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입시전형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전에 비하여 수시 모집이 확대되고 있으며 과거 상세하였던 수시 선발기준 대신 입학사정관의 심사 비중이 훨씬 커진 것으로 요약된다. 이 같은 입시전형을 바라보는 학부형들의 마음은 2008년도 수학능력시험이 갑작스럽게 등급제가 되어 자신의 총점조차 알 수 없게 되었을 때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그러고 보면 지난 3년 동안 입시전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급격하게 바뀌었다. 2007년도까지는 원점수나 표준점수의 총점까지 알 수 있었던 수학능력시험이 어느날 갑자기 정치적 이유 때문에 등급제가 되면서 2008년도에는 한 두 과목에서 아주 우수한 역량을 지닌 학생들보다는 모든 과목을 고르게 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결과를 낳는 왜곡현상이 발생하였다. 즉 총점이 낮은 학생이 오히려 평균 등급이 더 높아지는 사례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2008년도 수능 등급제로 인한 폐해가 수없이 많이 지적되면서 2009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는 다시 총점을 보고하기에 이른다. 등급제보다는 아무래도 성취도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에 혼란이 덜한 수능 총점을 바라보고 준비해오던 2010년도 예비 대학 신입생들은 지금 또다시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보이스피싱(전화 금융 사기)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유무선 전화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내 범죄에 악용하는 수법으로 최근들어 세금 및 보험료 ‘환급 빙자형’에서 범죄사건 연루 ‘수사기관 사칭형’, 우편물 반송 등 ‘우체국 직원 사칭형’, 자식이나 가족 ‘납치 빙자형’까지 발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보이스 피싱의 원인에 대해 사회적 불안분위기, 기술적 문제 등 이런저런 분석을 하지만, 정작 피해를 막을 방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여대생 A씨는 “발송되지 않은 신용카드가 우체국에 있으니 돈을 송금하면 보안장치를 마련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현금지급기에서 두 차례에 걸쳐 640여만원을 계좌 이체했다. 어려운 형편 속에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과 어머니께서 주신 대학교 등록금을 보이스 피싱 전화 한통으로 날린 여대생 A씨는 자신을 비관하다 이날 오후 8시15분쯤, 집 근처 아파트 15층 복도에서 투신해 결국 숨을 거뒀다. 이처럼 애써 마련한 등록금을 한순간에 사기로 날리게 만들 만큼 보이스피싱 수법은 날로 진화되고 치
‘이천’ 하면 우선 세계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이천쌀’이 떠오른다. 또 온천과 도자기로 유명하다. 이렇듯 풍요와 낭만이 넘칠법한 인구 20만명이 살아가는 자그마한 도시 이천시가 뒤숭숭하다. 요즘 이천시민들은 극도의 분노에 차 있다. 이천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 때문이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허용,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 내의 기업활동규제 완화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든 문제해결의 키는 정부에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렇다할 묘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가 더해졌다. 국방부가 서울 송파구에 있는 특수전사령부를 경기도 이천으로 이전키로 한 2년 전 결정을 최근 번복한 것이다. 지난달 24일 국방부는 특전사 이천 이전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특전사가 이전해 올 지역인 이천시 마장면 관리·회억리를 중심으로 전체 보상금액 가운데 80%인 1천860억원이 이미 지급된 상태다. 또 시는 특전사가 이전해 온다는 기정사실 아래 인구 35만명을 목표로 설정해 놓은 도시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뒤로 미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천시는 “국방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서울에서 개최한 ‘자치행정구역 개편 정책토론회’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인 행정체계 개편을 좀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경기개발연구원도 이에 앞서 ‘지방행정체제 개편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정치권의 개편안이 정체성을 혼란시키고 중앙집권화의 가속화, 시대역행적 발상, 지역경쟁력 약화, 국가의 노쇠화로 인한 생존력 약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이 학계와 지역을 중심으로 여야가 각자 자치단체의 구역개편안을 만들어 정치적 타협으로 개편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지금의 행정체제 개편안을 따를 경우 중앙정부와 기초자치단체 사이 중간 단계인 광역자치단체가 사라진다. 이 경우 중앙통제가 강화될 뿐 아니라 중앙과 지방간의 갈등을 완충시키고 지방 상호간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또한 현재 개편안의 추진방법도 여야 정치권이 미리 개편안을 만들어 놓고 이를 밀어 붙이는 하향식 접근
인류가 먹고 입고 누울 자리 마련에서 벗어나 자신의 운명에 마음 쓰기 시작한 것은 언제쯤일까. 이 방면의 석학들은 4대 성인(聖人)이 출현한 서기전 6세기에서 서기 1세기에 걸친 기간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에 인도에서는 석존(BC623~BC544년), 중국에서는 공자(BC552~BC479년),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BC470~BC399년), 이스라엘에서는 예수(BC6~서기30년)가 출현했다. 석존은 81세에 열반했으니 4대 성인 중 장수한 맡형벌이다. 그는 인생고를 진단하고 해탈의 처방을 내린 마음의 의사였다. 또 그는 이 묘리를 가르치기 위해 복락과 안일을 떨쳐버렸다. 왕궁도, 왕세자로서 누릴 수 있는 부와 명예도, 부모처자까지 모두 버렸으니 그야말로 ‘단절’을 몸소 체험한 성인이다. 공자는 일흔이 다된 가난한 퇴역 무사 아버지와 십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조실부모했지만, 일찍이 학문에 뜻을 두고, 쉰에 소명(召命)을 깨닫고, 예순에 소명에 순응하고, 일흔에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는 성인이 되었다. 그는 난세를 바로 잡고자 애썼지만, 그 누구도 그를 발탁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의 거짓을 가차없이 폭로하고, 독재자를
