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비계획법’은 소위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막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겠다며 지난 1982년에 만들어져 이듬해인 1983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수정법으로 줄여 불리는 이 법에 따르면 수도권이란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인천시 일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우선 수정법에 따라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 등지에는 4년제 대학 신설이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개발을 위한 각종 개발행위도 거의 손을 놓아야 한다. 이는 중첩규제도 문제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갖는 특별법이라는 지위 때문으로 수도권에서는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한 토지이용이 수정법에 막혀 불가능한게 현실이다. 현실적 제약에 시달리는 역대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들이 지역여론을 등에 업고 수정법 폐지를 외쳤지만 지금까지 헛힘만 쓴 꼴이다. 이는 수정법을 놓고 벌어진 지역간 힘겨루기에서 번번히 수도권이 패했기 때문이다. 수정법은 법률의 명칭에 ‘수도권’이 들어있어 대한민국 절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전체가 영향권에 놓여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비(非)수도권은 수도권을 옥죄야만 기업도, 대학도, 사람도 지방으로 온다는 논리에 함몰돼 있다. 따라
國家雖安忘戰必危 국가가 비록 안정됐다 하더라도 전쟁을 잊고 살면 반드시 위험해진다 나라가 비록 강대하다 해도 전쟁을 일으키기를 즐기면 틀림없이 망할 것이요, 천하가 비록 안정됐다 하더라고 전쟁을 잊고 살면 반드시 위험해 질 것이다.(國家雖大好戰必亡 天下雖安忘戰必危, 국가수대호전필망 천하수안망전필위) 가까이는 백령도 포격사건 천안함 폭파사건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적의 도발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동족상잔의 6.25전쟁이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몇 해 전 청소년 안보의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6.25한국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청소년이 57%이고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순서를 미국, 일본, 북한이라고 응답한 청소년들이 대다수의 결과로 나타났다. 정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이란 원하지 않는다고 피해가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 일어난 이후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우리는 6.25를 잊지 말자고 다짐해 왔다. 입으로만 잊지 말자고 하면서도 실제론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전쟁이 일어난 지 60년.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전후세대는 6.25전쟁을 모른다. 남침이 아니고 북침이라는 말하는 젊음도 있다 하니 한심하고 한심
오늘도 하율이가 일찍 왔다. 하율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있는 성경공부 모임에 엄마, 아빠를 따라 빠지지 않고 나온다. 하율이가 태어난 지 이제 막 100일이 지났는데 매주 보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지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돌리고 활짝 웃는다. 하율이는 두 귀를 쫑긋 세운 토끼 모양의 머리 끈으로 한 뼘도 안 되는 머리를 동여매고 땅은 밟지도 않는데 예쁜 신발을 신고 유모차를 타고 공주님처럼 행차를 했다. 하율이가 오면 조용했던 분위기에 활력이 넘친다. 모두 하율이의 이름을 부르며 볼을 만지면서 손을 잡고 한 번씩 안아 주느라 바쁘다. 하율이가 나를 보고 방긋 웃었다. 하율이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 칠 때면 방긋 웃는다. 좀처럼 얼굴을 찡그리거나 칭얼대지도 않는다. 유모차에 앉아서 혼자 놀면서도 잘 웃는다. 아기들은 하루에 400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은 성장하면서 웃는 횟수가 차츰 줄어 어른이 되면 근심 걱정과 함께 그 웃음을 잃어버리고 하루에 7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근심과 걱정을 하는 것들 중에는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괜히 걱정하는 것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해결할 수 있음에도 마음고생하며 걱정하
어떻게 지역민들이 아트센터를 통해 문화를 향유하게 할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만만한 센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다수가 혜택을 누릴 수있게 하는 기획자의 노력이 절실하다. 늘 아트센터에서 재직하는 필자가 고민하는 것이 있다. ‘아트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를 주변부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민들에게 아트센터의 존재를 통해 문화향유의 영향력 확대를 증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들에 대한 기획자, 관리자, 경영자로서의 고민이다. 아트센터는 일반 영화관보다 관객들이 쉽게 접근 용이한 공간은 아니다. 우선 전문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클래식 공연을 할 경우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연극은 왠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뮤지컬은 가격이 비싸서 티켓 구입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아트센터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접근이 용이하지가 않다. 그래서 아트센터에 재직하는 우리들은 아트센터 공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답은 명확하다. 아트센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접근 용이하게 만들
교장과 교육장을 하다 보니 제자들과 직원들의 주례도 가끔 한다. 감동적이고 삶의 나침반이 되는 주례사로 행복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해 얻어진 결론이 ‘억울하면 3명 낳아라’ 라는 주례사였다. 자녀 1명당 4년제 대학 졸업까지 비용이 2억6천만원, 3명이면 7~8억인데 설득력이 있을까? 내 삶 생각하고 1명도 힘들다고 한다. 아예 혼자 살려고도 한다. 그러면 혼자 살면 행복하고 3명이면 불행하단 말인가? 그건 아니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4년제 나와 실업자가 되려면 아예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서 장학금 받아 수석으로 졸업해 취업 후 야간대학 또는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면 대졸생이다. 이렇게 하면 초, 중학교를 무상 급식과 함께 무상교육으로 졸업하고 보면 큰 돈 없이 3명 교육이 가능하다. 그러면 왜 3명인가가 필자의 주례사 이야기다 50년 전, 필자 10남매 중 3형제가 아산 배방초등학교를 다녔다. 점심시간이면 시레기 죽통을 들고 뒷산에 모여서 함께 먹곤 했다. 모자가 없어 눈보라 칠 땐 천으로 만든 신발주머니를 뒤집어 쓴다. 비가 올 때는 푸대자루를 우비용으로 사용했다. 내복 없이 나이롱 바지에 10리 길을 걸어 다니던 그 어려운 시절을 지낸 우리가 지금
