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와 문화는 ‘보이는 길’을 따라 형성돼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젠 SNS가 소통의 대명사가 되어 ‘보이지 않는 길’을 활용하고 점령하는 것이 더 중차대한 시대로 변했다. 지난 주 베트남에서 시집 온 다문화 며느리들과 김장을 함께 했다. 미싱일을 한다는 이들은 익숙한 솜씨로 속을 넣으며 “한국이 너무 좋다. 정이 많다. 김치없이는 못산다”는 말을 이어갔다. 몇 시간 계속된 봉사에 힘도 들건만 얼굴엔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의 현장은 이렇듯 힘겨움 속에서도 웃음꽃이 피게 마련이지만, 그밖의 세상은 온통 ‘아우성’이다. 비단 국회뿐만이 아니다. 책상에서도, 손안에서도 아우성은 그칠 줄 모른다. 새로운 세상을 연 SNS세계는 이분법적 사고를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그것은 이제 ‘국민’이라는 단어보다 ‘시민’이라는 용어가 익숙해져 가는 세태를 반영하는 자연스런 현상일지도 모른다. SNS는 이제 우리의 시각을 끌어모으는 ‘소리없는 길’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정보고속도로가 열리면서 갈수록 위세를 떨치고 있다. 바야흐로 ‘보이지 않는 길’위의 전쟁이다. 누가, 어느 세력이 보다 빠르고, 명쾌하고, 자극적으로 이 길을 점령하는 싸움이…
하남시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콜택시 요금이 비싸다. 콜택시 요금은 심의위원들이 정했다. 2㎞까지 1천원의 기본 요금 이후에 영업용 택시요금의 40%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5㎞까지 기본요금 1천500원을 받고, 5㎞이상 10㎞까지 ㎞당 300원을 받고 있다. 또 10㎞를 초과하면 ㎞당 35원을 받아, 요금부담이 적다. 서울시는 거의 무료화 수준인 반면 하남시는 비싸게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하남시는 관내를 떠날 때, 택시업계가 적용하는 20%의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20% 할증료는 택시업계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적용하는 요금체제이다. 그런데 이를 장애인콜택시 요금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똑같은 거리를 이용하고도 하남시는 서울보다 무려 4배나 많은 요금을 내고 있다. 하남시는 수원시가 정한 기본요금에 40% 초과요금과 20% 시외 할증료까지 그대로 옮겨 적용했다. 하남시는 지역이 좁아 조금만 가도 관내를 벗어나게 된다. 바로 20% 할증료가 붙는 셈이다. 심의위원들이 이 점을 간과한 것 같다. 문제는 또 있다. 장애인 콜택시 사업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적지 않은 모순이 있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콜택시 이용건수는
매주 수요일,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할머니들을 중심으로 집회가 열린다. 일본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정기적인 시위로 연 5만명을 헤아리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소위 정신대문제가 한일간 현안으로 논의되던 1992년 당시 일본총리였던 미야자와 기이치의 방한을 계기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시작된 수요집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로 정례화된 것이다. 11월 30일 수요일에도 어김없이 열린 988차 수요집회는 더욱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일본군 위안부로 태국까지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사망한 고(故) 노수복 할머니의 추모제가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1921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노 할머니는 21살의 꽃다운 나이로 끌려가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비참한 고통을 겪었다. 조국 해방에도 돌아오지 못한 채 태국에서 생활하던 노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했으나 지난 11월 4일 한 많은 세상을 등졌다. 이렇게 위안부 할머니들은 고령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 이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할머니들 가운데 생존자는 65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령과 병환에 시달리
북한은 30일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6자회담 재개의 주요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핵 프로그램 가동 중단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시험용 경수로 건설과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평화적 핵활동을 비법화하거나 무한정 지연시키려는 시도는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조치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발표는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한·미·일 3국이 요구하는 사전조치를 취할 의도가 없다는 대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사전조치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되는 동안에는 6자 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원칙에 기초해 북한이 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마침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한미동맹의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와 비확산을 촉진하는데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연평도 사태가 발생한지 1주년이 됐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지난 25일 평택고등학교 출신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학과 재학생 김요섭(21) 씨가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손을 다쳤다. 손등의 신경조직이 흉기에 잘려나가 완치 후에도 감각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본보(1일자 1면)에 따르면 수원역에서 벌어진 싸움판에서 흥분한 한 남자가 갑자기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고, 징병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수원에 왔던 김 씨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흉기를 빼앗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남자의 양손을 잡아 제지하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라는 것이다. 자칫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몸을 던져 막은 김 씨의 의로운 행동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 경찰의 출동으로 중국인 J(41)씨는 현장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른 손등에 깊은 상처를 입고 급히 병원을 찾아 2시간여의 대수술을 받았다. 과학도인 그는 손등의 부상으로 앞으로 연구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민의 안전을 지켜냈다는 사실에 만족해하면서 “해야 할 일을 하다가 생긴 흉터가 영광스럽고 뿌듯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 씨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물론 그가 무슨 보상을 바란 것은 아니었
