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는 울림이 있다. 숲에 들어서면 그 울림을 들을 수 있다. 느낄 수 있다. 숲에 깃들어 사는 수많은 생명들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이다. 숲에 가득한 그 이야기들이 숲만의 울림을 만들어낸다. 숲으로 들어가 마음 기울이면 그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삶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들만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겨 놓은 삶의 흔적들도 만날 수 있다. 말로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다. 말로는 할 수 없었던 삶의 이야기들이다. 숲에 사는 모든 생명들은 제각기 자신이 살아온 삶의 모습들을 제 몸에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봄이면 피었다 지는 양지꽃이나 애기똥풀에서부터 수백 년을 지나 천 년을 사는 상수리나무나 갈참나무 굴참나무 등도 수천 년을 사는 주목과 같은 나무들도 모두 제 몸에 제 삶의 흔적을 남긴다. 양지꽃이나 애기똥풀의 색이 노란 것도, 진달래나 철쭉의 색이 붉은 것도, 개망초꽃이나 조팝나무의 색이 하얀 것도 모두 제 삶의 이야기들이다. 삶의 흔적이다. 나뭇잎이 뭉쳐나는 것도, 띄엄띄엄 떨어져 나는 것도 모두 제 삶의 흔적들이다. 같은 종류의 나무일지라도 나뭇잎이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기 마련이다. 모두 제각기 제 삶의 모습들을 담고…
참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여름 숲이야 그 울창함으로 모두 깊지만 여름의 참나무 숲은 더욱 깊다. 마치 하늘에라도 닿을 듯 뻗어있는 나무 기둥에 매달린 무성한 가지와 나뭇잎들 때문이다. 한 여름의 낮이라도 참나무 숲에 들어가면 마치 고즈넉한 저녁을 맞는 듯 숲은 서늘하고 어둡다. 고요하고 깊다. 마음 절로 깊어진다. 바람이라도 불어와 참나무 가지를 흔들어 나뭇잎이라도 펄럭여야 햇살을 만날 수 있다. 참나무 숲을 지나는 내 발걸음에 어치가 ‘과아 과아’하고 큰 소리로 운다. 낯선 발걸음에 놀랐으리라. 낯선 이를 경계하라고 숲의 친구들에게 알리는 것이리라. 미안한 마음 어치에게 전하며 조용히 걸음을 내딛는다. 행여 밟히고 차이는 생명이 있을까 저어하여 조심스레 발걸음을 뗀다. 행여 내 발걸음에 놀라 오수를 즐기던 새들이라도 잠에서 깰까 저어하여 마음 기울여 걸음을 옮긴다. 그런 마음이 어치에게 전해진 것일까. 어치는 ‘쀼우 쀼우’하고 아까와는 사뭇 다른 예쁜 목소리로 운다. 낯선 이라도 그다지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준 것일까. 내 마음을 알아준 어치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려 나뭇가지 위를 살핀다. 참나무의 무성한 나뭇잎들에 가려 어치는 보이지 않는다. 저기 어
살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늘 새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이 오고 저녁이 오는 것처럼 말이다. 아침햇살은 따스하고 찬란하지만 저녁노을은 그윽하고 아름답다. 아침햇살은 눈부시도록 밝지만 저녁노을은 그윽하고 깊다. 아침햇살은 모든 것을 드러나게 하지만 저녁노을은 모든 것을 품어준다.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 수고했다고 이제 지친 몸과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쉬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저녁노을을 바라보지 못하고 사는 이들의 삶이 고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말이다. 아침이 오고 저녁이 오는 것만이 하루의 삶을 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불고 멈추는 것도 그러하다. 바람 불어 열매 떨어지고 꽃잎 날아가는 것도 나뭇잎 흔들리고 씨앗이 날아가는 것도 모두가 자연의 중요한 변화들이다. 사람들만이 이 변화를 종종 잊고 지낼 뿐이다. 모르고 지낼 뿐이다. 오늘 아침도 바람이 부는가 보다. 창 밖에 있는 여린 졸참나무가지가 흔들린다. 아직은 어리고 여린 졸참나무이다. 그러나 수십 년의 세월을 말없이 지키는 동안 가지도 제법 굵어지고 나뭇잎도 더욱 무성해졌다. 별 탈 없이 잘 자라기만 한다면 천 년의 세월을 살
경기도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광교 신도시 안에 전철기지 용도의 땅 4만 평을 수용원가로 공급하라고 건설교통부가 요구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 같은 건교부의 요구는 무리다. 그렇다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달라 못준다’하고 싸울 수만은 없는 일이다. 해결책을 찾아 봐야 한다. 광교 신도시는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그리고 경기지방공사가 수원시 이의동. 원천동. 우만동 일대와 용인시 상현동 일대 341만 평에 걸쳐 공동 시행하는 경기 도내의 ‘꿈의 도시’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을 시작해서 201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으로 있다. 이 신도시가 완공되면 ‘U시티’가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공동시행자 측은 차량기지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건교부가 땅값을 수용원가로 책정하려는데 대해서는 반발한다. 바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공급 가격을 평당 평균 수용 원가 140만원으로 하라는 주장이다. 반면, 공동시행자 측은 평당 부지조성 원가를 74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여기서 발생할 손실만도 2천400백억 원 정도이다. 시행자 측은 앞으로 건교부가 차량기지를 조성하면서 추가 부담을
위탁급식 학교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으나 급식대란은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결국 중고등학교들은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맞았다. 직영급식 법제화 등 정치권과 교육계가 호들갑을 떨었으나 급식체제는 근본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 아침마다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학부모들도 고역이지만, 가뜩이나 무거운 책가방에 도시락까지 들고 다녀야 하는 학생들의 모습 또한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다. 그나마 도시락을 마련할 수 없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관계당국은 학교 급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안까지 개정하면서 직영급식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일의 진행은 극히 부진한 상태다. 경기도의 경우 도내 학교들의 급식 시스템을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모두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여건 및 전환 시 필요한 예산규모 등을 파악한 뒤 이달 말까지 연도별 직영전환 추진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직영전환에 따른 학교 측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도 추후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해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급을 요하는 급식대란 해결책이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제 겨우 검토 단계에서 맴돌고 있는 셈이다. 물