내년 4.11 총선 출마를 목적으로 지방선거 당선자들의 줄줄이 사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벌써부터 전국의 기초자치단제장 10여명이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분위기를 보는 눈치다. 경기도내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덕수 강화군수도 지난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군수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도의회의 경우 1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하며 사퇴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이렇다할 출마움직임은 더이상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공직사퇴 시한이 다가오는 내년 1월 13일이면 출마를 위해 공직을 사퇴하는 인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선거 때만 되면 선출직 공직자들이 벌이는 줄사퇴가 이번에도 변함 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들이 주민과의 약속을 깨고 총선에 출마하는 명분은 “중앙무대로 진출해 예산을 더 많이 따오는 등 보다 큰 책임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명분이 일부 진실이고 충정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정치적 야망과 욕심을 채우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만한 주민들은 다 아는 일이다. 공직선거 당선자들이 진정
지방의원 외유, 꼭 국민세금으로 가야 하나?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구설수에 오르게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해외연수 자체가 부정적으로 비춰져서는 곤란하다. 지방의원들은 선진 외국의 관공서와 복지기관 등을 돌아보고 행정과 복지 선진국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민들의 뜻을 시정이나 도정, 군정에 반영해야 하는 지방의원들인 만큼 지구촌 곳곳을 살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이는 지방의원뿐 아니라 일선 현장의 지방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돼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경기도의회 스페인 친선연맹의 외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강진이 발생한 터키로 관광성 외유를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스페인 친선연맹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터키 이스탄불주와의 우호교류 체결을 위해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본보 5일자 5면)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스페인친선연맹이 왜 터키와 우호교류를 체결하기 위해 현지로 가는가? 그것도 강진 피해로 온 나라가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와중에... 참 이해 못할 일이 아닌가? 보도에 의하면 스페인과 친
‘나는 꼼수다’의 준말인 ‘나꼼수’는 이제 우리사회의 보통명사가 됐다. 일부 정치세력과 특정 계층, 한정된 세대의 기호라고 폄하하기에는 그 파괴력이 엄청나다. 창룡문 역시 정파적 색채를 배제하기 위해 그동안 애써 ‘나꼼수’를 다루지 않으려 했지만 대중성 확보에 이은 대안언론으로서의 가능성으로 인해 한번은 거르고자 한다. 젊은층의 열광을 받고 있는 ‘나꼼수’는 세계적 권위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데 이어 중동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알자지라 방송까지 나서 한국의 대표적 정치풍자 프로그램으로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나꼼수’는 지상파 방송도 아니고 종편 혹은 케이블방송도 아닌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이라는 한계를 갖고 출발했으면서도 아슬아슬할 정도의 신랄한 풍자와 보수언론이 꿈꾸지 못하는 도발적 혜안으로 주가를 높여 가고 있다. 2011년 4월 시작된 ‘나꼼수’의 출범 동기는 통칭 ‘가카(각하)’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검증(?)이어서 때에 따라서는 “국가원수에게 저럴수 있나&rdqu
얼마 전부터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게시판에 시·군 통합을 주장하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살펴보니, 시·군 통합이 되면 학군이 재조정돼 교육환경이 좋아질 것이고, 아파트 값도 올라갈 것이고, 행정비용이 절감돼 예산이 절약되며, 중앙정부의 지원이 확대되는 등의 주장들이 적혀 있다. 벌써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간 찬반이 나눠 논쟁이 한창이라고 한다. 2년 전 광풍처럼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던 시·군 통합의 바람이 다시 불어올 모양이다. 대통령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2011년 12월까지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또는 주민 2% 이상이 통합을 건의하면 추진위원회에서 2012년 6월까지 통합안을 만들고, 그 이후 통합 권고 및 통합 의사 확인을 거쳐 2014년 제6대 지방선거에서는 통합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 구역개편 논의는 1980년대부터 정치권과 학계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됐다. 1994년에는 내무부 주도로, 2001년에는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주도로, 2005년에는 여야 합의에 의한 정치권의 주도로, 2009년에는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추진됐다. 2009년 당시 행정안전부는 통합을 유도하기 위해 통합지자체에는
요즘 걷는데 재미를 붙였다. 퇴근 후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아연 거리는 활기를 띄지만 양지가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 노점상 부부들의 대화에도 무언가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네들은 지금부터 무엇을 할까? ‘불편한 진실’ 요즈음 코미디 프로의 가장 인기 있는 개콘(개그 콘서트)의 코너 제목이다. 왜 진실이 불편해야만 하는가? 진실의 반대말은 가식, 거짓 등등이 있다. 그쪽 길로 생각하면 편할까? 불편한 진실이란 잘못 알고 있는 진실이 점점 상식으로 자리 잡아 가면 그건 아닌데... 식의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모양이다. 흔히들 쌍둥이 중에 먼저 나오는 사람을 형(兄)으로 부르는데, 생명체로 먼저 잉태된 형이 늦게 나오는 법이다. 이것도 대단히 불편한 진실이다. 요즘 걷는데 재미를 붙였다. 벌써 두 달 가까워온다. 멋있게 표현하자면 산책이랄 수도 있는데, 그 경지는 아니고 무작정 걷는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그냥 빈둥대는 것 보다는 나을 듯해서 택했다. 혹시 아는 사람 만나면 길에 즐비한 꼼장어 구이 집에 소주라도 한 잔, 유혹당할까봐 벙거지 모자에 마스크까지 쓰고 보면 거울에 비추는 내 자신의 모습도 다른 이처럼 느껴진다. 코스를 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