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남한산성 복원 사업을 추진한지는 꽤 오래된 일이다. 그러나 성곽의 복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남한산성내 유적 및 유물발굴사업이다. 초기백제 연구의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발굴사업이 햇볕을 본 것은 지난 2001년 한국토지박물관이 경기 광주군 중부면 산성리 남한행궁지(南漢行宮址)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백제토기가 다량 출토되면서부터였다. 그것은 남한산성에서 출토한 최초의 백제유물이었다. 이에 고무된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기문화재단 산하 기전문화재연구원 등은 백제 유적 확인을 위한 주변 일대에 대한 확대조사를 요청했고, 그 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실시된 조사에서 백제의 한성시대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음이 분명한 구덩이 유적 8곳을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구덩이들은 풍화암반층을 뚫고 내려간 원형 혹은 타원형으로, 일부에서는 적갈색을 띠는 연질(軟質) 혹은 경질(硬質) 타날문(打捺文) 토기류가 출토됐다. 아직 그 정확한 용도는 미상이지만 이러한 구덩이는 최근 이천 설성산성을 비롯한 한성시대 백제 산성들에서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남한산성이 초기 백제유물에 대한 학계의 갈증을 풀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남한산성의 역사적 유래에
일명 팔당고시(팔당·대청호 상수원보전 특별대책 고시 개정안)가 전면 유보됐다. 결론부터 말해서 다행한 일이다. 팔당고시는 입법예고 단계부터 팔당호 주변의 양평, 여주, 가평 등 7개 시·군의 자치단체와 범시민단체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었다. 지난 18일에는 양평군의 255개 이장과 새마을 부녀회장 등이 총사퇴를 결의하는 등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양상으로까지 확대됐고, 그 뒤에도 관련 시·군의 시장·군수들이 긴급 회동한 자리에서 백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단순히 팔당고시에 반대하기 위한 반대 표시가 아니라, 팔당고시가 시행될 경우 7개 시·군의 주민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결과였다. 그런데 28일 양평 여성회관에서 있은 관계자 모임에서 환경부 곽결호 차관은 일방적인 규제를 골자로 한 팔당고시 추진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앞으로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과 지자체, 주민 대표들이 참여하는 ‘팔당호 수질개선 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때늦은 감은 없지 않다. 그러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했을 때 바로 정책방향을 수정하는 것 또한 용기 있는 일이다. 우리는 일찍이 팔당고시를 둘러싸고 주민과 환경청이 칼
일제하의 소금 고장이던 남양 사람들은 ‘어염식수’란 말로 남양을 자랑했다. 어염식수란 우리말사전에도 없는 낱말인데 뜻인즉 풍부한 물고기와 맛좋은 소금, 깨끗한 식수를 말한다. 옛 남양은 지명(地名)에서 알 수 있듯이 남쪽의 태양이라고 할 만큼 유명했다. 신라 경덕왕 9년(757)에 당원군으로 시작해서 조선 효종 4년(1653)에 남양 도호부가 되고, 고종 32년(1895)때 남양군이 되었으나 일제하의 1914년에 수원군 음덕면, 정부 수립 후인 1949년엔 화성군 남양면으로 바뀌었다. 지명 변천으로 보면 남양은 한껏 상승했다가 끝없이 하강한 셈이지만 옛 남양은 경기 서남단에 위치한 해안 도시인데다 대 중국 무역기지로 성가(聲 )가 꽤나 높았다. 그런데 이 고장 산물 가운데 유명한 것이 소금이었다. 우리나라에 천일염 제염법이 들어온 것은 일제 때 일이고, 그전에는 토기에 바닷물을 넣어 끓여서 소금을 생산하는 원시적 토기제염법이 전부였다. 오늘날의 남양지방은 개발바람 덕분에 그 많던 염전이 거의 없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로(古老)를 포함해서 중장년들까지도 한담을 하는 자리에서 염전의 추억담을 곧잘 즐긴다. 우리 속담에 “소금으로 열두가지 반찬을 만든다.”…
그동안 숱한 논란을 야기하며 입법이 유보돼왔던 외국인노동자 고용허가제가 오는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통과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로서는 도내업체들의 연쇄 도산과 폐업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도가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양산하고 그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 중소기업의 심각한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7년 전부터 입법 추진했던 것이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37만여명이나 된다. 그 가운데 28만여명이 불법체류자다. 정부가 그동안 불법체류 기간이 3년 미만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신고를 받은 8만여명에 대해서는 내년 3월까지 출국을 연장했으나 나머지 20만여명에 대해서는 출국 유예기간을 오는 8월말까지로 못박았다. 따라서 9월초부터 불법체류자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시작되면 중소기업의 인력부족은 물론 적지 않은 사회적 혼란이 뒤따를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정부가 고용허가제 도입을 전제로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강제출국 기한을 또다시 유예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고용허가제의 도입을 찬성하는 쪽은 실제 산업현장의…
