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과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장원 포천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았다. 17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서 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신상정보등록을 명령했다. ‘현직 시장이 강제 추행 후 금전적으로 보상하고 허위로 신고해 죄질이 좋지 않고, 사회적인 지위와 파장을 고려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은 상실된다. 하지만 서시장은 ‘억울한 부분도 없지 않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시 말하자면 시장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을 스스로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와 상관없이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인 서 시장을 즉각 출당 조치키로 했다. 17일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서장원 포천시장이 공인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 당원과 시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쳤다면서 즉각적으로 출당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시장의 사과문은 우리를 다시 한 번 씁쓸하게 한다. 집권여당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스스로 탈당’하겠다면서 시의회나 시민들의 사퇴 목소리엔 모른 채 귀를 꽉 막고
올해도 2월은 그렇게 왔다. 수줍은 얼굴로 와 말없이 눈알만 굴리다 가버리는 생뚱맞은 아이처럼. 해마다 그 2월이 오면 나는 늘 꽃집에 들러 프리지아를 샀다. 사무실 가득 프리지아 향기가 번지면 비로소 내 마음도 봄 맞을 준비가 되었던 것이다. 그 옛날 커다란 대문에 ‘입춘대길 건양다경’ 이라는 입춘첩이라도 붙인 듯 마음까지 따뜻해졌었다. 올해는 특별히 봄맞이 친구를 하나 더 집으로 데려왔다. 프리지아를 사러간 꽃집에서 막 몸단장을 끝낸 매혹적인 철쭉에 반해 그만 철쭉 한 그루도 함께 사왔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 아직은 추위에 약합니다.”라는 꽃집 주인의 말에 철쭉 화분을 햇볕이 잘 드는 거실 창밑에 놓아두고 애지중지 들여다보았다. 아직은 쌀쌀한 베란다로 내어놓기엔 불안하기도 하고 또 빨리 꽃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5일도 채 되지 않아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철쭉. 생글생글 웃으며 피고 있는 그 철쭉의 여린 분홍 꽃잎을 보고 있노라니 예쁘기도 하면서 문득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천천히 절기에 맞게 피어야 할 꽃을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웃자라게 하여 꽃을 피우고 잘 다듬어진 상
이제까지 대학의 이상은 교육, 연구, 봉사의 3대 기능을 추구하는 상아탑적 대학이었다. 그러나 21세기 대학관은 급격한 사회문화 변화와 기술변동에 따라 더 이상 상아탑적 대학관이 허용되지 않는다.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제는 완전히 지식정보화사회에 부응하는 교육산업적 관점에서의 대학관으로 변화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에는 지식이 곧 권력이고 교육혁신이 미래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하였다. 교육혁신은 생존의 문제다. 우리 교육은 이제 과감하게 입시위주의 선발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르치는 교수가 새로운 시대에 맞도록 변화되고 교육방법과 과정이 변화될 때 새로운 인재들이 배출될 것이다. 그 변화에 적응하는 대학이란 어떤 것일까? 첫째, 학생들이 자기안에서 무언가를 찾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을 공부하고 경험을 쌓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기 삶을 지탱하면서 성공적인 인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신조와 가치관이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일과 인생을 장악할 수 있다. 교수들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시오.&rs
정월 대보름의 절식 오곡밥은 글자 그대로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을 말한다. 그해 농사에 풍년 들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농사밥 이라고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약밥, 찰밥, 잡곡밥, 오곡잡밥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동국세시기’에는 오곡잡반(五穀雜飯)이라고 표기돼 있다 섞는 곡식의 종류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지역마다 차이도 있다. 그러나 주로 쌀, 조, 수수, 팥, 콩 등을 넣는다. 이외에 찹쌀 지장 보리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다섯 가지 곡식을 모두 넣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역마다 오곡밥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개인 이유다. 경상도와 전라도지역에서는 찰밥이나 잡곡밥이라는 이름을 많이 썼고, 경기·충청·강원도지역에서는 주로 오곡밥이라고 불렀다. 오곡 이외에 찹쌀, 팥, 밤, 대추, 곶감 등을 재료로 넣고 약밥이라 하여 대보름 별식으로 먹었다. 이 같은 사실을 유추해 볼 때 오곡밥에서 명명되는 오곡은 구체적인 다섯 가지 곡식이라기보다 모든 곡식 즉 추상적인 주곡을 말하는 오곡백과(五穀百果)의 개념이 더욱 크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곡물의 혼합 비율에 대해 조선시대 음식 백과사전 ‘정조지(鼎俎志)’에는 좁쌀·기장·멥쌀 각각 2되, 수
