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끼리 모이면 군대 생활을 아무리 허풍을 쳐서 떠들어도 뻔한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듣는 척 해준다. 희망에 허풍을 포장하기 때문이다. 집에 금송아지 있다는 것은 비교적 애교 있는 허풍이고, 입대전 근무지가 동리 이발관이 호텔 이발부로, 변두리 자장면집이 호텔중식당으로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 그르려니 웃고 넘기는데….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남자들의 수다인 ‘군대 이야기’이다. 월남 스키부대(?)에서 베트콩 잡던 일, 탱크를 빨리 몰다 과속 딱지 끊긴일…, 황당한 예가 한둘이 아니다. 어찌됐던 힘들었던 군대생활이 재미있고 그리운 이유는 공평(公平)함에 있다. 부자이던 많이 배운 사람이던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침상(寢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억울함이란 도저히 있을 수 없다. 환경의 공평함이 도외시 됐다면, 이처럼 과거가 그리울 수 있을까? 그러나 외적(外的) 억울함보다, 등 뒤에서 꽂히는 비수내적(內的) 억울함이란, 감당하기 힘든 법이다. 일본 속담에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을 쓰면 반드시 낭패를 보는 사람 있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행위를 남에게 들키지 않게, 남의 약점을 그럴듯한 포장을 해서 밀고(密告) 하는 것. 투서(投書)
송년회는 한해를 보내며 속해 있는 모임이나 직장, 친인척들이 모여 그 해를 돌아보며 서로 격려하거나 반성하고 새해에는 더욱 보람찬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덕담과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사다. 예전에는 ‘망년회’라고 해서 그해의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모였으나 요즘은 대부분 송년회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제 몸을 이기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12월 내내 이어지는 술자리로 인해 몸도 파김치가 되거니와 송년회에 이어 2차, 3차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여기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직장인들은 당연히 송년회를 앞두고 음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얼마 전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송년회 모임으로 ‘술을 지양하는 조촐한 모임’이 35.6%로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송년회에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식 송년회 대신 불우이웃에게 봉사를 하거나 성금을 전달하는가 하면 공연장을 찾아 연극이나 영화,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영통구 공직자 전원은 지난 최근 송년 파티 대신 관내 전체 경로당과 홀로 사는 노인을…
민주당이 다수당인 경기도의회는 내년 예산확정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생우선’이라는 양당의 공통적 가치에도 당운을 건 양당의 대결은 예산파국을 걱정하는 지경으로까지 치달았었다. 결국 정치권 일부가 야합이라는 비난을 하는 가운데 여야간 ‘빅딜’을 통해 민주당은 이름이 친환경급식으로 바뀌기는 했으나 최대 현안이던 무상급식예산을 얻어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안정적 도정수행을 위한 집행부의 각종 정책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민생우선이라는 양당의 가치가 헛구호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도의원 개인의 편의 혹은 수혜예산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구렁이 담넘어 가듯 챙긴 의원용 ‘공짜 스마트폰’ 예산이다. 1억원 정도에 불과한 예산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양당이 당리당략에 따른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의원들이 자기 주머니 챙기기에는 여야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현재 도의원들이 무선 인터넷 요금으로 매월 1인당 1만~1만2천원씩 지원받아 비용 부담없이 정보검색이 가능함에도 추가로 스마트폰 예산을 챙기는 것은 이중예산이라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 홈폐이지와 각종 포탈사이트에
연평도엘 갔다. 시절이 하수상하다고는 하나 어쩌겠는가, 천안함 폭침에 이어 북한의 무차별 포격으로 또다시 충격에 빠진 서해 5도다. 갑작스럽게 연평도행을 결심하고 난 그 날, 사격훈련을 재개한다는 발표가 났다. 그러자 ‘팩트’를 확인하려는 신문, 방송, 통신기자들로 뱃길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눈발이 흩날리고 파도가 친다. 오전 10시에 출항한 배가 연평도 당섬 선착장에 시간은 예상보다 늦은 오후 1시경. 바닷바람에 섞여 더욱 거세진 눈보라 때문인지, 비장감마저 감돈다. 이내 날씨가 평온을 되찾자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가까스로 민박을 정하고 난 뒤 포격의 현장을 둘러본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포염에 그을린 소주병을 들어 보이며 “어,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했다던 구멍가게,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불에 탄 보온병을 들고 탄피라고 했다 해서 구설수에 오른 골목길, 포탄소리에 놀라 황급히 대피소로 달려가는 모습이 생생한 연평면사무소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모습은 그날의 충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주택가에 그렇게 포탄이 떨어졌는데도 주민들의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다. 포격이 있던 시각, 대부분의 주민들이 생업인 바닷일을 나가 집을…
무상급식의 원조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다. 지난해 주민 직선으로 당선된 김 교육감은 당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들고 나왔다. 그 위력을 피부로 느낀 민주당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채택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한나라당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반대 했지만 그 표의 위력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무상급식은 대세론을 타는 것 같다. 무상급식을 능가하는 파괴력 있는 그 어떠한 정책공약을 발굴하지 않고서는 ‘필패’일 수 밖에 없다는 위기론이 한나라당을 엄습해 오는 듯하다. 기회 있을 때마다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강력히 반대해 왔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정치가도에도 큰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본보의 지적대로 경기도는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슬그머니 친환경 학교급식예산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이 주장해온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해주는 대신 김 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행사성 예산과 맞바꿔치기 하는 ‘빅딜 예산’이 현실로 드러났다. 김 지사는 도의회와 협상을 벌여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58억원에서 400억으로 대폭 늘려줬다. 대신
