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을 푸는 곳. 번뇌가 사라지는 곳. 사찰에 딸린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불렀다. 해우소는 일반 화장실과는 달리 사용상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낙서하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하며, 힘 쓰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외우고자 하는 게송이 있다면 외운다. 넷째, 용변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다. 다섯째, 손을 씻기 전에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남도에 있는 선암사 해우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해우소로 알려져 있다. 선암사가 창건된지 1천500여년 된 것으로 추측되고 해우소가 그때 지어졌다고 가정한다면 그 해우소의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해우소 앞에 ‘뒤ㅅ간’이라고 표기된 표지판이 붙어 있는 걸로 봐도 그 역사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암사 성보박물관에는 ‘1597년 선조 30년에 화재가 났는데 그때 뒷간이 남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선암사 해우소의 특징은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냄새가 안 난다는 것이다.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변기모양 사택 ‘해우재’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한국에서 가장 큰 화장실 조형물로 인증 받았다. 수원시
특별한 인연이 없지만. 어떤 연유(緣由)에서인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제 각기 동경(憧憬)하는 나라가 한 두 곳 있기 마련이다. 산타크로스, 사우나, 노키아, 시벨리우스-핀란드 등. 내 딴에는 많이도 다녔지만, 정작 핀란드와는 아직 인연이 없다. 그러나 언젠가 가보겠지 하는 생각에, 사소한 것조차 기억에 담아두는데…, 요즘 각 분야에서 핀란드 따라 하기가 열풍(熱風)처럼 번지고 있다. 신문에도 방송에도 핀란드…, 핀란드…. 주위 강대국(强大國)에게 끓임 없이 시달림을 당하면서도 끈질기게 정체성(正體性)을 지켜서 끝내는 독립(獨立)하고야마는 우리네와 닮은 점이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저 앞에 멀리 앞서가는, 배우고 본받아야 할 선진국(先進國)이다. 우리 속담에 하는 짓이 마음에 드는 며느리는 못난 발뒤꿈치 마져 달걀처럼 예뻐 보인다고, 핀란드 이야기만 나오면 그져 흐뭇했다. 그러나 이런 단어를 들어 보셨는지? Finlandization(핀란드化). 알아서 기는 자세를 뜻한다. 좀 어려운 말로하면 자기검열(自己檢閱:검열을 자기가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눈치꾸러기란 말로도 풀이 될 수 있다. 사연은 몇 번 소박맞은 과부 얘기보다 더 서럽다. 핀란드는…
본보는 그동안 수 차례 본 사설란을 통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인한 골목상권의 붕괴와 그로 인한 서민경제의 파탄을 우려해왔다. 그런데 지난 1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업형슈퍼마켓 규제법안 가운데 하나인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통과시켰다. 영세·중소상인들을 위해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에 유통법이 통과됨으로써 전통시장 또는 전통상점가 반경 500m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설정하고, 이 구역에 3천㎡ 이상의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 및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신규 입점을 제한할 수 있다. 이 법이 통과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통산업보존구역에 신규로 입점을 추진하는 기업형슈퍼마켓에 대해 등록을 제한할 수 있게 됐다. 또 지역생산물 판매 등 입점조건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SSM 규제법은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유통산업발전법 통과에 이어 중기청도 SSM사업조정 시행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개정된 법조항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들의 편법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 법안이 SSM 진출 규제의 근본적인 해
대한민국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사회 곳곳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허술한 사회의 이면이 존재한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화재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특단의 대책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매나 중풍 환자가 기거하던 여성전용 요양원에서 불이 나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12일 새벽 경북 포항의 인덕노인요양센터에서 전기 합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나 70~80대 할머니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불은 전체 2층 건물 가운데 1층 사무실만을 태우고 30분 만에 비교적 쉽게 진화됐으나 사상자 대부분이 거동 불편한 중증 환자라서 잠자던 중에 미처 대피하지 못해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하고 답답한 심정은 유가족 뿐이 아닐 것이다. 이 요양원은 자동 화재탐지기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하는 연면적 600㎡보다 규모가 작아 화재경보기나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 대응 장비도 없었다. 소방서가 1년전 특별 점검을 했지만 이상이 없었고, 포항시도 매년 2회 정기적인 지도점검을 했지만, 그동안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이런 참사가 난 것이다. 지도감독기관의 부실 행정…
흔히 ‘묵자(墨子)’하면 ‘겸애(兼愛,평등한 사랑)설’정도로만 이해한다. 그러나 ‘공묵(孔墨)’이란 말이 있듯이 유가(儒家)의 정통이었던 당의 한유(韓愈)는 공자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묵자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쪽 벽만 보고는 그 골짜기를 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순자(荀子)는 묵자를 ‘노동자의 도’라고 말했다. 묵자야 말로 2천500년 전 인류 최초로 반전 평화운동과 문화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한 진보주의 사상가이며 노동자의 원조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보수를 알려면 공자를 읽어야 하고 진보를 알려면 묵자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묵자에 대해 그가 동이족이 세운 고죽국(孤竹國) 사람이라는 설이 있다. ‘당서(唐書)’에는 고죽국이 고려의 뿌리라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묵자는 목공과 수공업자로 일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은 대부분 사회의 하층 민중이었다. 묵자는 그들을 모아 기율이 엄격한 단체를 조직했으며 각 제후국을 떠돌며 유세를 했다. ‘회남자淮南子’에는 “공자와 묵자의 명성은 영토가 없었지만 천자의 지위를 누렸고 천하를 두루 유묵(儒墨)에 기울게 했으며, 묵자를 따르는 무리