경기북부지역 2백만 시민의 간절한 소망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모름지기 4년제 일반대학의 설립일 것이다. 알다시피 북부지역에는 10개 시·군이 있는데다, 장치 남북통일의 전초기지로 자리 매김할 지리적 여건까지 갖추고 있어서, 4년제 대학이 하나쯤 있어야한다는 주장은 설득력과 함께 당위성을 인정할 만 하다. 특히, 북부지역에는 현재 한 두개의 대학 등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 대학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학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정이 이런데도 아직껏 대학이 설립되지 못한 것은 완고하기 그지없는 수도권 정비계획법 탓이었다. 언필칭 인구 증가와 교통을 비롯한 환경파괴를 방지하기위한 것이라지만 북부지역의 실정과는 사뭇 배치됐었다. 막무가내식의 규제 때문에 지역발전은 침체 되고, 인구와 경제는 한없이 위축된 상태다. 오죽 했으면 ‘내륙속의 고도’라는 오명이, 생겼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 살 바에야 경기도에서 독립하자는 분도론까지 제기 되고 있겠는가. 그런데 건교부가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일부 고쳐서 김포, 파주 등 경기북부와 인천시의 강화, 옹진군 등지에 4년제 대학을 신설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것이라 한다. 실로 가뭄 끝의 단비와…
순망치한의 사전적 의미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이며, ‘이해관계가 서로 밀접하여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보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할 때 쓰인다. 유래는 이렇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희공 5년조. 춘추시대 말엽, 진(晉)나라 헌공은 괵나라를 공격할 야심을 품고 통과국인 우나라 우공에게 그곳을 지나도록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나라의 현인 궁지기(宮之寄)는 헌공의 속셈을 알고 우왕에게 간언했다. “괵나라와 우나라는 한 몸이나 다름없는 사이오라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망할 것이옵니다. 옛 속담에도 수레의 짐받이 판자와 수레는 서로 의지하고(輔車相依),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고 했습니다. 결코 길을 빌려주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왕은 궁지기의 말을 듣지 않았다. 궁지기는 후환이 두려워 “우나라는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가족과 함께 떠났다. 진나라는 궁지기의 예견대로 12월에 괵나라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나라도 정복하고 우왕을 사로잡았다. 이때부터 입술과 이의 관계처럼 결코 끊어서는 안 되는 관계를 가리켜 순망치한이라 했다.』 근래 굿모닝게이트로 인해 검찰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있는 민주당
경기도지사가 불과 취임 1년 남짓한 상황에서 대권도전 의사를 밝혔다. 벌써부터 도민들은 도정이 지사의 대선을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실 그런 우려는 이전부터 줄기차게 제기되었던 터였다. 실례로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던 지사의 해외출장을 보면 그 목적과 의도가 모호하기만 했다. 과연 경기도지사로서 도정을 위해 간 것인지, 아니면 차기대선 주자로서 외국에 얼굴알리기와 인맥쌓기를 위해 간 것이었는지 도무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지사 스스로 단서를 제공해주었다. 지사는 자신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국제적 감각을 들었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쓴 지사의 해외출장비는 그의 국제적 감각을 키우기 위한 경비였을 수도 있다는 오해를 스스로 자초한 셈이됐다. 한편, 내년 4월에 치러질 제17대 총선의 출마예상자 가운데 도내 단체장이 다수 포함돼 있어 해당 자치단체의 행정공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총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거나 준비중인 단체장이 대략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역시 불과 취임 1년 남짓 된 단체장들이라는 점이다. 단체장 자신의 정치적 꿈을 위해 지역 주민의 지지와 성원, 그리고 스스로의 약속을 불
