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검진기관들이 엉터리 건강검진을 하다 지난해 적발된 사례가 4만5천823건으로 2007년의 적발건수 456건에 비해 무려 100배나 늘어났다는 것이다. 올들어서도 부실한 건강검진 사례는 5월까지 6천318건이나 적발됐다고 한다. 개인과 국가재정의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막는 데 기여해야 할 건강검진이 이처럼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니 놀랍기 짝이 없다. 엉터리 건강검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기가 찬다. 이번에 적발된 것은 ‘의사 검진인력 미비 사례’로 당연히 자격을 갖춘 의사가 건강검진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판정해야 함에도 그리 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자격이 정지된 무자격 의사나 임상병리사가 직접 검진을 한다든가 검진의사 미등록자 등이 검진에 참여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암 판정 여부 등 최종 검진 결과 보고서를 전문의사 대신 간호사 등이 작성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다. 건보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수행한 의사가 해외에 나가있는 중인데도 건강검진기관들은 그 시점에 최종 암 판정 등의 허위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고
지난 7월1일 전국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민선 5기 지방정부가 일제히 출범했다. 출범 이후 도지사, 시장 혹은 군수가 바뀐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진행이 됐거나 진행 중에 있어 인사문제로 뒤숭숭하다.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35년간 공무원과 공기업 사장을 역임했던 사람으로서 요즘 지방정부와 공직 유관기관의 인사를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들 때가 종종 있다. 필자가 볼 때 지방정부의 공직자는 중앙정부 공직자에 비해 정치적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 듯하다. 지역이 좁고 인구도 많지 않은 기초단체의 경우 서로 잘 알고 지낸 사이에 지연과 학연, 친소관계에 따라 줄서기를 강요받는 경우가 더욱 많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이와 관련된 보복성, 보은성 인사의 언론보도를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자치단체장이 취임하면 행정 쇄신 차원이라며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된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예상을 빗나가지 않으니 말이다. 물론 적절한 인사는 환영 받을 만하다. 문제가 있는 조직은 과감히 폐지하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지난 7월27일 청와대는 수석, 비서관, 행정관을 포함한 직원 456명 중 142명인 3분의 1이…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2년,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작은 시골마을로 들어간다. 1928년 만난 두 사람은 자본주의 경제로부터 독립해 자연 속에서 자기를 잃지 않고 사회를 생각하며 조화롭게 살자고 약속한 터였다. 시골로 간 두 사람은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한 원칙을 세운다.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적어도 절반 넘게 자급자족 한다. 스스로 땀 흘려 집을 짓고, 땅을 일구어 양식을 장만한다. 돈을 모으지 않는다. 따라서 한 해를 살기에 충분할 만큼 노동을 하고 양식을 모았다면 돈 버는 일을 하지 않는다. 되도록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일을 해낸다. 집짐승을 기르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 후 두 사람은 메인으로 옮겨가 살면서 버몬트 시골마을에서 지낸 20년간의 기록인 ‘조화로운 삶’을 펴낸다. 1983년 스코트가 죽고 8년 뒤 헬렌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쓰고 1995년 삶을 마감한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살아있는 동안 혹은 죽은 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올해 6월 출범시킨 ‘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자살추정이라는 출동지령을 받고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용은 1시간 전 남편과 말다툼을 하고 아기를 데리고 잠깐 나갔는데, 집을 나오기 전 남편이 지금 나가면 죽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는 것이다. 불안하다며 빨리 확인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신속하게 로프를 이용해 내부로 진입해 보니 장롱 옷걸이에 넥타이로 목을 매고 이미 주검이 돼 버린 남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신임직원이었던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이런 광경을 목격하고 한동안 충격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적이 있다. 한국은 지난 5년 동안 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하루 평균 1천명 정도가 자살을 시도하고 있고 실제 35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에 35인승 대형버스 한대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의 통계적 수치를 살펴보면 한국은 ‘자살공화국’이란 오명(汚名)을 벗을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는 최근 대통령에서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자살 관련 보도를 자주 접해 왔다. 삶이 버거우면 자살은 늘게 마련이다. 하지만
문자 속이 깊은 친구가 있다. 유가(儒家)의 풍습이 몸에 베여 어릴 때부터 걸음걸이마저 일부러 의젓했는데, 휘갈겨 놓은 초서(草書)를 보고 뜻풀이를 요청하면, “조그마한 지식을 남 앞에 함부로 자랑하면,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법!” 멋진 대답이 나왔다.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알지도 못하면서 고개는 왜 끄덕여 일부 친구들은 그의 식자연(識者然) 하는 것을 비틀고 꼬집기도 했다. 미팅장소에서 자기 파트너에게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고 문자를 썼다가 다른 여학생들에게 된통 욕먹은 적도 있다. 처음 보는 친구를 소개하면서 우정에 관해 여러 말을 동원했다. 인연이 오래 된 것은 죽마고우(竹馬故友), 환경이 비슷한 것은 수어지교(水魚之交), 그리고 목숨을 나눌 사이는 문경지교(刎頸之交), 가장 지고한 관계가 관포지교(管鮑之交)인데 이 친구와 나의 관계는 관포 사이라고 할 수 있네…. 점잖았다. 그 때가 삼십 후반, 아직 살아 갈 날이 까마득한데 그 뜻이 높디높은 관포 사이로 묶어도 되는지? 편한 말로 친한 사이라고 하면 될 텐데…. 하여간 그 뒤에도 또 다른 친구를 소개할 때도 관포를 들먹였다. 그 뒤, 그 친구보다 한 단계 높은 동양철학을 하는 Y교수가 관중과 포숙의…