6·2 지방선거일을 불과 10여일 남겨놓은 지난 5월 21일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날 화성 용주사를 찾은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나란히 눈을 감은채 합장하는 사진이 언론에 실렸다. 이 사진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두 후보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두 후보는 1년여동안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 직을 걸고 사사건건 대립해온 터였으니 그랬다. 선거가 끝나자 마자 두 후보는 또 만났다.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4일 오산천변에서 열린 환경의 날 기념행사에서 당선자 신분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오산천에 치어를 방류하는 모습이 언론에 실렸다. 10여일 전 용주사에 만나 껄끄럽게 서로 합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모두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불과 한달도 가지 못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가 개원하고 첫번째 빼어든 칼은 김문수 지사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검증이었다. 즉, GTX 검증특위를 구성해 처음부터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었다. GTX 사업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인정받고 상당한 진척을 보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청소년 유해매체물인 성인업소 광고 명함을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아이들이 이 유해광고물을 한 묶음씩 모아 가지고 다니며 딱지놀이를 한다는 것이다. 전라나 다름없는 여성이 자극적인 몸짓과 표정으로 남성을 유혹하고 있는 전단은 어른들이 봐도 낯 뜨겁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전단들이 전국 모든 곳의 유흥가는 물론 주택가까지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길바닥과 전화부스, 자동차 등 눈에 띄는 곳마다 온통 유해업소 광고전단지와 명함, 대리운전 전단지 홍수를 이룬다. 이 때문에 거리미관도 지저분해져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들이 매일 새벽 큰 곤욕을 겪고 있다. 유해업소 광고전단지는 환경미화원들에게도 골칫거리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을 둔 부모들의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4년도에 남녀간의 만남 및 불건전한 교제를 매개하는 서비스업인 폰팅, 전화방, 화상대화방 등에 대한 광고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고시해 공공장소에서의 광고선전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불법 광고물들은 아직도 여전히 주변에 넘쳐난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기습적으로 늘어난 키스방, 유리방 등 신종유해업소 광고물까지도 합세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려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아시아권에서 처음 열린 이번 G20 서울회의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무엇보다 이번 G20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을 성큼 넘어섰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가 G20 의장국으로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위상을 새롭게 다진 점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이번 G20 서울회의에는 각국 정상(頂上)들 뿐 아니라 비즈니스 리더들이 대거 몰려왔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34개국 120여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세계 경제를 책임지는 100명이 넘는 거물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예는 거의 없었다. G20 정상회의에서 CEO들만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 것 역시 이번 서울회의가 처음이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을 모두 합치면 4조 달러(약 4천400조)로 한국 GDP(국민총생산)의 4.8배에 달한다.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을 서울로 불러올 수 있었던 힘은 달라진 한국의 위상 때문이라는 점 외에는 달리 설명할
19세기 서양이 발달한 과학문물을 앞세워 동양으로 진출하자, 한중일 3국은 각자 ‘동도서기(東道西器)’, ‘중체서용(中體西用)’, ‘화혼양재(和魂洋才)’론으로 맞선다. 즉 자신들이 서양보다 앞선다고 생각하는 도덕과 사상을 바탕으로 과학기술만 받아들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개화에 성공해 제일 먼저 근대화를 이룬 나라는 일본이었다. 1천엔부터 1만엔까지 4종인 일본 지폐에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시절에 활동한 작가와 학자의 초상이 고루 들어있다. 그중에서도 최고액권인 1만엔권에는 일본 근대화의 선각자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의 초상이 들어 있다. 후쿠자와는 1860년 미국을 최초로 방문했던 일본 사절단에 합류해 샌프란시스코를 찾았고, 1861년에는 막부(幕府)의 유럽 사절단 일원으로 약 1년에 걸쳐 미국과 유럽을 순방했다. 이런 경험으로 일찍이 유럽과 미국의 학문 및 서구사상에 눈을 뜬 그는 활발한 언론 및 저술활동으로 당대의 여론과 국가의 나아갈 바를 결정한 탁월한 경세가(經世家)였다. 후쿠자와는 1885년 3월 16일 자신이 창간한 시사신보(時事新報)에 실은 ‘파괴는 건축의 시작이다’라는 글에서 ‘탈아론(脫亞論)’을 주장했다. 서양만이 문
도시재생사업은 지역 주민들에게 좀 더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데 그 기본 목적이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쇠퇴하고 있는 대도시와 지방중소도시들을 대상으로 해 도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해 선진화된 주거환경 속에서 안정된 주거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모든 국민이 최적의 주거환경에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할 책무이며, 공정사회의 기틀을 다지는 기본적인 업무이다. 그러나 현재 도시재생사업의 공익적 성격이 부족해,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점이 많다. 그동안 정부는 도시정비사업을 주택공급의 측면에서만 접근해 정작 사업지구의 주인인 주민들이 개발 후에 다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했다. 이제라도 도시정비사업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공부문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침체된 사업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 민간부문의 시장논리에 의존해 왔던 기존의 사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개선, 침체돼 있던 도시정비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본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에 도시·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개선사업의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