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은 북한산성과 함께 수도 한양을 지키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산성이다. 신라 문무왕 13년(673)에 한산주에 주장성(일명 일장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학자들은 이를 현재의 남한산성으로 보고 있다. 조선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일장산성이라 기록돼 있다. 남한산성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웅장하고 튼튼한 성곽인데도 국민들에게 슬픔과 통한의 성(城)으로 기억된다. 병자호란 때 왕이 이곳으로 피신했는데, 강화가 함락되고 양식이 부족하게 되자 인조가 성문을 열고 삼전도에서 치욕적인 항복을 했기 때문이다. 김훈이 쓴 동명의 소설로도 더욱 유명해진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우선추진 대상으로 선정됐다. 문화재청 세계유산위원회가 8일 국내 세계유산 잠정목록 및 예비대상 13개 가운데 우선추진 대상을 선정한 결과 남한산성을 선정한 것이다. 그동안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남사모)’과 성내 주민들의 노력이 지대했다. 또 지자체에서도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행궁 복원사업을 하고 광주, 성남, 하남 등 관리체계를 도로 일원화하는 등 2008년부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역술가들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관상을 두고 ‘살쾡이 상’이니, ‘시라소니 상’이라고 했다. 살쾡이는 야행성이며 술수가 뛰어나다. 무리지어 사는 것을 싫어하고 항상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홀로 활보한다. 이웃이 없고 주변 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라소니는 호랑이보다 작아도 더 빠르고 날카롭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간다. 불의에 굽히지 않고 고독하게 걸어간다. 이처럼 동물학적인 면에서 본 관상은 약하지만 이마의 굵은 주름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주자들 가운데 역술가들이 가장 좋다고 꼽은 후보가 손학규 민주당대표다. ‘봉황의 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나라당 탈당한 뒤 범 민주세력을 규합하여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면서도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패하며 본선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손 대표처럼 ‘봉황의 상’으로 분류되는 후보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와 정세균 전 민주당대표가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황새 상’에 속한다고 한다. ‘황새 상’은 전체적으로 청빈하며 깔끔한 성질을 품고 있는 관상이다. 이러한 황새 형은 인격이 높아 중용의 처신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그의 툭…
신정 설은 영 심심하고 뭔가 빠진 듯 하고, 아직 새해로 접어든 것이 익숙하지 않아 적응하려 애쓰다 보면 곧 설날이 된다. 이번 설날은 입춘과 하루 차이를 보이며 본격적인 한해가 시작됐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들며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된다.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년 동안 대길(大吉)·다경(多慶)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들이 예전에는 있었으나 현재는 대문에 글씨를 붙이는 정도로 축소됐다. 절기가 만들어진 것은 농경사회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 사용됐으나 현대에 와서는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그러나 한해가 시작되는 설과 봄의 시작인 입춘을 통해 이전에 살아 왔던 방식을 생각해 보고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롭게 일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혹은 도전의 용기를 낼 수 있는 마음을 갖어 보기도 하고, 새로운 꿈도 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설명절과 입춘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준다. 봄은 시작과 풍요, 부활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계절의 시작이며, 한해의 시작이고, 또한 모든 만물(萬物)이 생명의 근원을 다시 얻어 소생(蘇生)하는 계절
선거가 끝나고 논공행상으로 관직을 나누는 행위는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러나 거기에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따른다. 그자리에 합당한 인사가 배치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에 용인시가 용인지방공사 비상임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용인시 자치 행정의 미숙함과 허술함은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본보는 용인지방공사 비상임이사 4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야기된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기사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자격없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고도 아무 문제 없다고 판단하는 관련 공무원들의 답변을 읽고 있노라면 용인시 일부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는 역겨움마져 느끼게 한다. 용인시가 단행한 비상임이사 선임에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지방공사 운영조례 제11조 항목을 보면 비상임이사에 당연직으로 시의 예산업무 담당 실·국장, 건설·도시업무 담당 실·국장과 세무 및 회계분야의 전문가와 법률가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4명의 비상임이사에는 이를 만족시킬만한 사람이 없다. 비상임이사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정당 대변인출신에 지방공사의 업무와 직접 관련되는 하는 민간 건설업자 등이다. 용인시민들은
구제역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국가적 대재앙’이다. 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주최로 열린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관련 토론회에서 중앙위원회 의장인 최병국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작년 11월 발생 구제역 때문에 두 달 만에 310만 마리 가축이 살처분, 매몰됐고, 보상비 방역비 피해액이 3조 원 웃돌고...방역에 동원된 공무원이 쓰러지거나 아까운 목숨을 잃는 비극도 나타나고 있다... 정말 대재앙이다”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물론 ‘집권 여당으로서 그동안 뭐하다가 이제 와서 이런 한탄이나 하고 있나’하는 얄미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관련 토론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신현관 축산정책과장은 구제역 및 AI피해에 대한 대책으로 축산업 허가제 도입, 방역 기준 및 악성가축질병 발생 국가 방문시 신고 의무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농수산식품부에 각종 검역원을 통합해 검역검사본부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제야...