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으로 생기발랄한 모습을 띠고 있지만, 겨우내 보지 못한 선생님, 친구들의 만남에 들떠있어야 할 새 학기 학교는 폭력으로 멍들어 겨울의 차가운 얼음처럼 얼어붙어 있다. 새 학기 시작 1주일 만에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경북 경산의 한 고교생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숨진 학생은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우리들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이 학교가 학교폭력 예방 모범학교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다른 학교는 어떠한지 볼 필요도 없을 것 같아 암담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학교 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특단의 종합대책을 내놓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번에도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고화질 CCTV 확대 설치 등 많은 대책을 내놓지만 일선 학교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막을 수 있는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 생긴다.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발본색원하지 않는 한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폭력이 중대한 범죄임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장난삼아서 또는 가벼운 행동으로 치부하기에는 상대 학생이 당하는 고통은 이루어…
10년쯤 전에 경북 영주의 상가(喪家)에서 특이한 접대를 받았다. 밤 12시가 넘어 도착했지만 유교적 풍습이 강한 도시여서인지 상가는 떠들썩했다. 상주들은 베옷에 건을 쓰고, 짚신을 신은 채 문상객을 맞았다. 조문을 마치고 접수대에서 부의금을 건네자 접수와 함께 노란색 봉투를 교환하듯 내주는 것이 아닌가. 봉투 속을 확인하니 얇은 케이스의 담배 1갑과 5천원이 들어있었다. 후에 들으니 문상객들에게 돌아갈 노잣돈과 기호식품을 대접하는 것이 접대풍습이란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 호감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다. 고래부터 유교권인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접대문화는 서양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공맹(孔孟)의 가르침대로 지나는 객에 대한 대접도 인색치 않았다. 특히 핏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역사회의 접대문화는 예의를 넘어 지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자위적 특성을 지닌다. 비슷한 뜻이지만 대접(待接)은 접대와 다르다. 대접은 ‘융숭한 대접’에서 알 수 있듯 음식을 먹게 함을 이른다. 또 하나의 뜻은 격에 맞게 사람을 대우함을 말한다. 반면 접대는 협의의 대접이면서, ‘지나친 대접’으로 어의의 변형을 가져왔다. 하여튼 한국인의 DNA에는 뿌리 깊은 접대의식이 자리 잡고 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본인은 강력하게 부인할지 모르겠다.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하지만 그는 우선 관운을 타고났다. 이명박 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이 된 것부터가 그렇다. 행정고시 출신이고,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잔뼈가 굵었으며, 서울시 부시장까지 했으니 행안부 장관 자격은 충분하다. 하지만 행시 출신 고위 공무원이라고 누구나 장관되진 않는다. 진짜 운은 2009년 국정원장 발탁이다. 행정공무원 출신이라고 정보기관 수장 못하란 법은 없으나 어째 격이 잘 맞지 않았다. 당시엔 남모르는 비밀 정보활동 경력이라도 있는가 싶었다. 진위야 알 길 없으되 MB는 어쨌든 그를 국정원장에 임명했다. 대통령의 복심을 가장 잘 헤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능력보다 충성심을 훨씬 높이 사는 전통은 이승만 대통령 이래 유구하다. 국장원장 재직 중 사건이 적지 않았으나 대충 넘어 갔다. 특히 천안함, 연평도 등 어마어마한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대북 정보 수집과 분석에 큰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국정원장은 건재했다. 북의 핵과 미사일 관련 동향도 꼭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허둥지둥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국정원장 책임은 묻지 않았다.
