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에 작은 감명을 받을 수 있고, 작은 일도 크게 감명을 받을 수 있다. 올 정초(正初) 세가지 일이 나에게는 유달리 흐뭇했다. 지난주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 선수 왈, “기자들이 나만 빼고 다른 선수들에게 질문을 해 오기가 솟았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이런 경우 섭섭함이 좌절로 빠져들지만, 오히려 스물하나 이 청년은 오기로 삼았다니 대견스럽고 예쁘다. 또 하나, 21년 전 약속을 아름답게 가꾸어 온 인연! 네 쌍둥이 자매가 한날 한시에 태어난 병원에 간호사가 됐다는 이야기. 이름도 예쁘다. 슬, 설, 솔, 밀. 네 자매와 이길녀 길병원 이사장의 인연. 쪼들리는 살림을 알고 “병원비는 걱정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너희들이 자라면 장차 등록금은 내가 낼 터이니.”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뽑아 주겠다”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해라’ 이길녀 원장이 쓴 자서전 제목이다. 경원대, 길병원, 가천의과대학 하여간 그 자서전을 읽으면서 대단한 여장부라는 감탄이 절로 나는데 &ld
지난 20일 오후 서울 마포에 위치한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에서는 (사)한국작가회의 제23차 정기총회가 개최됐다. 고은, 민영, 백낙청, 신경림 선생 등 원로 작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총회에서는 작가회의를 이끌 신임 이사장에 구중서(74) 문학평론가를, 사무총장에 김남일(53) 소설가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금년도 예산안이 처리되고 이어 기타 토의가 시작되면서 지난 1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작가회의에 보낸 “···향후 불법폭력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문예지원금 및 보조금 반환은 물론 관련된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확인서 제출 요구에 대해 분노하는 작가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작가회의 집행부는 그동안 강력히 반발해 실무자로부터 사과를 받았지만 이날 총회에 참석한 작가들은 ‘이 확인서는 각서다’, ‘돈으로 작가를 길들이려고 하는 행태다’ 등의 발언과 함께 자본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이명박 정부의 반문화적 행정폭력에 굴하지 않고 지원금을 거부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반문화적 탄압에 맞서 싸우기 위한 ‘
교육목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에게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체벌이 벌어진다. 고통을 줌으로써 올바르지 않은 행위를 억제하려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체벌을 당하는 아동의 입장에서는 고통과 함께 두려움을 수반하기도 한다. 그래서 체벌을 해야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항상 논란의 중심거리가 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대표적인 체벌은 달초(撻楚) 또는 초달이라고 하는 회초리 매이다. 조선시대 서당에서는 전날 배운 학과를 다음날 학우들이 열좌한 가운데 책을 덮거나 등지고 앉은 채로 배강(背講)하는데, 이를 못하면 목침 위에 서서 훈장으로부터 달초를 받았다. 이것은 서당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체벌이었으며, 가정에서도 자녀의 잘잘못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하여 왔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선생으로부터 달초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체벌을 경험하면서 무서운 학교를 다녔으나, 광복 후 체벌이 민주주의 교육에 어긋난다 하여 금지되었다. 최근에는 학부모의 자녀 과잉보호에 따른 비뚤어진 교육관에 대하여 학교에서 사랑의 매로 체벌을 실시해야 한다는 체벌타당론도 대두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마련중에 있는 학생인권조례에는 체벌을 금지하고 있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집무실은 요즘 문전성시다. 무상급식 문제가 6.2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경기도지사 야권 후보들이 무상급식 원조격인 김 교육감에게 공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지난 16일에는 민주당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이 도교육청 집무실로 김 교육감을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27일 경기지사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무상급식 추진에 대한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의 입장을 전하러 왔다”며 “무상급식은 교육복지의 일환으로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교육감도 “무상급식은 1단계 교육복지로 포퓰리즘이나 색깔론, 예산문제를 이유로 막으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무상급식에 대해 평소의 소신을 격의 없이 나눴다. 일찌감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지난달 28일 김 교육감의 검찰출석 때 열린 집회에 나란히 참가했다. 특히 심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지사 출마선언 후 첫 일정으로 김 교육감과 면담하고 무상급식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이종걸 위원장과 김 교육감의 만남을 예사롭지
도쿄자혜회의과대학(東京慈惠會醫科大學) 건강의학센터장 와다다카시(和田高士) 교수는 ‘1무, 2소, 3다건강법’을 제안하고 있다. 1무란 무연(無煙)으로 담배를 피우지 말 것. 2소란 소식(少食)과 소주(少酒)를 말한다. 소식은 조금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멈추는 식사량을 말한다. 소주란 술을 적게 마시는 것으로 청주는 1홉, 맥주는 중간치 1병, 위스키는 떠블 1잔 정도가 알맞다. 3다란 다동(多動), 다휴(多休), 다접(多接)을 말한다. 인간은 동물이기 때문에 많이 움직일 때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신체의 기능이 원활해진다. 되도록 자가용차 이용을 줄이고, 물건을 사러갈 때 먼 가게로 가고, 용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걸어온다. 고령자는 하루 20분 이상의 걷기와 10분 이상의 체조를 한다. 다휴는 의식적으로 휴식과 수면을 충분이 취하는 것을 말한다. 50분 작업 10분 휴식, 1개월에 6일 이상의 휴식을 취해야 오늘의 피로를 내일로 떠넘기지 않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접은 되도록 많은 사람과 어울리면서 마음 상태를 풍요롭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근심이 있으면 믿을만한 사람과 의논하고, 이러저런 얘기를 하거나 음
