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의 자질문제가 또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국민은 잊혀질만하면 등장하는 지방의원들의 부정과 비리, 부패와 무능을 질타하는 기사를 정례행사처럼 보게 된다. 지난해와 올 봄에 불거진 지방의원들의 관광성 외유로 지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기억이 멀어진다 싶더니 이번에는 이권개입과 특혜시비로, 한편으로는 잇단 음주사고 등 도덕성 문제로 도민들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6일 성남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성남시의원 3명이 가족명의로 된 땅을 고가로 시에 넘기는가 하면 다른 한 의원은 자신의 아들을 시 산하단체에 입사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김포경찰서는 지난 2일 혈중 알콜농도 0.16%인 만취 상태로 운전한 경기도의회 모 의원을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차선변경문제로 시비를 벌인 모의원이 경찰조사를 받았고 술자리에서 동석한 사람의 부적절한 성적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의원도 있었다.(본보 7일자 참조) 이렇게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지방의원들의 추태에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도 이 문제에 대한 묘책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가 부활되어 실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발의한 ‘경선 룰 중재안’을 놓고 한나라당이 풍전등화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은 10일 전격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한나라당 소속 당원 이름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편 그의 경선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식으로는 경선도 없다”며 경선 불참을 시사했다. 강대표는 지난 8일, 이른바 ‘빅 2’ 간 논쟁의 핵심사항이었던 ‘경선 룰 중재안’을 발표하고 이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 각각 상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후 이명박 전 시장은 이 중재안을 수용했으나 박근혜 전 대표는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강 대표의 중재안은 “선거인단 규모를 현행 20만 명에서 전체 유권자의 0.5%인 23만 1천625명으로 확대한다. 여론조사 규모를 최소한 67%로 보장한다”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문제가 된 대목은 여론조사 비중의 조정 부분이다. 이 안이 민심에서 앞선다는 이명박에게는 유리하나 당심에서 앞선다는 박 근혜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서로의 반응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중재안에 대한 ‘빅 2’의 합의가 없는데도 이명박 전 시장은 예상을 뒤집고 이날 갑자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
숲은 낙엽들로 가득했다. 한 해도 되지 않는 짧은 삶을 살다간 나뭇잎들로 숲길은 가득했다. 주어진 삶 온전히 살아간 후에 지난 가을 몸 기대어 살아가던 나무에게서 떨어져 내린 나뭇잎들이다. 발갛게 물든 나뭇잎도 있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도 있다. 잿빛으로 물든 나뭇잎도 있다. 지금은 잿빛이 되었지만 지난 가을에는 햇살을 받을 때마다 은빛으로 빛나며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던 나뭇잎이다. 나뭇잎들은 살아온 제 삶을 따라 물들어 있다. 잊을 수 없는 애절한 그리움을 품고 살아온 잎들은 발갛게 물들었고 깊은 사랑을 노래하던 잎들은 샛노랗게 물들었다. 마음에 고이 품어 둔 이야기가 많은 나뭇잎들은 은빛으로 물들었다. 지나간 시간들 때문일까. 유난히 모질고 추웠던 겨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제 삶에 대한 회한 때문이었을까. 나뭇잎들은 모두 잿빛에 가깝게 변해 있었다. 나무 곁에 쪼그리고 앉아 제 삶을 온전히 살다간 나뭇잎들을 바라보았다. 지나온 여름과 가을 곁을 지나는 이들마다 따뜻하게 품어 주며 마음을 씻어주던 푸른 잎이 보였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잎은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흐르다 이곳까지 온 모양이다. 밤나무 가득한 이곳에 상수리나무 잎
