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들이 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에다 개인주의적인 풍조가 만연함에 따라 그마나 이들이 정을 붙이고 살만한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1천952만 가구) 중 29.4%인 574만 가구가 총 874만 마리의 반려동물(개 632만 마리, 고양이 243만 마리)을 기른다고 한다. 아마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1천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KREI는 반려동물 수가 오는 2027년 1천320만 마리가 될 것이며 연관 산업 규모가 2017년 2조3천322억 원에서 2027년 6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늘어남에 따라 전용 레스토랑과 카페, 개 동반 호텔, 전용 피트니스, 첨단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장난감, 돌봄 중개 서비스, 장묘 서비스, 보험 등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연관 산업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복합쇼핑문화공간 IFC몰이 펫숍을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반려견 미용과 아로마 목욕과 아로마 테라피, 스톤 마사지 등 전용 스파, 애견 놀이방, 용품 판매 등 원스톱 펫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
근자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보고 즉각적으로 프랑스의 철학자 조르주 바타유의 소설 ‘눈 이야기’를 떠올렸다. 폭력과 배설의 이상성애로 그득한, 그리고 오직 그것을 묘사하는데만 경주하는 이 악명 높은 포르노그래피가 ‘버닝’과 포개진다니. 영화의 서사만을 떠올린다면 그 접촉면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계층이 서로 다른 세 명의 등장인물, 종수(유아인), 해미(전종서), 벤(스티븐 연)이 한 데 모여 생기는 질투, 박탈감, 의심이 영화서사의 골격인 반면, 소설 ‘눈 이야기’는 명문가의 자녀들이 함께 성에 탐닉하며 금기를 해체하는 내용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서사와 별개로 ‘버닝’의 이미지는 ‘눈 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서사와 이미지가 아무런 갈등 없이 결합하는 영화를 상찬한다. 그러나 서사가 삶의 표층을 견인할 때, 이미지는 삶의 표층과 심연의 불협화음을 왕왕 드러내니, 그 사이의 부정교합이야말로 의미심장한 것이다. 요는 ‘버닝’의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것
빨리 갔다 와야 한다. 사또에게 전화가 오면 낭패다. 평소에도 바쁘게 살고 있지만 잠시 짬에 움직이려면 보통 빠르게 움직여서는 어림도 없는 빡빡한 일정이다.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발에서 뭔가 헐렁하고 신발과 발이 일체감이 없이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많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잠시 멈추고 확인을 하니 여러 갈래 끈 중에 하나가 느슨해졌다. 오래 신어 봉제 부분이 낡아 본류에서 살짝 빠져나오고 있다.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니고 시간도 없어 그냥 지나간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신기하다. 나는 무슨 물건이든 하나를 구입할 때 결정에 신중함을 넘어 곤란을 겪는 편이다. 나 스스로 생각해도 결정 장애를 의심할 정도인데 대신 나중에 번복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신발은 뜻하지 않게 구입하게 되었다. 단체로 어디를 가는 도중에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내가 제일 먼저 가서 커피를 들고 나오는데 갑자기 발이 누가 잡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우선 커피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왜 그런 가 살펴보니 구두 굽이 깨진 보도블럭 틈에 끼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예쁘고 편해서 잘 신는 구두였는데 순간 당황하기도 했고 여러 사람 보는 앞에서 창피하기도 하…
근대의 자본주의 사회가 성숙하게 된 근원중 하나는 인간의 노동력을 포함하는 에너지와 물질을 상품화 시켰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의 두뇌에서 생산되는 정보와 지식까지 상품화 함으로써 물질과 에너지 및 정보의 요소로 우리 사회가 구성되어 지고 있다. 현대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하는 것도 그 양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가 유통사회의 기본적 범주인 상품으로써 가공되고 인정받는 의미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논리는 지식 기반의 사회에서 정보가 지식의 형태로 가공되어지면서 그 정보가 가치의 효용성을 지니고 상품으로서 인식되어지기 때문이다. 정보사회의 특징은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네트워크 사회로 다양한 정보의 유통에 따른 정보량이 증가되고, 정보가 갖는 가치가 사회의 중심 자원으로 이용된다. 따라서 지금의 정보사회는 지식과 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자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사회 지식기반 사회,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혁신에 의한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선 인터넷 에 의한 정보 전달로 다양한 형태의 생활의 소통이 가능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스템 구축이 완성되었다. 유비쿼터…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에 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그랬다. 이 역사의 시작은 BC 44년 4월 13일이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 시이저(Gaius Julius Caesar, BC 100~44)의 독재가 계속되자 공화정이 파괴되는 것을 걱정한 정치인들이 원로원 폼페이우스의 상(像) 아래에서 각자 단검을 들고 그를 둘러쌓다. 최초의 일격은 원로원 의원인 카스카였다. 이어 23개의 단검이 차례로 상처를 냈다. 시이저는 신음 소리만을 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숨을 끊은 것은 자식처럼 사랑했던 브루투스(Marcus Junius Brutus, BC 85~42)였다. 그때 시이저가 뱉은 한마디, “브루투스 너마저도”다. 그 후 배신당한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로 전해진다. 가까이에는 박정희와 김재규가 있겠다. 애증이 넘나들었거나 역사적 대의였거나, 아무튼 박은 김의 총탄에 오랜 독재를 안고 역사 속으로 투신했다. 그 세력의 중심에 있던 영원한 2인자가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 아류 정치인들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그를 기리겠다고, 혹시나 적자라는 인증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꼼수로 기웃기웃 거린다고 한다. 정치라는 아편에 취
