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바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 궁리하고 방법을 찾아왔다. 한의(韓醫)에는 그 방법으로 예전부터 ‘한토하(汗吐下) 삼법(三法)’이 전해진다. 몸 밖으로 땀을 내고, 입으로 토해 내며, 대소변으로 배출하는 3가지 방법이다. 몸을 기준으로 봤을 때 몸에 플러스(+)가 되는 쪽이 아닌, 쌓인 적(積)을 풀어주고 막힌 울(鬱)을 뚫어 주는 마이너스(-)가 되는 방향으로의 ‘배설 건강법’이라 하겠다. ‘요새 기운이 너무 없어요. 뭐 좀 몸에 좋은 것 없어요?’ - 잘 싸도록(下法) 요즘같이 먹거리가 풍부한 때는 인류 역사상 없었을 것이다. 하루 세끼로도 부족하여 간식에 야식까지 먹는다. 먹는 양이 너무 많다. 먹거리 내용도 자연에서 먼 인공물로 넘쳐 난다. 먹는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안 좋은 것을 먹어서 식적(食積)이 쌓인다. 더 좋은 먹거리를 찾기보다는 과식하지 말고, 몸에 해로운 인공 식품 등을 덜 먹도록 하자. 또한 쌓인 식적은 그때그때 해결하여 대소변으로 잘 내보내자. 그러기 위해서는 물을 잘 먹어야겠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그리고 식후 2시간이 지나서 빈속에 맑
시내버스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같은 시각에 승차했다는 공통의 행복감일 것이다. 하지만 시내의 좀 비싼 식당에서 다른 집 가족과 조우하면 마음이 개운치 않다. 그 이유는 각자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런데 등산길에 만나는 사람은 99.9% 모르는 이들이다. 그래서 등산 중에 아는 이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 또한 같은 시각에 같은 등산로를 간다는 사실이 ‘운명적 만남’까지 격상해 해석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가에 가면 조문하기 보다는 누구나 아는 이를 찾기 위해 접객실을 살핀다. 조문 후에 앉을 자리를 미리 살피는 것일까? 결혼식에 가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혼주를 만나고 나면 식당부터 알아본다. 결혼식이야 신랑과 신부, 양가 부모의 행사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까. 일주일에 한번은 광교산 형제봉의 로프를 잡아보자는 다짐을 한 지가 1년이 넘었다. 지난주 산행 때는 진달래가 만개해 즐거웠다. 올해는 더 붉게 보이고 이내 활활 분홍색 연기로 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 열기가 마치 임진각에서 개성을 향해 보내는 비닐풍선과 흡사하다. 각종 전단과 달러를 함께 싣고 날아가는 모습이
도교육청이 스승의 날을 한달 남짓 남겨두고 ‘선생님 존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촌지와 선물을 주고 받는 관행 등으로 상처받은 교사들이 다시금 학생, 학부모에게 존경과 감사를 받고 혁신을 추구하는 집단지성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취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경직된 학교 분위기와 교사, 학생, 학부모간 소통 부족 등의 현실 여건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선양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어느 순간 학생, 학부모들은 이날을 기해 봉투와 선물을 건냈고, 일부 교사들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은 학생들을 차별하는 일까지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그래서인지 일부 학부모들은 5월15일을 부담스런 날로 여긴다. 물론 다수의 교사들이 관행에 젖어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도내 일선 학교를 방문하다 보면 학생들과 소통하고, 수업방식을 변화시키고, 따듯한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교사들을 만날 때는 경건한 느낌마저 든다. 이런 교사들만 있다면야 경기교육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겠
