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질서는 ‘모든 국민들이 안전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범죄 예방과 사후 관리방안을 위해 선진국에서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PTED)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 설계를 뜻하는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는 미국 도시설계학자 레이 제프리가 1971년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란 논문에서 도시설계와 범죄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처음 소개됐다. 실제로 1999년 요크셔 지역에서 셉테드를 도입한 주택은 그렇지 않은 주택에 비해 침입절도 피해율이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셉테드는 도시 및 건축공간 설계시 범죄기회를 제거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변경해 범죄 및 불안감을 저감시키고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일련의 노력을 지칭한다. 범죄인, 범행 대상, 범죄 기회 등 범죄 3요소를 사전에 차단해 피해 확률을 최소화한다. 범행이 이뤄지기 쉬운 장소에 CCTV나 비상벨, 볼록거울 등을 설치하고 조명을 밝게 켜두는 것만으로도 피해자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범행기회를 심리·물리적으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하고 공공기관 주요자리를 꿰차고 있다.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누릴 수 있는 온갖 권력과 영예를 맛보고 퇴직 후에도 그럴싸한 자리를 다시 얻어간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들은 자리를 옮겨서 열심히 일해 조직의 경영성과를 올리는 역할을 하기 보다 예우나 정치적인 배려차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예산만 축낸다는 비난을 받을만 하다. 청년 백수시절인 요즘 이들이 챙겨가는 급여 수준을 보면 소스라쳐 놀랄 지경일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286곳 중 약 30%에 달하는 82곳의 기관장이 주무 부처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별로 보면 농림수산식품부(80%), 금융위원회(60%), 고용노동부(50%), 보건복지부(44%) 등이 평균치를 웃돌 정도로 심하다. 공공기관 CEO 가운데 상급 부처 공무원을 포함한 전체 외부 출신은 233명으로 81.5%에 달한다. 내부출신은 고작 17.5%인 50명 뿐이다. 낙하산식 인사는 무사 안일주의와 냉소주의의 자양분이 될 뿐이다. 부적격자를 막기 위한 공공기관장 공모제도가 있기는 하나 유명무실하다. 오히려 낙하산 인사에 활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크다. 작년 말…
평택항만공사 최홍철 사장이 지난 16일 과천 정부종합청사를 방문해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최사장은 평택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국제여객부두 건립·국제터미널 확장의 시급성과 항만 배후단지 2단계 사업의 조기 추진 등을 촉구했다. 최 사장이 국토해양부장관을 전격 방문, 평택항 주요현안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이제 평택항 국제여객시설이 포화상태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국익에 큰 도움이 되는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과 부두 등 시설 확장문제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평택항 국제여객시설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이건 국제항이라고 할 수 없다. 먼저 국제여객 터미널을 보자. 중국으로 행하는 배가 출항할 시간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국제터미널이란 말이 부끄러울 정도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는 중국 위해와 용성, 연운항, 일조 등 중국 산동성 지역 4개항을 잇는 배가 운행된다. 이곳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은 원래 한국의 공산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 농산품을 수입해오는 소무역상, 이른바 보따리상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대폭 늘었다. 평택항만공사 에 따르면 국제터미널은 원래 하루 이
최근 모 정당의 대통령후보 캠프에 유명 문인 몇 분이 멘토로 합류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 후보가 누구건 필자로서는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시인이 세상의 멘토가 되는 시대! 그 표현만으로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정치판에 순수한 영혼의 시인들이 멘토가 되는 것이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시인이 오염되는 것이 아닌가 염려도 있지만 시인은 원래 캄캄한 어둠에서 한 송이 꽃을 피워 올리는 연(蓮)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공자는 일찍이 ‘시를 읽어 인간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예를 배워 인격을 확립하며 음악을 익혀 덕성을 완성시킨다’(논어 태백편(泰伯篇))고 가르치고, 다시 <논어 양화편(陽貨篇)>에서는 ‘젊은이여, 어찌하여 아무도 시를 열심히 배우지 않는가? 시를 읽으면 감성이 자극되고, 관찰력이 길러지고, 남과 융합하고, 자기의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집에서는 부모를 잘 섬길 수 있고, 사회에 나가서는 군주를 잘 섬길 수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시인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연민(憐愍)으로 본다. 아픔이 있는 곳으로 손길을 돌린다. 어둠이 있
유럽의 대표적 재벌인 로스 차일드 가문에는 “돈으로 열리지 않는 문은 없다”라는 금언이 전해진다고 한다. 하기야 은행, 다이아몬드, 석유, 홍차, 호텔, 백화점 등 세계 1류기업들은 손에 쥔 재벌가이기에 가능한 자신감이다. 돈 앞에서는 권력도, 여자도, 명예도 문(門)을 열어주었다는게 엄청난 돈을 가진 가문의 경험이었다. 어디 영국과 독일 등 유럽뿐인가. 동서고금(東西古今)의 경우도 전혀 다르지 않다. 송나라때 태평어람은 1천권에 달하는 잡학사전인데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제나라에 혼기가 찬 여자에게 동쪽에 사는 남자와 서쪽에 사는 남자로부터 혼담이 들어왔다. 그런데 고민은 동쪽 집 남자는 추남이지만 부자였다. 반면 서쪽 집 남자는 미남이지만 가난했다. 부모는 혼란스러워 딸에게 최종결정을 맡기자 딸은 “낮에는 남쪽 집 남자에게 가서 먹고 싶고, 밤에는 서쪽 집 남자에게 가서 자고 싶어요”라는 현답을 냈다.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듯한 동양사회에서도 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엽기적 사건의 배경에도 거의 전부가 돈이 자리 잡고 있다. 보험금을 노리고 살을 맞대며 살아왔던 아내와 남편을 살해한다. 상속을 빨리 안해준다고 부모에게…
