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조선시대 문신 율곡이이 선생은 10만 양병설을 제기했다. 그로부터 12년 뒤 임진왜란이 터졌다. 그때 상황이 400년 뒤에 재현한 것은 아닐까? 물론 사람들이 피 흘리는 그런 전쟁은 아니었다. 이상희 전 과기부장관이 13년 전 10만 해커 양병설은 율곡의 그것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웬 뜬금없는 소리냐고 일언지하 묵살 당했던 그 상황과 흡사하다. 지난 7일부터 이어진 세 차례 디도스 공격이 큰 피해 없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완전히 끝이 났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언제 또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이 도처에 남아있다. 이상희 전 장관의 13년 전 주장은 이렇다. 앞으로 전쟁은 사이버전쟁이 될 것이기에 전자군복무제를 도입해 해커부대를 창설하자는 것이 주요골자였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고 콧방귀조차 없었다. 그것이 꼭 13년 만에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한 과학자의 예언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일단은 큰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 큰 다행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또 새로운 형태의 공격가능성을 아무도 예측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수사당국이 공격진원지를 추적하고 있으니 머잖아 그 결과가 나오긴…
경제위기, 북한 핵 위기, 유례없는 폭우성 장마에 이르기까지, 우리 앞에는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압축되는 인구문제야말로 최우선적으로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스스로 사라지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7월 11일 세계인구의 날을 맞이하여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2.5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1.13명이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7%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 도달했고,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26년이 걸리는 셈인데, 36년이 걸린 일본보다 10년이나 빠른 것이며, 2050년에는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8.2%로 급증하여 선진국 평균인 26.2%를 크게 앞지를 뿐 아니라, 일본(36.5%)을 제치고 세계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불과 10년 후인 2019년부터 인구는 절대 감소하기 시작하여 2050년에는 64
일선 주재기자로서 지역에 대한 취재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각종 사고와 사건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다보니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이 경찰서고 취재현장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사람이 경찰관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경찰을 이해하고 그들의 희노애락을 잘 아는 것이 기자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친교를 쌓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선 지역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김포경찰서가 보안을 요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도 취재기자의 취재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8시30분경 김포시 통진읍에서 교통사고로 자전거를 타고가던 노인이 사망했다는 제보를 접하고 14일 오전 9시 10분경 김포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로 갔다. 신분을 밝히고 교통사고에 대한 일시, 장소, 결과 등 간단한 사실관계를 물었으나 담당자는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할 뿐, 취재에 협조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모든 취재는 경무과를 통해서 해야한다”며 “이파리 4개가 무슨 힘이 있느냐. 위에서 하라고 해야 한다”는 등의 언사를 서슴치 않아 ‘보도통제’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경무과 공보담당과 통화
장마철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물폭탄을 맞은 적은 드물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가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쏟아지면 200mm가 넘는 이런 집중호우는 예사롭지가 않다. 이같은 물폭탄의 원인으로 동서로 형성된 장마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량의 습기를 포함한 남서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도 최다 강수량 기록이 깨졌다. 서울 지역에는 이번달에만 12일 중 8일간 407.5㎜에 달하는 비가 왔다. 1950년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역대 최고 강수량은 1940년의 893.5㎜다. 부산에서는 지난 7일 오후 3시까지 1시간 최다 강수량이 73㎜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1991년 7월15일)와 같았다. 우리나라는 6일 이후 전형적인 장마전선이 동서로 형성된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량의 습기를 포함한 남서류가 유입됐다. 남서류는 몽골 남쪽에서 연해주로 상층 저기압이 유지되면서 주기적으로 찬공기가 북서풍을 따라 남하해 서해상으로 유입됐다. 이로 인해 장마전선이 활성화됐으며 전선상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주기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 중국 남해상의 열대저압부의
요즘 우리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불안하다. 국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도 부족한 때 대화와 양보는 없고 갈등과 반목이 되풀이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비정규직 보호법,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을 둘러싼 갈등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사회적 갈등을 접할 때마다 게임이론에 자주 등장하는 죄수의 딜레마가 생각난다.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2명의 공범이 체포되어 각각 다른 방에서 심문을 받는다. 이들은 체포 전 죄를 자백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죄의 자백 여부에 따라 다른 형량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갈등한다. 만약 배신하지 않고 둘 다 죄를 부인하면 6개월만 복역하면 된다. 그러나 한 명이 배신하여 죄를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은 곧바로 풀려나지만 자백하지 않은 사람은 10년을 복역해야 한다. 또 둘 다 배신하면 각자 5년씩을 복역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할까? 상대방의 결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면 협력보다는 배신이 유리하다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이다. 자백하면 기껏해야 5년 형이지만 자백하지 않으면 10년 형을 살 수도 있기 때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인구의 고령화이다. 