‘혹시 빠트린 건 없을까?’ 차가 출발하기 직전 다시 한번 준비물 목록을 체크해본다. 빠진 물건이 없는 것을 재차 확인 후 우린 선발대로 여주군 북내면 주암분교로 먼저 출발했다. 매년마다 인천경기지방병무청은 각 과별로 실시하는 체육행사 대신 올해는 봉사활동을 통해 직원 간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평소 문명의 혜택에서 소외된 산간·도서벽지의 오지마을 초등학교 어린이와 함께 하면서 서로 따뜻한 정을 나눔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에 동참하기 위하여 오지마을 분교 봉사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저로서는 행사준비 및 진행요원으로서 계획대로 이번 봉사활동이 문제없이 순탄하게 잘 진행되기 만을 바라는 마음에 설레임과 두려움이 앞섰다 봉사활동 학교로 여주군 북내면 주암분교를 결정하고 오늘까지 선생님과 많은 통화를 하면서 행사진행 의견을 교환하였던 분교장선생님 뿐만 아니라 주암리 이장님과 북내면사무소 생활복지사 담당자님과도 몇 차례 통화를 하면서 주암리 마을 개황을 살펴보니, 주암리가 논농사와 지렁이 양식, 표고버섯 재배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빈농 마을이며 기초 생계비 수급 가구도 10가구나 되는 것을 알았다. 어디선가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잘 아는 한 정신과 의사로부터 들은 말이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에 정상적인 사람인지 비정성적인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기준들중의 하나가 ‘책임감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라 판단한다는 것이다. 책임감이 있는 사람은 비록 다른 점에서 있어 이상한 사항들이 있을지라도 정상적인 사람으로 분류하고 반대로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다른 점들이 정상적으로 보일지라도 비정성적인 사람으로 분류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며 도와줄 때에 환자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도록 힘쓴다. 무엇을 위해, 누구에 대해, 혹는 무엇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환자 스스로가 판단하고 결단하도록 도와준다. 환자가 어떤 판단을 내릴 때에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을 의사에게 돌리지 않고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판단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이끌어 준다. 비단 정신과 의사만이 아니라 우리들이 사람들을 도우려 할 때에 이점이 꼭 명심하여야 할 점이다.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삶과 판단, 그리고 선택에 책임을 질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일이다.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스스로가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이 못된다. 그런 사람은 주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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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체육회관에서 열린 제7차 이사회장. 최대 관심사는 2011년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주개최 후보지가 어디로 선정되느냐 하는 것이었다. 선택을 앞둔 이사들이나 유치전에 나선 수원·고양시 관계자들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원시와 고양시 관계자들은 각자 주개최 후보지 선정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김문수 도지사의 고양 지지발언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던 수원시 관계자들은 수원이 도청 소재지인 것과 월드컵 등 큰 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음을 강조했고 고양시는 한수이북 소외론과 지역발전 균형론을 주장했다. 이후 수원시를 지지하는 이사들과 고양시를 지지하는 이사들의 설전이 벌어졌고 결국 무기명 투표 끝에 고양이 19-16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수원시 관계자들은 이같은 이사회 결정에 수긍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수원시체육회 관계자는 도체육회에 이날 참석한 이사들의 명단을 요구, 이사들 중에 도체육회나 고양시로부터 압력(?)을 받은 이사가 있는 지 확인작업에 들어갔고 일부 수원시의회 의원들은 임시총회를 열어 재투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도체육회 전국체전 유치소위원회가 고양시를 주개최지 후보로 추천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도로 변모되는 것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기대치는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현실은 어른들이 유아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하여 수많은 유아들은 어른들이 마련한 각종 프로그램의 실험대상으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사회가 선진화에 접어들수록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교육열 역시 높아져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의 제공을 당연한 미덕으로 여기는 까닭에 무조건 자녀들에게 조기교육을 강조하면서 이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프로그램을 소화할 것을 강요한다. 물론 학계나 각종 학술논문에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7세가 될 때까지가 인간두뇌개발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실무에서 유아교육을 담당하면서 느끼는 바로는 유아기에는 지식의 습득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다양한 사물과 현상을 접하면서 자신의 인성과 감성을 일깨우게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언젠가 필자는 어느 초등학생을 둔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는데 자신이 영재교육을 지나치게 맹신하여 아이를 유아기시절 영어유치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