요즘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바쁘다. 언론으로부터 걸려오는 선거판세 질문에 답하느라 연일 언론과 입씨름이다. 지난주 20일 김 부소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일주일 전만 해도 간격이 많이 좁혀졌으나 3일 뒤인 지난 주말 조사에서는 격차를 더 벌렸다”며 “오차범위를 조금 벗어난 격차”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선거일이 바짝바짝 다가오면서 그 오차란 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미궁이 됐다. 방송과의 인터뷰로 바쁜 그날 여의도연구소로 김현철 부소장을 찾아갔다. 본보가 발행하는 월간 피플과의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그의 방 앞에서 20여분 기다리는 동안 들락날락 그의 방문을 여닫는 연구소 직원들이 끊이지 않는다. 차례가 되어 그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업무용책상 하나에 4인용 소파가 전부였다. 비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김영삼 전대통령(YS)의 젊은 시절을 보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똑같았다. 필자가 기자 초년생시절이던 지난 1992년 3당 합당으로 대통령 선거전에 뒤어들었던 당시 김영삼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취재할때 들었던 당시 목소리와 똑같았다. 소파에 앉자 마자 ‘문민정부 황태자’ ‘소통령’이라는 소리를 아직도 듣느냐고 물
초나라 때 아주 어설픈(?) 장사꾼이 창과 방패를 팔았다. 저자 거리에서 방패를 들고 “이 방패는 최고로 숙련된 장인이 만들고 재료 또한 최고급품으로 어떤 창도 뚫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떠벌리다, 창을 들고서는 “이 창은 무진장 예리함으로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앞뒤가 틀린 말을 했다. 옆에서 듣던 이 하도 기가 막혀 “여보시오, 그 창으로 그 방패를 한번 뚫어보시오” 했더니 슬그머니 사라졌단다. 여기에서 유래된 창과 방패(矛창 모, 盾방패 순)ㅡ모순(矛盾)이란 말이 태어났다. 앞과 뒤가 다른, 영어의 패러독스(역설)도 모순과 같은 과(科)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창과 방패를 단순히 공격과 수비로 역할을 풀이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세상사 이치가 그러하듯 경우에 따라 서로 입장이 확연히 바뀔 때가 많다. 정치를 보면 여야(與野)가 바뀌고 갑(甲)이 을(乙)이 될 수 있다. 여기서 필요한 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다. 그래야만 여당에서 야당이 됐을 때, 갑이 을이 됐을 때 덜 괄시받는 법이다. 평생 남에게 좋은 소리 듣고, 많은 사람에게 둘러 쌓여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래서 금과옥조(金科玉條)가 역
최근 각 신문들이 연일 지방의원의 국외연수 행태가 변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고 있다. 목적이 불분명한 의미없는 해외연수를 하지 말라, 선진사례를 배우려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라! 당연히 맞는 말이다. 나는 얼마 전 전국의 지방여성의원들의 네트워크에서 ‘해외연수와 의정활동’이란 제목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 강의를 준비하면서 각 자치단체의 의회 홈피에 들어가 연수보고서를 찾아보았는데 거의 없다고 보면 될 정도로 희귀했다. 몇몇 도시의 홈피에 보고서가 올라와 있었지만 누가 보아도 공무원이나 여행사 직원이 작성해 준 것이 분명한 보고서였다. 여행사이트에서 표절해 붙여 놓은 해외도시 소개와 마지못해 보충한 듯한 의원들의 소감 서너줄. 그나마 한 지역은 다른 지역의 홈피를 베껴 온 듯 아주 똑같은 형식이었다. 보고서의 내용은 의원 자신이 보고 배우고 체화한 것이 들어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재산은 밖으로 쌓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쌓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므로 돈이 없어도 보험하나 들어놓고 열심히 여행한다. 그래서인지 의정활동을 하며 어떤 사안에 대해 듣거나 보면 항상 할 말이 있다. 예를 들어 오토캠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스위
재단법인 수원화성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본보가 주관하는 제7회 수원화성돌기 행사가 주말인 오는 30일 오전 열린다. 오전 9시 화성행궁 광장에서 출발해 팔달산 성신사~서장대~장안문~연무대~봉돈(봉수대)~행궁광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행사는 얼마 전 방화수류정과 서북공심돈이 국가보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더욱 뜻이 깊다. 사실 수원사람들은 화성을 늘 보아오는 터라 무심코 지나치거나 그 아름다움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겠다. 특히 이번 수원화성돌기 행사는 무료이지만 참가자들을 위한 상과 경품이 많이 걸려 있다. 단체상으론 최대 참가학교상과 질서유지학교상이 준비돼 있으며 텔레비전, 냉장고, 전자레인지, 자전거, MP3 등 푸짐한 경품이 걸려있어 또 다른 즐거움도 준다. 뿐만 아니라 이 행사의 추억이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을 남겨 놓았다가 6~7월 중 본보가 실시하는 ‘수원화성 愛 동영상/사진 공모전’에 응모해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봄볕이 따사로운 날 온갖 꽃들이 화사하게 핀 화성을 걸으며 정조대왕의 효심