잊혀진 여인 /마리 로랑생 권태로운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슬픔에 젖은 여인입니다 슬픔에 젖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불행한 여인입니다 불행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버려진 여인입니다 버려진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떠도는 여인입니다 떠도는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쫓겨난 여인입니다 쫓겨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죽은 여인입니다 죽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혀진 여인입니다 프랑스의 화가인 마리 로랑생 Marie Laurencin(1883~1956)이 쓴 것으로 알려진 시,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다. 사람들은 우울함을 쉽게 넘기거나 예사롭지 않게 여긴다. 사랑한다고 외롭다고 쓸쓸하다고 호소한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최근 우리사회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칭호까지 받으며 가난해서, 빚 때문에… 이런저런 사유를 달아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로 앞을 다툰다. 빠른 정보화시대를 함께 호흡하기란 보통사람들의 삶과는 거리가 너무 멀리 서 있는 느낌이다. 친절한 삶은 어떤 것일까? 관심 가져주고,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일이다. 친숙하면서도 다가서서 실천하거나 실행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덧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났다. 내일(26일)이 천안함 3주기인데, 3년 전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그 사건이 시간이 흐르며 내 기억에서 옅어지고, 천안함의 희생용사 46명도 기억 저 멀리 잊혀갔던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 앞선다. 천안함 3주기를 맞으니 새삼스럽게 내가 군에 들어갔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10여년 전, 나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하였다. 그땐 어린 마음으로 왜 하필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군대에 가야하는지 짜증만 났고, 20대 초반 피 끓는 시절을 군대에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휴전국가’라는 것, 단지 전쟁을 중단하고 있을 뿐 여전히 언제라도 전쟁이 날 수 있고, 바로 그 위험에서 우리 군인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고된 훈련을 받고 의무적으로 군 생활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을 하니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숭고한 사명감마저 들었다. 아마 그들도 그랬으리라. 비록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일지라도, 내 가족과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군에 입대했을 것이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값진 의무를 다하며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터졌다. ‘고위층 별장 성접대’ 연루 의혹으로 법무차관이 취임한 지 6일 만에 물러났다. 이쯤 되면 청와대의 인사 검증시스템이 먹통이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스캔들 관련 첩보를 사전에 접수하고도 걸러내지 못한 민정라인의 책임이 특히 무겁다. 언론에 보도된 “차관에 대한 인사권자는 장관”이라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너무나도 구차스러운 변명에는 차라리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다. 대통령을 향해 번져나가는 비난의 불길을 차단하려는 ‘충정’이야 이해가지 않는 바가 아니지만,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상은 집권 초기의 시행착오로 봐주기에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공직자 백지신탁에 대한 사전정보 부족으로 자진사퇴한 황철주 전 중기청장 내정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검증과정이 요식행위에 그쳤음을 반증한다. 가장 심각한 케이스는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의 경우였다.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도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던 역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과는 달리 김 전 후보자는 무기중개상의 로비스트, 연평도 피격 다음날 일본 온천여행 등 30가지가 넘는 ‘비리 의혹 백화점’임이 밝혀졌다.
추위에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활기찬 봄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봄은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학년에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뜻 깊은 계절이다. 오산시는 대한민국 공교육의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교육도시이기에 신학기 오산의 봄은 더욱 활기차게 다가오고 있다. 오산시가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되어 경기도교육청과 혁신교육사업을 진행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이제는 혁신교육의 성과들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어 가면서 혁신교육도시로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자녀 교육을 위하여 오산을 떠났던 교육의 변방지역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를 새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오산 혁신교육의 중심에는 지역특화사업으로 주위로부터 각광 받고 있는 ‘시민참여학교’가 있다. 시민참여학교는 오산의 문화, 역사, 환경, 생태, 행정 등 모든 인프라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체험 학습의 장을 만들어 교과과정과 연계한 알찬 배움의 장이다. 인디언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오산의 온 마을을 체험 학습의 장으로 만든 것이 시민참여학교이다. 시민참여학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범시민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최근 학교폭력에 시달린 고교생이 장기간 상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여 부모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한 자기주변을 정리하며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죽고 싶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는데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전혀 알지를 못했다.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초·중·고생 10명 중 2명이 학교 내에서 폭력을 경험하였고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등교 거부, 자살 충동 등 심각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에겐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먼저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툴툴 털어놓게 하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문제다. 무조건 ‘고민 있니’라고 묻기보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마음을 연다. 부모들은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해야 한다. 어른이 봤을 때 별것 아닌 고민도 아이들에겐 죽을 만큼 급할 수 있다. 요즈음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
한국여성의전화가 2012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20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49명으로 나타났다. 또 이와 같은 범죄를 막다가, 혹은 막았다는 이유로 자녀나 부모 등 무고한 35명도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매주 최소 4명이 가정폭력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가정폭력문제는 ‘집안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의 ‘4대악 척결’ 공약에 가정폭력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 가정폭력의 새로운 인식 전환을 맞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가정폭력은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가정폭력은 단순 ‘집안 일’이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선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가정폭력 신고를 나가 가장 답답한 경우가 바로 ‘집안일인데요 뭘’ 하고 얼버무리는 경우이다. 폭력을 당하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그런 인식보다 ‘범죄’로서 가정폭력을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