최근 제자가 동료교사 앞에서 담임을 폭행하거나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자녀의 담당교사를 폭행하는 등의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 스승의 교권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이같은 사건은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으나 최근엔 무감각해 진게 현실이다.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스승에 날을 부담스러운 날로 인식, 일선학교에서는 교장 재량으로 휴교에 들어가곤 한다. 특히 ‘스승의 날’을 겨울방학이나 2월 종업식 직전으로 변경하는 방안이나 명칭을 ‘교사의 날’, ‘교원의 날’로 바꾸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아예 폐지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아마도 촌지 문제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 교권추락은 물론 사교육비 급증이다, 공교육 부실이다, 교원평가다 해서 일선 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공 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열심히 잘 가르치려는 의지가 없다면 어떤 자극도 별반 소용이 없을 것이다. 5월15일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생일로, 스승의 날
남과 북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판문점 북 측 지역인 판문각에서 경의·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따르는 군사적 보장 조처를 논의하기 위한 제 5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있다. 남과 북은 지난번 경협위원회에서 오는 17일, 두 철로의 시험운행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가 있어서 이번 회담은 시간이 별로 없다. 북한측은 예상했던 대로 ‘열차 시험운행과 서해 충돌 방지 등’을 동시에 논의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서해 충돌 방지 방안 등은 사전 합의된 의제 밖의 문제들이다. 북한이 서해 충돌 방지 방안 등을 문제 삼는 것은 비록 의제와는 상관없지만 우리 정부도 이 문제의 해결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방 장관급 수준의 회담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회담에서는 다루기 어려울 것이다.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의 설정은 휴전 협정 당시 다루었어야 할 문제였는데도 북측의 요구가 없자 유엔군 측이 북측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경계선이다. 북측은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서해상의 충돌 방지와 공동 어로를 실현하기 위해 경계선의 재설정 문제를 제기해 왔고, 지난해 제3차 장성급 회담에서는 이른바 ‘근본 대책’으로 서해 북방한계선의…
국가의 교통안전 대책은 교통망을 정교하게 펼치고, 그것을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신속하게 이동케 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용하며, 혈액이 온몸을 원활하게 순환하는 것처럼 사회 전체에 탄력적인 흐름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나 교통안전 대책을 수립하는 관리들이 흔히 지나치기 쉬운 것 중의 하나가 급증하는 차량의 홍수에 견디다 못해 길을 건너는 인간의 입장보다는 차량의 흐름에 신경을 더 써서 인간을 차량에 종속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이것은 시민을 짜증나게 하는 행정의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그 대표적 사례가 신호등 체계다. 초록색 신호등이 켜져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 중 건강한사람이라도 그 신호가 너무 짧아서 뛰어가거나, 길을 반도 건너지 않았는데도 초록불이 곧 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깜빡 신호가 연달아 켜져 불안감에 휩싸이곤 한다. 하물며 노약자나 환자, 그리고 어린이들은 초록 신호등만 켜지면 짜증을 낸다고 한다. 건설교통부가 8일 마련한 2007년도 교통안전시행계획이 노인과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4차선(15m 기준) 신호 주기를 지금의 15초에서 19초로 늘이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 계획은 사람이 횡단보도를 걷는
