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4월 26일 아침. 송요찬 계엄사령관은 경무대로 가 이승만 대통령에게 건의를 한다. “발포를 안 하면 수습이 안 됩니다.” 그 말을 들은 이승만은 “발포는 안 돼. 국민이 무엇을 원하나?” “하야하시랍니다.” “그럼 하야하지.” 당시 송요찬의 수석부관이었던 김운용 전IOC수석위원장이 모 주간지에 기고한 내용 중 일부다. 이승만이 적어도 4.19라는 국민적 저항 앞에 끝까지 무리수를 두지 않고 순순히 물러난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3.15 부정선거로 장기집권을 꾀하려던 부패한 자유당 정권에 대한 학생들의 의거로 시작된 4.19혁명이 일어난 지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4.19혁명 50주년을 맞아 그날의 주역들이 이승만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던 데서 벗어나 공과(功過)를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며 ‘이승만 다시보기’를 시도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청춘인 20대에 생각했던 이승만과 고희를 넘겨 바라보는 이승만이 같을 순 없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정통성을 이어가고 장차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 작업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격동의 현대사를 온 몸으로, 온 가슴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그날의 주역들이 50년이라는 세월
지난달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함미가 23일만인 17일 오후 7시9분께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로 귀환했다. 3천t급 바지선 현대프린스호는 16일 오후 함미 인양 해역인 백령도 장촌포구 남쪽 1.4㎞ 지점에서 함미를 실은 채 예인선 2척에 이끌려 출발한 지 21시간만에 무사히 2함대 평택군항에 들어온 것이다. 바지선 위에 똑바로 올려진 천안함 함미는 절단면 부분에 그물망이 쳐진 채 지난 15일 인양된 후의 모습 그대로였다. 18일에는 선체에서 탄약과 무기류를 분리해 하역했다. 이어 천안함 함미를 육상 거치대에 옮겨 민.군 합동조사단의 정밀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요즘 TV를 켜면 얼룩무늬 복장의 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좀처럼 공개된 장소에 나서길 꺼려하는 그들이 TV의 주역으로 등장한 적도 없었다. 군은 항상 업무의 특성상 드러내 놓지 않고 음지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요즘 군은 그렇지 못하다. 천안함 사태의 심각성과 중요성 때문이다. 군은 항상 폐쇄적이었다. 천안함 사태를 지켜보던 국민들이 답답함과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 못하는 군에 대해 신뢰를 거둬들이지 않을까 불안하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7일 전군 작
지난해 경상북도 문경지역에 새로운 레저시설로 각광을 받고 있는 짚라인이 텔리비전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돼 화제가 된적이 있다. 해발 487m의 문경 불정자연휴양림에서 즐기는 9개의 짚라인 코스는 문경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꼭 들려야 하는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짚라인은 열대우림 정글지역 주민들이 바닥에 있는 뱀이나 벌레, 독이 있는 식물을 피해 나무와 나무사이를 이동하던 교통수단의 한방법이다. 과거 호주와 뉴질랜드의 개척시대는 음식이나 담배, 우편물, 기타 공사에 필요한 각종 공구를 계곡이나 강 건너편과 같이 직접 가져다 주기 어려운 동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외줄에 의지해 공중을 나는 짚라인은 해외에서는 이미 일반화 되어있는 레포츠다. 짚라인이라는 명칭은 와이어를 타고 이동할 때 “지잎∼”하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가평군이 17일 자라섬과 남이섬을 쇠줄로 연결하는 레포츠 시설인 ‘짚 와이어(Zip wire)’를 착공했다. 오는 8월 완공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짚-와이어는 가평 선착장 타워를 중심으로 자라섬까지 710m, 남이섬까지 700m에 각각 80m 높이로 설치된다. 이곳에 설치되는 짚-와이어도 계곡과 계곡
인생을 살면서 삶에 자극이 되는 좋은 자료나 책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최근에 내게 좋은 자극을 준 자료가 있다.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치유성 논문’이라는 박사학위논문과 ‘시 치료’다. 매우 가치 있는 자료다. 시치료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차에 좋은 자료를 쥐게 되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시치료의 개념이 역사적, 학문적 차원에서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시치료의 과정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도록 해준다. 단순히 그것을 기술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시를 가지고 혹은 시를 쓰게 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열거하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치료의 한 형태이다. ‘당신들은 왜 창작을 합니까?’ 하고 예술가들에게 물으면 대개의 경우 그들은 당연히 해야만 하기 때문에 예술을 한다고 대답한다. 피카소도 ‘내 모든 시간을 예술에 쏟아 붓지 않고선 난 도저히 살 수 없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창의적인 노력이야말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적인 애착을 포함하고 있다. 예술은 창작적인 면뿐만 아니라 치유적인 면도…
실존주의 철학의 창시자인 키에르케고르. 그에게 있어 코펜하겐은 지옥, 그 자체였다. 가난을 원망하며 신에게 저주를 퍼부은 아버지. 목재상으로 부를 축적했으나 죄의식으로 두려움에 빠진 아버지로 말미암아 그의 어린 시절은 산산조각나고 만다. 집안은 불화가 끊일 날이 없었고 그 자신 역시 엉망이었다.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신학이었다. 그러나 신학을 선택했기에 첫사랑을 포기해야만 했던 그에게 불꽃처럼 짧은 인생은 온통 불안의 기록이었다. 흔히 사람들은 키에르케고르를 가리켜 ‘불안의 철학자’라고 부른다. 그는 소름끼치는 체험적 자기소외 과정을 저서인 ‘불안의 개념’에서 ‘불안’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절망’으로 각각 분석의 메스를 가하고 있다. 실존주의자들은 특히 염세주의적인 색채가 강하다. 전통적인 철학과 달리 그들은 죽음, 위험, 불안, 권태로움, 모순과 무지로 엮어진 존재인 인간의 현실을 개개인적 실존의 입장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20세기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하이데거는 당시 만연하던 ‘니힐리즘’을 이용해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새롭게 정립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존재란 무엇인가?” “모른다.” 처녀작인 ‘존재와 시간
