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한 마리가 날아왔다고 봄이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여사의 정계복귀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음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아웅산 수치’여사를 미얀마 야당의 대표적 지도자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오히려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정신적 지도자라고 표현하는게 그녀에 대한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국명(國名)을 바꾸기 전 명칭인 버마로 더 친근한 미얀마는 아시아 후진국가들이 걸었던 우울한 길을 따랐다. 근대화시기 유럽열강의 식민지로 고통받았고, 2차 세계대전이후 독립이라는 도식으로 진행됐다. 또 해방정국에서는 주도권을 둘러싼 독립운동 세력간 분쟁이 벌어졌고 이와중에 군부가 강압적으로 정권을 가져갔다. 이러한 과정이 수치여사의 가족사에 그대로 녹아있다. 미얀마의 독립영웅으로 국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수치여사의 아버지인 ‘아웅 산’장군은 해방정부를 세우는 과정에서 암살당했다. 수치여사의 정치입문은 우연성이 작용하는 역사와 잇닿어 있다. 영국인 남편과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수치여사는 1988년 와병중인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미얀마에 거주중 독재자 네윈이 물러나는 역사적 격변을 마주했다. 20여년의 철권통치로 국민을 유린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만, 공연기획이 우아한 사무직이 아니라 옥상에 의자 깔고 와인 안주까지 만들어야 하는 노가다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오로지 부평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들을 통해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들의 환희에 찬 표정을 볼 때, 블로그 후기에 올라온 감격에 찬 후기를 읽을 때, 그 모든 수고를 잊게 하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내가 통제할 수 없으니, 이 고생을 자초한들 누구를 탓할 것이랴.” 필자가 근무하는 아트센터 소식지 이번 ‘호박’호에 실린 공연담당 최 과장의 ‘무대 뒤 이야기’다. 늘 아트센터 직원들과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은 쉽게 기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민, 그리고 주변부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지역 아트센터만의 차별화된 문화예술 아이콘을 기획하자는 것이다. 개관 때부터 그것은 약속을 했다. 늘 스스로 지역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왜’ 하느냐는 것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그 답만 찾으면 ‘어떻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전문직’이 해야 할 일이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려면 진단을 해야 하고, 그리고 처방을 해야 한다. 하물며 ‘영혼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알려진 대로 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지에 세워진 비문(碑文)이다. 소설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오”라는 짧은 글로 스스로 자신의 생애를 마감하는 감회를 표현했다. 소설 ‘적과 흑’으로 유명한 스탕달은 “살았다, 썼다, 사랑했다”는 짧은 글로 자신의 삶을 요약했다. 인생의 허무함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이탈리아 극작가 존 게이다. 그의 묘비명에는 “인생은 농담이야.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죽어서야 알겠구나”하고 탄식했다.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고 한 소설가 모파상의 묘비명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밑천과 수입을 모두 탕진하고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갔노라”라고 노래한 시인 장 드 라퐁테의 묘비명이 이어지면 묘비명으로 인생수업이 가능할 정도다. 인생을 거침없이 살았던 걸레스님 중광의 묘비명은 더욱 해학적인데 “괜히 왔다 간다”고 설파했다. 삶에 대한 미련, 아쉬움, 허무함, 체념에 가까운 달관이 교차하는 묘비명도 그득하다. 시인 조병화는 “나는 어머님의 심부름으로 이 세상에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을 다 마치고 어머
고대 그리스 폴리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공동체는 인간의 공동생활로 국가·촌락·가족 단위 같은 인적 결합체로 함께 살고 소속함으로써 자연히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사회적 특징이 나타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제 중의 하나는 좋은 사람과 좋은 시민의 조건이 일치할 수 있는 것은 정치공동체이다. 대체로 생태학적인 지리적 영역, 정치권·행정권·경제권 영역, 심리적 관심권·문화권 등 학교에도 공동체가 존재한다. 학교는 꿈을 꾸는 공동체의 공간이다. 학교폭력 행위자·피해자가 존중하는 문화적 토양에서 화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갈등 예방과 해결 시스템이 강조돼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그는 ‘실재론적’, 즉 생활중심 ‘실증주의적 교육’을 강조했다. 공동체의 원동력은 함께 살며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는 ‘학생의 권리와 책임’을 학기 전 학부모에게 송부해 학부모의 서명을 받도록 하고, 정규 수업시간에 같은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법무부·교육부와 협약을 맺어 교내 및 학교주변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정보교류 및 예방·대응을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 각 경찰서별로 실
지방자치단체가 돈이 없어 공무원 임금을 제때 못 주는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지난 2일 직원 6천여명에게 지급할 급식비·직책수당·특별업무비 등 복리후생비 20억여원을 마련하지 못해 하루 뒤인 3일에야 지급했다. 인천시의 임금체불 조짐은 지난달부터 감지됐다. 시가 이달부터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과 산하기관 파견수당 일부를 삭감하고, 송영길 시장의 연간 직급보조비 1억1천400만원과 간부 공무원들의 성과연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공표한 것에 다름아니었다. 인천시의 빚은 올해 말 3조1천80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예산 7조9천983억원의 39.8%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부채가 예산대비 40%를 넘으면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돼 예산자율권을 잃고 정부의 감독을 받게 된다. 인천시의 재정난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시가 2009년 1천400억원을 들여 개최한 ‘세계도시축전’은 장부상으로만 150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축전 행사에 맞춰 개통하려고 2008년 6월 853억원을 들여 착공한 ‘은하레일’은 부실시공으로 개통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철거비용만 수백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처음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했던 사람들은 영화 장면 속으로 관객이 직접 들어가 주인공과 함께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다. 