이 같은 고령화 현상은 우리가 준비할 사이도 없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그들을 잘 모른다. 고물을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 ‘ㄱ’자로 꺾어진 허리를 부여안고 새벽부터 밤늦도록 농사일을 놓지 못하는 노인, 그리고 늙고 병드는 것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의 삶. 세상은 그들에게 눈과 귀를 열어주지 않고 있다.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그들의 시각과 목소리로 담아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때를 맞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인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전체인구의 38.2%로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가 되면 OECD회원국 중 일본을 제치고 1위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아무런 준비가 없는 현 상황이 더욱 급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감소와 의료산업발달에 따른 수명연장 등이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지금 벌어지고 있는 빈부의 갈등은 점차 젊은이와 노인의 세대갈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일자리는 한정돼 있고 60대 노인들의 활동은 여전히 왕성한 상태라면 일자리를 놓고 젊은이와 노인들
지난해에 하반기 원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간 한치의 양보도 없이 극한 대립을 보이던 경기도의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사사건건 격돌하고 있다. 거대 여당의 대야 협상력 부재에 미니 야당의 대여 견제론이 무색할 정도로 대립 일변도여서 양수레바퀴 논리의 지방의회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아예 고사 직전이다.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에 협상력 부재까지 겹쳐 아예 지방자치가 위기상황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핵심공약인 학교급식 예산을 삭감한 한나라당과 이를 되살리라고 요구하는 민주당 등 야당이 벌이는 대립은 끝내 성명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경기도교육감의 공약 실천에 소요되는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리전 양상의 정치적 대립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과 민노당이 아이들 밥그릇을 핑계로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김상곤 도 교육감에 대해서도 경기교육에서 갈등을 야기시켰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에게 정치쇼를 한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일
수원 화성의 중요 부속시설인 성신사(城神祠) 중건 상량식이 엊그제 팔달산에서 있었다. 1796년(정조 20년) 화성을 축성할 때 화성 완공에 앞서 화성을 지켜줄 사당을 먼저 지으라는 정조의 분부에 따라 같은 해 9월 완공한 것인데 일제 강점기 때 파괴된 것을 이번에 수원시가 시승격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중건하게 된 것이니, 이래저래 의미가 크다. 성신사 중건 터에는 얼마전까지 거대한 강감찬 동상이 있었다. 그런데 성신사 옛터로 밝혀지면서 동상은 광교산으로 옮겨지고 성신사는 100여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당초 제대로 고증을 거쳤더라면 강감찬 동상을 세우지 않았을 것이고, 옮기는 번거로움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 일이다. 다만 후인들의 실수가 강감찬 장군에게 누를 끼친 듯 하여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강감찬 장군이 열세 살 때 일이다. 하루는 아버지를 따라 아버지 친구 집에 갔는데 저녁밥상이 들어왔다. 시커먼 보리밥에 된장국이 전부였는데 짜고 써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강감찬은 군말 없이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아버지가 “감찬아, 국과 밥을 맛보고 먹어야지 어쩌자고 단 번에 다 말아 먹느냐.”고 말하자 강감찬이 대답하기를…
지난 10일 밤 TV방송에서 유럽의 대표적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자행되고 있는 가정폭력의 어두운 실태를 알리는 내용이 소개되었다. 파리 인근의 한 길거리에서 한 여인이 말다툼 끝에 흥분한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었고, 일주일 뒤 숨진 여인을 추모하고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침묵시위가 열렸다.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의 서명과 연설도 소개되었다. 이 프로에 의하면 프랑스의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3일에 한 명이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매년 200만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40만명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심각한 가정폭력을 겪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가정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급기야 2007년 경찰청에 ‘가정폭력 전담반’을 설치하게 되었다. 물론 그런 사회적 조치만으로 가정폭력이 바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가정폭력의 문제는 사회적 조치나 기구가 만들어지는 것만으로 효과성이 나타나기는 어렵다. 사회적인 문제해결 의지와 함께 가해자 스스로 치료나 상담을 통한 문제해결을 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변화가 절실히
벤처 산업은 많은 젊은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인재가 가장 인재답게 개인의 특기와 재능을 살릴 수 있기도 하다. 잘 키운 연구 개발 하나가 엄청난 수의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이 벤처 사업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벤처기업 육성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벤처기업에 우선을 뒀다. 지난 1998년 2월 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벤처기업은 새로운 세기의 꽃”이라며 “이를 적극 육성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측 인사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벤처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이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벤처기업은 외환위기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활력소가 됐다. KT, 하나로텔레콤 등이 주도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가 벤처기업 성장의 발판 구실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벤처광풍은 2000년 말부터 갑작스럽게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IT 버블이 꺼지며 주가가 폭락하자 빈약한 사업기반 위에 담보에 담보를 이어붙이는 등 재벌기업의 악습을 따라한 벤처기업이 무너졌다. 김대중 정권 말기의 이른바 ‘4대 게이트’가 벤처와 맞물리면서 충격은 더 컸다. 이같은 벤처의 실패요인으로 한국은 벤처기업 분야가 불모지였다는 점에서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