우리 사회는 청소년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문제거리가 없다고 할수있는가? 오히려 몇배, 몇십배 심각한 수준의 문제 요인들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조를 고치기 이전에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의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시민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서 성장해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지역의 청소년들을 생각하며 문제라고 하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말해보려 한다. 올 초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알몸 졸업식’을 비롯해 왕따 등 학교폭력, 청소년의 성문제, 게임 중독 등 미디어에 등장하는 청소년의 모습은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혹은 이해하고 싶지 않은 ‘문제’집단의 이미지를 띄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청소년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문제’가 아닌 ‘문화’라고 보고 인정할 필요를 느낀다.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그것이 잘못되고 어긋났다고 판단될지언정, 청소년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문화’인 것이다. 대다수의 청소년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중국정부는 ‘인문올림픽’을 지향하면서 선진시민의식을 국민들에게 요구했다. 그중 인상 깊었던 것은 공공장소에서 가래침 안 뱉기, 새치기 안하기, 거리에서 웃통 안 벗기, 운전 질서 지키기 등에서부터 중국의 치부라고 할 수 있는 화장실 개선,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봉사였다. 그 결과 베이징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개최됐고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시민의식이 높아짐으로써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일조를 했다. 중국과 일본에 다녀온 사람들은 한국의 시민의식이 중국과 일본의 중간쯤이라고 한다. 그만큼 일본인들의 시민의식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 다녀온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가장 부러웠다고 말하는 것이 경제적 발전보다도 타인과 공동체를 배려하는 시민의식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는다. 그럼 우리나라는? 본보가 연중기획으로 펼치고 있는 ‘GradeUP2010’ 기획기사 중 ‘전철역 쓰레기 무단투기 극성’이라는 기사를 보면 먼저 한숨부터 나온다. 4월 본격적인 행락시즌을 맞아 도내 주요 전철역 선로에 승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승객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1955~1963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생활은 처절하기 짝이없다. 이들은 2010년 기준 721만명으로 총인구의 14.6%에 이를 만큼 존재감이 크다. 부동산의 40%대, 주식의 20%대를 점유할 만큼 시장 영향력도 막강하다. 오직 사회와 가정을 위해 한몸 불사르며 달려온 세대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3분의 2가 직장과 집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만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이는 극소수다.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올해부터 본격하되고 있지만 이들은 당장 부양가족을 걱정해야 한다.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국민연금 대상연령이 되기 위해서는 61~63세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들에게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정연연장의 꿈을 꿔보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년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인크루트와 함께 300개(대기업 135개, 중소기업 16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연장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92.6%의 기업이 ‘정년 연장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정년 연령을 늦춰 직무
최근 농촌진흥청은 메타, 프리건 등 고독성 농약 3종을 등록 취소하고, 사람과 환경생물 등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39종 농약의 연간 공급량을 제한하는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지금 전 국민이 농산물의 잔류농약으로 인해 공포를 느끼고 있는 현실에서 이 조치는 환영할 만 하다. 농진청은 국내 사용되는 대부분의 농약은 독성이 낮은 편이나, 일부 고독성 농약은 살포자 노출, 식품잔류 등의 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2009년 12월 현재 맹독성 농약은 없고, 고독성 15, 보통독성 171, 저독성 1,180 품종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지난 4월 7일부로 우선 고독성 3종을 등록 취소한 것이며 내년까지 나머지 12종(산림용·검역용 제외)을 사용 중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미국에서 사용금지한 농약 중 위해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 14종 농약은 지난 1월 14일자로 등록취소 했고, 23종 농약은 추가 자료를 평가하는 중이란다. 또 나머지 위해 우려가 있는 농약은 연간 출하한도량을 종전보다 30% 줄이도록 의무화 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농약은 인체와 자연환경에 유해한 독성을 지닌 것들이어서…
김용서 수원시장은 지난 12일 6.2 지방선거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일자리 10만개 창출과 무상교육 지원 확대, 1천만 관광도시 완성과 함께 “수원 화성 오산을 대통합해 세계 10대 도시로 발전시키고 통합시 명칭도 논의를 거쳐 ‘삼성시’로 바꾸는 것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이 이날 내놓은 공약 가운데 ‘삼성시’로 통합시 명칭변경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세간에 논란이 되고 있다. 통합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화성시와 오산시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2014년 통합기대 운운하면서 공약을 내놓은 김 시장의 발언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상대 후보 진영과 일부 시민들은 통합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원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무시한 채 오매불망 삼성을 짝사랑한 나머지 이젠 아예 소설을 쓰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무리 삼성이 수원 화성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더라도 한 기업의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시민 정서에 맞지 않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사업장이 있는 용인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김 시장은 “시장은 결코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