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궁핍하던 시절, 우리의 최대 미덕은 근검절약이었다. 검소한 생활 속에서 저축을 생활화했던 시절이 있었다. 청천벽력 같은 IMF외환위기 때만 해도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세계최고 수준이었다. OECD회원국 가운데 으뜸이었던 24.9%를 자랑했고 그 자부심 또한 모든 국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불과 10년 뒤 우리의 저축률이 OECD국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아무리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지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태’다. 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게 됐다. 저축률이 낮으면 투자와 가계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경제성장은 자리를 멈추게 되고 가계부채상환능력이 악화되는 것이다. 70~80년대의 높은 저축률이 투자활성화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저축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투자가 줄어들고 생산성이 둔화되고 경제성장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수출은 우리경제의 핵심이다. 변변한 자원이 없는 우리 경제는 오직 수출로 살 길을 찾아왔다. 이를테면 능력 있는 인간자원들의 수출벌이가 유일한 우리의 경제수단이었던 것이다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 교육감을 교직원과 학부모 등 교육당사자가 참여하는 제한적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논의는 중앙과 지방 정치권은 물론 학부모들 사이에서조차 여론의 한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교육자치라는 이름을 걸고 경험했던 지금까지의 교육감 선거는 고비용 저효율의 극치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수백억원의 선거비용을 들이고도 형편없는 교육감 투표율이 현실이다. 이대로 교육감 선거를 꼭 치러야 하느냐는 비판론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정보원에서 열린 ‘교육자치제도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정헌모 도 교육위원은 “교육감 선출 방식을 주민 직선제가 아닌 교직원과 학부모 등 교육 당사자가 참여하는 제한적 직선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교육위원도 같은 방식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전국 교육위원들의 일반적인 견해임을 밝히기도 했다.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 이시종 민주당 의원,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과 국회지방자치연구포럼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교육감·교육위원 선출방식, 이대로 둘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도 교육감·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가 바뀐 것은 88서울올림픽 이후부터다. 이제 20년 가깝다. 전국 어느 도시, 어느 고속도로 휴게실을 가릴 것도 없이 도처에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아마도 21세기 변화 가운데 가장 괄목할만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다. 화장실하면 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작고한 수원시장 심재덕이 광교산 입구에 반디불이 화장실을 세우면서 지저분한 ‘뒷간’에서 깨끗한 ‘해우(解憂)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장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완의 상태라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의 말이다. 퍽 오래 전 일본화장실협회 회장 니시오카히데오(西岡秀雄)씨가 쓴 기고문을 한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일본도로공단으로부터 고속도로에 어느 정도 간격으로 화장실을 배치해야 좋겠는지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장 실사에 나섰는데 뜻밖의 사실을 알았다. 우선 남녀의 화장실 점유시간을 재봤더니 남자는 31.7초, 여자는 1분32초 걸렸다. 남성의 3배다. 그래서 일본도로공단에 여성 화장실을 현재보다 3배 늘여야 수요와 공급이 맞겠다고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내친김에 남녀가 사용하는 화장지 소모량을 조사했는데 남자가 1일 동안 쓰는 화장지 길이는 3.5m인데 반해
개혁이란 말만큼 보편적 흡인력(吸引力)과 그리고 거역할 수 없는 타당성(妥當性)을 지닌 단어가 별로 많지 않다. 개혁이란 말 자체가 대단히 지사적(志士的) 명분을 가지고 있다. 만약 동의하지 못한다면 변화함으로서 발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옹졸하고 몽매한 일원으로 간주된다. 특히 정치인들 구호는 매우 대중적이기 때문에 속내야 어떻든 이 구호를 자주 꺼내든다. 참으로 포괄적이고 추상적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어리석게도 환호한다. 고르바초프(애칭이 고르비)는 소비에트 연방사회주의 국가 대통령이었다. 머리에 세계지도 비슷한 흉터를 가지고 있지만 역대 소련 최고 지도자 레닌, 스탈린, 후르시초프와 달리 어딘가 약간 선량한 눈빛을 가진 사람이다. 그가 내건 유명한 정치구호가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개혁), 그리고 글라스노스트(Glasnost-개방)였다.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을 때 이런 구호는 대단히 위험하다. 성공하면 충신이, 실패하면 역적이 되기 때문이다. 개혁과 개방을 주장할 만큼 당시 주변 상황이 좋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르비는 이 구호를 고집하고 추진한다. 그 용기에 찬사(讚辭)를 보내고 일찍이 내 스스로 팬이 되길 자처(自處)했다. 얼마 전 외
쌍용차가 인력구조조정 문제를 둘러싸고 회생과정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측은 전체 직원의 30% 이상(2767명) 감원과 신규자금 조달을 회생방안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측은 이를 거부하고 정리해고 반대와 사측의 신규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대한 평택공장 점거 중지 가처분신청이 결정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되는 등 사측의 압력이 더욱 높아지며, 공권력 투입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의 강경대응 국면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쌍용차는 최근까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6천대를 넘어섰고, 매출 손실은 1천4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976명의 직원은 강제 해고됐고 1000여 명의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했다. 가족들은 생계를 위해 일거리를 찾아다니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희망퇴직한 쌍용차 직원의 자살사건까지 발생했다.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은 말할 것도 없다. 쌍용차의 위기는 곧 국민의 위기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정부는 조용히 있다. 산업은행을 앞세워 회생조건만을 요구할 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려고도, 지원에 나서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여론은 정부에 대한…
