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아파트 화단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일부 만개한 연분홍 꽃잎은 눈처럼 떨어진다. 매년 보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새롭고 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벚꽃을 보면 덩달아 생각나는 꽃이 있다. 배꽃이다. 시골서 과수원을 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흰 배꽃의 기억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배꽃이 만발할 무렵이면 온천지가 새하얗게 변하는 풍경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달빛까지 내리는 저녁이면 눈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워 어린 나이에도 감탄이 절로 나오기 일쑤였다. 이런 저런 상념에 잠겨있는데 선거 로고송이 들렸다. ‘아침부터 웬 유세차량’ 하면서 불현듯 선거에 관한 옛 생각이 되살아났다. 대강 따져도 수십 년이 족히 지났지만 당시도 아마 이때쯤으로 기억된다.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가 배꽃이 만발한 우리집 근처 과수원을 찾았다. 물론 거기엔 배꽃을 솎아낸다는 구실로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여럿 몰려 있었다. 그는 그런 아주머니들에게 ‘누구누구 왔습니다’ ‘잘 부탁합니다’라며 연신 허리를 굽히며 한 표를 부탁하고 이내 동네 마을회관으로 이동했다. 과수원이 많은 동네라 인사치레 차 현장(?)을…
그 해변 /유지소 그 해변에서는 가벼운 화재도 사소한 싸움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살아있는 사람이 도착하지 않는 것이다 그 해변은 지루해서 지루해서 지루해서 작은 모래알은 더 작은 모래알을 질투하는 것이다 더 작은 모래알보다 더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작아지려고 자꾸 발끝을 벼랑위에 세우는 것이다 벼랑이 먼저 무너지는 것이다 모래를 넘어 모래를 넘어 모래를 넘어 모래를 넘어 모래를 넘어 모래를 넘어 모래가 넘어지는 것이다 그 해변은 그렇게 더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가까이 세계의 끝으로 다가가고야 마는 것이다 - 시집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다’ 모든 시적 언어는 응시라는 라캉적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이토록 집요하게 사물과 마주할 수 있다니! 고백을 고백하지 않는 시, 고백적 목소리임에도 풍경을 자신의 내면에 비춤으로써 새로운 심미적 도취에 이르도록 이끄는 시, 해변의 모래를 뚫어지게 응시함으로써 일상성에 대한 사변적 치열함을 보여주는 시, 독자는 화자의 심상에 이끌려 그 해변에 도달한다. 그리고 적막의 한가운데 서서 모래끼리 질투하고 넘어지고 결국 세계의 끝으로 사라지는 허망함을 추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특유의 언어 운용이 이…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구한말에 한국을 방문하였던 영국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Isabella Bird Bishop, 1831-1904)이 쓴 여행기가 있다.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란 제목의 이 여행기에서 저자는 한국인들의 총명함에 대하여 다음 같이 쓰고 있다. “한국인들은 대단히 명민하고 똑똑한 민족이다. 스코틀랜드 식으로 말하자면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 총명함(Glance at the uptake)을 타고난 국민들이다. 외국인 교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인이 중국인이나 일본인보다 훨씬 빨리 외국어를 습득한다고 증언한다.” 내가 몇 해 전 워싱턴DC를 방문하였을 때다. 존스 홉킨스 대학 정치학 교수를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제 정년퇴직을 앞둔 노교수였다. 30년 교수직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은 두 나라의 학생들이었다고 들려주기를 유대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30년 전 그가 교수직을 시작하던 때에 자기 클래스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유대인이었는데 그들이 사회에 배출된 지금 미국과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클래스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은 한국학생들이기에 지금부터…
43세인 A씨는 1년 전 사기를 당하여 큰돈을 잃은 후부터 불면증이 생겨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저녁에 졸린 것 같아 자리에 누우면 온갖 잡생각이 떠올라 잠이 저 멀리 달아나고 정신이 말짱해지기 일쑤였다. 누워서 뒤척이다가 어렵게 잠이 들면 2~3시간 만에 잠이 깨서 다시 잠들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그러더니 3개월 전쯤부터는 아예 잠이 오질 않아 고통이 말이 아니었다. 낮에는 무기력하고 기운이 없지만 누워도 잠은 오지 않았다. A씨는 항상 우울하고 오늘은 또 어떻게 잠을 자야 할지 아침부터 걱정이었다. A씨와 같이 불면증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1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의 경우 다른 유발 요인 없이 생긴 ‘일차성 불면증’일 수도 있지만, 다른 내과적, 정신과적 질환에 따른 이차적인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에 우선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되는 다른 질환에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 운동증, 하지 불안 증후군, 일주기성 수면장애와 같은 다른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 장애 등의 정신과 질환 등이 있으며, 호흡기 질환, 심장질
이천시 승격 20주년, 조병돈 시장이 밝히는 미래비전 이천시가 시(市)로 승격한지 20년. 여러가지 중첩규제 속에서도 SK하이닉스 공장증설, 군부대 이전, 성남-분당 복선전철 올해 개통 등 괄목할만한 성과로 사통팔달의 교통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의 현재 인구는 22만명.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지속적인 인구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0년엔 33만명을 목표로, 이어 2030년엔 인구 38만의 도시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3선의 조병돈 이천시장은 복지, 문화, 경제, 교육 등 다양한 인프라 확충을 통해 인구증가에 대비하고 나아가 시민의 행복추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또 수도권의 강소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천시가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 우뚝 성장하는 등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천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조병돈 시장으로부터 시의 미래비전을 들어본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걸맞은 역할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 추진 시민의식 변화 통해 선진도시 만들고 대한민국 품격 한단계 업그레이드 기대 2030년 인구 38만 도시 재탄생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 하반기 운행 향후 10년내 사통팔달 교통
