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가 오늘(4일) 전야제에 이어 7일까지 연무대 광장과 화성행궁 광장, 수원천, 수원화성 등 시내 전역과 화성시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어느덧 49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나누고 즐기는 한국 최고의 전통문화관광축제’를 지향한다. 이번 축제는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2012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한 터라서 더욱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미래지향적인 전통문화관광축제로서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원시의 대표축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원래 1964년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기공식을 했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0월 15일을 시민의 날로 정하고 ‘화홍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실시했던 행사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축제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관변행사에 지나지 않아 시민들의 호응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다가 민선시대를 맞아 ‘문화시장’이라고 불리는 고 심재덕 씨가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7년 12월 그의 노력에 의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이듬해부터는 화홍문화제를 수원화성문화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뿐만 아니라 행사내용도
물가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악의 폭염과 연이은 태풍 등으로 농수산물 값이 치솟고,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뜀박질하고 있다. 월급만 빼고 안오른 것이 없어 서민들의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다. 라면, 햇반, 시금치콜라, 두유, 맥주 등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이고 유류, 교통, 전기요금, 항공요금까지 들썩이고 있다. 집집마다 동네마다 혀가 저절로 내둘러지는 폭발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과 걱정이 태산이다. 상인들 또한 각종 채소, 양념, 식료품가격 상승으로 판매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대목경기를 망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힘으로 꾹 눌러왔던 물가가 정권말을 맞아 이처럼 용수철처럼 튀고 있으니 가히 ‘물가 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수입 원자재값 등 상승요인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당장 가계의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서민들에겐 이처럼 치솟는 물가를 잡아주지 못하는 정부를 무엇보다 원망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로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모양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지구촌 가뭄에 따른 국제곡물가 상승이 몇 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돼 국내물가는 상승압박에 시달릴 우려가 높
어제는 하늘이 처음 열린지 4천345년이 되는 개천절(開天節)이었다. 기원전 2천333년 단군(檀君)이 우리민족 국가인 단군조선을 세웠다는 날이다. 본래 개천절은 임시정부시절부터 음력 10월 3일로 경축됐으나 1949년 정부가 음력으로 인한 부정기적 날짜를 바로잡고 ‘10월 3일’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양력 10월 3일로 확정했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자 민족적 총의가 담긴 홍익인간(弘益人間)도 단군의 개천(開天)에서 비롯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은 현대에 와서도 “평화를 사랑하고 글로벌 세상에 이바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만큼 우리 민족의 나침반이라 여겨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개천절은 3·1절, 제헌절, 광복절과 함께 대한민국 4대 국경일이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거리는 단연 개천절이다. 논란에는 특정 종교에 반대하는 종교계의 배척과 단군을 신화로 규정한 역사학계의 사관(史觀)이 자리 잡고 있다. 각급학교를 비롯한 공공시설에 건립된 단군의 동상은 스프레이로 훼손되거나 아예 파괴되기 다반사다. 또 정통임을 자부하는 주류 역사학계는 단군을 신화 속의 인물로 치부하며 단군의 역사성을 부인한다. 이러다보니 공휴일로
두 손바닥을 마주치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맞는 이가 없으면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장난명(獨掌難鳴)이라고도 한다. 한비자(韓非子)에는 일수독박 수질무성(一手獨拍 雖疾無聲)이라 해 한손으로 홀로 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백성의 주인인 군주는 천하 사람들이 마음과 힘을 합해 그를 높이 받들면서 안온하게 된 것이며, 민중이 협력해 그를 세운 까닭에 그가 존귀하게된 것이다. 신하 또한 온갖 힘을 다해 충성함으로 군주와 신하 사이가 안정되게 된다. 이같이 군주와 신하가 하는 일은 다르나 서로 화합하고 공명을 세워 나라를 다스리면 명분과 실리가 굳건해 하고자 하는 바를 함께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인민의 주인인 군주의 근심은 사람들의 호응이 없는데 있는 것이니, 한쪽 손만으로는 비록 신속하고 맹렬하게 쳐봐도 소리를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군주를 받드는 신하의 근심은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할 수가 없는데 있으니 오른손으로는 원형을 그리고, 왼손으로는 사각을 그리면 두 가지 모두 성공할 수가 없다는 것. 통치가 아주 잘되는 나라의 군주는 마치 북채와 같고 신하는 북과…
월담한 해바라기 울안의 가족사를 밝히려는 듯 까맣게 익어가고 지난 태풍을 이겨낸 대추 몇 알 붉게 익어간다. 대추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떠올라 혼자 웃음을 지으며 잘 익은 대추 한 알을 깨문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 입안에 싱싱한 향기가 감돈다. 고향의 맛이다. 어릴 적 뒤란에 대추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이맘때면 수시로 대추나무 밑을 뒤지곤 했다. 가끔 떨어지는 대추를 주워 먹기 위해서다. 그런데 먼저 익어 떨어진 대추는 대부분 벌레가 들어있거나 썩은 것이 많았다. 대추를 못 줍는 날은 긴 장대로 대추나무를 두들겼다. 우수수 쏟아지는 대추 속에는 덜 익은 대추도 있었고 쐐기가 몇 마리씩 있어서 쐐기에 쏘이면 무척 가렵고 아팠다.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도랑으로 달려가 돌로 살을 벅벅 문질러 살갗이 벗겨지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머니는 명절 제상에 올릴 것이라며 손도 못 대게 했지만 간식이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우리들의 심심찮은 먹을거리였다. 알밤이 떨어질 때면 밤나무 밑을 기웃거렸고 고구마 두둑을 뒤져 덜 자란 고구마를 캐다 들켜서 부지깽이로 맞은 적도 있다. 큰댁이 멀어서 제사는 아버지만 참석했고 나는 제사를 지내거나…
