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시인 정현종은 단 두 줄의 시구로 ‘섬’을 노래했다. 때로 고독은 인간이 짊어져야 할 숙명과도 같은 것인지 모른다. 한 번쯤 다다르고 싶은 절대고독(絶對孤獨)이랄까. 우리에게 섬은 언제나 훌쩍 떠나고 싶은 관념의 대상이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장 그르니에의 ‘섬’은 매혹적이다. 제자인 알베르 카뮈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극찬했다. “알제에서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스무 살이었다. 내가 그 책에서 받은 충격, 그 책이 내게, 그리고 나의 많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오직 지드의 ‘지상(地上)의 양식(糧食)’이 한 세대에 끼친 충격 이외에는 비견할 만한 것이 없다”. 카뮈의 찬사가 아니더라도 그르니에의 ‘섬’은 삶에 대한 여유와 관조, 철학적 성찰과 직관, 풍부한 서정의 전형(典型)을 보여준다. 선배에게 이끌려 추자도(楸子島)에 왔다. 이곳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섬이다. 실제로 낚시를 하러 이곳에 왔다 그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꽤 있다. 말하자면 섬이 좋아 그대로 섬이 된 사람들이다. 제주도에 속하는 추자도에 지난 달 26일 올레길이 열렸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아마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선녀와 나무꾼에 관한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산속 총각에게 찾아온 선녀와의 결혼, 그러나 선녀의 날개옷을 훔쳐 시작된 결혼생활은 위태하게 이어져 가고 결국 슬픈 전설이 된다. 현대에도 이런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바로 국제결혼이다. 최근 베트남 여성 탓티황옥씨의 살해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국제결혼에 대한 한국사회의 잘못된 인식들을 되돌아 보게 된다. 지금의 국제결혼은 대략 2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주한미군이나 다른 외국인과 결혼하는 일이 간간히 있었다. 그러다 88년 서울 올림픽을 이후, 특히 한국과 중국의 국가대표 탁구선수인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결혼은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한국사회에 강한 충격을 줬다. 이후 소위 ‘연변처녀’와의 국제결혼이 시작됐고, 국내에서는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간의 결혼이 이뤄지게 됐다. 같은 시기에 모 종교단체를 통한 합동결혼식이 시작돼 일본, 필리핀, 태국 등의 이주여성들이 국내로 들어오게 됐다. 그러다 2000년 이후 우후죽순 격으로 난립하는 국제결혼중개업소를 통해 아시아 여러나라와의
지난 11일 중국 위해에서 평택항으로 오던 배 안에서 50대 중반의 신모씨가 실종된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그는 뱃전에 신발을 벗어놓고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과 주변인들은 정황상 투신자살로 여기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신씨는 소무역상인이었다. 한국 평택과 중국 웨이하이(威海)를 오가며 한국의 공산품을 중국으로 나르고 중국의 농산물을 소량으로 운반하는 이른바 ‘보따리상’이었다. 주변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그는 얼마 전 중풍을 맞아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여서 비관자살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소무역상인들은 일명 다이궁(帶工, 代工)으로 불린다. 카페리를 이용해 중국의 참깨, 고추 등의 농산물을 평택항으로 배달하고 나서 그날 오후 수도권에서 평택항으로 운송된 원단, 전자제품 부속품 등 공산품과 화장품, 커피, 과자, 사탕 등 국내 물품을 타고 온 배편으로 중국까지 가서 전달해 준다. 이들은 운반료로 생활한다. 그런데 이 운반료라는 게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해도 최저 생계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5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은 배를 떠나지 못한다. 떠나는 순간 노숙자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스스로를 선숙자(船宿者)라고…
7월1일 취임한 일선 기초단체장에 대한 축하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빨간불이 켜진 재정상태에 시군 대부분이 긴장하고 있다. 재정난의 심각성이나 도민들의 우려를 돌아볼 때 시장, 군수의 최우선 선결과제가 재정건전성 확보로 귀착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부자 도시로 알려진 성남시가 5천200억원의 판교사업 전입금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한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도민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33조원 규모의 일산 JDS개발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부천시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부천추모의 집(화장장)’ 건립을 재검토하고 91억원이 소요되는 부천무형문화엑스포를 내년 폐지를 전제로 대폭 축소키로 했다. 또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안산시의 야구 돔구장 건설사업도 재정부족에 따라 경제성 및 환경성 검토 등 전면적 재실사작업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결국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그동안 예산규모와 재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들 자치단체도 계속된 대형사업 압박에 두 손을 들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경기 북부지역 10개 시군은 빚더미에 눌려 정상적인 행정행위가 어려울 정도라는 지적이어서 우려를 배가시키고
하남지하철 노선을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해 하남경제발전연구원에서 지하철유치특별분과(지하철 특위)를 설치하고 주민 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불이 붙은 것이다. 하남지하철은 올해 타당성용역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지만 타당성조사에 앞서 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하남시의 하남시청안과 지하철특위의 검단산안이 논란거리다. 지하철특위는 그동안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를 상대로 발품을 팔았다. 예산이 많이 들어 안 된다는 정부부처의 주장을 거꾸로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수도권 도시 중 유일하게 하남시에 지하철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들이었다. 그렇게 애원해서 다른 국책사업을 제치고 용역조사 대상사업으로 우선 선정됐다. 그러나 하남시가 국토부에 협의 없이 일방적인 의견서를 냈고, 국토부는 지하철특위의 노선 재협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16일 회의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하남시는 지난 13일 시청까지 우선 추진하겠다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이날 오후 이교범 시장은 김문수 지사를 만나 검단산역까지 지하철이 들어 오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전후 사정을 들여다 보면 행정의 앞 뒤도 맞지 않다. 노선에 대한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남시
