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실 정도로 햇빛이 맑은 날, 흐르는 시간을 가르치듯 몸 빛깔을 바꿔가는 들판의 곡식들은 햇볕을 받아 투명하게 눈부시다. 맑은 물 속 같은 들 한가운데를 지그재그로 가다보면 양평군 곡수리 산자락 밑에 자리 잡은 T자 모양의 긴 돔 형식의 조각가 박승모의 작업실이 눈에 들어온다. 작업장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건물 밖에서는 코트를 입은 여인상의 형상을 손질하는 사포질과 기계음이 공장을 방불케 한다. 낡은 작업복 차림으로 먼지구덩이에서 금방 나온 그이지만 반짝이는 눈과 환한 표정으로 맞이하는 박승모 작가를 대하니 예전 풋풋한 청년의 시절을 다시 보는 듯 변함이 없다. 사실 박 작가는 대학 시절을 함께한 선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금 진행 중인 그의 작품에 대한 태동을 곁에서 봐왔기 때문에 작업복 차림의 모습이 더없이 반갑게 느껴진다. 또한 즐비하게 진열된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니 그간에 작품에 대한 열정과 수고가 얼마나 고된 시간이었을까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알루미늄 선이나 동(銅)선을 수없이 반복하여 감는, 지루하고 힘든 노동의 시간을 예술로 승화하는 그 긴 과정 속에서 그가 지금의 삶과 작업이 나오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5년간의
성폭력 범죄자에게 ‘전자 발찌’를 채우는 위치추적 제도가 이달부터 시행된다. 두 차례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거나 13세 미만 어린이에게 성폭력을 가한 전과자 등의 위치를 24시간 내내, 최장 10년 동안 추적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1997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 세계 10여 개국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이제야 시행되는 것은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성폭력 범죄는 재범 방지가 특히 중요한 범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성폭력 범죄 1만5326건 중 재범률은 50.3%(8296건)에 이른다. 게다가 전체 피해자 중 35.6%가 어린이나 청소년이다. 전자 발찌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플로리다 주 교정국은 “성범죄자 100명 중 40명이 재범을 하지만 이 숫자는 경찰이 근접 감시할 경우 7.8명, 전자 발찌를 채울 경우 3.8명까지 떨어진다”는 명쾌한 연구 결과를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법무부는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시행되는 ‘전자 발찌’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국 보호관찰소마다 별도의 전담요원을 배치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으로 이 제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전자 발찌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학교정보 투명화로 공교육을 지원하고, 각 학교 학부모와 국민들의 관심사항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국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오는 2010년부터 전면 공시되며, 그 이전이라도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들은 올 12월부터 각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시방안을 보면, ‘보통 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로 구분하여 전년대비 향상도와 함께 발표하고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학생지원시설, 경력별·연령별·교과별 교원현황, 교원연수 참여, 동아리 활동, 특색교육계획, 학교도서관 현황, 방과후학교 현황, 학생·학부모 상담실적, 직원현황 등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평가활동을 제도화하려는 정부의 시책추진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가 각 교사의 수업과 학생지도 등을 평가하는 교원평가 추진은 오래 전부터였고, 서울에서는 학군제(學群制)를 바꾸어 2010학년도부터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는 ‘고교선택제’…
미국의 랜디 뉴먼은 최근 새 앨범 ‘harps and angles’에 수록된 ‘코리언 페어런츠(korean parents)’를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부모의 교육 모습을 노래했다. 랜디 뉴먼의 노랫말을 보면 ‘정말 한국 학생들이 당신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다만 미친 듯이 공부할 뿐이다. 그들 부모들이 그렇게 만드니까… 이하 생략’ 왜 이런 노래가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떠들 정도가 되었을까? 당연히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공방이 있으리란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인데도 말이다. 그러면 그가 주목받기 위해 벌인 일인가. 안타깝게도 이미 그는 수차례 그래미상과 에미상을 수상한 유명 작곡가다. 노래의 가사가 적절치 못하긴 하지만 경쟁위주 교육은 우리의 밝은 미래가 아니라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쩌면 이것이 이방인이 보는 한국인의 참모습일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 나라 부모들이 자식 교육에 하는 투자는 상식선을 넘어섰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아낀 돈을 고스란히 교육비에 투자하는 것도 모자라 태평양을 오가는 기러기 아빠, 엄마도 자청한다. 되돌리지 못할 청춘이 아닌가. 모름지기 그도 부모로부터 무궁한 대접을 받고 자란 자식이란 것을 잊었는가. 이 대