법원사거리 쯤이었다. 바쁘게 걷고 있던 나를 웬 노인이 불러 세웠다. “이보우, 말 좀 물읍시다. 원천저수지로 가자면 어찌 해야하우?” 남루한 행색의 노인은 붙잡아 세워 미안하다는 얼굴로 길을 물어왔다. “원천저수지요?”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이내 그곳이 원천유원지임을 깨달았다. 원천유원지라는 지명이 귀에 익었던 탓에 원천저수지란 말이 생경하게 들린 것이다. 머릿속으로 저수지와 유원지의 시간적, 공감각적 차이를 짚어보며 나는 소상하게 원천유원지로 가는 길을 설명했다. 노인은 내가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 길게 뻗은 도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막막한 눈빛이 되어 고개를 돌렸다. “옛날에 한번 와봤는데 도무지 길이 낯설어서…” 노인은 무렴한 낯빛으로 말끝을 흐렸다. 돌아서 멀어져가는 노인의 괴춤에서 점심도시락인 듯한 까만 비닐봉지가 햇살을 까부르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도 돌아섰다. 내처 길을 걸으며 나는 노인이 목적지를 찾을 수 있을까 적잖이 걱정됐다. 노인이 찾는 저수지는 이제 유원지가 돼 있다. 예전의 기억을 되짚어 나들이를 나선 노인은 방죽 물이 미풍에 잔잔한 파문을 그
누누이 말했지만 한미 FTA는 (농축산물)시장을 더 개방(開放)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우리나라 상품시장은 이미 99.3%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걸치고 있던 관세ㆍ비관세의 누더기를 벗겨버리자는 것이 한미 FTA 이다. 즉 한미 FTA는 ①상품과 서비스 시장의 예외 없는 무(無)관세화 협정이다. ②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국산영화상영 일수의 50% 축소와 미국 의약품 가격의 보장, 식품안전성을 해치는 위생 및 검역조건의 완화와 유전자 변형식품의 원활한 도입 등 협상의제도 아닌 비관세 사항마저 대폭 양보하는 협정이었다. ③ 우리나라의 각종 공공제도와 법률 및 정책을 미국의 요구대로 미 국익에 맞게 고치겠다는 경제통합 내지 동조화(同調化)에 관한 협정인 것이다. 그냥 시장개방을 더 늘려 100% 채우란다면야 죽자사자 반대할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앞장서 “개방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100여 년 전의 쇄국정책을 택할 것이냐” 윽박지르고 광개토대왕과 장보고까지 동원하여 수출해 먹고 사는 나라에서 개방은 필수요 대세라는 광고를 해대는 바람에 상당수 국민들은 꼬박 믿고 넘어갔다
“5월이 시작되면 걱정이 앞서…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야.”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되면 서민들은 아우성치기 시작한다. 회사에서도 술자리에서도, 동창모임이나 잠자리에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도 그럴것이 5월 한달동안 챙겨야 할 기념일은 줄잡아 서너개. 한 집안의 가장에 딸린 식솔까지 있다면 푸념의 강도는 더욱 높아진다. 가장에게 잔인한 달로 인식되는 5월의 기념일들을 짚어보자. 먼저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안겨줘야 그동안 잃었던 아빠의 존재감을 확인시킬수 있다. 3일이 지나면 어버이날이 가장의 어깨를 누른다. “부모님들에게 용돈이라도 드려야 되는데…”라는 생각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고 얇은 주머니 사정으로 감춰뒀던 비자금을 쓰기도 한다. 또 5일이 지나면 스승의 날이 찾아온다. 학교에 다는 아이들의 선생님도 챙겨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봄을 맞아 백년가약을 맺은 지인들의 청첩장이 주인을 찾아오면 답답한 마음은 더욱 커지기 마련
보통 시민은 송사(訟事)에 휘말리면 전쟁을 하는 군인들처럼 사활을 걸고 대결하고, 변호사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시민은 국선 변호인의 처분만 기다리며 초조한 심정으로 재판에 임한다. 그리하여 재판에서 이긴 사람은 환호하고 진 사람은 불편한 마음으로 불이익을 감수하거나 항소한다. 병법(兵法)의 대가 손자(孫子)가 “이기고 지는 것은 싸우는 사람에게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보통 시민은 송사를 한가한 게임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삶의 근저까지 흔드는 위험한 싸움으로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에서 지고도 재판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 시민이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즉 얼마 전 채무관계로 소송을 당해 패소한 이모(65)씨가 재판을 담당한 부산지방법원 민사8부에 보낸 편지에서 “인생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가정사 문제(대여금)로 피소되어…돈을 갚아주란 주문에 억울함이 있지만…저희 같은 서민들은 한없이 든든하며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라고 썼다. 이씨의 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는 “원고 부인과 피고 부인 간에 발생한 금전관계로 제가 차용증을 대신 써준 것이 엄청난 변화를 자초했습니다”라고 사건의 발생 경위를 설명한 후 “그동안 많은 서면자료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