촌지는 좋은 말이다.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촌지는 검은 돈의 대명사가 되었다. 학부모가 교사를 만나 은근히 건네는 그런 돈말이다. 건네는 사람이야 뜻 그대로 마음을 담아 전한다고 하지만 속 마음도 그럴까.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3월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학부모의 18.6%가 지난 1년 사이 교사에게 촌지를 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촌지를 건네는 학부모 가운데 ‘감사의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6.4%밖에 안 됐다. 93% 이상이 ‘뇌물’, 또는 ‘없애야 할 관행’이라고 인식하면서 촌지를 준다. 서울시교육청이 폭탄선언을 했다. 촌지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공무원과 교육청 파견근무자의 부조리 행위를 신고할 경우 최고 3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조례는 금품 향응 수수는 해당 액수의 10배 이내, 직무관련 부당이득은 추징·환수액의 20% 이내, 교육청의 청렴성을 훼손한 행위에 대한 신고는 3천만원 이내의 보상금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몇 교육청이 교육공무원의 부패를 막기위해 보상급 지급조례를 제정했으나 내부공무원만을 신고 주체
우여곡절 끝에 충남 연기·공주지역에 들어설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여야 합의에 의해 광역기능을 갖춘 세종특별자치시로 확정됐다. 지난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세종시의 법적 지위, 법적 권한, 관할구역, 시행시기 등을 규정하는 ‘세종특별자치시 설치법(세종시 설치법)’에 합의했다. 세종시 설치법은 행정도시 내에 지자체를 새로 설치하기 위한 법으로서 이 법이 있어야 관할구역이 설정되어 개발계획을 확정할 수 있으며 법적 지위가 설정되어야 지방 공공기관의 설치대상을 정할 수 있다. 그러나 여야의 이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세종시는 각종 문제점을 안고 출발하고 있다. 과거 정권인 ‘DJP 연합(김대중 김종필 연합정부)’이 그랬듯이 충청도지역은 여야 모두에게 정권창출에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인식 아래 공을 드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인구가 5만명밖에 되지 않는 세종시를 광역자치단체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여당의 주장에 특별시로 해야 도시가 제대로 형성될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이 맞서오다 전격 합의에 이른 것이다. 한나라당이 선진당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면서 세종시 설치법의 국회 통과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국회 행안위는 다음주 중으
최근 ‘도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편으로는 도시경쟁력이나 도시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경쟁력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표 등을 통해 외부의 시선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시를 그 안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내부시선으로 바라보고 시민의 욕구를 고려하여 도시를 조성하고자 하는 움직임 또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여성친화도시란 말 그대로 여성들의 관점과 욕구를 고려하여 도시발전 정책을 설계하고, 여성 개개인이 풍요롭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펴는 도시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부모들을 위해 도로를 편리하게 만드는 정책, 여성이 직장생활과 가족생활을 모두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거리마다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여성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등이 여성친화정책이다. 서울시에서는 2007년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김포시, 전북 익산시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주요 도시발전의 목표로 내걸고…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기본골자는 자율과 경쟁이다. 그러나 자율을 위한 경쟁이 경쟁을 위한 자율로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자율이라는 교육적 가치에 앞서 무조건 일류, 일등으로 대변되는 경쟁이라는 시장논리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때만 되면 반복되는 시험문제 사전 유출사건이라든지 촌지문제는 교육정책에 앞서 늘 발생하는 교육계 사건이다. 이에 서울시 교육청이 교사에 대한 촌지관행을 없애보겠다고 내민 회심의 카드가 ‘파파라치’라니 참으로 한심한 발상이다. 모든 학부모들을 파파라치로 삼을 셈인지 학생들을 볼 면목이 없다. 교사의 기본 덕목은 높은 도덕성이다. 우리사회가 아무리 잘못되어 간다 해도 우리가 기댈 마지막 보루는 젊은 교사들의 당찬 교육관이다. 이러한 교사들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청렴성을 높이겠다고 내민 정책이 고작 부조리행위 신고 포상금제라니 정말 기가 막힌다. 누가 누구를 신고해야 할 것인지 결과는 뻔하다. 은밀하게 주고받은 부정한 돈은 주고받은 당사자 외에는 알 길이 없다. 결국 돈을 준 학부모가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비교육적 행태가 또 어디 있겠는가 싶다. 금품이나 촌지를 주고받는 비리행위
지난해 말 하남시의회는 시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시금고에 시중 은행들이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움직임을 보이자 농협이 발끈하고 나섰다. 하남시 출범 이후 수년간 시금고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독점 운영해 오던 농협이고 보면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농협은 수원시를 제외한 도내 30개 시·군의 금고 운영권을 싹쓸이 하는 면모를 보였다. 도내 30개 시·군의 금고를 농협이 거의 수십년간 독점하다시피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사이의 오랜 결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어떤 거래관계가 지속되는지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지난해 8월 수원지검 특수부는 경기도청 금고은행인 농협이 경기도에 제공한 기부금 중 일부가 횡령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인 적도 있다. 경기도는 감사원 감사에서 2006년 도청 금고 관리 은행으로 농협을 지정하면서 기부금 41억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농협은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사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행사에 지역사회 환원 명목으로 적당한 선에서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수조원대에 이르는 시·군 금고 관리권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