한 달 남짓한 서울시장의 행정 결과물들은 새로운 시장을 탄생하게 한 무상급식을 비롯해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실시했고 지하철, 버스요금,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의 연내 인상 보류, 환경미화원, 쪽방촌 등 복지시설을 방문하며, 소통과 복지에 중점을 두겠다던 공약 실천을 빠르게 확인하는 한 달이었다. 온라인 취임식 등 형식과 내용에서 가히 충격에 가까운 변화의 과정은 낯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롭게 형성되고 이뤄지는 다양한 의견과 많은 대중의 참여라는 측면에서 ‘특별한권리’ 보다 ‘보편적 참여’를 참신하게 선보인 계기가 됐다. 아울러 행정의 수장으로서 ‘인기영합을 위한 행보’라든가 야권통합과 관련한 참여의지표명이 정치인의 행보라는 논란에도 서울시민의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서울시의 수장이 됐다면, 최소한 인기영합도 필요하고 정치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인기영합이며 정치력인가가 중요하다. 최근 미국의 월가를 점령한 시위에 대해 마이클 샌델교수는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 빈부격차의 심화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보았다. 더불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용인시도 내년이면 공원처럼 조성된 첨단 장묘시설을 갖추게 된다…원정 화장을 치르고 지역주민 우선제에 밀려 큰 비용을 들여야 했던 어려움을 덜어드릴 있게 됐다 흔히 장묘시설을 혐오 기피시설로 여겼지만 이제는 생활권 가까이 쾌적한 공원으로 조성된 첨단장묘시설들이 여러 곳 있다. 드골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를 문화 대국으로 키운 작가 출신의 문화성 장관 앙드레 말로는 장관 시절 잘 풀리지 않는 정책 사안을 두고 고민에 빠질 때마다 파리 시내에 자리한 페르라쉐즈(Pere Lachaise)묘지를 홀로 찾았다고 한다. 나라 일을 놓고 고민하는 장관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심한 고민이 있을 때 묘지에서 명상하고 생기를 재충전하는 일상의 여백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장묘시설이 슬픈 인생사만 담은 차가운 기피시설이 아니라 산자와 죽은 자가 함께하며 더 좋은 세계를 만들고 더 나은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반성하고 고민하는 명상의 장소가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참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용인시도 내년이면 용인시민에게 공원처럼 조성된 첨단 장묘시설 ‘용인 평온의 숲’을 선사해 줄 수 있게 됐다. ‘용인 평온의 숲’은 2012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 공사가
옹진군은 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와 긴박한 분단현장을 품고 있다. 원래 옹진군은 행정구역상 황해도에 속했던 지역으로 우리나라 지도상 옹진반도를 근거지로 삼았다. 그러나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1945년, 9월 2일에는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분할점령으로 옹진군 대부분이 소련군정에 들어갔으며 같은해 11월 4일에는 황해도의 38선 이남지역만이 경기도에 편입됐다. 결국 옹진군은 나라를 되찾자 분할되는 비운(悲運)을 맛봤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1989년 영종면과 용유면을 인천시 중구에 뺏기더니 1994년에는 대부면 이 안산시로 넘어갔고 다음해인 1995년에는 옹진군의 호적이라고 할 행정구역마저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옮겨졌다. 무엇보다 남북간 대치하는 분단상황에서 북측과 살을 맞댄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제1,2차 연평해전이 코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드디어 작년 11월 23일에는 북한군의 포탄이 연평도로 직접 날아들어 군인은 물론 지역민이 희생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역사적으로 항상 소외의식 속에 시달려 온 주민들이 이제는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옹진군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조윤길 옹진군수가…
인간은 살아가는 중에 누구나 크고 작은 통증을 겪는다. 통증은 해로운 물질로부터 물러나게 해 생물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한편 환자에게는 치유과정에 필요한 휴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반드시 필요한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순간적인 통증이야 그렇다 쳐도 만성적인 통증은 인간의 심성을 황폐화시키고, 인간관계를 파괴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증을 잡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없던 ‘통증클리닉’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면 통증이 이제는 병의 징후를 알리는 신호를 넘어 병 그 자체의 위상을 차치하게 됐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병이 있다’는 말을 흔히 ‘아프다’라고 표현하는 우리네 언어생활을 보아도 통증이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동통환자인 현실에서 통증을 없애는 문제는 필자에게도 언제나 화두가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특별한 몸의 이상이 없는데도 생기는 통증에 대해 주목하게 됐다. 온갖 검사를 해도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데도 계속되는 통증. 통증의 위치는 사람에 따라 허리가 되기도 하고, 목이 되기도 하고, 복통이 되기도 한다. 그저 신경성이라고 치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자동차까지 카드수수료 전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최근 삼성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에 차량구입 대금 카드 결제시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공문을 보냈다.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거부하면 카드결제를 중지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현대차는 중소 자영업자와 달리 카드사에 대해 힘의 우위를 갖고 있다. 7개 대형 카드사의 연간 자동차 결제 대금이 10조원을 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무리한 요구라고 반발한 KB국민카드에 대해 가맹점 계약갱신을 거부하고 카드 결제를 중단했다. 삼성, 신한, 현대, 롯데, 비씨카드 등 7개 카드사는 결국 굴복했다. 이런 사태는 카드사들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수수료를 합리적인 근거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책정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동일 업종에 적용되는 수수료도 카드사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런 배경에는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가 자리잡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 조항을 등에 업고 힘 센 대기업에는 낮은 수수료율을, 협상력이 약한 소상공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매겼다는 주장이 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