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많던 ‘미디어렙법’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5일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국회 문광위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야당도 말리는 시늉만 하면서 ‘미디어렙법’ 통과를 방조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국회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 표결이 남아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통과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은 방송사의 위탁을 받아 광고주에게 광고를 판매하는 회사를 말하는데,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독점으로 이 같은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지난 2008년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판매대행 독점이 헌법에 불합치 된다고 판단한 후 국회를 중심으로 민영 미디어렙 만들기가 추진돼 왔다. 그동안 거대언론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영향력을 앞세운 이익챙기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지방지만 고사(枯死)당하는 것으로 종착되고 있다. 우선 각종 특혜를 받고 출발한 종편은 현재 논의중인 ‘미디어렙법’에 의하면 2년이상 독자적인 광고영업이 가능하다. 이 경우 언론의 힘으로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로 광고 따기에 혈안이 될 것은 분명하고 거의 제로섬게임에 돌입한 광고시장을 놓고 볼 때 언론약자들의 피해는 불문가지다. 또 SBS는 민
綸言如汗 임금이 한 말은 땀과 같아서 다시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군주의 말은 몸 밖으로 세어 나온 땀방울과 같아 한번 몸 밖으로 나온 땀방울은 몸 안으로 다시 숨겨줄 재주가 없다는 말이다. 무심코 내 뱉는 말 한마디가 세상을 들끓게 해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고, 스스로 올가미처럼 묶기도 한다. 누군가를 다스리는 위치에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에겐 그 가능성이 훨씬 크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자. 천자는 허튼소리를 하지 않는다(天子不戱言, 천자불희언).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言飛千里, 언비천리). 땀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한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음을 비유한 말(號令如汗, 호령여한). 담장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耳屬于垣, 이속우원). 담장에 귀가 있음(墻有耳, 장유이). 나쁜 소문일수록 세상에 빨리 퍼진다(惡事千里, 악사천리). 논어에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는데,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의 속도는 사람의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해 소문이 빠르니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도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다. 즉 잘못 쓴 글은 지우면 그만이지만 말이란 한번 내 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으니…
2005년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에서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정책을 시행한 이후 소위 ‘마을만들기’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중앙부처의 정책에 의해 시행되는 것은 모두 ‘사업’이란 단어가 붙는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정책’이란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있고, 그 목표를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시간을 한정하는 ‘기간’과 투입돼야 하는 비용인 ‘예산’을 정해 추진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행하는 ‘사업’이라는 이름의 ‘마을만들기’ 명칭을 보면 새농어촌마을만들기, 마을만들기 도시재생사업, 행복마을만들기사업, 살기 좋은 희망마을만들기사업, 아름다운 해안마을만들기사업, 농촌형 마을르네상스 프로젝트, 참살기좋은마을가꾸기사업, 마을르네상스사업 등 지역주민이나 해당 사업이 적용되는 마을에 살지 않으면, 일부러 찾아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름의 ‘마을만들기사업’들이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마을만
누구나 화재현장을 목격하는 즉시 119로 전화하라고 배웠다. 어른이건 아이건 우리사회에서 불만 보면 119로 화재신고하는 것은 오랜전통이 됐다. 화재는 초동진화의 중요성이 언제나 강조돼 왔다. 그러나 경기도에서는 119도 통하지 않게 됐다. 어른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119로 전화를 걸어 “나 도지사인데 거기 누구에요”로 시작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논란이 재점화 되는 형국이다. 김 지사가 소방대원 원대복귀로 일단락된 119 전화논란과 관련해 또 다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7일 서울 택시 민생탐방 자리에서다. 많은 도민들은 경기지사가 관내를 벗어나 서울까지 원정 가 택시 민생탐방을 하는 것도 못마땅해하는 부분이지만 이날 발언은 뭔가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김 지사는 이날 “장난 전화가 아니라고 여러 차례 말했으며, 관등성명을 대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한 것이다. 자신의 119논란에 대해 알려진 것과는 달리 크게 잘못됐다고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바꿔 생각해보자. 긴박하고 당황스런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던 119소방대원이 걸려온 전화를 받는 순간 “나 대통령인데...”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치자. 이 말을 액면…
‘맛의 시각화’란 상품마다 다른 특성의 맛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즉 단맛, 짠맛, 신맛 등 소비자들이 쉽고 빠르게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물론 ‘맛의 시각화’로 식품의 맛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나라마다 사람마다 맛에 대한 기호도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음식 맛의 평가는 매우 주관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맛의 시각화는 절대로 필요하다. 인터넷을 이용한 구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의 특성상 품질과 맛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 인터넷 환경에서 오는 구매의 불확실성도 문제다. 시장이나 마켓에서 농식품을 구입할 때는 맛과 냄새, 촉감 등을 사용해 내 마음에 드는 농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다르다. 이런 오감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의 시각화표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맛의 시각화 표는 농식품의 품질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될 때 온라인 마케팅은 혁신적으로 개선된다. 