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위원회 제도는 행정의 민주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취지 자체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정부 역시 위원회의 기능에 대해 행정 기능이 확대되고, 행정 수요가 다양화·전문화됨에 따라 기존의 전통적인 행정 조직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간인들이 정부의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뒀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실한 회의 실적, 비효율성 뿐만 아니라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위원회는 크게 별도의 행정기관적인 성격을 가진 행정위원회와 독립된 처분 권한 없이 심의·자문·의결을 통해 행정기관장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자문위원회로 분류된다. 조사 결과 499개 위원회 중 34개만 행정위원회이고, 93%가 넘는 465개는 자문위원회다. 대부분이 자문위라는 사실은 기관장의 정책 결정을 도와주는 부차적인 역할 밖에 수행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회의 실적이 상위 5위안에 들어가는 곳 중 자문위는 지식경제부 산업표준심의회가 유일했고 나머지 4곳은 모두 행정위였다. 태생적으로 법적인 권한이 없다 보니 만들어만 놓고 책임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공보육 서비스의 핵심적인 전달체계로서 그간 영유아 부모들의 지속적인 확충요구가 있어 왔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부족 등으로 인해 수요에 대응하는 공급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경기도의 국공립 어린이집 공급수준은 4.2%에 불과하다. 경기도에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국공립 어린이집 신축에 소요되는 건축비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국비와 지방비가 1:1 매칭방식으로 건설되고 있다. 토지구입에 소요되는 재원은 전액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지가와 임대료가 비싼 경기도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신축을 위한 부지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근린공원 등을 활용해 부지를 무상 확보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설립하는 사례와 주민자치센터 및 초등학교 유휴교실 등을 활용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설립하는 사례를 통해 부지 및 건물신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수원시 원천동 주민센터 1층을 활용한 어린이집 개소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 케이스다. 토지구획정비로 인해 기존의 주민센터를 이전하게 되면서 처음부터 건물의 노른자위인 1층을 어린이집으로 설계한 후 신축했다. 무미
無愧我心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 천지 지지 자지 아지(天知 地知 子知 我知)라는 말이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식이 알고 내가 안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한 일을 결코 속일 수 없음이니 언행을 바르게 하고 깨끗이 하라는 경구이다. 원문에는 豈能盡如人意 但求無愧我心(기능진여인의 단구무괴아심)이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다만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구할 뿐이다’라고 하는데, 줄여서 무괴아심(無愧我心)만을 일반인들은 물론 서예가들이 가훈이나 좌우명에 많이 등장시키고 있다. 이 글의 출전은 분명치 않으나 오래 전부터 중국인들의 서지나 작품에 자주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 고전인 듯 하다. 오늘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이가 과연 있을까, 고위 관리나 지도층 가운데 부정으로 연루돼 있을 때는 하나같이 부끄러움이 없고 깨끗하다고 용감하고 당당하게 하다가 끝에 가서는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한다. 上濁下不淨(상탁하부정)이라 했는데 이런 모습들이 계속되고 있으니 지금은 물론 내일의 젊은이들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가의 큰 스님 한분이 불자에게 써준 글 가운데 俯仰無愧(부앙무괴)라는
한 점 북서풍(北西風)에 우수수 은행잎이 떨어진다. 늦가을 싸늘한 보도(步道) 위에 노란 양탄자가 곱게 깔린다. 남은 잎새와 가지 사이로 황금색 열매가 송송 얼굴을 내민다. 은행나무는 가만가만 겨울잠 준비를 한다. 저녁 뉴스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문제라 한다. 열매가 떨어져 풍기는 악취로 행인들이 불쾌해 한다는 것이다. TV 그림에, 미화원들이 거리를 물로 씻어 내고 있다. 모두들 가로수 수종(樹種)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은행나무는 참으로 억울하고 슬픈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 때는 봄부터 여름까지, 무성한 잎이 도시를 식혀주고 가을이면 샛노란 단풍이 곱게 물들어 도시인들의 지친 가슴을 어루만져 준다 했다. 또한 공해에 강해 도시의 혼탁한 공기에도 잘 자라고 공기를 정화시켜 준다고도 했다. 잎과 열매가 유익한 유실수로 가로수에 가장 적합하다고 찬사를 보내며 앞 다퉈 심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성년이 돼 열매를 맺기 시작하니, 잠깐의 생태적 냄새를 참지 못하고 베어 버리자 한다. 참으로 인간의 이기심은 끝을 모른다. 수십 년 전 어느 가을날 B시 근교의 맑은 햇볕에 금빛 찬란하던 그 은행나무 길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몇 년 전…
내 나이 어언 60세. 6.25전쟁 통 탱크소리와 함께 태어나 오늘도 탱크바퀴소리를 들으며 퇴근하는 연천의 슬픈 주민의 한사람이다. 이제는 연천군수라는 지역의 수장으로서 해마다 군사훈련으로 인한 사고로 이웃 주민들이 죽어나가고 고향을 떠나는 모습을 보아 온지도 오래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야 하는지도 오래전에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주민의 대표로서 아니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분연히 일어나고자 한다. 연천군은 서울과 불과 70㎞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나 DMZ을 32㎞ 접하고 있는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으로 강원도의 접경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경기도에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지역 전체가 1980년대에 멈춰 진 듯한 곳이 바로 연천이다. 수도권 규제만으로도 숨이 막혀있는 연천군은 접경지역으로 서울시보다 크고 경기도에서 다섯 번째로 방대한 면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체 면적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 주민들의 정당한 재산권이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곳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군부대 주둔 및 군사시설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와 포사격 등 각종 군사 활동에 의한 소음·진동피해, 전