최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크게 증진됐고 남녀 성차별 또한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는 여성들에게 관대하지 못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아직도 “여자가 뭘...”, “그러니까 여자지...” 등 노골적인 남녀차별이 존재한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발간한 시군동향분석 제6호 ‘정치와 사회활동편’에도 이런 여성을 보는 사회적인 인식이 드러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도내 시·군의회의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현재 도내 기초의원 417명중 여성의원 113명으로 27.1%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높아진 비율이지만 아직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특히 군포시는 9명중 1명, 의왕시, 여주군, 양평군, 양주시, 가평군, 연천군 등은 7명중 1명에 불과했다.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하위직은 여성공무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6급 이상 공무원은 아직도 남성위주로 구성돼 있다. 여주군의 경우 여성이 고작 8.6%였으며, 그 다음으로 9.4%의 오산시, 10.8%의 양평군이었다. 그나마 6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용인시였는데 26.5%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
이천과 여주를 지역구로 둔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이 일본에 약탈당한 이천오층석탑 반환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6·25전쟁 때 유실될 수 있었는데 일본이 잘 보관해 줘 고맙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천오층석탑 환수를 위한 2차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만약 이천오층석탑이 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면 6·25전쟁 때 유실될 수도 있었다. 일본이 이를 잘 보관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심포지엄에서 일본의 문화제 약탈 행위를 강하게 비판을 한 후 오층석탑을 환수받기 위한 ‘립서비스’일 뿐”이라며 해명하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이 공론화 되자 이천여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민주노동당 이천지역위원회 등 지역 8개 정당과 시민 단체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이천오층석탑과 관련한 망언을 한 이 의원은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해 노력해 온 많은 단체와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직껏 사과는 커녕 이 의원 측은 “일본의 약탈을 정당화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이천오층석탑 환수 분위기가 무르익어 ‘립서비스’ 차원에서 했던 말일 뿐
최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지금부터라도 일본과 다른 길로 가지 않으면 한국도 침체기로 접어드는 일만 남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발목이 잡히고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긴 터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 10년 후 고스란히 한국의 모습이 될지 모른다고도 한다. 그렇지만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가 끝난 뒤 일본의 유력 언론들은 ‘한국의 과감함과 스피드에 일본의 누구도 대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왜 우리는 한국처럼 못하는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G20 정상회의 유치를 먼저 추진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2008년 제1차 워싱턴 회의 직후부터 당시 아소 다로(麻生太郞)총리는 제3차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고 싶다며 한국의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중의원 선거 등 국내 정치상황이 꼬이면서 G20 개최를 포기했고, 그 기회를 우리나라가 어부지리로 얻어냈다. 현재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1836~1867)다. 에도 막부시대 말기, 당대의 손꼽히는 검객이자 서양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선구자였으며 무엇보다도
작금의 시대를 일컬어 말의 홍수시대라고 말한다. 각종 가스와 매연으로 환경이 오염되고 공해가 생기는 것보다 무책임한 말, 언어의 남발로 인해 세상은 질식할 만큼 오염돼 있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 집단이나 사회, 넓게는 한 국가에 있어서 정신적 신뢰성의 부재현상은 곧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의 혼란을 통해 드러난다. 이것은 굳이 학문적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익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말은 많은데 진실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고, 웅변은 화려한데 설득력이 없고, 토론은 많은데 시원한 해답이 없고, 약속은 많은데 끝내 신뢰성을 찾기 힘든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오늘날 사회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진심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 대화의 장은 마련돼 있어도 서로의 깊은 의식 속에 숨겨놓은 이기적인 욕심의 벽을 허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라 하겠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숨겨진 이기적인 이해타산 집단과 집단 간의 상충된 이해로 인한 갈등의 벽이 끝내 사라지지 않는 한 화려한 웅변도 기지에 찬 설득도 정의로운 부르짖음도 허공을 향한 메아리에 불과해서 서로의 가슴에 응어리진
본보는 지난 12월 2일자 사설을 통해 구제역의 확산방지를 위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안타깝게도 경기도도 뚫렸다. 경기도 양주시 남면 상수리와 연천군 백학면 노곡2리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당국의 방역망을 뚫고 200㎞나 떨어진 경기북부 지역에서 발견되면서 또 다시 전국적으로 구제역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경기 북부는 올 초에도 포천과 연천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홍역을 치른바 있는 곳이어서 주민들의 근심이 더욱 크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날 구제역 발병 농장 주변에서 긴급 비상 방역을 벌이는 한편 발병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내에 있는 농장 23곳의 소, 돼지, 사슴, 염소 등 우제류 가축 1만8천390마리를 예방차원에서 매몰처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울러 또 위험지역 반경 500m~3㎞내에 있는 농장 189곳의 우제류 가축 7만992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 범위에 포함할 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구제역이 경북을 넘어 경기도까지 확산됐다는 것은 사실상 전국의 축산 농가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얘기다. 더욱 신경을 쓰게 하는 것은 경기북부의 구제역 발생이 경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