‘위하여’를 외치면 박수는 받겠지만, 밋밋하기 그지없다. 다음 사람이 ‘센스 있고, 기발하며, 머리에 쏙쏙 박히는’ 건배사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을라치면 뒷맛이 씁쓸하다. 특히 회사 상사나 주요 거래처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의 재치 있는 건배사 한 마디는 승진이나 계약을 담보하기도 한다니 눈여겨 볼 일이다. 건배사 몇 가지를 소개하면 ‘9988234(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자)’는 ‘9988231(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일어나자)’로 진화했지만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만큼이나 오래된 구석기 유물로 취급받는다. ‘나가자(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rsquo
공평하게 다스리는 지도자 아래 용사들이 모여 있다는 뜻도 된다. 강태공전(姜太公傳)에 향기로운 미끼 아래 반드시 이것을 먹고 잡혀 죽는 고기가 있고, 중한 표창과 격려 아래 반드시 용감한 용사가 있다(香餌之下 必有死魚 重賞之下 必有勇夫)는 말이 있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자에게 남은 가족을 위해 충분한 재물과 상으로 보답하는 것은 고대에 전쟁이 치열했을 때부터 내려오는 풍습과도 같은 것으로 지금도 여전하다. 한비자(韓非子)는 인간은 이익을 좇아 움직이는 동물이라 했다. 사람은 궁극적으로 이익을 따져 보고 움직인다. 이익을 주면 사람을 움직일 수가 있다. 게으른 당나귀도 제가 먹을 콩을 실으러 가자면 금방 따라 나선다. 또 한비자(韓非子)는 장차 위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내줘라 하였다(將欲取之 必固與之). 천하의 이익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는 군주는 천하를 얻게 되고, 천하의 이익을 혼자 독점하는 군주는 반드시 천하를 잃는다 하였다. 밑으로부터 소리를 들어라. 힘든 일은 누구에게나 힘든 것이다. 나라와 집안이 편안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요(治國安家得人也), 나라와 집안이 불편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亡國破家失人也). 사기(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지만, 요즘 날씨는 춥다 못해 온몸이 시려 종종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이런 때일수록 햇살 따사로운 주말주택이 생각난다. 사실 우리나라도 알프스 산자락을 방문한 듯한 아기자기함이 깃든 주택들이 많다. 들고 있던 사진기의 셔터를 연신 눌러도 보게 되는데,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어도 작품사진이 나올 것만 같은 진풍경들이다. 이 모두가 도시에서 농촌으로 탈출한 방문객들의 도농교류 모습들이다. 도농교류란 사람 간 교류, 정 문화의 교류, 직거래, 4도 3촌 정착으로 이어지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농어촌 관광론의 현대관광 흐름을 볼 때 도농교류는 대형관광에서 체험-해설-교육-가족휴양 치유-귀농귀촌으로 발전한다. 여기에 중간다리 과정으로 가드닝문화를 들 수 있다. 즉, 테마설정에 이어서 가든피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소해석으로 출발하여, 외지인과 내지인의 경계를 허무는 가드닝문화를 확산시켜, 결국에는 삶이 수익 수단이 되는 생명자본주의 장소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주말이나 휴가 때 머무는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미국은 정기적으로 두 집을 왕래하는 사람을 일컫는 ‘스플리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 가져온 국민 마음의 승리”라고 말했다. 국민이 박 당선인을 선택한 것은 ‘경제를 살려 달라’는 절박한 요구일 것이다. 우리 경제에 상상 이상의 한파가 닥치고 있다. 수출과 내수 둔화로 경제 활력은 시들어가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 찾아 아우성이고, 서민생활은 갈수록 피가 마르고 있다. 박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것 못지않게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성장 엔진이 꺼져갈 위기에 놓인 것이다. 내년 경제는 더 혹독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상당수가 내년도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기업들은 긴축·비상경영에 들어가고, 신규 고용을 축소하고 있다. 게다가 1천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소비를 위축시켜 내수를 고사시키고 있다. 이러다가는 우리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지 모른다.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박 당선인이 공약집에서 “경기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국가동력”이라며 8가지 핵심발전 방안을 제안했는데 경기도가 대선 후보에게 대통령 당선 후…
요즘 수원시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잡지가 있다. 요란한 화보와 광고가 절반 넘게 차지하는 화려한 잡지가 아니다. ‘골목잡지’다. 골목과 골목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정과 정 ‘사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사이’ 그 사이를 찾아가는 매체, 이름하여 ‘사이다’라는 잡지가 그것이다. 이 잡지는 계간으로 발행되는데 벌써 3호를 발행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잡지는 유명 인사나 정치이야기, 시끌벅적한 사건사고를 다루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원시내의 골목과 그 골목의 역사, 사는 사람들의 잔잔한 이야기와 일상을 담고 있다. 공중목욕탕에서 이발 일을 하는 70대, 40년 동안 동네 의상실을 지켜온 60대 여성, 헌책방 사장, 35년 허름한 여인숙을 운영하는 구십 노인의 일평생을 세세하게 추적해 진솔하게 담아낸다. 한마디로 마을 골목을 지켜온 평범한 이웃과 이들이 사는 골목의 역사가 이 잡지의 주인공이다. 사이다는 지난 4월 19일 100쪽 분량의 창간호 5천부를 찍은 이후 지금까지 3호의 잡지를 발행했다. 5천부나 찍어내지만 발행출판, 인쇄, 기획 심지어 배포까지 모두 편집인인 최서영씨의 자비로 충당된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걱정도 생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징글벨을 들으면 동심 세계로 빠져든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크리스마스의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실종된 가족이 살해되는 아픔을 간직한 유족에게는 매년 돌아오는 12월은 지우고 싶은 계절이다. 