움츠렸던 추운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친구, 선후배, 직장동료들과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술이 빠질 수 없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몸싸움이 나는가 하면 보도, 차도 구분 없이 쓰러진 채 잠이 들어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 등 지구대 경찰관들의 음주로 인한 신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취자 보호차원에서 현장에서 동행하거나 관공서에 방문하게 되었을 때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 높여 경찰관에게 시비를 걸고 난동을 부려 치안현장에 투입되어야 할 현장 경찰관 여러 명이 달라붙어 그들을 달래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주취소란은 지구대, 파출소 경찰 인력과 시간이 낭비를 일으키고 정작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경찰의 주취자 대응도 변화하고 있다.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 폭행이나 욕설을 하는 경우 엄중하게 공무집행방해죄, 모욕죄로 형사입건 하며 관공서에서 술에 취해 욕설을 하거나 주정해 시끄럽게 난동을 부리는 경우 경범죄처벌법 제3조3항 ‘관공서주
난폭운전이란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신호·지시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의 위반,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변경 금지 위반, 급제동 금지 위반, 앞지르기 방법 또는 앞지르기의 방해금지 위반,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 발생,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 위반, 고속도로 등에서의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을 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위반 행위 중 둘 이상의 행위를 연달하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하는 등 교통상에 위험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는 처벌을 받게 된다. 이 때 구속 시에는 벌점 40점과 함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을 받고 면허취소되며, 불구속입건 시에는 40일 면허정지와 함께 6시간의 특별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보복운전이란 특정 대상자에 대해 고의적으로 진로를 방해하거나 갑자기 멈춰서는 등 신변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형법(특수폭행, 협박, 손괴, 상해)으로 분류되어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받게 된다. 이러한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은 엄중한 처벌이 따르는 범
지난해부터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근 행정자치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지방공무원 정년퇴직자가 1천527명에서 1955년생이 첫 퇴직한 2014년에는 4천595명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칭되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는 한국전쟁 뒤인 1955~1963년 태어난 사람을 말한다. 현재 전체 인구의 약 15%인 712만 명에 달한다. 이들의 정년퇴직은 앞으로도 계속돼 올해 6천600명에서 2018년 8천280명, 6년 후인 2020년에는 1만230명에 달한다는 통계다. 그래서 신규 공무원의 채용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무원의 자리가 늘어난다면 젊은이들이 들으면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볼 때 그다지 희망적인 소식만은 아니다. 공무원들은 60세 가까운 나이까지 봉사하고도 퇴직 후 매월 근무기간별로 230만~300만원에 이르는 연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노후에 큰 걱정은 없다. 일반 직장에 다니던 사람들은 이미 5~6년 전이나 그 이전에 퇴직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들 베이비부머의 노후안정을 돕는 사업들을 펼치겠다고는 하지만 내용이 피상적인 데다 간접지원이 많아 실질적
경기도가 지난 3일 도내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에 도내 1천800여개 사회적경제기업 중 1천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이고 연락처가 확보된 기업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700개 기업은 어째서 연락이 되지 않았는가. 혹시 잠정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는 아닌지 궁금하다. 어쨌거나 도에 의하면 이번 설문조사는 사회적경제기업지원기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해 설문지 문항을 작성함으로써 응답률과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그동안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실태조사와 차별화된다는 것으로 도는 앞으로 향후 경기도 사회적경제기업 관련 정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회적 기업 창업 감소 추세다. 도내 사회적경제기업 창업은 2010년 50건, 2011년 96건, 2013년 121건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4년에 88건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엔 29건으로 감소했다. 업종도 편중돼 있었다. 도내 사회적경제기업 10곳 가운데 3곳은 제과제빵, 도시락 등 ‘먹는장사’였다. 이밖에 예술교육, 기업연수 등 교육 업종과 함께 방역, 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