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유난히도 많이 내리고 혹독한 추위가 엄습했던 겨울이 서서히 녹아나고 봄 기운이 완연해지는 시기와 더불어 만남이 활기차게 이뤄지는 계절이 왔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직장, 새로운 인연을 통해 헤어짐과 만남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대인관계가 중요해지는 21세기에 우리는 다른 이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홀로 독불장군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아니라 나와 너, 나와 대중, 나와 사회가 함께 어우러지는 시대가 초래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늘 나 아닌 다른 이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하루를 시작하고 또한 하루를 마무리 한다. 만남을 통해 상대방의 첫 이미지를 읽는데 보통 6초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촉각적인 요소로 짧은 순간에 이미지가 종합적으로 결정되어 머릿속에 각인된다. 시간이야 중요하진 않겠지만 그 짧은 시간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개인의 이미지가 각인되고, 결정된다. 순간적인 이미지가 좋게 인지되면 인연이 되어 만남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그 반대이면 인간관계의 형성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첫 인상이 중요한 것은 상대의 기억 속에 각인된 이미지를 통해 타인에게 자신이 개방되는 최초의 단
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아동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을 기억하시는지. 1981년부터 1987년까지 7년 동안 MBC에서 방영된 호랑이 선생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드라마 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83년 군에서 제대해 TV를 통해 처음 호랑이 선생님을 접한 필자는 당시 호랑이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건장한 체구의 연기자 조경환씨의 기억이 생생하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학생명부와 회초리를 꼭 챙겨 들고 교실에 나타나 학생들 이름을 부르던 선생님은 우리들의 전형적인 선생님이었다. 학생들이 잘못하면 강하게 꾸짖고 잘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의 선생님이다. 교사의 권위와 준엄함이 균형있게 배어나오면서도 때로는 선생님의 자상함에 참 느낌이 좋았던 드라마였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 30주년을 맞아 ‘호랑이 선생님’으로 열연했던 연기자 조경환과 아역배우였던 제자들이 함께 동창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근 30년 만에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었다고 하니 얼마나 뜻깊은 시간이었겠는가. 지금의 교단은 어떤가. 호랑이 선생님은 커녕 남자선생님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대부분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에 커다란 의미(意味)를 부여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감격하거나 노여워 할 때가 있다. 백화점 입구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늘씬하고 예쁜 처녀들을 볼 때 마다 흐뭇하고, 대견스럽고, 안쓰럽다. 하루 여덟 시간에 월급 백만 원 남짓, 그네들이 근무하는 장소는 호화판(豪華版) 매장과는 달리 겨울은 매우 춥고, 여름은 매우 더운 곳이다. 입 꼬리에 쥐가 날 정도로 상큼하게 웃어야 하는 대가가 명품(名品) 스카프 한 장에도 못 미친다. 그네들 이라고 돈에 욕심이 없을까. 그네들 이라고 손쉽게 돈을 버는 방법을 모를까? 거리에 나부끼는 전단지-월 몇 백만 원 보장(保障)-이런 전단지를 보지 못했을까? 관심이 없었을까? 쉽게 많은 돈을 벌지 않으려는 것 하나만으로 숭고(崇高) 하다. 청춘은 순수하기 때문에 대접받고 모두들 부러워한다. 안쓰러운 것은 과연 그 달콤한 유혹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러나 힘들고 짜증나는 고된 일마저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란다. 그네들도 모두 캠퍼스의 추억을 한 움큼 갖고 있다. 3월의 대학은 가장 활기찬 곳이다. 고등학교 3년간의 살벌한 경쟁을 거치고 겨우 찾은 자유를 맛보는 시절이다. 그러나 요
