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이 연보랏빛 안개처럼 고운 봄 너울에 나른히 잠겼다. 어제까지도 심술궂던 하늘이었는데, 어느 새 봄꽃들이 색깔의 잔치를 벌이고, 천지가 꽃향기로 가득하다. 잦은 황사와 회색빛 구름, 그리고 꽃샘추위가 어린 싹들을 유난히 애 먹이더니, 어느덧 꿈결처럼 우리 곁에 봄이 온 것이다. 봄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의 90% 이상이 애달픈 기다림과 반드시 올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게 만드는 변덕스러움, 그리고 손에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마치 어린 새의 깃털처럼 연약한 가벼움에서 오는 것 같다. 봄이 우리에게 머무는 시간은 너무나 짧다. 그래서 봄에는 충동적이 되기 쉽다. 불현듯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눈부신 봄 햇살에 끌려 겨우내 애지 중지 기른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선 후회하는 아가씨들도 있다. 온 천지에 봄내음이 가득한 오늘은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앞으로 4년 동안 각 지역구에서 지역주민의 민의를 대변할 대리인을 선택하는 날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개성이 넘쳐 달라졌다고 하지만, 60, 70년대 까지도 어린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한 반의 반 이상이 대통령, 국회의원,…
국제시장에서 경유의 오름세가 계속되는 반면에 휘발유 시세는 한풀 꺾여 이번 달 안에 국내서 경유 값과 휘발유 값이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국제 경유 값은 1배럴에 130달러를 넘는 폭등세를 보였고 국내 기름 값은 2~3주 뒤에 국제시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국내 경유 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한다. 현재 주유소에서 파는 경유의 가격은 휘발유 가격의 92∼9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역전된 주유소도 생겨났다고 한다. 경유는 서민의 기름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휘발유 가격의 70% 선이던 이점 때문에 많은 서민들이 차량 구입 시 경유차를 선호 했었다. 또한 영세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형 트럭·승합차도 대부분이 생계형 경유 차량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서민들의 발인 대중버스 또한 정부의 보조를 받고는 있지만 경유를 연료로 하여 사용하고 있어 경유 값 인상은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경유 값 급등이 국제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세계 최초의 우주인은 옛 소련의 가갈린이다. 그는 세계 우주항공사에 영원히 남을 영웅이 되었다. 우주항공 분야에서 경쟁자 미국을 따돌리고 부동의 선두를 고수하며 우주시대를 연 선구자요, 지금은 연방이 붕되돼 러시아란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는 이 나라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우리나라의 첫 우주인 이소연(29)씨는 러시아의 동료 우주인 2명과 함께 8일 밤 8시 16분 27초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되는 순간부터 대망의 우주여행을 시작했다. 우주인 3명은 이에 앞서 7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했다. 나머지 2명은 남성이요, 이소연씨는 여성이다. 그보다는 세계에서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가 되는 한국, 475번째 우주인이 되는 이소연씨, 49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탄생한 이소연씨를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의 열기는 불꽃처럼 뜨거웠다. 발사 직전 우주인의 관습대로 머리를 짧게 깎고 명랑한 표정을 지은 이소연씨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무슨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아마 '와우'하고 소리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내외신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을 받은 이소연씨는 “제가 하는 실험은 화학, 생물, 물리, 교육 분야 등인데 과학의 전 분야를 망라하기 위해…
오늘이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오후 6시면 출구조사 결과에 따라 당락 윤곽이 드러나고 밤 10시쯤이면 당락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선거운동에 전념해 온 각 당으로서는 과반수 확보의 희열을 맞보는 당과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당의 존폐기로가 교차하게 된다. 선거전문가들에 의하면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통합민주당의 막판 가세로 혼전양상으로 인한 백중세 지역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금은 갈라서 있지만 같은 성향의 친박연대나 무소속연대에서 성공한 의원들이 합세할 경우 과반수 의석 그 이상으로 세를 불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170~180석을 얻으면 친박연대나 무소속연대 당선의원들과는 선을 긋고 자체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전대표의 거취가 정가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박 전대표가 탈당해 친박연대나 무소속연대 그리고 성향을 같이 하는 당과의 합당을 통해 새 당을 꾸릴 것으로 보여진다. 박 전대표가 한나라당 총선 선거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또 박 전대표의 친동생인 박근령씨를 한나라당이 충북공동선대위원장에…