한 예를 들자. 지금 국내에서 유통되는 과실상자에는 품종명, 생산지, 수확기, 과실수 등의 농산물 생산이력이 표시돼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기획재정부가 4일 발표한 ‘2011년 국가경쟁력 보고서’가 2012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장단(長短)을 숫자로 설명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과 경제의 총량을 비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또 경제성장률은 2위의 호성적을 보였고, 무역규모와 수출상품의 세계시장 점유률 역시 각각 8위를 기록해 우등생으로 대접받는다. 그러나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천193시간으로 34개 회원국 중 가장 길었던 반면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은 26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는 장시간의 근로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한 우리 경제의 허약한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또 고용률은 21위에 그쳤으며 무엇보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고용률은 29위로 최하위권이어서 우리사회가 지닌 뿌리 깊은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량적으로 국가는 부강한데, 국민은 힘들어하는 일본형 경제구조를 닮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형 경제구조라고 부르기보단 오히려 한국형 ‘경제양극화’로 설명해야 앞뒤가 풀린다. 그도 그럴 것이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위로
새해 첫날, 집 근처 가까운 산을 올랐다. 쌉싸롬한 공기가 귓불에 와 닿은 느낌이 제법 신선했다. 며칠 전 내린 잔설로 군데군데 미끄러운 곳이 있어 엉덩방아를 찧는지 간간히 들려오는 비명이 주변을 긴장케 하기도 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보니 어디선가 청량하면서도 둔탁한 소리가 겨울 산을 깨운다. 딱따구리가 소나무를 쪼아대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쪼았는지 나무의 껍질이 많이 벗겨져 있고 구멍도 뚫려있다. 딱따구리가 하는 짓을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나무를 쪼아대는 솜씨가 목공이 망치질 하는 것과 비슷했다. 일정한 속도와 간격으로 딱딱 딱 딱딱딱, 한숨 돌리고 다시 딱딱 딱 딱딱딱 하면서 나이테 깊숙한 곳까지 파내고 있다.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선지 먹잇감을 찾아내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놈의 집념과 노력은 대단했다. 비와 바람이 돌의 석공이듯 산의 목공은 딱따구리인 듯 싶다. 날카롭고 단단한 부리로 부지런히 쪼아대는 세상,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일출의 명소를 찾아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고 새로운 다짐을 한다. 비록
2012년 새해가 밝았다. 흑룡의 해라 흑룡처럼 웅비하라는 덕담을 나눈다. 올 한해는 흑룡이 돼 하늘을 날아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말에 대선을 앞두고 있고 4월 총선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의 후보등록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 중의 하나가 복지문제다. 대선을 겨냥한 정당들의 복지정책은 물론이고 대선이던 총선이던 선거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복지정책을 마련하고 표심을 모으려 한다. 사실 정치는 복지문제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여야 한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정치인이 복지를 논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복지가 정치의 제일 화두가 됐다고 새삼스럽다는 듯이 말을 한다. 왜 그럴까. 정치권에서 복지 문제를 중요시 하고 논의하는 까닭은 많은 사람이 살기 힘들어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살기 힘들다고 느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선 복지를 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정치가 복지에 관심을 갖는 현상을 온전히 선의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걱정이다. 정치가 복지를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해서다. 진정한 복지를 위해 정치를 하는…
학교폭력이 조폭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여주시내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은 공갈, 갈취에서 성추행까지 도를 한참 넘어섰다는 생각이다. 여주경찰서는 4일 여주 모중학교 3학년 김모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학생들은 학교 폭력조직인 ‘일진회’ 소속으로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아 온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선도하는 교사들에게 폭언을 하며 대들다가 학교에서 징계를 받는 등 통제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파문이 번지면서 차제에 학교폭력의 온상인 ‘일진’을 비롯해 학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폭력행위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교폭력 행위에 대한 근절 없이는 이땅의 교육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학교폭력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학교폭력은 선량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고 미래를 짓밟는 암적 존재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선 학교들의 미온적 대응으로 교내 폭력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상급기관의 불합리한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국민기초생활보장법)는 빈곤계층에 대해 국가가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것으로 지난 2000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국가로부터 생계지원을 받더라도 일할 능력이 있으며 자활관련 사업에 참여한다는 조건 아래 매달 생계비를 지급받도록 하고 있다. 수릅자 선정기준은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또는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로 규정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사회의 극빈층이다. 권선구 평동에 사는 허모(63) 씨가 그런 사람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국가의 보호를 받고 살아가는 처지에 있는 그는 최근 놀라운 일을 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평동 주민센터에 성금 100만원을 기탁한 것이다. 그 100만원은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으며 생계비를 아끼고 폐지 수집을 하며 모은 돈이다. 더구나 허 씨는 현재 희귀병인 중증 근무력증을 앓고 있는 처지다. 이런 귀중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 놓은 것이다. 이에 감명 받은 평동 주민 김갑선 씨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