장미꽃 한 송이 /정라곤 비 개인 날 아침에 꽃 한 송이 보낸다 방울방울 이슬맺혀 있는 장미꽃 한 송이를, 그대 향하는 내 마음의 한낮은 아무래도 눈부시다 짧게 휘파람불며 꽃 한 송이 보낸다. 내 서재에는 장미꽃 한 송이 대신 조화로 담긴 장미가 놓여있다. 선물은 꽃처럼 아름다운게 없다. 졸업식 내지는 문학상 자리에 가면 꽃은 만발한다. 명절에 아버님께서 세배 돈을 6남매에게 꺼내주었다. 사랑하는 형제들끼리 혹여나 상처주는 말은 없는지 돌아보거라 하신다. 아버님께서 여든여섯이니 지난해 설과 마주하는 아버님 숨소리를 가쁘게 듣는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꽃을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아내에게 꽃을 준 적이 없다. 바쁘게 살다보니 대화를 필요로 하는 시간에 나는 책과 원고에 시달렸다. 인동초 실화소설을 작업하면서 아픔도 커갔다. 희로애락의 대소사를 만나지만 이를 다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때는 꽃을 보낸다. 기쁜일인 때에 축하로써 즐거움을 나누고, 슬프면 따뜻한 위로를 주는 한마디를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심전심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갖고 진솔하게 대화하는 일이 소중함을 알면서도 잘 안되는 일들이 다반사다. 친절한 가슴을 드러내어 보자. /박병두 소
2016년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이다. 2010년 9월 프랑스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에서 열린 세계 40개국 2만5천명이 참가한 섬유예술로는 세계 최고라는 유러피언패치워크 미팅에서 초대국가관인 한국관에 작품과 개막 패션쇼 참가 후 오랫동안 꿈꿔왔던 2016국제 보자기 포럼을 9월에 수원 행궁동에서 세계각국 작가, 교수, 언론인들이 한국 섬유예술에 대해 토론을 하고 국제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한국의 섬유문화를 표면화 시켜 포럼을 연다. 물위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눈부신 스위스 레만호를 거쳐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과 별의 배경이 된 프랑스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으로 가는 길은 9월 말인데도 벌써 늦가을의 정취가 차창 밖으로 흘러갔다. 파리에서 유레일로 4시간 걸리는 독일과 스위스와 국경을 같이한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은 한적한 시골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진입부터 축제를 알리는 플랜카드를 시작하여 카페와 숙소가 이미 만원이 되어 유럽 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꽉 차있으며 간혹 동양인으로는 일본과 한국인 몇사람만 보였다. 성당부터 시작된 12개의 국가 전시관과 150개의 유럽과 미국, 오스트리아 등 전시 부스는 각 나라의 작품은 물론 서적
불가항력이라는 죽음. 특히 예고된 임종을 앞둔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의 보살핌 속에 죽음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마음.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집에서 죽음을 맞는 환자는 10명 중 1명 정도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여기엔 가정 호스피스제도의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발견하고 확보해 주는 선진의료제도인 호스피스는 ‘가능한한 안락하고 충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돌보는 활동’ 또는 그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을 뜻한다.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중시하지만 환자의 죽음을 결코 의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락사와는 다르다. 다시 말해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고 고통을 덜어줌으로써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명칭은 라틴어 hospes(host와 guest의 합성어, 손님을 맞아 돌본다)에서 유래했다. 중세기엔 성지순례자들이 하룻밤을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요즘은 ‘완화의료’라는 용어와 함께 말기 환자의 육체적 통
아침의 시작 /강정 어젯밤엔 집으로 돌아가던 나의 그림자가 죽었다 문지방 앞에서 흘러내린 어둠엔 꽃 냄새 가득했다 달의 뒤편으로 추락하던 지구가 새로운 별을 임신했다 창가에 남아있던 냉기가 시간의 한 틈을 쪼개었다 문득 별이 터지니 죽은 내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웃었다 십년 전의 벚꽃들이 폭약처럼 터졌다 이제 나는 슬프지 않을 거야, 라고 노래 부르며 한 아이가 문밖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낡고 메마른 굴렁쇠가 수평선 바깥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강정 시집 ‘키스’ 시작 이전엔 죽음이나 어둠 혹은 추락, 가라앉음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러한 요건들을 바탕으로 새로움은 탄생한다. 하루의 마감은 언제나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반성과 후회와 만족과 교차하는 여러 감정을 통해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계획한다. ‘달의 뒤편으로 추락하던 지구가 새로운 별을 임신하고,’ ‘창가에 남아있던 냉기가 시간의 한 틈을 쪼개며 문득 별이 터지니 죽은 내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웃었다.’ 하는 시인만의 감각적인 표현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읽는다. ‘
전국에 산재(散在)한 문학관은 줄잡아 46곳이란다. 오산 홍사용, 안성 ‘박두진·조병화’ 문학관이 있고, 양평에 ‘황순원 문학관’이 있다. 수원은 ‘문학인의 집’이 생겼지만 그밖에 도시들은 예술회관이나 문화원에 만족하고 있다. 광명엔 최근에 기형도 문학관을 추진 중이다. 작가의 육필 원고를 전시하고 문인과 주민의 창작 공간이다. 각설하고, 수원시가 고은 문학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역문인들과 협의해 수원문학을 대표해서 박병두 회장이 건립의 부당성과 반대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도 했다. 문제의 광교산은 등산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길 아닌 길’이다. 난립한 여러 문인 단체들의 자화상처럼 보인다. 고은 시인은 ‘화살’에서 ‘온 몸으로 가서 돌아오지 말자,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고 노래했다. 독재에 항거하는 시가 어찌 보면 화살촉은 고향에 박혔는데, 화살대만 타 지역으로 돌아온 형국이 되었다. 필자는 지금 한 사람의 연고지와 독자성, 향토애, 뿌리, localism(지방색)에 말하고 있다. 영화 히말라야가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