이를테면 영화 ‘E.T’의 고향별을 체험하게 되고, 고층빌딩 화재를 그린 영화 ‘타워링’에서는 실제로 화재 현장에 갇힌 공포스런 상황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다. 현재와 과거, 미래를 오가는 타임머신 자동차 이야기인 ‘백투더 퓨처’의 자동차를 타고 숨 막히는 시간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유니버셜스튜디오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오락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큰 인기를 끌자 일본이 뛰어들어 오사카에 조성한데 이어 싱가포르도 지난 2010년에 이 시설을 개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에 이어 일본 역시 성공적인 운영을 하면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입장객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도는 도 관광 비전과 관광개발 기본방향 등을 담은 제5차 경기도 권역별 관광개발계획(2012~2016 이하 권역계획)을 22일 발표하면서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를 신규 관광단지로 지정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성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융자심사를 통과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많은 건설업체들이 입찰자가 직접 산출내역서를 제출해야 하는 물량내역수정입찰과 순수내역입찰제도 시행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산출내역서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전문인력 확보 등 추가적인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수주환경이 좋지 않아 낙찰을 보장받을 수 없는 입찰에 지출을 늘려야 하는 건설업체 나름의 고충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건설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순수내역입찰제를 시행하려 할까? 지난 2009년 건설산업 경쟁력 제고와 재정집행 효율화를 위해 순수내역입찰제 도입이 결정됐다. 그 중간단계로 물량내역수정입찰제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전면시행에 따른 건설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500억원 이상, 올해에는 300억원 이상 공사로 적용대상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있다. 순수내역입찰제와 물량내역입찰제 도입은 업체의 견적능력을 향상시키고 물량내역의 오류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제도가 정착하게 되면 그 동안 정부입찰에서 관행화된 ‘묻지마식 입찰참여’와 ‘운찰제’등의 폐단이 점차 사라질 것으
4·11 총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사찰을 둘러싸고 상대방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씌우기 위한 사생결단식 폭로전으로 치닷고 있다. 청와대는 2일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정치인 10여 명에 대한 불법사찰을 벌였고 불법계좌 추적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고 민주통합당은 불법사찰 관련자들이 청와대를 총 195회 출입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몸통이 민정수석실 윗선임이 분명하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또 박정희 시대의 사찰 유령이 떠돈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겨냥했고, 새누리당은 노무현 이명박 두 정부의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특검수사를 촉구하는 것으로 역공을 가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실체 규명이란 본질은 제쳐놓은 채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정략만이 엿보인다. 이처럼 추한 정치공방으로 변질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은 착잡하다 못해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가장 시급한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방식을 놓고도 정치공방만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특별검사제 도입을, 민주당은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한다. 특검 구성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검찰을 불신하는 민주당이 관례상 현직 고검장이 본부장을 맡는 특별수사본부를 주장하는 것이다. 진실규명보다
4월 4일은 정신건강의 날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 1968년 4월 4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제정했다. 왜 하필이면 한국 사람들이 싫어하는 4자가 들어간 4월 4일일까? 그것은 4라는 숫자가 액운이 따르는 불운한 숫자라는 편견을 교정하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개선시키기 위해 일부러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자들에 대해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사람들이 접근을 하려들지 않는다. 위해를 끼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는 정신질환자들의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취업을 하기가 어려워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으며 가족들까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한다. 정신질환을 가족 병력으로까지 인식하는 사회풍토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정신병은 아주 흔한 질병 중의 하나라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몇 년 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 국민의 10명 중 3명은 평생에 한 가지 이상 정신질환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정신질환자의 10% 정도만이 병원을 찾는단다. 질환 발생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쉽게 완치될 수 있음에도 치료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100년을 훌쩍 넘어섰다. 초기 기독교의 전파당시 국내 입국한 선교사들을 서양의 선진문물을 도입하는 통로였다. 또 그들을 통해 한국의 근대화를 담당한 인재들이 양성됐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한국 기독교는 수많은 종교적 박해와 어려움 속에 세계 기독교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부흥을 이루었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국사회와 기독교는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 가운데 기독교 용어가 녹아들어 일반화된 경우도 수없이 많다. ‘오물 세례를 받았다’, ‘박수 세례를 받았다’ 등에 사용되는 ‘세례’는 신앙적 결단을 통해 신자가 됐음을 확인하는 종교행위다. ‘000 국회의원은 4대강 전도사’라고 할 때 전도사는 알다시피 목사가 되기 전, 과정으로 기독교 전파에 나선 사람을 의미한다. 약하거나 소수인 쪽이 강하거나 다수인 쪽에 의외의 승리를 거두었을때 표현되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표현에도 성경속 인물이 들어있다. 또 ‘솔로몬의 지혜’와 ‘노아의 방주’는 역시 종교성과 상관없이 한국사회 회자되는 표현이다. 특히 ‘천국과 지옥’이라는 2분법적 가치관은 무속의식이 강한 한국사회에 엄청난 파괴력을 행사중이다. 여기에 악(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