수원시내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비교적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내에 자리하고 있지만 학급수가 매년 줄고 있다. 고학년인 6학년은 가까스로 5학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1학년은 2학급을 간신히 넘어섰다고 한다. 학생수가 수년 사이에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여학교는 올해부터 남녀 모두를 입학생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형편에 놓였다. 저출산 현상의 심화로 올해 학령인구가 46년 만에 처음 1천만명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대로 가면 2015년에는 800만명대, 2016년에는 700만명대, 2022년에는 600만명대로 떨어진다고 한다.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저출산이 빚은 결과다. 당장 올해 신입생을 못받는 초등학교들이 대거 나오게 생겼다. 심각한 사회문제인 저출산이 이제 경제, 고용뿐만 아니라 교육까지 전 분야로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나라 장래가 걱정스럽다. 정부는 장·단기 학생수 변화 추세에 맞춰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어지는 교육체제 전반의 구조조정과 통폐합 작업을 빈틈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중등·대학교에 다닐 만 6∼21세 학령인구는…
검찰이 ‘토착비리 척결’을 앞세우며 기초단체장들에게 칼끝을 겨누고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지난 18일 노재영 군포시장이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됐다. 이어 박주원 안산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이동희 안성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오산시도 전·현직 시장 2명이 각종 비리에 연루, 유죄판결을 받거나 구속됐으며 서정석 용인시장은 직권남용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노재영 군포시장은 재판비용과 선거비용 채무 변제금 명목으로 모두 4억5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박주원 안산시장은 사동 복합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D사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동희 안성시장은 K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에 추징금 3천만원이 선고됐다. 안성시의 경우는 전 시의회 의장 김모씨도 거액의 청탁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6월과 1억5천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아 시장과 전의장이 모두 검은 돈과 관련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죄가 있건 없건 당사자는 물론 해당 자치단체 시민들에게도 참으로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사회복지의 하나인 의료보험은 의료사고로 인한 경제적인 위험에 대비하여 다수인이 자원을 결합해서 의료수요를 상호 분담·충족하는 경제 준비의 사회적 형태이다. 의료보험제도는 상병이라고 하는 생활상의 사고와 분만 또는 사망으로 인한 일시에 많은 가계지출을 보험을 이용하여 분산시키는 제도로서 국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는 의료보장제도의 일환이다. 한국의 의료보장제도는 사회보험방식의 의료보험과 공적부조방식의 의료보호로 나누어지는데, 의료보험은 본인이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하는데 비해 의료보호는 그 비용을 원칙적으로 국가가 전담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사회보험방식의 의료보험은 사보험(私保險)과 달리 가입방법에 있어서 임의가 아닌 강제가입을 원칙으로 한다. 보험료는 위험의 정도나 급여수준에 따른 차등부과가 아닌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부과를 하며, 보험급여에 있어서는 보험료 수준에 따른 차등급여가 아닌 필요에 따른 균등급여를 하고, 보험료 징수에 있어서는 사적계약에 의한 징수가 아닌 법률에 의한 강제징수를 행한다. 의료보험은 1883년 비스마르크 시대의 독일에서 사회보험으로 처음 실시된 이후 오스트리아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나라들, 소련, 일본 등에 파급되
지금 제주도는 가히 올레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인 출신인 서명숙 올레이사장이 처음 시작한 올레길은 유명명승지와 위락지 위주의 제주관광 패턴을 바꿔놓았다. 이제 웬만한 여행사들조차 올레길을 관광코스에 넣을 정도다. 올레길뿐만 아니다. 지리산 둘레를 걷는 길도 트레킹 코스로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올레길과 지리산둘레길의 공통점은 왁자지껄한 유원지가 아니라 조용히 사색하며 걷는 명상의 길이라는 것이다. 혼자서, 또는 두세명이 천천히 걷는 이런 길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최근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보다 자연식인 슬로 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 차를 타고 스피드를 즐기던 사람들은 조금 더 느리게 자전거타기, 걷기를 시작했다. 왜 사람들이 이처럼 걷는 길에 열광하는가. 그것은 건강증진은 물론 태초부터 자연과 함께 해온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본보는 지난해 본란(9월10일자 사설)을 통해 경기도 내에도 도보여행길을 만들자고 제안한 일이 있다. 그런데 구리시가 왕숙천, 장자못, 한강, 아차산, 동구릉을 연결해 총 47㎞의 ‘구리 둘레길’을 3코스로 나누어 대규모 시민들이 참가하는 걷기코스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 반갑기 이를 데 없다.
고양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알몸 뒤풀이가 동영상과 사진으로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파문으로 확대되기까지 경기도교육청은 대책마련은커녕 모든 사건처리에서부터 뒷수습까지도 경찰에 일임한 양 관망상태만을 유지해온 인상이 짙다. 알려진 대로 알몸 뒤풀이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선배로 보이는 고교생 20여명이 중학교 졸업생 15명을 모아놓고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 씌우고 속옷까지 벗겨 알몸으로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후배들에게 졸업 뒤풀이를 시킨 선배 학생들은 이 장면을 촬영하며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수사 결과 선배들의 강압에 의해 반강제적이고 폭력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학생들의 퇴폐성과 폭력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국민적 공분이 일자 정부가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일부 중학교 졸업생들의 ‘알몸 뒤풀이’ 물의와 관련해 “경찰이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졸업생과 학교가 근본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지 ‘사건’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이어 “이번 사건을 방치한 데는 해당 학교 교장과 교사도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