‘에이즈(AIDS)’로 불리는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병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1980년대 처음으로 에이즈가 등장했을 때, 에이즈는 ‘신(神)이 내린 천형’으로 고칠 방법이 없는 죽음의 병이었다. 과학을 맹신하고 향락에 찌들어 타락한 인류에 대한 신의 심판으로 여기며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HIV감염 후 에이즈로 발전하기까지는 평균 9~10년의 더딘 속도를 보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10개월을 버티지 못하는 불치병으로 기록됐다. 현재까지 약 3천만 명에 가까운 인명이 에이즈로 사망했다는 통계는 공포가 과장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에이즈를 성병으로 단정하고 동성애자나 마약중독자 등 성생활이 문란할 것으로 여겨지는 소수 집단에 대한 편견이 자리 잡았고 그들에 대한 핍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 접촉 외에도 에이즈 보균자인 부모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보균자의 혈액을 수혈 받은 경우에도 발병하는 등 다양한 전염루트가 밝혀지면서 에이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텄다. 특히 ‘불치병 에이즈’에 도전한 의학계의 집중연구와 전 세계적 투자가 어우러져 에이즈 극복의 길이 열리고 있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서 자전거 전용도로 1천692㎞가 4대강변에 한꺼번에 생겼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마니아들이 살판났다. 지난 2008년 사상 최대인 240만대의 자전거가 팔렸다고 하는데 4대강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지면서 또 다시 자전거 붐이 일이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전거들이 모두 중국산을 비롯, 외제라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도 새로운 자전거 수입 업체들이 앞 다퉈 자전거 무역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4개 업체가 국내 시장 진출을 완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참 가슴이 답답하다. 치적을 위해 자전거 도로만 만들 줄 알았지 거기에 굴러다니게 될 자전거는 생각하지 않은 정부가 답답하다. 그야말로 ‘죽 쒀서 남 좋은 일 하게 생겼다.’ 우리나라 경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난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한해 신규 판매량 200만대, 시장규모 4천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중 99%는 수입산이다. 자전거 붐이 조성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이만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자전거 산업만 발전시켜주게 됐으니 참 한심하다. 한때 국산 자전거를 되살려야 한
대학들이 지출은 높게 잡고 수입은 적게 잡는 방법으로 예산을 편성해 과도한 등록금 상승을 초래한 것으로 감사원의 등록금 감사 중간발표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3일 표본 선정된 35개 대학(사립대 29곳, 국·공립대 6곳)의 최근 5년간 예·결산 분석 결과 예산편성 시 지출을 실제 소요에 비해 많이 잡거나 등록금 외 수입을 실제 수입에 비해 적게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5년간 연평균 지출에서 4천904억 원, 등록금 외 수입에서 1천648억 원 등 총 6천552억 원(대학별 연평균 187억 원)의 예·결산 차액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고액 대학등록금의 원인이 대학들의 자의적인 ‘제멋대로 식’ 예산 편성에 있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 등록금 인상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3배 웃돌아왔다. 지난해 사립대 등록금은 도시근로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의 2배에 육박하는 평균 754만 원에 달해 서민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감사원에 적발된 사례를 보면 등록금 예상수입(추정학생 수×1인당 등록금)을 추정하면서 합리적인 이유없이 학생 수를 적게 잡아 1인당 등록금을 올린 학교가 4곳에 달했다. 최근 5년간 법인으로부터 받은…
최근 관광업계는 보건관광의 한 분야로 의료서비스와 관광활동이 접목된 의료관광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의료비 및 물리적환경은 유럽이나 미주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아시아의 의료관광산업은 놀라운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며 관광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의료관광의 부가가치는 의료서비스를 통한 자연스런 체제일수 증가를 통해 관광승수효과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의료, 미용, 관광업계는 물론 여러 관련업계에도 좀 더 많은 고용창출을 유도해 고용시장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류열풍에 의한 여러 기회적인 요소에 힘입어 지난 2009년 의료법개정을 통한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과 지원책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의료법상 외국인환자 유치 및 알선이 합법화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차세대 국가신성장동력산업 중 가장 각광받는 산업으로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한국보건산업 진흥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약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서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은 생계에 급급하여 안전에 더욱 소홀하다. 국가에서 생계비 등 지원을 해 주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복지는 부족한 실정이다. 소방방재청은 이러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화재 등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2007년부터 기초적인 안전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전기, 가스, 보일러 등 무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누전차단기, 가스밸브 등 노후시설을 교체하는 사업이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35만 가구 정비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144억원(국비 72억, 지방비 72억)을 들여 기초생활수급자 30만7천 가구에 대하여 안전복지서비스를 실시했다. 올해는 26억원(국비 13억, 지방비 13억)을 투입하여 기초생활수급자 4만7천여 가구를 정비하였다. 안전점검 수혜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6% 이상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나 작년 81% 대비 15% 포인트 이상 크게 향상되었다. 서비스 지원사업은 내년 3월까지 해당 읍면동에서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를 대상으로 기초점검을 실시하여 정비가 필요한 가구를 추천하고, 시군구에서 적격 여부 등 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