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는다. 산등성이를 넘어온 찬바람을 맞으며 산길을 걷는다. 겨울바람이 온 몸으로 스며든다. 차다. 매서운 바람이다. 하늘은 높고 맑다. 맑은 하늘을 닮아가는 것일까. 산길을 걷자 내내 답답했던 마음이 맑아진다. 무거웠던 머리도 가벼워진다. 마음이 투명해지는 듯하다. 산길을 걸으며 많은 생명들을 만난다. 나뭇잎을 본다. 겨울임에도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나뭇잎들을 본다. 나뭇잎들 사이로 겨울의 차가운 햇살이 드리운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쨍-쨍-’소리를 내며 공기를 얼어붙게 하는 차가운 햇살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차가운 햇살을 맞고 있는 나뭇잎이 얼마나 신비로운 빛깔을 띠는지 알고 있을까. 나무 그늘 아래로 눈이 제법 쌓여 있다. 나무 그늘 아래 있는 작은 눈 언덕에 꽃이 피어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이다. 그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눈 속에 피어난 이름 모를 겨울 꽃이 얼마나 눈부신지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꽃만이 아니다. 눈물 흘리고 있는 내 가슴을 흔들어 놓는 것이 있다. 눈 가로 제 몸 다 드러낸 이름 모를 잡풀들이다. 겨울 산의 찬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서러움
화성시에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부녀자 3명이 잇따라 실종됨으로써 그들이 또 다시 살인마에게 희생되지 않나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악명 높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9개월 전 공소시효의 만료로 미궁 속으로 빠진 치욕의 범죄사를 기억하고 있는 적지 않은 경기도민과 화성시민들은 이 때문에 연말연시를 불안에 떨면서 지내고 있다. 서래마을 냉장고 속 영아유기사건의 범인이 프랑스인 쿠르조씨 부부임을 끈질긴 DNA 검사로 입증하여 우리나라가 과학수사의 선진국임을 세계에 입증한 경찰이 왜 화성시 일원에서는 연쇄살인범을 잡지 못해 무능의 표본처럼 알려지고 있는가. 특히 최근에 실종된 부녀자들 가운데 2명은 어려운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면서 새벽에 귀가하다가 실종됐으며, 다른 한 명은 회사의 간부로서 저녁에 정상적으로 퇴근한 후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들은 휴대전화의 위치를 추적한 결과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전화가 끊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실종사건은 연쇄살인 사건에서 반복됐던 대로 여성을 상대로 심야에 저지른 범죄요, 같은 면에서 연락이 두절된 점으로 보아 동일인 또는 일당이 비슷한 장소를 거치면서 범행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희망찬 정해년 벽두부터 정가에 해묵은 화두가 던져졌다. 8일 노무현대통령은 대통령 4년 임기의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대통령의 적절한 임기와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 미국과 같은 4년 임기 중임제에 대해 반대하는 국민의견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결과 과반수이상의 응답자가 이같은 원칙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 시기와 의도의 순수성에 있다. 노 대통령의 정치이력을 보면 위기에 닥쳤을 때마다 승부수를 띄워왔다. 때론 성공하고 때론 실패했지만 피해가지 않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 스타일인 것이다. 이번 대통령의 4년임기 중임제 개헌 카드는 사실 정치권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고 토의해 봤음직한 주제다. 최근 대외경쟁력은 고사하고 내부적으로 각 이해집단의 갈등, 국론의 분열, 집값 급상승, 대통령의 평통발언, 대선주자고르기 등으로 어수선해 잠시 잊혀졌던 그 카드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현재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대선주자를 놓고 봤을때 한나라당의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 소위 빅3에 가려 열린우리당의 대선주자는 거의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빅3에 필적할만한 실체
대한민국 헌법 제31조는 국가교육의 기본방향을 천명한 조항인데 그중 제4항을 보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 된다’ 라고 되어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지난 15년간 지방자치와 별도로 교육자치를 실시해왔고, 헌법에서 요구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그동안 교육자들의 정치적 활동 또한 금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개정 통과된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2010년부터 현행 시·도교육위원회는 시·도의회와 통합되어 교육특별상임위원회로 기능이 바뀌게 되었고,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부산시교육감선거를 시작으로 앞으로 교육감, 교육위원은 전원 주민직선으로 선출하게 되었다. 개정된 법은 그나마 해방이후 우리나라가 미흡하지만 분리 운영해 왔던 교육자치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과 우려를 갖게 한다. 첫째 교육자치 위헌 가능성이다. 자치란 개념이 본질적으로 참여주체가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최소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볼 때, 교육위원회를 도의회와 통합하는 개정된 지방교육자치법은 향후 도의회 내 소속될 7명의 교육의원들에게 교육관련 독자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안양시청 공무원들을 선거에 동원해 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중대 안양시장에게 징역 2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신 시장이 조직적으로 공무원을 동원해 선거를 치르고 사조직을 결성해 선거운동을 하는 등 불법 선거를 치뤘다고 밝혔다. 또 신 시장이 당선된 이후인 지난 해 6월 10차례에 걸쳐 사조직에 포함됐던 선거구민 119명을 초청, 업무추진비 409만원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등 죄질이 매우 중대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 시장의 변호인측은 신 시장의 공소사실 대부분이 일반 공무원 입장에서 통상적으로 해온 관행적인 일로 고의가 없었으며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전공노의 해킹에 의한 불법적 자료를 단초로 한 것으로 적법한 증거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선처를 호소했다. 신 시장 공판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공무원들을 동원해 선거기획을 하고 사조직을 결성해 선거운동에 활용한 것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의 선거개입이나 사조직을 통한 선거운동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신 시장이 업무추진비로 자신의 선거를 위해 동원한 사조직 구성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는 것이다. 공금을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사용한 것이다. 이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은 참 아름답다.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나 노을이 지는 저녁에 바라보는 화성은 특히 그렇다. 달이 휘영청 뜬 밤중에 성곽을 거니는 일도 퍽이나 정겹고, 겨울철 흰눈이 소담스럽게 내려 쌓인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 이런 화성을 곁에 두고 사는 수원사람들은 참 행복하다. 그렇지 않은가? 전 세계의 어느 누가 세계문화유산을 따라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수원사람들의 특권이다. 화성 성곽을 거닐면서 이 빼어난 성을 만들도록 한 정조대왕과 성곽축조의 기초 학술서인 ‘성설’을 저술한 다산 정약용 선생, 그리고 성역총리대신으로 공사를 총 지휘한 채제공 선생, 수원유수 조심태 선생,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석수와 와장, 목수 등 당대 최고의 장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화성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래서 필자는 틈만 나면 화성을 찾는다. 화성을 걷다보면 또 하나의 눈요기 거리가 있다. 황금빛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몸체는 임금이 타던 가마인 어가를 본 따 만든 화성열차가 그것이다. 화성열차는 현재 동장대(연무대)-화홍문-장안문-화서문-팔달산 성신사 터 구