지난 6~7일 안성수덕원에서 열린 참여소통교육모임 참통교사들의 연수 프로그램에 취재를 다녀왔다. 취재 전 소개를 들을 때는 교사들이 한 학기동안 힘들었기 때문에 쉴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됐다. 그러나 정작 연수 공간에서는 교육환경의 혼란 속에서 지쳐가는 교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첫째 이유는 학생들과의 관계 맺기에 대한 것이었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이 소통하고 싶은 주제가 ‘수업시간에 대드는 남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로 정해질 만큼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교사들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진 듯했다. 연수에서 만난 도내 한 교사는 “집에서도 부모에게 욕하고 대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사를 ‘교사’로 보겠느냐”며 “현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부시키는 것보다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교사에 대한 믿음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교폭력 문제로 학생들이 자퇴하고 전학 가야 하는 상황에 교실 분위기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가정에서의 문제가 고스란히 학교로 이어지는 가운데 학력향상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교육현장의 문제점은 경쟁을 중시하는…
지난 6월 26일 한미 정상간의 합의로 전시작전권(전작권) 환수 시기가 2015년 말로 연기됐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반대를 해 봐야 실익이 없고, 그 과정상에 발생한 정부의 잘못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란 점에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더구나 이번 정부의 연기 사유와 절차는 그냥 덥고 가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다. 전작권 환수는 어디까지나 미국이 9.11 테러 이후 자국의 세계적 안보·군사전력에 맞춘 재배치 일환으로 우리에게 제시했던 것이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전작권 환수는 국제법적 성격을 띠며,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지만 신성불가침은 아니다. 합의서에도 연례 한미 군사위원회의(MCM)와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행상황, 문제점 및 해결방안 등을 점검, 보완하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심대한 문제나 안보 환경에 큰 변화가 있다면 충분히 연기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안보상황의 변화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하에 이뤄져야 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전작권 환수 연기 근거에 불분명한 점이 많다. 첫째, 정부는 2012년 한·미·중 지도자 임기 만료, 북한의 강성
경기도가 다문화가정 모국(母國)까지 지원하기 위해 외교부와 저개발국가·다문화 가정 지원 MOU를 맺어 눈길을 끈다. 9일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저개발 국가 지원과 국내 다문화 정착 지원 사업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먼저 이 일을 추진하는 경기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번에 MOU가 체결됨에 따라 국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국격 높은 글로벌 한국 추진을 위한 외교통상부와 경기도간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의 명칭처럼 우리나라의 국격도 높아질 것이다. 이번 MOU에는 ▲저개발국가 지원사업 ▲ 다문화 정착지원 및 모국과의 네트워크 구축 ▲해외문화외교사업 ▲기타사업 등 4가지 주요 협력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번 MOU 체결이 더욱 반가운 것은 경기도에 가장 많은 다문화가정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거주 외국인수는 33만7천821명으로 전국 114만명의 29%(1위)이다. 지역별로는 안산시가 4만3천190명으로 전국 1위(1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원시가 3만1천552명, 화성시가 2만6천294명 등 거주 외국인이 1만명 이상인
경제자유구역이 마침내 수술대에 올랐다. 정부는 사업성이 없는 곳은 지구지정을 해제할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 내 93개 단위지구 가운데 35개 단위지구가 외자유치와 개발 실적 등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재조정을 위한 실사를 벌여 지구지정 해제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경제특구 제도가 도입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외국인투자 유치는 뒷전이고 아파트 건설 위주의 지역 개발사업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은 지난 2003∼2004년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 3곳, 2008년 5월에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 3곳이 지정됐다. 정부는 1차 경제자유구역은 2020년까지, 2차 경제자유구역은 2020∼2030년에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제자유구역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경제자유구역의 가장 큰 목적은 외국인투자를 끌어들여 동북아경제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이 2004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유치한 외국인투자는 27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이 포함돼 있는 지자체는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식경제부가 전국 6개 경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