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의 기초의원까지 정당 공천제를 도입하여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 속에 막을 내렸던 5.31 지방선거. 선거는 야당의 일방적인 승리와 여당의 속수무책 패배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제1야당에 몰표를 몰아주었던 지지자들마저도 한편으로는 지나친 쏠림 투표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분위기였다. 이제 그로부터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3개월은 그 쏠림 현상의 후유증을 논할 만큼의 물리적 시간이 못 되어서인지 아직은 새로이 출범한 민선 4기 지자체와 관련한 특별한 쟁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현단계에서 의미 있는 작업은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쏠림 현상의 후유증을 미리미리 예방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그 예방과 견제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일까? 지역 정치인, 지역 언론, 지역 전문가, 지역 NGO 등이 거론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다수의 일반 주민들이 가장 손쉽게 자발적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지방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장(場)이 바로 지역 NGO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민이 지방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없는 건 아니다. 주민제안, 주민투표, 주민소송, 주민소환 등이 있긴 하다. 하지만 주민투표, 주민소송,…
열흘 남짓 미국을 여행 중이다. 로스엔젤리스에서 시작하여 애틀랜타를 거쳐 지금은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다. 내일 모래면 뉴욕으로 옮겨간다. 미국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다.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미국에서 부러운 것이 한 가지 있다. 마을마다 지역사회마다 갖추어진 도서관이다. 비록 시골을 가도 웬만한 마을에는 반드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그 도서관들이 그냥 도서관이 아니라 주민들이 휴식하며, 대화하며 지적인 양식을 채울 수 있는 문화공간을 겸하고 있는 점이다. 물론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란 나라도 문제가 많은 나라임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미국 사회가 그 바탕에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이런 마을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독서 문화가 큰 몫을 감당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는 요즘 지방자치가 활발하여지게 되면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각 지방 정부의 청사를 짓는 일인 듯 싶다. 어느 지방 도시는 시장실이 재벌의 사무실처럼 호화롭고 요란스러워 말썽이 일기도 한다. 나는 그런 유행이 지역 도서관을 짓는 쪽으로 바뀌어져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책 읽기를 게을리 하는 국민들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듯이 도서관…
5.31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싹쓸이로 끝난지 한달여가 지나갔다. 최근 경기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5.31 지방선거평가에 토론자로 참석해 지방선거 정당공천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했다. 이들 가운데 기초자치단체의 장 및 의원 선거에 정당공천배제 및 소선거구제를 주장하는 토론자들의 주요 논거는 다음과 같다. ▲기초단체장과 의원은 지역과 마을의 대표일꾼으로서 내 고장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생활정치를 펼치는 만큼 정당공천제가 필요하지 않다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된다 ▲공천잡음, 고 비용선거구조, 편가르기식 선거양상이 지방자치 발전에 역행한다 ▲국회의원, 광역의원선거에서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유독 기초의원선거만 중선거구제 도입하여 일괄성 상실과 광역의원과 대표성 혼선, 마을간 반목과 갈등, 마을의 대표자 상실인한 박탈감 ▲풀뿌리민주주의의 올바른 정착과 인물·능력 본위의 지방자치제 발전을 위해 공천배제 필요 등이다. 이러한 논리들은 표면상으로 보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정당이 일은 하지 않고 싸움만 하다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자세하게 지방자치제의 운영 시스템
“메모리 연타기능은 단속이 어렵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바다이야기 등 성인 게임물을 단속하는 도내 각 경찰서 풍속담당자들을 모아놓고 앵무새처럼 발언한 내용이다. 영등위는 바다이야기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 직전인 지난 7월 초까지도 이 같은 해석을 고수했다. 그러나 대구지법은 이보다 앞선 6월15일 “바다이야기의 메모리 연타가 사행성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1차 판결을 했다. 경찰은 게임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단속 여부를 영등위의 판단에 의존한 결과 사실상 바다이야기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상반기 도내 게임제공업 형사처벌 350건 중 바다이야기는 15건에 불과했다. 메모리 연타에 대한 단속은 한 건도 없었다. 영등위의 판단이 바다이야기의 ‘성행’을 보장한 것이다. 그보다 더 많은 정부와 문화부의 ‘정책적 실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대구지법의 판결을 근거로 메모리 연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선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메모리 연타 기능을 확인하고 녹화를 한 후 게임기 기판을 압수해야 한다. 압수수색영장이 없기 때문에 우선 불법을 확인한 후 영장은 사후 추인받는다. 업소 간 형평성…
오염 극심 죽음의 개천서 새로 태어나 억새풀·야생화 온갖 새들의 보금자리 인간이 다시 살린 자연 삶의 풍요 선사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올해 초 비장한 결심을 했다. 좋아하는 맥주를 당분간 끊고 새드리버(SADDLERIVER) 개천가에서 열심히 걷거나 뜀뛰기를 해 건강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4개월 동안 술을 끊고 하루10㎞ 이상을 걷거나 뛰었다. 실개천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수도 없이 많은 다람쥐식구가 보이고, 토끼가 다니고, 야생엄마오리가 어린 새끼들을 거느리고 걸어가고, 가끔은 사슴 가족이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아, 아름다운 개천이다라고 수도 없이 감탄을 하면서 걷고 또 걸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집 근처에 있는 학의천을 걷고 있다. 미국에 가기 전에는 학이 살았다는 전설이라도 있는 곳이거니 생각했지 단 한번도 개울가를 걸어본 적이 없었다. 좋아졌다는 주변의 말을 들으면서도 ‘실망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했다. 운동화의 끈을 조이고 천천히 학의천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로 들어간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끝도 없이 흔들리고 있던 억새풀이었다. 제주도 애월읍에 있는 가을 갈대를 보고 느낀 감동이 흔들려 온다. 