모라토리엄(moratorium)은 라틴어로 ‘지체하다’란 뜻의 ‘morari’에서 파생된 말로 대외 채무에 대한 지불유예를 말한다. 신용의 붕괴로 채무의 추심이 강행되면 기업의 도산이 격증해 수습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안정을 위한 응급조치로서 발동된다. 원래 프랑스에서 비롯된 제도인데 세계 각국에서 채용하게 됐다. 국제적인 예는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배상금지불과 관련된 것으로, 당시 배상금은 1천320억 마르크라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독일은 연차적으로 분할지급하고 있었으나 자금의 대부분은 외국으로부터의 단기차입금으로 충당됐다. 1931년 세계공황의 심각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대통령 후버가 유럽 제국의 대미전채에 대해 1년의 지불유예를 한 것이 그 예인데, 이를 후버 모라토리움이라고 한다. 국제법상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전쟁은 금지돼 있다. 모라토리엄을 선포한 순간 모든 것은 현찰 거래만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때에 모라토리엄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석유 수입부터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성남시장에 취임한지 2주일도 안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모라토리엄
지난 2005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쟁점화 된 이후로 17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18대 국회로 넘어와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에 있다. 소중한 개인에 대한 정보의 중요성이 커짐에도 이제는 너무 많은 개인정보 수집과 유출로 인해 개인정보인지, 아니면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정보인지 착각마져 들게 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GS칼텍스 1천100만건, 옥션 1천84만건의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해 올해 3월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인 신세계의 2천만건 유출 등 최근 4년 간 개인정보유출사례가 8천만 건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최근의 개인정보 침해사례는 대형화·지능화·다양화 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은 국가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첫째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자정부의 신뢰성 하락 및 프라이버시 라운드의 대두에 따른 IT산업의 수출애로 및 국가브랜드 하락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둘째는 기업적 차원에서 이미지 실추,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 및 다수 피해자에 대한 집단적 손해 배상시 기업경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단적인 예로 GS칼텍스사건을 통해 제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2.00%인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상승분이 0.25%p에 불과하지만,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장에 끼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경기가 위축되고 물가상승이 억제된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저축은 늘어나고 대출은 줄어든다. 반면 금리인하는 저축을 감소시키고 대출을 증가시켜 투자를 촉진시키게 되는데, 지나치면 물가상승과 중복투자로 인한 거품 및 투기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경제 위기로 전이되자 5.25%의 기준금리를 2.00%로 낮췄고, 이러한 초저금리 상태가 무려 16개월 동안 지속돼 왔다. 그런데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향후에도 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데에 있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올해 안에 금리가 3%대 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금리가 상승했을 때, 우리 경제에 끼칠 파급효과이다. 금융위기 이후 악화됐던 무역수지와 주가지수 등의 거시 경제지표들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지만, 실물경기는 전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계부채는 2
심각한 자금난을 겪던 쌍용자동차가 회생을 위한 기회를 맞았다. 쌍용자동차 소유 안성 공도출하장 부지 20만1천303㎡(6만894평)을 신세계측에 1천40억원에 매각키로 합의, 경영자금은 물론 신차 연구비 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14일 김문수 경기지사와 박영태 쌍용자동차 사장, 황은성 안성시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경기도청에서 만나 ‘쌍용차 경영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안성 공도 진사리 일원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지난 2월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난 박영태 쌍용자동차 사장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이 자금확보를 위해 쌍용자동차 소유 부동산의 매각을 부탁한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는 매각대금을 우선 신차 프로젝트 비용과 밀린 임직원 급여 등에 사용할 것으로 고려중으로 보인다. 신차 프로젝트는 쌍용자동차의 미래를 열어나갈 투자이고 밀린 임직원 급여 해결은 당장의 임직원 사기 및 생계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내달 산업은행에서 빌린 구조조정자금 1천3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연장이 불가피 하다. 자칫 산업은행의 만기연장이 불발될 경우 매각자금이 고스란히 채무변제에 들어가 쌍용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를 불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주경기장을 당초 원안대로 서구지역에 지을 것인지, 아니면 남구의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할 것인가를 놓고서다. 이를 두고 송영길 인천시장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신축을 재검토하고 있어 서구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물론 이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 할 경우 자칫 대회 준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송 시장은 지난 9일 서구 주민들을 만나 인천시 재정위기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주경기장 건설과 서구 발전을 위해 대안을 찾자고 설득했다. 송 시장은 “내년 말 인천시의 예상 부채가 10조원이 넘어 원안대로 서구에 주경기장을 신설하려면 전체 경비의 30%는 국고보조를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장 출신인 이학재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시의 순수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3천343억 원인데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개최로 예상되는 13조원에 달하는 경제유발효과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주민들도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주경기장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서구 주경기장 신설과 문학경기장 보수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