TV프로그램 중에 ‘전국노래자랑’ 만큼 명절 고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드물다. 예심장소부터 정규방송 녹화장까지 전국 어디나 떠들썩한 마당이 된다. 32년의 세월동안 매주 전국 곳곳을 돌며 노래라는 매개체를 통해 국민을 하나로 묶어냈다. 지역특산물을 알리고, 상전벽해(桑田碧海)된 고향 소식을 듣는 이들에게 전국노래자랑은 TV코너 이상의 것이었다. 특히 지켜보기만 하던 시청자가 직접 무대 위에 올라 노래를 하고, 참여한다는 형식을 30년 이상 고수해 왔다는 점은 시청율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기에 출연자들은 탈락을 뜻하는 ‘땡’소리를 듣고도 “땡해도 나는 좋아~” 를 외치며 웃는 얼굴로 무대를 내려올 수 있었다. 그런데 전국노래자랑의 터줏대감이자 ‘땡’과 ‘띵동댕’의 실로폰소리로 생사를 결정했던 김인협(71) 악단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32년간 전국노래자랑의 사회자 송해(85) 옹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국민을 웃고 울리던 그가 폐암으로 26일 유명을 달리했다. 출연한 꼬마에게 1만원짜리 지폐를 쥐어주며 인자하게 웃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아직도 많다. 고인은 폐암으로 거동이 어려운 가운데 지난 연말 전국노래자랑 연
솔베이그의 노래는 사랑하는 남자 ‘페르킨트’가 환상을 찾아 고민과 방랑생활을 하면서 다니는 동안 솔베이그가 그가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부르는 곡으로, 그에 대한 그리움과 세월이 흘러도 언젠가는 그가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페르킨트가 지친 몸을 이끌고 태어난 고향을 찾아 갔을 때, 그곳에는 변함없이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솔베이그’ 뿐이였다. 페르킨트는 그곳에서 솔베이그의 따뜻한 가슴에 파묻혀 그녀의 슬픈 자장가를 들으며 영원히 잠든다. 여자의 모성애 같은 사랑이 없었다면 구원되질 못할 사람이였다. 이 노래는 노르웨이의 국민학파 음악가인 ‘에드바르드 그리그’가 노르웨이의 문호 입센의 희곡을 작곡한 모음곡 페르퀸트 제4곡에 나오는 명곡으로 하아프 반주로 연주된다. 기다림의 숭고한 인간의 사랑이 깊은 내공으로 잠재워 있는 이달에 추천할 수 있는 곡이다. 고뇌와 낭만이 함께하며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 기다려지는 9월 마지막 주일! 민족의 대 명절 추석이 땀 흘려 가꾼 열매를 거두는 추수의 풍요로움이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준다. 사람의 情이 그리워지는 계절 만추의 계절이 되면 떠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이면 으레 정치얘기로 꽃을 피우게 마련이다. 본선에서는 누구와 누가 붙을 것인가. 뭐니뭐니해도 야권 단일화 성사여부가 초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일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누가 최종 낙점될 것인가를 놓고 가족들과 갑론을박 할 수도 있다. 5년만에 찾아오는 대통령 선거는 온 국민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중요한 일이다. 국민들의 관심만큼 목이 타는 이들은 후보 자신들이다. 추석명절 민심은 대선 판도를 결정짓는 주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8대 대선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팽팽한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의 여론 흐름이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 단일화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제안한 ‘추석 전 대선후보 3자 회동’은 어려울 것 같다. 안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은 26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최경환 비서실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후보 일정 조정이 어려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야권 단일
물은 흘러야 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을 했다. ‘최고의 선이란 물과 같다(上善若水). 물이란 능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까운 것이다’라고 설파했다.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법이라는 의미다. 물은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돌이나 흙이 가로막으면 돌아서서 간다. 본성대로 부드럽게 사는 것이다. 물은 막으면 고였다가 결국 썩는다. 고대로부터 치수(治水)를 잘한 임금들은 물을 잘 흘러가게 한 인물들이다. 물을 막아서 낭패를 본 나라는 많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시화호다. 담수화를 시킨답시고 막아 놓은 결과 세계적인 오염호수가 됐다. 결국 바닷물을 유통시키자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새만금호의 경우도 이런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박덕배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은 25일 새만금의 담수화계획에 대해 그간의 수질변화양상 등 몇몇 사례를 들어 내측 목표수질 달성이 어렵다며 해수유통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즉 새만금호를 막아 놓고 담수화를 추진하다면 예전의 시화호와 같은 운명에 처한다는 것이다. 화성호 담
비금도, 저 육중한 바다가 자꾸만 나보고 들어오란다 비자나무 울울(鬱鬱)한 치마 훌훌 퇭 내려놓고 그 옛날 더없이 아늑한 곳으로 제 가슴에 비친 그림자 속으로 알몸으로 돌아오란다 - 이우림 시집 ‘상형문자로 걷다’/2012년/문학의전당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 가면 선왕산이라고도 불리우는 그림산이 있다. 그 절경이 도봉산 같다고 해 비금도 도봉산이라고도 한다. 둘레가 육중한 바다인 산꼭대기에서 시인이 아니라도 그 옥색 바다에 몸을 던지고픈 유혹을 느낄 터. 인생들의 빽빽한 허울들이 그림산에서는 더 없이 거추장스럽고 무거울 것이다. 다 벗고 알몸으로 들어가도 한 점 부끄럽지 않은 시공이 어디 있으랴. 어머니 자궁에서 발가벗은 채 모태에 자신을 내어 맡긴 것처럼 오늘 우리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도 사랑스러웠던 그 유년(幼年)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참으로 제 가슴에 비친 모태의 안식속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간절하고도 원초적인 그리움을 시인은 노래하고 있다. /김윤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