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의 작은 도시 쿠퍼스타운은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야구를 사랑하는 전 세계 팬들이 야구의 성지인 이곳을 참배하러 모여들기 때문이다. 도시규모는 작지만 이 곳에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 and Museum)이 자리 잡고 있다. 매년 35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해 누적방문자가 1천5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1936년 미국 야구의 역사연구와 기념물 전시를 위해 선수뿐 아니라 감독, 심판 등 ‘위대한 야구인’들이 이곳에 헌액됐다. 세계에서 제일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다는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도 ‘가리고 가려’ 뽑은 헌액자들은 현재 300명도 채 안된다. 공식·비공식적인 아주 까다로운 조건이 평범한 선수들을 거부하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10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활동을 하고 은퇴한 지 5년이 경과해야 자격이 생긴다. 이들 자격자 가운데 후보로 추천되면 미국야구기자협회 회원들의 투표에서 75%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기에 현역 시절 엄청난 기록과 인기를 누렸던 선수들이 후보로 추천되지만 이들도 단번에 통과되는 경
해거름에 들로 나가 물을 준다. 말라 쩍쩍 갈라진 밭에 물을 퍼 나른다. 낮새 축 쳐져있던 밭작물들 생기를 되찾고 좀처럼 싹을 틔우지 않던 땅콩도 새순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옆 수로에서 물을 퍼 날라 작물들에 목만 축여주는 일도 만만치가 않다. 가뭄이 오래다 보니 생육이 더뎌진 채소들은 억세고 질기며 유실수의 열매도 잘 자라지 않는다. 아침에는 그나마 밤새 내린 이슬로 촉촉하지만 한낮의 태양이 지나치고 난 오후의 밭은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농사는 물과 풀만 잘 다스리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한다. 다행히도 이곳은 수로가 잘 돼 있고 아산만에서 보내주는 물의 양이 충분해 벼농사에는 별 지장이 없는 듯하다. 이렇게 가뭄이 오래가면 천수답 농사를 짓는 농가는 어려움이 더 크다. 어릴 적 우리 논도 천수답이었다. 모내기를 할 때마다 물과의 전쟁이다. 물을 대기 위해 아버지는 들판에서 밤을 보냈고 평소에는 친하던 이웃도 이때만은 신경을 곤두세우기 일쑤다. 물길을 열어놓고 아침에 가보면 물이 다른 논으로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다 보니 물길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우는 것이다. 양수기를 들이대고 관정을 뚫지만 가뭄에는 장사가 없다. 도랑에서 쫄쫄 흘러내리는 물을 기다리다 보
경제적 사유로 이혼을 하려했으나, 그럴 경우 자녀 양육과 생활 조건 등 서로 너무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이혼과 재결합을 오가며 고민한 끝에 소송을 취하하고 결국 재결합하게 되었다. 최근 유럽연합(EU) 소속의 그리스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경제위기의 파급은 유럽연합국가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를 고통 속으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다. 1980년대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경제활동은 그간 ‘세계화’라는 구호 속에 진행돼 왔으며, 30여년의 실행 결과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구호만큼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세계화의 폐해’는 공공부문의 민영화에 따른 축소와 공공재의 빈곤으로 이어지며 불평등이 심화돼 ‘빈곤의 양극화’라는 결과로 드러나 기업은 물론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불평등이 심화되고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면 사실상 경제적인 타격은 일반 서민들이 가장 많이 받게 돼 있다. 특히 경제 침체로 이어질 때 이혼율이 늘어난다. 97년 구제금융 당시 우리나라 이혼율은 역대 최고치였으며, 인천의 경우는 전국 최고
수원 살인사건 유가족이 범인 오원춘에 대해 ‘인육 유통 조직 연계설’을 거론하는 등 계획된 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우발적 살인으로 결론 지은 검찰에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했고 항간에 떠도는 ‘인육 유통 조직 연계설’에 공감했다고 한다. 오원춘이 여성을 살해한 뒤 10여개의 봉지를 구입했고 국과수 조사결과 봉지당 20여조각의 회손한 시신을 넣었다고 한다. 경찰은 오원춘의 진술대로 우발적 범죄이자 초범이라고 밝혔으나, 모두 280조각으로 살점과 장기를 나눠 담은 살인마가 과연 초범일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일반적으로 살해한 시신을 어느 곳에 빨리 묻거나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그러나 오원춘은 훼손까지 하면서 다음날까지 시신을 화장실에 방치해 뒀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또 그가 전국적으로 떠돌며 일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추가 범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고 최근 불거진 것이 바로 중국내의 인육 유통 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설이다. 국내 여성들을 살해하고 인육을 중국 조직으로 유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가 일용직 노동자 신분임에도 핸드폰이 4개를 가지고…
