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간 격차가 심화되고 사회 양극화로 인해 소외되는 계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지금, 지방자치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역 주민이 주인이 돼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지역의 자산을 충분히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민선 지방자치의 가장 중대한 책무가 됐다. 하지만 이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되는 문제가 있으니, 바로 돈 문제다. 항상 중앙정부에 손을 벌려야 하는 지방재정의 열악한 현실은 지방자치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쓰는 돈의 비율은 44대 56 정도지만, 벌어들이는 세입은 80대 20으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성이 이렇게 높다 보니 뭐 하나 하려 해도 항상 중앙정부에 눈치를 봐야 하고 지자체 스스로도 재정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보단 중앙에 로비를 벌이는 데 혈안이 되는 등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게다가 지방재정 규모는 1995년 47조원에서 2010년 141조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지만 재정자립도는 2001년 57.6%에서 2005년 56.2%, 2010년 52.2%로 하락하는 추세이며,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는 지방채무도 급증해 2008년 1
인구 110만 도시의 수원은 정조의 사상과 꿈이 담겨 있다. 수원의 한가운데에는 실사구시의 실학자 정조의 정신이 깃든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원 화성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수원 재래시장 위쪽의 언덕에 들어선 수원제일교회는 올해로 60년을 맞이하는 교회다. 이 교회의 종탑에 오르면 수원 화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데, 필자도 어느 날 수원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이 교회를 찾아 종탑을 올라가 봤다. 수원제일교회 종탑은 수원시와 수원제일교회가 협의해 8월 중 공사가 진행돼 9월에 개관식을 가졌다. 베이징의 톈안먼과 파리의 에펠 탑은 해당 지역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었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된 것은 수원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생겨난 셈이니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또 현재 이 일대에는 골목길 벽화와 5곳의 재래시장과 연계되는 관광코스가 개발되고 있으니, 수원을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 명소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날이 곧 다가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원제일교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는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창설된 ‘한국광복군’이다. 요즘 세대는 그때도 우리 군대가 있었느냐고 묻겠지만 엄연히 정규 군대로서 조국광복을 위해 목숨을 건 열혈청년들로 구성됐다. 1940년 9월 중국 충칭에서 발대한 광복군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규군이자 조국해방의 선봉이었다. 실로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일제에 의해 강제해산 당한지 33년만의 가져보는 우리 군대였다. 민족주의 계열을 중심으로 창립된 광복군은 좌파계열의 조선의용대 등이 합류하고 태평양전쟁이 터지자 일본군을 탈영한 젊은이들이 합세, 독자적인 진격작전을 계획할 정도로 세력이 커졌다. 무엇보다 좌우 이념대립과 헤게모니 싸움 등의 불화에도 하나로 뭉쳐 무력으로 당당히 조국을 되찾겠다는 광복군의 정신은 지금도 국군의 뜨거운 피로 이어져 흐르고 있다. 광복이후 정치와 학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장준하 선생과 김준엽 전 고려대총장도 광복군출신인데, 이들은 생전 후학들에게 전격적인 한반도 침투작전을 앞두고 일본의 항복으로 인해 자주적 광복을 성취하지 못했음을 크게 한탄했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지만, ‘만약’ 임정소속의 광복군이 진주해 한반도의 일본군을 물리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
한서(漢書)라는 책에는 ‘덕을 쌓고 덕을 따라 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번창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망하게 된다’라고 했다. 사람의 성품이란 누구나 그 덕을 잘 닦아보고 싶어하지 않는 자가 없다. 그러나 그 덕을 잘 기르지 못하는 것은 사사로운 이익(利益)이 그 덕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자는 이(利)라는 글자의 소리만 들어도 자기명예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利)라는 말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오히려 덕을 깨뜨리는 경우가 있는데(言利名尙羞之), 하물며 이에 걸터앉아 이(利)를 구하는 자에게 있어서랴(況居而求利者乎).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마치 비바람이 풀을 눕게 하는 것과 같다(上之變下 猶風之靡草也). 따라서 임금이 된 자는 덕(德)을 귀하게 여김을 널리 밝히고, 이(利)를 천하게 여긴다는 것으로 아랫사람을 인도해야 한다(故爲人君者 明貴德 而賤利以道下). 그렇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악을 지어도 이를 저지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下之爲惡 尙不可止). 위정자(爲政者)나 소위 지도자 위치에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에게 던지는 덕목으로, 순덕(順德)의 바탕 위에서 이끌어가야만 순리와 순서가 바로 선다는 암시이다. 옛말에도 세상의
얼마나 더 여윈 가지 위에 올라야 집요하게 흔들릴까 얼마나 더 높은 가지 위에 올라야 집요하게 괴로울까 빽빽하게 들어선 침엽수 위로 어둠이 거대한 초콜릿바처럼 솟아올랐다 - 진은영 시집 ‘훔쳐가는 노래’/2012년/창비 ‘단식 광대’(카프카)는 얼마든지 굶을 수 있었습니다. 단식 광대를 괴롭히는 것은 그가 단식하는 동안 일부러 감시를 느슨하게 하고는 분명 그가 무언가를 먹었다고 믿는 사람들, 그에게 어떤 비결이 있어서 그가 쉽게 단식한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 그러니까 그의 순수한 단식을 끊임없이 불신하는 사람들과 어떻게든 왜곡되고 마는 진실이었습니다. 스스로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입증 불가능한 진실을 고요히 견딜 만한, 그리하여 그 어떤 악의와 빈정거림에도 끝내 분노하지 않을 굳건한 힘을 과연 우리는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까요. 번번이, 손쉬운 방향으로 욕망을 굴절시키고 적당한 선에서 일상과 타협합니다. 그러고는 자위합니다. 오늘 하루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고 살아냈다고. /이진희 시인