비의 종류는 많다. 소리 등에 따라 이름도 가지가지다. 줄잡아 60가지가 넘는다. 그리고 살가운 우리말이 대부분이다. 빗방울이 가장 작은 것은 안개비다. 그보다약간 굵은 비는 는개라 한다. 이슬비는 는개보다 굵지만 가랑비보다는 가늘다. 맑은 날 느닷없이 왔다 가는 여우비도 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고마움을 담아 단비라 불렀다. 귀에 익은 구슬비 외에도 밤비가 있고 가루비,날비, 싸락비도 있다. 모두 잔비에 속하고, 큰비라 불리는 달구비, 발비, 억수 등도 있다. 또,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비의 이름이 다르다. 농사일이 시작되는 봄철 할 일 많다고 일비, 농사일 뒤끝에 내리는 여름비는 잠이나 자라고 내리는 잠비다. 추수철에 내리는 가을비는 떡이라도 해 먹으라고 내리는 떡비요, 애주가들이 지어낸 술비는 겨울 농한기에 내리는 비다. 모종 철이나 모내기철에 내리는 비라면 그건 분명 단비로, 꿀비이자 약비이다. 모두가 자연 현상의 정취를 자아내 정겹다. 하지만 같은 비라도 장맛비는 아니다. 워낙 질기게 내리는 탓에 몸은 처지고 기분은 개운치 않아 환영 받지 못한다. 인명과 재산 피해까지 내서 더욱 그렇다.시인들에게도 장마만큼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던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병역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가 내일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오른다. 헌법재판소는 28일 오후 2시 입영소집에 불응하면 처벌하도록 한 병역법이 위헌인지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에 대해 법원이 낸 위헌법률심판은 모두 6건이며 당사자 10명이 같은 취지로 낸 헌법소원사건 10건도 함께 결정한다.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논란은 그동안 계속 있어왔지만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다 지난해 청주지방법원에서 예비군훈련 거부자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돼 파장이 일었다. 최근 들어서는 이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이번 헌재의 결정이 더욱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법원 별로 종교적인 이유로 군 입영을 거부한 병역법 위반자에 대한 소성이 이어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2015년 5월 이후만 해도 광주지법 7건, 수원·인천·청주지법 각 2건, 부산·전주지법 각 1건 등 15건이 다뤄져 1심에서만 유·무죄 판결이 엇갈렸지만 항소심에서 첫 무죄 판결도 나온 바 있다. 내일 헌재의 결정 여부에 따라 대법원이 오는 8월30일 심리 중인 두 건의 병역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도 취소된다. 공개변론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예전에 ‘공무원’이란 직업은 ‘철밥통’, 고압적인 태도 등 요즘말로 ‘갑질’이 연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 선거로 선출된 지자체 수장이 유권자인 시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당연히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세금으로 급여를 지급한다. 공무원에 대한 편견을 갖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시민을 위해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경찰관과 119소방대원, 행정관청의 공무원들은 결코 많지 않은 급여에도 성실하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민원인들의 행패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취객들의 파출소 난동, 119 구급대원 폭행 등 몰지각한 망동이 국민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이런 난동은 시청이나 군청, 구청, 동사무소 등 행정관청에서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공무원들의 스트레스가 극한으로 치닫는 것은 물론 신체적인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수원시의 경우 시장실 앞은 각종 민원인들로 인해 ‘문전 성시’를 이룬다. 청원경찰과 관련 직원들은 점심도 거른 채 꼼짝 못하고 문 앞에 서서 이들의 거친 항의나 욕설을…
강연을 위해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한 가족이 제 건너편에 앉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아이가 세상모르고 소리를 지르며 기차 안을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웃고만 있고, 아빠는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예의범절을 지키도록 ‘좋은 성품’을 가르치는 부모는 아름다운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흘려보내는 참된 선구자입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좋은 성품’을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인간만 가지고 있는 ‘좋은 성품’은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4차 산업시대에 중요한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성품’이 가장 잘 표현되는 것은 ‘예의범절’을 지킬 때입니다.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은 더 그렇지요. 예의범절이란 ‘일상생활에서 갖추어야 할 모든 예의와 절차’(국어사전 정의)이며, 공공예절은 국가나 사회구성원 전체가 지켜야 할 사회적 질서들이며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약속들입니다. 한마디로 예의범절을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성품’을 발휘하는
치열했던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전국에서 4천16명의, 경기도에서는 622명의 선출직 공직자가 뽑혔다. 이들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이 실천되기를 바라면서 몇 마디 할까 한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되는 후보자들이 내놓는 공짜 선심 공약은 이번 선거에서도 과거와 다를 바가 없어 안타까웠다. 바라건대 제시했던 공약들이 당선만 되고 보자는 후안무치한 공약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고 잘못된 것은 지금이라도 바로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무책임한 지자체장들이 선심공약 이행으로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면 지역의 균형 발전과 복지정책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선심공약 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 한두 가지 제안할까 한다. 첫째, 후보자가 공약을 내놓을 때 ‘세부 이행계획서’도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공약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공약이행을 감시하는 평가기관도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지자체단체장이나 지자체의원들이 공약이행 사항을 자체적으로 평가하여 내놓을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평가를 법률로 제도화할 것을 제안한다. 선거 때만 ‘반짝’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되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