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늘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오전 6시에 시작돼 오후 6시에 마감되는 이번 선거에서 전국의 유권자들이 신성한 한 표를 던져 4년 동안 국회에서 국민주권을 행사할 대표를 뽑는다. 이번 선거는 10년 동안 진보를 내세우고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퍼주기’ 의혹도 받는 좌파정권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종식시키고 새로운 우파정권시대를 연 이래 처음 실시되는 총선이다. 국민은 집권 여당이 된 한나라당의 ‘안정의석 확보’ 호소와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의 ‘견제의석 확보’ 호소 중 어느 것이 타당한가를 점검해 직접민주정치에 참여하게 된다. 지역구별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호보자 개인에 대한 지지, 정당별 지지라는 의의를 종합할 때 뒤바뀐 여야당에 대한 재 심판의 성격을 띤다. 한나라당이 국정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 유권자는 한나라당 후보와 한나라당에게 한 표를, 한나라당이 오만해서 독재로 흐를 염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유권자는 야당 후보와 야당에게 한 표를 찍으면 된다. 어느 정당이건 상대적 관점에서 다른 당 후보를 일제히 압도할 수 있는 입후보자를 선정할 수는 없
오늘 우리는 299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총선은 국정의 기초인 법을 만들고 정부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입법부 구성원을 선택하는 중차대한 정치행위이다. 입법부 구성원이 어떠냐에 따라 나라가 잘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국법을 만들고 국정을 살펴달라고 고용하는 머슴들이지만 사실 그 품삯이 대단히 비싸게 먹히는 상전(上典)이기도 하다. 세비에 보좌관과 비서, 운전기사 등의 인건비까지 다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들어가는 돈이 한 해에 무려 22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4년 동안 299명의 국회의원에게 들어가는 품삯은 2조6천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계산이 된다. 그 뿐인가. 국회의원은 해외 나들이 때 1등석을 탄다. 이런 특권과 편의는 모두 국민 세금으로 드려진다. 그러나 우리 국회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하는 등을 제대로 인식하는 국회의원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의미 몰각과 가치 부재는 국회의 위상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독재자가 등장하자 국민은 국회의 의미와 가치를 쉽게…
오늘 열린 제18대 총선이 역대 총선 중 가장 저조한 투표율이 될 것 같다는 중앙선관위원장의 걱정스러운 호소의 외침이 방송사마다 전파를 타고 귀에 들어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정치권에서 자행되고 있는 각종의혹, 비리, 비방, 게이트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하고 유권자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4년간 나라를 이끌어 갈 일꾼을 옳게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 귀중한 한 표를 행사 할 날이 오늘로 다가 왔다. 주민대표로 장차 나라 일에 충실할 수 있는 일꾼을 어떻게 점찍어야 좋은가는 유권자의 몫이며 책임이다. 물질에 눈이 어두워 부동산 투기나 해서 졸부가 된 사람이나 유권자를 현혹시켜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 학연·지연·혈연에 매달리는 사람, 금품 공세 등으로 당선된 후보는 나라 일 망치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며 선거에 쓴 돈을 되찾아 보려고 별별 수단을 다 써서 이권에 개입할 것은 뻔하다. 그런 인물을 잘못 선출하면 바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오고 지역발전이 퇴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공약을 남발하거나 선심공약을 일삼는 인물도 배격해야 한다. 그런 인물은 우선 당선되
이정지가 추구해온 작업세계가 한국성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처럼 의도적이거나 계획적이지 않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흙을 빚는 도공의 손길에 한국의 숨결과 혼이 자연스레 담긴 것처럼 물감의 흔적 속에 우리만의 투박한 감성이 담겨지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그녀의 예술세계는 한국인으로서의 타고난 감성과 체질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물감의 투박함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무기교적이면서도 뚝배기와 같은 맛’,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미술 사학자인 고유섭선생의 이 말은 미술인들의 정신과 마음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크게 자리하여 왔다. 평론 활동을 하는 필자도 뚝배기와 같은 한국의 작가들을 찾아 왔지만 은근하고 진한 맛을 풍기는 작가를 만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60년대 이후부터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추상주의적 화가들은 한때 서구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그들의 작품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서를 찾기는 쉽지 않다. 서구의 추상 미술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정서와 정감을 풍기는 작품이나 작가는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단지 한지를 캔버스에 붙인다거나 오방색을 사용하여 추상 작업을 하였다고 해서 우리의 정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