억새풀 사이사이에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28일 열린 한 포럼에서 다음달에 발표될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경영환경 개선 방향을 설명하면서 “수도권 규제를 합리적인 선에서 폭넓게 개혁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특히 주목된다. ‘행정중심 복합도시의 착공 이후’라는 전제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수도권 규제완화는 정부의 수도권 과밀억제와 국토 균형발전 정책의 전면적 재검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단히 중대하고도 획기적인 조처로 기대를 갖게 한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경제계는 물론 여당도 투자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이다. 수도권 규제가 기업투자를 크게 위축시키고 경제 활성화에 장애가 된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재론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분명한 사실이다. 수도권 규제를 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투자방향을 지방으로 돌리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정적인 전망이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기업 경영환경이 열악한 지방에 투자할 기업은 없다. 그보다는 아예 투자를 하지 않거나 중국 등 해외로 나가는 게 기업 입장에서는 유익하다. 따라서 해외자본의 투자유치는커녕 국내 기업들마저 줄지어 중국 등 외국으로 나가는 이른바 ‘자본과 기술의 엑소더스(
여야 의원 110명으로 구성된 ‘기초단체장 및 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여야국회원모임’이 28일 오후 국회 대강당에서 공선법 개정(안)과 정당법 개정(안)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모임의 목적 자체가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에 있기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토론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정당 공천제의 폐지를 소리 높이 주장했다. 이들 법이 민선 4기 지방선거에서 처음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보면, 17대 국회는 자신들이 만든 법을 자신들의 임기 중에 다시 고치는 모순을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이 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이번 기초의원 선거 때 처음 실시된 중선거구제는 주민의 접근성의 원칙에 반함으로 과거와 같이 소선거구제로 환원시켜야 하며, 5.31선거는 지역주의의 공고화와 철저한 정당선거였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동네의 기초의원을 선출하는데도 후보의 자질이나 인품 및 정책을 알 길이 없으니 당과 성씨만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할 수 밖에 없었고, 후보에 대한 공천권을 중앙당 또는 지역 당원들이 행사한 결과로 지역 민심과는 어긋난 사례가 수없이 노출되었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공천 헌금 파동이나 당비 대납 사건은 선거 초반부터 정당 공천
정부는 팔당호 주변 7개 시·군에 팔당호 수질개선을 이유로 2004년부터 광주시에 시행하고 있는 오염총량제를 여주, 양평, 가평 등 6개 시군의 전 지역에 시행하기 위해 현재 임의제인 오염총량제관리제를 의무제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오염총량관리제를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규제정책으로는 팔당호의 수질보호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며 지역주민들은 자연보전권역에 시행된 규제 중 가장 강력한 규제정책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도 정비발전지구를 통한 규제개선을 조건으로 오염총량관리제의 도입에 협조하는 분위기였다. 정부도 당초 수도권발전대책 및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 과정 및 공청회에서 접경지역 및 자연보전권역의 저발전 지역에 정비발전지구 도입을 약속해 왔다. 그러나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 확정을 위한 수도권정비위원회(2006년 6월30일)에서 일방적으로 그 간의 정책기조를 바꿔 접경지역 및 자연보전권역에 대한 정비발전지구 도입을 제외시켰다. 그 이유에 정부의 정책당국자들은 “정비발전지구는 공공기관 이전지역에 대한 발전방안으로 검토된
오래 전 미국의 라이프 지(Life Magazine)에 ‘아름다운 참 사랑의 모습’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더불어 한 노인 부부의 사진이 한 면 가득히 실린 적이 있었다. 한 사진기자가 지하철 식당에서 식사 중이었는데 옆 자리에 한 노인 부부가 마치 소꿉동무들처럼 정답게 앉아 남편은 비스킷을, 아내는 차를 주문하였다. 옷차림으로는 퍽 가난한 부부처럼 보였으나 두 노인은 아무에게도 개의치 않고 서로의 손을 잡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주문한 비스킷과 차가 나오자 남편은 비스킷을 천천히 먹고, 아내는 뜨거운 차를 몇 모금 마시면서 남편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그런데 곧 이어 신기한 장면이 나타났다. 남편이 비스킷을 반 가량 먹고는 틀니를 빼더니 깨끗이 닦아 아내에게 주는 것이었다. 아내는 자연스럽게 틀니를 입 안에 넣고 비스킷을 천천히 먹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가 마시던 차를 천천히 마시며 아내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기자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가슴이 찡하는 감동을 느꼈다. 진실로 아름다운 사랑이로구나’하는 느낌이 왔다. 서로를 아껴주고, 기다려주고,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려는 마음, 이런 사랑을 지닌 분들
부천 상동교 이용석 교사는 지난 8월 4일,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고 부당한 처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가 던진 화두는 국기(태극기)에 대한 문제이다. 교육청의 징계 이유는 그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등 학생들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교육했다’는 것이다. 이 교사 사건이 표면화 된 것은 교육위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6월, 조선일보가 ‘전교조 편향된 교육에 학부모 집단 반발’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이 교사의 사례를 들며 “수업 시간에 병역 및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논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학부모들이 편향된 가치관 교육을 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의 일이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기사는 교육위원 선거에서 전교조 출신 후보들에게 치명타를 가했다. 그 선거는 보수언론의 승리로 보였다. 그가 지난 16일, 교육청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징계의결 통보서는 이 교사에 대한 징계사유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국가공무원법 제 63조 품위유지 의무 위반: 각종 학교 행사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으며, 학생들에게 “나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사실로 판단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