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8월 8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되어 중앙정보부 공작선 용금호에 실려 바다에 수장되려던 순간 미국의 헬리콥터가 이를 제지하여 목숨을 건지고 13일 동교동 자택으로 귀가한 사건은 인권과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경악과 분노를 자아내게 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후에 대통령을 역임한 김대중씨는 지난 9일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 자신의 납치사건에 관한 조속한 진상 규명을 강력히 촉구함으로써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쟁점화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은 일본 정부의 수사 결과 한국의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일본의 법을 어기고 도쿄에 잠입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납치하여 살해하려 함으로써 일본의 국권을 침해하고 외교 관례를 깨뜨린 중대한 범죄로 결론이 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김종필 국무총리를 일본에 보내 일본의 국권 침해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범행 과 관련된 지문이 채취된 김동운 서기관마저 기소하지 않은 채 이후락 당시 정보부장을 경질하는 것으로 사건을 매듭짓고 말았다. 중앙정보부 요원들의 동태와 범행 현장을 파악하고 있던 미국의 개입으로 위
우행 <객원논설위원> 얼마전 한국문인협회 선거가 치러졌고 필자가 아는 분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동정이 궁금해 한국문인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평해거사’란 닉네임을 쓰는 문인의 글 한편을 읽었다. 이 글의 요지는 중국 지명을 우리말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우리 동포들은 비록 국적은 중국이지만 아직도 우리말과 우리 풍속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지명을 우리말로 부를 뿐 아니라 중국인명도 우리말로 부른다고 했다. 필자도 서너 차례 연변지방을 방문해 보았지만 이분의 글처럼 동포들은 엔벤, 선양, 베이징, 헤이룽장, 상하이, 난징 대신 연변, 심양, 북경, 흑룡강, 상해, 남경 등 우리말로 발음하고 있었다. 지명 뿐만 아니라 인명도 마찬가지였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사오핑이 아니라 모택동, 주은래, 등소평이었다. 글 쓴 이는 ‘동북공정이니 백두산공정이니 하는 중국의 억지에 이불 속에서 활개치듯 울분할 게 아니라 우리도 좀 주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질타한다. 사실 중국사람들은 우리 대통령 이름을 ‘노무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경기문화재단 건물은 ‘문화’라는 단어를 빼야 할 만큼 삭막한 느낌이 강하다. 도 산하단체인 문화재단은 딱딱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자체적으로 건물 1층에서 연중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시도를 했지만, 도민에게 친근한 공간으로 거듭나기에는 부족했다. 오히려 1층에 있는 금융기관 이용률이 높아 은행 건물로 익숙한 편이다. 도민, 그리고 지역현장과 밀착한 기관이 되어야만 하는 문화재단이 자신들의 네모반듯한 공간 안에 갇혀있는 것은 아닐까. 그나마 2층에 자리 잡은 다산홀에는 문화예술인들의 심포지엄 등 행사가 때때로 열리고, 연습실을 전문 또는 아마추어 예술 단체가 활용하고 있어 특정 도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 미술의 흐름을 만들고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인 전시실은 무용지물에 가깝다. 최근 문화재단은 조직개편을 확정하면서 2층에 있는 전시실을 활용한 기획전을 없애고, 신진작가 지원사업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공간은 대관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주일에 35만원이라는 저렴한 대관료에도 불구하고 지역 예술인들은 이 전시실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품을 걸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이지만 관
선진적인 사법제도 구현을 목표로 한 사법개혁의 과업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과거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2003년 10월 활동을 시작한 사법개혁위원회와 그 후속기구로서 2005년 1월에 발족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종래의 관변위원회와 달리 시민단체, 학계, 법조계, 관련 행정부처 등을 망라한 기구로서 내실있는 개혁작업을 진행해왔다. 그 활동의 결과물로서 어렵게 도출된 로스쿨설립법안, 국민참여형사재판 도입법안, 공판중심주의 확립 등의 형사소송법개정안, 법조윤리 확립 법안 등 25개의 사법개혁 관련 주요법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로 대변되는 불공정한 형사사법시스템을 비롯하여 법조비리와 법조유착, 높은 사법서비스 비용 등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고질적인 병폐를 일대 개혁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조인의 양성단계에서부터 사법제도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치유책을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 염원을 담은 사법개혁 관련법안이 여야당의 정쟁에 휘말려 표결에 이르지도 못한 채 국회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한나라당이 별개의 사학법개정 문제와 연계시켜 법안처리를 거부함으로써 법안들이 국회에 고스란히 잠들고 있었던 것이다. 당리당략…