인터넷을 검색하다 ‘정치인과 개의 공통점’을 쓴 글을 봤다. ▲ 밥만 주면 아무나 주인이다. ▲ 주인도 못 알아보고 덤빌 때가 있다. ▲ 한 번 미치면 약도 없다. ▲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 남과 나눠먹을 줄을 전혀 모른다. ▲ 순종보다는 잡종이 많다. ▲ 어떻게 말해도 다 개소리다…. 그럴 듯한 유머에 웃음이 났다. 아직도 정치는 몇몇 정치인이 하는 것이고 정치는 지저분하고 더럽고 부패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를 개와 비교 될 만큼 한심한 정치인이 하는 것과 동일시 해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만드는 순간 정치는 주인을 몰라보는 개와 같아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들께 ‘그럼에도… 정치가 희망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얼마 전 우리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든 구제역 파동, 전세대란, 끝을 모르는 고유가, 고물가 등 당면한 사회·경제적 현안들은 우리의 일상을 숨 막히고 피폐하게 만든다. 나라 밖으로는 뉴질랜드와 일본 열도를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등 자연재해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는 등 너무 어렵고 힘든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개인의
“사고가 터질때만 관심을 가져 주네요” 최근 우편물 배달 중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인천의 한 집배원 죽음과 관련 집배원의 처우 개선에 목소리가 높다. 비록 이 사건이 과로에 따른 실족사가 아닌 빚독촉에 시달린 동료에 의한 계획적인 살해로 밝혔졌지만, 수사 과정에서 집배원의 과중한 업무와 일상이 다시 한 번 주목됐다. 지난해 집배원의 일상을 동행취재 했었다. 이들은 새벽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 하며 밥 먹을 시간은 물론 화장실 갈 시간 조차없이 하루종일 격무에 시달렸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1만8천600명의 집배원이 근무하며, 집배원 한명이 한달 평균 124시간 근무시간과 평균 1천300통 우편물 배달한다. 수원우체국의 경우, 110여명의 집배원이 하루 평균 12~14시간 근무하며, 1인당 하루평균 1천300여통, 바쁠 땐 2천여통 이상을 배달하며, 동수원우체국도 60여명의 집배원이 1인당 하루평균 1천300~2천여통을 배달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한 과로는 배달 중 각종 교통사고로 이어져 경인지역만 매년 10명 이상 중경상을 입는다. 이들의 급여는 정규직이 하루 6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해도…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서 통의동을 지나 통인동 창성동 사이를 거쳐, 자하문 세검정으로 넘어가는 도로 이름이 ‘추사로(秋史路)’다.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추사로를 따라가다 보면 차도 옆으로 작은 표석(標石)이 눈에 띈다. 1987년 서울시가 세운 이 표석엔 ‘골목 안 약 50m 지점 백송이 있는 창의궁 터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 선생이 태어난 집터’라고 돼있다. 백송은 바로 천연기념물 제4호인 통의동 백송(白松)이다. 백송은 충남 예산의 추사고택이 있는 용궁리(龍宮里)에도 있다. 추사가 24세 때 동지부사인 생부(金魯敬)를 따라 중국에 다녀오던 길에 가져와 고조부 김흥경(金興慶)의 묘 옆에 심었다고 전한다. 창의궁(彰義宮)은 영조가 왕이 되기 전에 살던 잠저(潛邸)다. 그리고 영조의 부마인 추사의 증조부 월성위(月城尉) 김한신(金漢藎)에게 줬다. 그곳이 추사의 서울 집으로 백부인 김노영(金魯永)에게 입양돼 월성위가의 가계를 잇게 된다. 지금의 추사고택이 있는 충남 예산군 용궁리는 영조가 월성위가에 내린 별사전(別賜田)이다. 이곳에 충청도 53개 고을(郡縣)에서 한 칸씩을 부담해 53칸의 집을 지었다. 통의동 표석대로라면 추사의 탄생지는
성남 분당을선거구 보궐선거는 지역구를 맡고 있던 임태희 국회의원이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치러지게 됐다. 선거일이 임박해 오지만 여야 모두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내홍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은 ‘천당 아래 분당’이라며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임을 강조하면서도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판을 갈아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전운을 불사르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여러 선거구 가운데 분당을이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여야 모두 정치 거물들을 저울질하며 한판승부를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로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지는데다 구제역과 전·월세대란 등 굵직한 민생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기싸움이 극에 달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부터 이틀간 경기 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과 강원지사 보선 출마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곧바로 공천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공천심사위를 꾸리지 않는 대신 경선관리위를 통해 강원지사 보선의 경우 권역별 순회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는 등 선