최근 우리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가족의 구성원이 적어졌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졌으며, 젊은 소비층의 식습관도 바꿨다. 이렇게 바쁜 현대생활에 맞게 인구구조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는 통계자료들도 꽤나 많이 나와 있다. 가구당 식료품 지출 대비 외식비 비중은 늘고, 간편 편의식 시장이 급속팽창하고 있는 것. 그리고 식품시장 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재료뿐 아니라 완성제품에 있어서도 냉동식품에 대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손쉽게 이용하고 저장할 수 있는 냉동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가장 현대적인 방법으로 원료식품을 냉동보관해 연중 이용할 수 있고 저장 중 비타민 등 영양소의 손실도 적다. 미생물 생장을 억제하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냉동식품이 갖고 있는 장점 중 하나다. 세계적인 식품산업분석기관 ‘DATAMONITOR’의 자료에 의하면 세계 냉동식품 시장규모는 매년 약 3.7%의 성장을 거듭해 2015년에는 2천615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냉동즉석식품은 수익면에서 가장 큰 점유율(41%)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서유럽
대형마트 하면 흔히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평상시에 싼 가격에 물건을 파는 대신 특판행사를 통해 한 건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실시하는 유명 초콜릿 판매행사나 설날을 앞두고 벌이는 묶음 행사는 여지없이 전통시장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추석절을 앞둔 대형마트들의 횡포가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대형마트의 바가시 상혼은 올해 추석절에도 비껴가지 않는다. 선물세트를 과대포장해 상품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으나 이를 미처 눈치채지 못한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며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본보 24일자 보도) 상품의 과대포장은 물건값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하고 화려한 포장자재의 사용으로 자원낭비라는 2중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속의 손길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굴지의 기업들이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그곳이다. 이들 마트에서는 기존에 판매되던 낱개 제품을 묶음 포장해 그럴싸한 추석 선물세트로 탈바꿈해 판매하고 있다. 이들
그동안 본보가 기획시리즈와 사설을 통해 역점 보도한 ‘수원 역차별’ 문제가 국회에서 논의됐다. 24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행정조직모델 마련 정책토론회’에는 당사자인 수원시는 물론 인구 100만 대도시인 성남시, 고양시와 행정안전부, 경기도도 참여했다. 이찬열 국회의원과 수원시가 주최하고 경기도가 후원한 이 토론회에서는 인구 100만 이상 도시 조직모델 마련과 제도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 토론회를 주최한 이찬열 의원은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성장 모델이 되고 있는 인구 100만 대도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나 제도 개선연구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도내에서는 현재 114만명이 거주하는 수원시를 비롯해 성남시, 고양시, 용인시가 1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이찬열 의원의 말처럼 100만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도시만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지자체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할 때인 것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발언처럼 지방화·세계화·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지방과 중앙이 상생하는 선진 자치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지방 행정 체계는 1995년 지방자치제 부활 전이나 이후나 지방분권과 자치역
내가 아메리카노 여인을 만나게 된 것은 내 충혈된 눈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 줄서기에 합류하며 하루를 휘도는 동안 나는 숱한 사람들을 만난다. 전화로 만나고, 얼굴로 만나고, 글로 만나고, 소문으로 만난 사람들의 담금질에 굳은살이 박힌 채 내 눈은 자주 충혈돼 있다. 마치 까페 테라스의 화분 속 화초처럼 항상 싱그럽게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지닌 듯 늘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그곳을 찾게 된 것은 충혈된 내 눈에 대한 서비스라고나 할까, 안식의 시간을 주고 싶은 마음에 그곳을 찾았던 것이다. 항상 아메리카노 한 잔이 놓여있는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열어놓고 턱을 고인 자세로 무엇인가 사색에 빠져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시들어 가는 한 그루의 나무 같았다. 늘 그 자리에서 별 움직임 없이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는 모습이 바람에 나뭇가지 몇 개 흔들어 보는 포풀러 나무 같기도 한 것이 괜스레 나무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그늘이 있지나 않나 나를 기웃거리게 만들었다. 내 자리는 늘 그 옆 테이블. 뽀얀 생크림에 빵 조각을 찍어 씹으며 내게 허용된 시간들을 잘근잘근 음미하는 편안한 시간. 사실 옆 테이블 사람들이 만나 나누는 이야기 따위
참 좋은 계절이다. 태풍피해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언제 심술을 부렸는지 싹 둔갑을 하고, 하늘은 파랗고 가을바람마저 솔솔 불어오니... 어쩌면 일년 가운데 가장 붙잡고 가두어 놓고 싶은 계절이 이맘 때인지 모른다. 사람마다 계절에 따르는 스산함이 있다. 세월을 돌려 놓고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어릴 때 연정(戀情)을 품었던 단발소녀가, 불현 듯 훈련소 친구가 생각날 수도 있다. 모두 인연(因緣)의 소중함이리! 얼마 전 “우리 둘 사이는 친구다” “아니다,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똑똑한 변호사님들의 보잘 것 없는 수준의 공박(功駁)이 화제가 됐다. 두 사람 모두 서울법대를 나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검사생활을 시작했고, 비슷한 시기에 정계에 관심을 둔다. 어쩌면 본격적으로 입문(入門)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 듯하다. 서로 모시는 주군(主君)(?)이 양보할 수 없는 한자리를 놓고 다툼하느라 이해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박희태(朴熙太)와 박상천(朴相天)이라고 있다. 한사람은 경상남도, 또 한사람은 전북 출신이 소위 영호남이다. 둘 다 서울법대를 나와 검사생활로 사회에 첫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