참 한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비판만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예방 백신 접종 뒤에도 구제역 발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름값 때문에 주유소 가기가 무섭습니다. 하루 종일 2~3명 손님 태우고 장거리를 뛰어도 기름 한 번 넣으면 남는 게 없을 정도니...” 얼마 전 설 연휴에 만난 어느 택시기사의 하소연이다. 명절이 즐거워야 할 택시기사의 얼굴에는 온갖 근심과 걱정만이 가득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고유가 때문이다. 최근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기름값 때문에 10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엄동설한인 날씨에도 자가용 승용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민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야 ‘저탄소 녹생성장’ 이라는 국가 모토을 위해 나쁠 것이 없지만, 문제는 다른 물가와 비교할 때 시도 때도 없이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좋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 원유가격 하락에도 국내 유가의 인상 행진이 이상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정도이고 보면, 국내 유가의 고공행진은 문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지난 2009년 말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정도로 담합에 의한 폭리를 취했던 LPG의 경우 올 들어 크게 인상돼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택시업계는 원가 상승에 따른 경영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학계 등 일부 전문가…
민노당소속 이숙정 성남시의회 의원이 판교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난동을 부린 사건은 다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알려진 일이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까지 나서서 사과를 했지만 국민적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왜 이 의원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일까. 그가 보수정당이 아니고 진보정당의 의원이기 때문일까. 민노당 등 진보정당을 의회에 보내준 유권자들의 속깊은 뜻은 아마 이렇지 않을까. 그나마 진보정당은 보수의 정당 사람들만큼 건설적이거나 경제적이지는 못하지만 그들보다는 구태를 벗어나 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판타지에서 일게다. 그러나 이 의원의 행태는 이러한 기대를 한꺼번에 빗나가게 만들었다. 인터넷 매체를 통해 내놓는 이 의원의 변명을 들어보면 그가 성남시민을 대표해 의사당에 들어가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 이 의원은 “시의회에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원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등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 지방의원들의 추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 경기도의회 상임위원장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국장기간인 지난 2009년 10월, 만취상태에서 지역 내 한 호프집에서
단체장들이 때만 되면 힘주어 발표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민선5기 4년동안 모두 6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경기도의 일자리 창출 목표치 달성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해제하지 않는한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는 전국을 고르게 균형발전시키겠다는 취지에서 법적으로 마련된 것이어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법규정의 개정 등 선별조건이 까다로워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지난 4년 동안 민선 4기를 이끌어온 김문수 지사는 민선 4기 일자리 창출 목표치가 당초 수도권 규제완화를 전제로 설정됐으나 규제완화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민선 4기 일자리 창출 실적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실토한 바 있다. 도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창업 및 시설확충 자금 지원과 외국인투자기업 유치, 공공기관 및 국내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기일자리센터 운영 활성화와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일자리가 단순…
마을 이름은 오랜 세월동안 전승돼 온 무형문화유산이다. 이들 지명은 해당 산천의 형세 때문에 지어진 경우가 있고 그 지역의 위인, 또는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생기기도 했다. 따라서 지명과 함께 마을마다 오래된 전설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를테면 ‘말무덤’ 같은 지명은 날개 달린 말이 죽어서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은 삼국시대나 삼한시대 전투에서 죽은 군사나 민간인들의 합동묘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마을이름 가운데는 다소 민망하거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지명도 많다. 이는 동서양이 같다. 유럽 오스트리아에는 ‘푸킹fucking’, 프랑스에는 ‘콘돔(condom)’이란 지명이 있다고 들었다. 국내에도 용인시의 유방마을, 전북 순창군 대가리 등 민망스런 지명이 있으며 목소리, 고사리, 고도리, 망치마을, 우동마을, 소주마을, 주정마을, 국수리 등 재미있는 이름도 많다. 그럼에도 지명을 변경하지 않는 것은 선인(先人)들의 역사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원 광교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등 새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 내 마을 이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본보(7일자 1면)에 따르면 입주 예정자들이 지자체가 선정한 마을 명칭을 재
30년 전쯤 일이다. 도시근교의 한 농촌마을에 새로 이사를 온 사람이 전입신고를 위해 이장을 찾아왔다.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전입신고서를 작성하던 이장이 물었다. “예. 궉 아무갭니다.” “곽씨요?” “아니 궉갑니다.” “예끼 여보슈. 궉가라니. 그런 성이 어딨단 말이요.” 그러자 답답하다는 듯 “청주 궉가라고. 정말 맞다니까요.” 하면서 자신의 내력을 설명하던 기억이 난다. 이 궉(?)씨가 유명세(?)를 탄 건 ‘인라인의 요정’이라 불리는 궉채이(24)에 의해서다. 안양 동안고를 나온 그녀도 학창시절 특이한 성 때문에 놀림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상장에 ‘곽’이나 ‘권’으로 성이 바뀌어 나온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궉 씨는 2000년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선산, 순창, 청주 세 본관에 74가구 248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궉 씨는 조선후기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순창에 궉 씨가 있는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고 오랑캐 성씨(胡姓)라고도 한다”고 나와 있으며 이덕무의 ‘양엽기’에도 “선산에 궉씨촌이 있는데 선비가 많다”고 기록돼 있을 만큼 제법 오래된 성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귀화인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