상당수의 일반 국민이나 매스컴에서 ‘강력범죄’ 혹은 ‘흉악범죄’라는 용어를 언어적인 의미 그대로 범죄의 수법이나 결과가 끔찍한 범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강력범죄는 특정한 범죄 유형을 묶어 놓은 형사사법기관의 실무상 의미다. 주로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의 범죄로서 흉기사용 및 물리적인 힘을 가해 1차적으로는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하지만 2차적으로 재산상의 피해를 야기하는 범죄를 말한다. 강력범죄 피해자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피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이 마무리 된 이후에도 우울, 실직, 자살 등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5년 전 안양 어린이 살인사건 유족 중에는 술에 의존해 하루를 버티기도 하며, 2008년 나영이 사건 피해아동 역시 최근까지도 지속인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강력범죄 피해자를 보호&m
‘민생’을 내세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 ‘부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보여준 국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우리정치가 풀어가야 할 과제와 또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두 후보의 숨 막히는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나라가 반 토막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새정치 전도사 안철수 전 예비후보는 미국발 비행기를 타기에 앞서 “이긴 쪽은 패자를 포용하고, 진 쪽은 승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과 상생은 온 국민이 염원하는 우리정치의 현주소다. 박 당선자도 선거운동기간 국민들에게 풀어 놓았던 각종 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박 당선자는 “집권을 하게 되면 대탕평 인사를 실시하고, 여야 지도자가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집권 기간 내내 여야로 나뉘어 대립하다가는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정치현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
18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기 전, 이번만큼은 깨끗한 선거가 되기를 바랐다. 국민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경영에 대한 포부를 당당하게 내세우는 한마당 ‘선거축제’가 되기를 원했다. 결과는? 독자들이 모두 아는 바와 같다. 미래를 위한 정책보다는 감정을 자극하는 언사(言辭)들이 난무했다. 서로의 흠을 들춰내고 상처주기 바빴으며, 있지도 않은 사실을 확산 유포시키는 일들도 있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편이 갈라지기도 했다. 따라서 선거 후유증이 참으로 걱정이다. 가장 우려되는 일은 이번 선거로 인해 국민들이 이처럼 양분된 일이다. 선거가 박빙의 판세로 전개됨으로 해서 보수와 진보 간의 간극은 더욱 커졌다. 서로 자기 지지후보만이 옳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장·노년층과 청·중년층도 갈렸다. 인터넷상에는 ‘젊은 놈’들과 ‘노인네’들의 격한 감정이 섞인 위아래 없는 댓글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예외 없이 ‘동·서 지역 간 감정의 골이 아직도 깊고도 넓구나’ 하는 시름도 더욱 깊어졌다. 선거란 축제여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누가 대권을 잡느냐 하는 전쟁이긴 한데 평화 속의 축제 같은 전쟁이다. 진짜 주인인 국민들
막걸리 반주를 곁들인, 저녁 밥상머리에서 아내가 훌쩍거린다. 나 또한 눈시울이 뜨거워져 말을 잇지 못하고 허허로운 웃음만 흘린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만남이 엊그제 같은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세월은 우리를 60대로 밀쳐 내었다. 언제 벌써, 우리가 이런 이야기 할 때가 되었냐며 먹먹해진 가슴은 뚫리지를 않는다. 얼마 후에는 다시 이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내가 먼저 죽을 확률이 높으니, 당신 혼자서는 전원생활이 힘들다. 해떨어지면 문밖이 칠흑이라, 나 혼자는 바깥잠은 물론 늦은 외출도 자제하고 있다. 은퇴 후, 이곳에 성공적인 정착을 하였다 하나 심중을 뒤집어 보여줄 사람 없는 객지이다. 봄부터 잔디 깎기, 텃밭 가꾸기, 여름 장마철, 눈치우기 등 집안 팎의 관리는 누가 할 것인가. 최근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해도 친구들은 이미 가고 있다. 오늘도 한 친구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지 않았느냐. 내가 건재할 때, 당신 혼자서도 지낼 수 있는 고향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하여 가야 할 것 같다. 자식들이 외국에 있어 뒷일을 봐줄 사람도 없으니 내 손으로 모든 준비를 해놓고 가겠다. 말하는 나도, 듣는 아내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이기에 목이 메기는
어느 큰 부자가 잔치를 벌였다. 내로라하는 주위의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들었다. 이때 한 선비가 허름한 옷차림으로 잔칫집을 찾았다. 그러나 선비의 행색을 훑어보던 문지기가 그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당신 같은 거지는 들여보낼 수 없소.” 선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지기는 곧이듣지 않았다.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거요? 썩 물러나시오.” 이렇게 문전박대를 당한 선비가 한쪽에 비켜서서 보니, 문지기는 의복을 근사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허리를 굽실거리며 안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선비는 집으로 돌아와 의관을 깨끗하게 갖추어 입고 다시 문지기 앞에 섰다. 문지기는 누구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깍듯하게 안내를 했다. 선비는 문지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앞에 놓인 상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선비는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순전히 의복 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비는 술잔을 들어 자기 옷에다 부었다. 옆에 앉은 사람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술을 왜 옷에다 따르십니까?” 선비가 대답했다.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