최두제 <수원시 정자동> 지난해 11월 모 지방 법원 민사재판 진행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 막대한 재산권이 달려 있는 민사소송에서 원고 측이 증인을 신청을 하고, 피고측 변호사가 반대 신문을 하는 과정이었다. 원고측 변호사 신문에 앞서 증인은 “양심에 따라 증언을 하겠다”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서를 했고, 이어 변호사의 증인 신문이 시작됐다. 증인은 미리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들고 변호사의 질문에 번호를 맞춰가듯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못한 판사는 증인이 읽고 있는 답안지(?)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증인은 답안지를 재판장에게 제출하고는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은 채 답변을 해야 했다. 조금 전 본인이 한 답변임에도 판사가 다시 질문을 하자 증인은 피고측 변호사가 질문했을 때와는 다른 답변을 했다.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판사는 변호사의 증인 신문을 중단시키고 직접 증인 신문을 시작했다. 피고측 변호사나 증인 모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원고나 피고 모두에게 막대한 재산권이 달려 있는 소송이니만큼 원고측에서는 증인에게 미리 답안지를 작성해주고 피고에게 유리한 질문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변호사라
인천시 계양구의회는 통장의 나이를 65세에서 60세 이하로 낮추고, 통장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통반설치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의결하여 통장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고 한다. 통장(統長)과 이장(里長)은 각각 시와 자치구, 군(郡) 기초지방정부의 읍·면·동 보조기관으로써, 지방자치법 제4조 제6항 규정 ‘통반설치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통장(이장) 선출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자치단체의 조례에 근거하여 일반적으로 통별(리별) 주민들의 추천으로 읍·면·동장이 위촉하고 있다. 통장은 법적으로 독립된 행정기관이 아닌 읍·면·동장의 지역적 보조기관에 불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행정기능이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종착점이며, 또 한편으로는 시민 행정수요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풀뿌리 자치행정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통장의 임무는 지역주민의 화합단결과 복리증진에 관한 사항, 통·반의 발전을 위한 자주적 이고 자율적 업무처리, 행정시책의 홍보와 지역주민 여론 및 요망 사항을 수렴하여 동사무소 등 행
◆카트만두의 겉을 핥다 히말라야로 가는 루클라행 비행기 표를 끊고, 모조품 뿐 인 등산 장비점에 들렀다. 대충 가져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추위가 심할까봐 오리털 파카와 소품 몇 가지를 샀는데 짝퉁인 주제에 싸지도 않다. 한 참을 흥정한 뒤에야 가게를 나왔다. 네팔에서 공산품은 많이 비싸다. 산업이 미약해서 ‘짝퉁’이라도 가까 운 인도 등에서 수입한 것을 여행객을 대상으로 파니 쌀 수가 없을것이. 오후에는 다른 분들이랑 택시를 빌려 가까운 유적지(세계문화유산) 몇 곳을 돌아보게 되었다. 관광이란 게 겉 만보고 돌아다니는 것 같아 맘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모르는 지역을 눈에 익힐 겸 따라 나섰다. 보우더나트(불교사원)-파슈파티나트(힌두사원:화장터)-파턴(중세도시) 덜발광장-카트만두 덜발광장(시내에 위치한 구, 왕실광장)-스와얌부나트(불교사원:몽키템플)를 돌아오니 해질녘이 되었다. 역시 할 짓이 아니다. 여행자는 모름지기 느리게 움직여야 하는데…. 한군데를 하루 이틀 이상씩 시간 내어 들러도 모자랄 일을 후다닥 돌아보느라 머릿속에 남겨진 게 없다. 오늘 하루가 너무 바빴다는 기억만 남는다. 시간 나면 혼자 천천히 다시 돌아봐야 할까
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 지난해 3월 인터넷에 올려 충격을 준 글이다. “평소에 제가 워낙 많이 놀아서 이제 공부도 할 겸해서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반장 선거를 나가서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학교운영위원회라는 데에서 각반마다 얼마씩 내라고 배당하는데 가격이 너무 많아서 어이가 없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시면서 몇 년 동안 옷 한번 제대로 못 사 입으셨는데…제가 반장되었다고 좋아하셨는데…. 눈물이 비 오듯 합니다.” 학교 찬조금과 촌지에 대한 불평과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다음주 중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찬조금을 학교 현장에서 몰아내는 데 힘쓸 것을 다짐하는 ‘학부모·교사 자정 선언’을 발표하고 실천 운동에 나서겠다고 6일 밝혔다. 전교조도 이달 중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갖고 찬조금 없는 학교 만들기, 촌지 안 받기, 교복 공동구매 운동, 수학여행 등 교내 부조리 척결 운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집단으로 나서서 찬조금과 촌지를 근절하겠다는 것
강지연 <수원시 정자동> 3월 새학기가 시작됐다. 1학년 교실에는 병아리 같은 새내기들이 입학해 재잘거리고 각 반에서는 한 해동안 학급을 대표할 반장을 선출하느라 분주하다. 비단 교실안뿐 아니라 밖에서도 반장 선거에 열을 올리는 고학년 학생들을 마주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어렴풋이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우리 때 선거라고 해 봐야 담임 선생님이 지명해주거나, 고학년 들어서면서 급우들 앞에 나가 공략을 얘기하면 비밀투표를 하거나 거수를 통해 선출했었다. 무슨 비밀이라도 되는양 옆사람에게 안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눈이라도 감고 거수를 할 경우에는 머가 그리 궁금한지 실눈을 뜨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것 같다. 반장선거나 학생회장 선거나 성인들의 정치선전을 방불케 했다. 그런데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입장과는 달리 직접 그 일을 겪는 사람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몇일 전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의 얼굴색이 어두워 물으니 아들이 이번학기 반장선거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기분이 찝찝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돌리지 않은게 문제가 된 것 같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