“내가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어디다 하소연 할때도 없고 답답해서 전화를 했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강제로 살처분 당한 것도 잠이 안 올 지경인데 염소는 돼지나 한우처럼 보상단가가 책정된 것 같지도 않고 평생을 염소와 같이 살아온 터라 새끼염소라도 입식을 해야 할 텐데 농장소독도 안 되고 있고, 새끼 가진 어미염소도 살처분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이 파악은 하고 갔으나 이렇다 저렇다 소식도 없고, 뭔놈의 절차는 그렇게 복잡한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팔순에 코 앞인 촌로의 한탄이다. 일찍이 어르신께서는 경기 5악으로 꼽히는 감악산 자락에 봄에는 소쩍새, 뻐꾸기, 그리고 여름이면 푸르름이 짙어가는 청정 무공해 지역에서 염소와 닭을 인공사료를 주지 않는 자연식 염소농장을 가꿨다. 또 청정 야채를 재배하고 우리 콩으로 농원에서 직접 담근 된장과 간장을 맛볼 수 있는 테마가 있는 체험 농장을 운영해 도시민들에게 고향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하는 앞서가는 농업인이었다. 나도 이러한 모범 영농사례를 경험하고 의정활동을 통해 도내에 널리 알리고자 지난해 여름 1박 2일간 이들 노부부의 농장을 방문해 농장 체험과 함께 그분들이 사는 생활상도 들어봤다. 그
역사란 인간 사회가 거쳐온 변천의 모습, 또는 그 기록이다. 역사가 바뀐다는 것은 흔히 정권이 바뀌거나 통치자가 바뀌는 것을 말하며, 역사는 전쟁과 혁명, 그리고 쿠데타나 정변이 일어날 때마다 요동쳐왔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이승만 정권에서 박정희정권,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정권, 이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으로 변천돼 왔다. 독재정권이 되었든 민주정권이 되었든 또는 성공했든 실패했든 어쨌든 이 모든 정권은 우리 시대가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변천의 모습으로서 역사란 이름으로 기록돼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전쟁이나 혁명, 그리고 정변에 의하지 않고 역사를 바꿨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일들이 수차례 있었다. 그것은 이념과 정체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때로는 도저히 같이 있을 수도 없는 사람들이 합당하고, 연합하거나, 후보단일화란 미명으로 2등과 3등이 야합해 하루아침에 1등을 꺼꾸러뜨리고 정권을 잡았던 일들이 있다. 바로 3당합당에 의한 김영삼 정권의 탄생, 그리고 DJP연합에 의한 김대중 정권의 탄생, 이와는 반대로 노무현과 정몽준의 후보단일화와 선거 하루 전 결별로 인한 역풍으로
어제 내린 봄비에 뜰 안은 봄기운이 가득하다. 겨우내 말랐던 나무 가지가 다시는 살아 날 것 같지 않고 얼어붙은 대지는 마치 소망을 잃어버린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새 봄은 잿빛나무 가지마다 싹을 틔우고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기지개를 하는 들판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다. 아침부터 집안을 청소하던 아내가 책상 서랍에 수북이 쌓인 영수증을 차곡차곡 정리 하다가 곱게 접은 편지 한통을 발견했다. 지난해 가을 수능 시험을 며칠 앞두고 현정이가 아빠의 생신을 축하한다고 내게 쓴 편지였다. 현정이는 고3 시절 대학 시험 때문에 너무 바쁘고 마음이 조급해 생신날 잘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면서 좋은 아빠가 항상 곁에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 드렸지만 남은 기간 열심히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편지지 끝에 예쁘게 그려 놓은 여러 개의 하트와 현정이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노래하는 모습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편지를 읽으면서 현정이가 그동안 대학 시험 때문에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 아팠다. 성격이 명랑한 현정이는 수능시험을 보던 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