53년 7월27일, 3년여를 끌어온 6·25전쟁이 정전협정체결로 사실상 끝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정전(停戰)협정은 말 그대로 전쟁의 일시 정지를 의미할 뿐 완전한 종식은 아니었다. 그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의 한반도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전쟁이 멎은 지 50주년이 지난 지금껏 이 땅에는 평화가 깃들지 못하고 있다. 남북간의 군사적인 대치상황과 함께 북한핵문제 등으로 긴장은 계속돼왔다.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이라는 멍에를 벗어나기는커녕 여전히 전쟁의 위험 앞에 서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전협정 50주년을 맞아 평화협정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실 정전협정일은 6·25 행사에 묻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50돌을 맞은 올해는 새로운 평화운동의 기념일로 거듭나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정전협정 50주년을 한반도 평화의 원년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국제민간법정 추진’과 그 밖의 정전 50돌 평화운동이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불안정한 정전협정체제의 유지는 한반도의 전쟁위험은 물론 일본의 군사력증강과 중국 및 러시아의 긴장을 불러왔다. 주한미군의 역할변화에 따
죽음의 하천으로 눈 밖에 났던 수원천이 2급수의 자연하천으로 되살아난 것은 작은 기적이다. 수원천을 복원한지 7년만의 일이다. 현재 수원천에는 갈대 등 95종의 식물과 붕어를 비롯한 물고기 8종, 다슬기 등 6종의 수서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엊그제 학생과 시민들이 2만2천 마리의 미꾸라지를 방사했다. 물고기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인데 미꾸라지를 풀어 놓은 까닭이, 극성을 떠는 모기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니 기발한 아이디어다. 물고기는 떼 지어 다니되, 한 마리의 인솔로 움직이므로 군대를 연상시키고 임금과 신하, 장수와 병사,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상징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질서가 없다. 물고기의 질서는 만고불변인데 인간의 질서는 왜 형편 없어졌을까. 믿음과 존경심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황하의 황어(黃魚)는 매년 3월이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른다. 이때 용문(龍門)의 급류를 통과하면 용으로 변신한다고 해서 생긴 말이 등용문(登龍門)이다. 고려의 동경(銅鏡)이나 조선 민화에는 잉어가 용이 되는 그림이 많다. 이는 신분 상승의 염원을 나타낸 것으로, 동경에 그려진 물고기는 머리가 용이며 지느러미가 날개 형상이다. 반면에 조선 민화에서는 여의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마침내 차기대선 도전의사를 피력했다. 이로써 그동안 지역 정가에서 줄기차게 제기되던 손 지사의 차기대선출마설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손지사의 대선출마여부는 지난 1년간 지역정가의 최대 이슈였다. 정가는 물론 관계, 지역언론계마저 거의 모든 촉수를 그쪽에 두고 있다시피 했다. 피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든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따라서 손 지사의 대권도전 시사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그가 민선3기 경기도정을 책임진 도백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번 발언은 지역에 비상한 관심과 함께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사가 서둘러 대권의지를 피력한데는 저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우선,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 체제 출범과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선점효과를 노리거나 대선전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름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다른데 있다. 지사의 대선도전과 경기도정의 상관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민선3기 출범과 함께 경기도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민선3기 도정이 실질적인 21세기의 첫 도정이라는 점에서 그 변화의 수위는 넓고 깊었다.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