선거가 바로 코 앞이다. 지긋지긋한 선거 빨리 끝났으면 하는 유권자들 많을 것이다. 4·27 재보선을 이틀 앞둔 25일 불법 선거운동 논란 속에 선거판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우려했던 대로 ‘진흙탕으로 변했다. 여야가 서로를 고소ㆍ고발하는 ‘싸움’이 벌어지고 선관위와 검찰·경찰이 본격적인 불법선거 수사에 나서면서 지역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의 형국이다. 선거 막판에 과열·혼탁으로 점철된 것은 지역구별 판세가 경합·초박빙으로 흐르면서 각 후보 진영이 조바심과 상호 비방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알아볼 수 있는데다 여야 지도부의 거취와 향후 정국 주도권까지 좌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여야 모두 점잖치 못한 선거전을 획책하는 양상이다. 경찰은 강릉의 한 펜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선거구민을 상대로 엄 후보 지지를 호소한 전화 홍보원 등 30명을 현행범으로 불잡아 엄 후보측과의 연관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중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귀가조치를 내렸다. 엄 후보 선거대책위는“선거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행동”
지난 해 이맘때쯤, 세 식구이던 우리 집에 식구 하나가 늘었다. 외동이로 자란 딸아이가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싶다고 늘 노래를 해왔으나 그동안 엄마의 완강한 반대에 막혀 번번이 좌절되다가 대학을 졸업하더니 엄마의 의견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왔던 것이다. 자기가 알아서 키울테니 걱정 말라고 큰소리치를 치며 딸아이가 막상 강아지를 집에 들여놓으니 반대하던 나로서도 속수무책이었다. 키우던 집의 사정으로 새 식구를 찾고 있던 두 살배기 강아지 ‘상구’는 그렇게 우리 가족이 됐다. 식구가 하나 늘면서 우리 집의 생활 방식이 슬금슬금 바뀌어 갔다. 강아지 양육을 책임진다던 딸아이는 실은 자기가 없을 때 엄마 혼자 외로울까봐 강아지를 데려온 거라는 무책임한 애정 표현을 남발하며 그 해 여름 공부하러 외국으로 떠나버렸다. 그러자 당장 상구의 저녁밥을 챙겨줄 사람이 필요해졌다. 상대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자유로운 남편이 자연스럽게 저녁밥 당번의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아지 키우는 일은 밥 주는 일로 끝이 아니었다. 온종일 집안에 혼자 갇혀 있으니 주말이면 산책이라도 시켜야 했고 산책하고 나면 목욕도 시켜줘야 했다. 개 사료와 개 샴푸
선비 황상(黃裳)은 정약용의 제자다. 다산이 귀양지 강진에서 초당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어린 황상은 초당 주변을 쭈뼛거리며 글을 배웠다. 다산이 황상에게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공부를 띄엄띄엄 하느냐?” 황상이 대답하길 “저는 머리도 나쁘고, 앞뒤가 막혔고, 분별력도 모자랍니다. 이런 제가 과연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다산은 어린 황상이 평생을 마음에 새기고 뼈에 새긴 말을 해준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저 스스로 똑똑하고 잘 났다고 생각하는 데서 생긴단다. 한 번만 보고도 척척 외우는 사람들은 그 깊은 뜻을 음미할 줄 모르니 금세 잊고 만다. 또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들떠 가벼워지는 것이 문제다. 너처럼 스스로 둔함을 아는 아이가 꾸준히 노력을 한다면, 그 둔한 끝으로 구멍을 뚫기는 힘들어도, 일단 뚫고 나면 웬만해서는 막히지 않는 큰 구멍이 뚫릴 것이다. 꼭 막혔다 뻥 뚫렸으니 거칠 것이 없을 것이다. 미욱함을 스스로 알기에 이를 닦고 또 닦으면 마침내 그 광채가 눈부시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저 첫째도 부지런함이요, 둘째도 부지런함이고, 셋째도 부지런함이 있을 뿐이다. 너는 이를 평생 잊지 말아라.” 황상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