방과후 학교의 설립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미래형 교육방침이었다. 교과 이외의 특기적성교육을 활성화하고 제도화해서 학생의 숨겨진 재능과 소질을 발굴한다는 취지였다. 따라서 학부형들은 물론 청소년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은근히 기대를 걸었던 교육정책이기도 했다. 이러한 방과후 학교가 첫 시행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생긴다. 지난달 실시한 지역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설립취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성적표 위조에서부터 갖가지 파문이 불거지면서 교원평가제 등 많은 문제점들이 속속 나타나고 교장, 교감들의 학교성적에 대한 오랜 관성들이 맞물려 오직 성적위주의 학교교육으로 돌아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이 성적 올리기로 돌아서자 그간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던 학교에서조차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교육청의 지시도 그러하려니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조차 성적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그간 시행하고 있던 과학캠프, 생활예절캠프, 영어캠프 등의 존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캠프에 참여하는
대단위 아파트단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아파트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중개업소가 매물로 나와 너도나도 중개업소를 잡기 위해 웃돈을 줘야 하는 일도 빚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후 올라가고 있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과천의 아파트단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잠잠했던 아파트 거래가 요즘들어 심심찮게 목격되고 문의전화도 부쩍 늘었다고 귀띔한다. 작년 말이나 올해 “일러야 하반기 이후에나 집값이 회복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강남권을 넘어 비강남권까지 집값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 2006년 말 최고가 대비 80-90%까지 오르며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목동, 과천, 분당, 용인 등 인기지역의 일부 아파트도 급매물이 모두 팔리며 실거래가가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연초 집값 전망만 믿고 관망하던 내집마련 수요자들은 너도 나도 주택가격 호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부동산 시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투자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
4월 임시국회가 지난 1일 한 달 간의 일정으로 개회됐다. 이번 임시국회는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한 30조원 규모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안과 노동부가 제출한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안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추경예산안의 경우 그 규모를 놓고 민주당은 빚더미 추경이라며 대폭 삭감을, 한나라당은 원안 통과를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안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과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법은 말 그대로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2년간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규정하고 있다. 당시 노동부 장관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정규직으로의 이동 기회도 확실히 갖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는 물론 노동계, 재계 할 것 없이 이 말을 액면 그대로 수용한 이는 거의 없고 오히려 ‘비정규직 해고법’이라는 격렬한 반발을 불러…
불과 20년 전만 해도 부서진 스레이트 판에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먹었다. 한창 들놀이 붐이 일고 등산 인구가 급증하면서 스레이트 삼겹살은 당시 최고의 야외 먹거리였다. 그때는 석면이 뭔지 왜 유해한 것인지 아무생각도 없었다. 골짜기마다 기름밴 스레이트 조각이 그저 단순한 쓰레기로 지천에 버려졌다. 그로부터 20년쯤 뒤 석면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로 나타났다. 이러한 웃지 못할 사정을 뒤로 하고 그 석면의 공포가 갈수록 충격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식·의약품 안전성 문제로 비화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석면을 함유한 탈크가 화장품에서부터 고무장갑과 알약, 유아용 파우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 효율성을 판단해야 하는 전문가들조차 오락가락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의약청이 석면, 탈크 사용규제 명령을 내리고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20~30년 전부터 복용하고 바르고 했던 피해는 어디서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 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소홀이 문제였다고는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 구조적 시스템이 전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9만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3% 늘어났다. 도가 ‘2008 도민 생활수준 및 의식구조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가 67만6천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사교육비가 49만2천원으로, 공교육비의 2.7배에 달했다.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성남시가 66만9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고양시 62만원 순이었다. 사교육의 병폐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교육비 지출액이 많은 지역이 공교롭게도 김상곤 새 교육감이 큰표차로 앞선 지역과 맞닿아 있다는 것은 사교육에 대한 근복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달라는 의지가 표로 집약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돈 교육’을 심판하겠다며 출사표를 낸 진보진영 김 당선자의 교육정책은 ‘공교육 확립’과 ‘차별없는 교육’으로 압축된다. 특히 전국 학력평가 결과 전국 하위권에 머무는 경기교육의 현주소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심리가 표로 작용한 것도 김 당선자의 승리 요인이 됐다. 김상곤 새 교육감은 앞으로 1년2개월동안 ‘혁신학교’를 만들어 창의력 위주의 수준 높은 공교육을 완성도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는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