남을 이기려고 생각한다면 먼저 내 자신의 욕망을 이겨라. 우리는 많은 경쟁 속에 살고 있지만 오히려 남을 이기려는 마음보다 자신의 단점과 부정, 불의 등을 먼저 극복해 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남을 따지려면 먼저 스스로를 따져야 하며, 남을 알려면 먼저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欲論人者必先自論 欲知人者必先自知)라는 말도 있 것이다. 노자(老子)는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지만 자기를 아는 자는 밝은 것이다(知人者智自知者明). 남을 이기는 자는 힘이 세다 하지만 자기를 이기는 자는 참으로 강한 것이다(勝人者有力自勝者强). 도가 입에서 나오면 별다른 맛이 없다(道之出口淡乎其無味). 도는 항상 함이 없으면서도 하지 않음이 없다(道常無爲而無不爲). 그리고 욕심을 내지 않고고 고요히 하면 천하가 스스로 질서를 찾아가는 법이다(不欲以靜天下將自定)라고 말하고 있다. 맹자(孟子)에 행유부득자 반구제기 신정이 천하귀지(行有不得者 反求諸己 身正而 天下歸之)라는 말은 ‘내가 남에게 최선을 다 했지만, 되돌아온 것이 실망 섞인 말과 행동이라도 바로 응대하지 말고 아직 조금 더 잘하지 못해 주었나를 되돌아 보라’라는 뜻이다. 내가 바르고 잘해줬다면 천하의…
요즘 한 방송사의 개그프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갸루상. 언제나 예상을 벗어난 반전에 시청자들은 모처럼 대박웃음을 맛본다. 이 웃음의 코드는 풍자, 그 풍자의 대상은 자아정체성의 혼란이다. 사람이되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 비주류, 혹은 루저들의 속마음을 ‘사람이 아니므니다’라고 압축시킨다. 갸루상의 대사가 주는 웃음 이면에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장애인, 이주노동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학생 등 사회적 약자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사람이 아니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우리 사회의 폭력적 인식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줬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배제, 격리 위주의 정책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 학생부 기재 방침이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하지만, 교육적 접근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피해자를 배려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가해자를 엄벌한다고 피해자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대책이다. 학생의 자치· 참여가 학교폭력의 해법 우리 사회는 강력사건이 발생
구제역이 발생해 아무런 죄도 없는 가축을 살처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불과 1~2년전의 일이다. 동네 뒷산에 구덩이를 파고 중장비를 동원해 돼지를 강제로 밀어 부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하다. 험악한 분위기를 감지한 가축들이 구덩이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구제역 파동이 가져다준 충격은 컸다. 더욱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현장에서 하얀 가운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짚어 쓰고 살처분을 주도했던 공무원, 수의사 등 축산관련 종사자들이었다. 이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현장에 내몰렸다. 가축들이 희생되는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이를 주도적으로 해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살처분이 시작되자 마자 ‘정신적 외상’ 즉 트라우마(trauma)에 시달리는 환자가 속출했다.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하는데 심할 경우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사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됐을 때 극도로 불안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장에서 살처분을 진두지휘 했던 관계자들은 대부분 정신적 질환에 시달린다는 보도가 이어졌었다. 당시 이들은 제대
경기도 북부지역 주민들에겐 희소식이다. 오는 2020년까지 경기북부지역의 양주와 동두천 등 5개 시·군이 ‘종합발전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15일 경기도와 충청남도가 수립한 ‘신발전지역 종합발전계획(안)’에 대해 제1차 국토정책위원회에 상정해 심의·의결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밝히자면 장흥 아트밸리와 소요산 종합개발사업 등 민간자본을 투입한 체험형 관광시설이 조성되고, 파주·포천·연천에 조성된 산업단지에는 세제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 기업유치를 촉진시키는 방안이 확정된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사실 그동안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이 ‘접경지역’이라는 굴레로 인해 받은 차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우선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문제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에서는 자연보전권역의 공업용지 조성사업 최대 규모를 6만㎡ 이하로 제한하고, 대기업 첨단공장 신증설도 1천㎡ 이내에서만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면서 일자리창출도 덩달아 감소, 북부지역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있다. 오죽하면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수도권 정책 전환을 위한 서울·인천·경기 공동 건의문’을 채택수도권…
대통령 선거전이 상대 후보 흠집내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선거일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후보와 야권후보로 분류되는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본선 진출 후보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마다 선거전에 뛰어들어 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지난 8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 존재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추진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노-김 비공개 대화록’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고, 민주당은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추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다. 두 이슈는 각각 박 후보와 문 후보를 겨냥하고 있어 그 폭발력을 가늠하기 힘들다. ‘노-김 비공개 대화록’ 의혹과 관련해서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련 부처도 정 의원의 주장대로 ‘남북 정상이 아무도 배석시키지 않은 채’ 단독회담을 가졌는지, 그리고 그 내용을 북한이 녹취해 우리 측과 공유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