1934년 오늘,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파시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전직 각료 출신인 주동자가 독일의 히틀러를 찬양하고 그를 도와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히틀러가 군비증강을 통해 전쟁을 준비하고 영국과 독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영국 파시스트들은 활동을 중단하고 자취를 감춘다.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기득권을 포기하는 6대 쇄신안을 적극 추진한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8,9일 열리는 의원연찬회에서 국회의원 겸직금지, 무노동 무임금 적용, 불체포특권 포기, 연금제도 개편, 폭력처벌 강화, 윤리위에 민간인 참여 등 6대 쇄신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19대 국회는 법에 명시된 개원일마저 지키지 못하는 등 출발부터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운 특권들을 일부나마 폐지하겠다는 것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을 다소나마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6대 쇄신안 가운데 연금제도 개편은 국회의원을 하루만 하더라도 65세가 되면 월 120만 원을 주는 현행 의원 연금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것으로 19대 국회 개원 전부터 논란이 있던 사안이다. 마침 민주당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추진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겸직 금지는 국회의원이 변호사 활동이나 사외이사 등 영리를 목적으로 겸직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18대의 경우 전체의 42.8%인 127명 의원이 변호사, 의사, 약사, 변리사와 같은 전문직종은 물론 기업 CEO(최고경영자) 등을 겸직했다. 의원 한 명
수원·화성지역에서는 사도세자를 ‘뒤주대감’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난 비운의 왕세자. 조선시대는 물론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서도 왕인 아비가 자식을 이렇게 잔인하게 죽인 역사는 발견하기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도세자가 친부에 의해 죽임을 당한 영·정조시대는 ‘조선후기 문화의 르네상스시대’라 불린다. 그 사이에는 사도세자 즉, 장헌세자 후에 ‘장조’로 추존된 사도세자가 있다. 문화의 절정을 꽃피운 시대에 사도세자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비운의 왕세자로 남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잊고 있다. ‘혜경궁읍혈록’(1795-국립중앙도서관)은 ‘한중록’ 혹은 ‘한중만록’이라 불린다. 말 그대로 사도세자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은 혜경궁 홍씨의 심경과 당시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물론 해석 여지에 따라 이견(異見)이 분분하다. 사도세자의 죽음, 그 진실은 무엇일까? 수원화성박물관과 용주사 효행박물관은 사도세자(1735~1762) 서거 250주기를 맞아 그를 기억하기 위해 ‘사도세자 서거 250주기 추모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 지난 1일 개막돼 오는 7월 1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계속된다. 말 그대로 특별 기획전이다. 평생 한번도 볼 수…
4년 동안 실시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상사태가 1990년 오늘, 해제됐다. 흑인분파 사이의 정쟁으로 천여 명이 목숨을 잃은 나탈주의 크와줄루 홈랜드만 제외됐다. 클레르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의회연설에서 ANC, 즉 아프리카민족회의와의 합의에 따라 48명의 정치범도 석방한다고 밝혔다. 3달 전 27년 동안의 복역생활에서 풀려난 넬슨 만델라는 비상사태의 해제가 ‘민중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전임 남아공 대통령인 보타는 4년 전인 1986년 6월 흑·백인간, 그리고 흑인 상호간의 정치적 분규를 빚은 반(反)아파르트헤이트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드 클레르크는 이번 비상사태 해제 결정으로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을 위한 협상의 주요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자평했다.
1953년 오늘, UN과 북한이 포로송환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남북 포로교환 협정이 조인된다. 북한 측이 모든 공산포로를 무조건 송환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주장한 데 반해, UN 측은 희망자만 송환시킨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협정 조인이 이뤄지기까지 여러 차례 결렬 위기를 맞았다. UN과 북한 측은 5개 중립국으로 송환위원회를 구성해 송환거부 포로들에 대해 1달 동안의 설득기간을 갖고 이후에도 뜻을 바꾸지 않은 포로들은 민간인으로서 석방한다는 데 합의함으로써 협정조인을 성사시켰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협정에 반발해 휴전성립이 되기도 전인 같은 달 18일부터 남한에 수용 중이던 북한과 남한 출신의 반공포로 2만7천여 명을 석방해버린다.
대구에서 어린 학생이 또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필자는 경찰관으로서 전국 지방경찰청을 순회하며 지역주민, 학생, 교사와 경찰이 한자리에 모여 학교폭력 대책을 논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깨달은 것은 ‘우리 어른들이 학생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자살한 학생은 유서에서 부모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름 세상을 보는 눈이 있었고, 아픔을 담는 그릇이 있었다. 학교폭력 간담회에서 한 학생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이번 한번 참으면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힘든 상황을 마음의 그릇에 담아둬요. 그리고 그 그릇이 가득차서 넘치면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신고하겠지’, ‘신고하면 나도 찍혀서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닐까’하는 책임 회피 속에 문제를 바라만 보고 있는 수많은 방관자가 존재한다.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면 어떻게 바꿨을까. 그들 가슴에 구멍이 생기는 동안 우린 무얼 하고 있었나. 지난 2월 지하철 7호선에서 여중생이 성추행을 당하고 있을 때도 피해학생의 애절한 눈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