노무현 대통령이 9일 대국민 특별담화 형식으로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핵심으로 한 개헌 제안을 한 직후 국민 여론은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을 들쑥날쑥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지만 개헌 시기는 다음 정권에서 하는 것이 옳다는 쪽으로 압도적으로 쏠리고 있다. 이것은 주요 신문이 시행한 여론조사는 물론 정부의 정책에 찬성하는 빈도가 높은 방송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로도 입증되고 있으므로 명실 공히 국민의 여론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은 10일 의원총회에서 ‘개헌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국면전환용’이라고 못 박고 노 대통령에게 무모한 대권 불꽃놀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의원은 “지금 노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선거와 정권연장 음모만 있다. 자신의 실정을 임기 탓, 헌법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을 ‘하늘 아래 없는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도 최후의 일각까지 흔들고 또 흔들 텐데, 우리가 절대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여론에 관계없이 어제 대통령이 제안한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발의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전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현재의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제를 4년 연임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 제안의 논거를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임기 4년에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개정한다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가적 전략과제에 대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데 두고 있다. 이어서 노대통령은 “정치권 일부에서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하고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자고 한다”고 전하면서 “차기 국회의원은 2012년 5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차기 대통령은 2013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되므로 단임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깝게 줄이지 않으면 개헌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차기 정권에서의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하고 금년에 개헌을 하는 것이 적기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노대통령의 개헌 제안 내용의 핵심 즉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자체는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임기를 4년 연임제로 하면 유능한 대통령이 나왔을 경우 5년 단임제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더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폐단을 시정할 수 있고, 무능한 대통령이 나왔을 경
평화는 인류가 지향하는 이상 중에서 복지와 더불어 가장 보편적이고도 절실한 과제라는 데 많은 이가 동의하고 있다. 이 말은 인류의 역사가 평화보다는 분쟁, 분규 또는 전쟁으로 얼룩진 기간이 많았으며, 복지보다는 아사, 빈곤, 빈부격차를 해결하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는 양상을 보여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과연 평화는 인류의 염원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현장에서 수시로 도전을 받고 피로 얼룩진 참혹한 모습을 띤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평화 지상주의자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한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성사시켜 명성을 떨친 남북한 정상회담을 물밑으로 교섭하여 인기가 폭락한 자신의 입지를 만회하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전직 대통령 때보다 더 많은 퍼주기를 계속하면서 이종석, 이재정씨 등에게 통일부 장관을 맡겨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우호적인 신호를 계속 보내왔다. 노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게 동해의 명칭을 ‘평화의 바다’ 또는 ‘우의의 바다’로 고쳐 부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비공식으로 했다가 즉석에서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평화에 집착하고
열린우리당이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신당파와 당 사수파로 나뉘어 벌이는 이전투구 양상은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다.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두 진영 모두 국민을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심을 보면 현 정권에 대한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을 상대편에게 돌리려는 ‘네탓’ 경향이 강하다. 내 잘못보다는 네 잘못 때문에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이다. 대선 승리에 이어 총선에서도 과반수 이상 압승을 거뒀을 당시에도 창당 주역들은 직간접적으로 자신들의 공과를 내세우며 자찬했다. 집권여당이 된 이후 책임정치 구현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정책이 잇따라 실패를 거듭하자 민심이반 현상이 심화됐고, 결국 연이은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하자 여당 일각에서는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돌리며 탈당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여정부의 국정운영과 각종 실정 모든 책임은 우리당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국정운영이 잘못됐다면 이를 바로잡아줘야 하는 것도 집권여당의 몫인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청와대 탓만 하고 있다. 당이 분열위기에 처했음에도 책임 전가 현상은 여전하다. 신당파들은 현재의 분위기로는 대선승리가 어려운 만큼 창당 초심을 갖고 새출발을 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