최근 수원시의회가 공익과 사익의 경계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 것 같다.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인 시의회가 공익을 우선시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수원시의회 제257회 임시회에서는 공익과 사익의 경계를 조율하는 시의회 방향타에 이상이 생긴 듯하다. 시의회 도시건설위는 지난 3일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제257회 임시회 회기일정인 조례안 안건 심사에서 생산녹지지역내 2종 근린생활시설 중 일부 항목의 규제를 풀어주는 수원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해 심의했다. 이 자리에서 수원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공동 발의한 이윤필(매탄1,2·원천동) 의원은 제안설명을 통해 “경기도 수부도시인 수원은 이미 개발될 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개발행위가 제한된 생산녹지지역내 개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집행부는 이 개정 조례안은 1년 전 난개발 등이 우려된다며 폐지했던 조항으로 또 다시 조례안이 부활될 경우 난개발과 행정력 남발 등이 우려된다며 조례안 개정을 반대했지만 결국 의원들은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은 채 제한 내용 그대
6.25 한국전쟁이 종식된지 56년째가 되지만 전쟁의 상흔은 아직 곳곳에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 다름아닌 경기도다. 특히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북부 지역의 피해는 엄청나다. 과연 그 피해는 얼마나될까. 지금까지 이 문제에 관해 따져본 학자나 연구기관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추정이 쉽지 않다. 이번에 경기개발연구원 오관치 수석연구위원이 ‘군사시설보호구역, 경제적 손실과 국가·도·도민의 윈윈(승리-승리) 전략’이란 논문 발표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피해 실태를 밝혀냈다. 이 논문은 1950년 한국전쟁이 전개됐던 3년 간의 피해는 접어 두고, 소위 ‘군사시설보호법’이 시행된 1972년 12월부터 2007년까지 34년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소득 손실액만 1178조 25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 듣는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다. 물론 이 수치는 경기북부가 군사시설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전쟁이 없었고, 군사시설보호법이 제정되지 않았더라면 경기도는 오늘의 경기도가 아니였을 것이기 때문에 아쉬운 생각을
명절이 다가온다. 전에는 명절이 다가오면 모두들 행복했다. 소박하게나마 이런저런 선물꾸러미를 들고 고향에 내려가 오랜만에 고향에 있는 동창들도 만나보고 부모, 형제, 시집 장가간 조카들, 사촌, 육촌들도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반가왔다. 노인들은 자식들 만날 생각에 손꼽아 명절을 기다렸고, 주부들은 그나마 자식들에게 맛난 음식을 배불리 해먹일 수 있어 허리가 휘게 일을 해도 지치지 않았고, 가장들은 가족들이 모두 행복해 해서 마음 뿌듯했다. 돌아가신 조상님 제사상 차리는 일은 살아 있는 후손들에게 오랜만의 큰 잔치였기에 명절은 가족공동체에 있어서 모처럼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행복한 날이었다.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프고, 만나보지 못해 보고 싶은 가족들이 날을 잡아 조상을 핑계로(?)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앉아 푸짐하게 떡하고, 고기삶아, 부치게에, 나물에 배불리 먹는 날이 명절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변화하였다. 배고플 일도 별로 없고, 부모 형제간에 연락이 안되어 못 만나볼 일도 없다. 따라서 명절을 맞는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별로 보고 싶지 않아도 만나야 하는, 거꾸로 대단히 형식적인 날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IQ검사를 해본 것이 한 50년 전쯤 초등학교 시절 해 본 것도 같고 기억이 아사무사 하다. 그래도 누가 물으면 내 IQ는 135라고 거침없이 대답했던 것 같다. 그것도 30년 전의 일일뿐 이제 누구도 IQ를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 인간의 정신능력 혹은 지능을 측정하는 결정적 도구가 잠깐 동안 책상에 엎드려 O, X문제 몇 개 푸는 것으로 결정되곤 했고 그 점수로 평생 동안 머리는 좋은데 노력 안하는 준 수재로 자처하며 살아온 것이다. 유전 결정론자들은 지능은 80% 유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어떤 환경론자들은 그 반대라는 주장이 있다. 환경이건 유전이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후천적 개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다 머리가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과는 절대 비교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늘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한다”고 믿고 싶어 한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유전론이 더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우리들은 늘 환경을 탓한다. 지능은 태어날 때부터 고정되어 있고 변하지 않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것인데 반해 환경론자의 시각은 개인의 환경, 노력, 인간관계, 교육에 따라 변화, 변경될 수 있다는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