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4년 피렌체의 대정부 대회의장에서는 모두가 주시하는 가운데 세기의 경쟁이 벌어진다. 폭 20m의 대형 벽면 두 개가 준비되었는데, 한쪽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다른 한쪽은 미켈란젤로가 채울 예정이었다. 당대 유세 있는 문벌가문들을 물리치고 권력을 잡은 정부는 이 결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자 했다. 당시 레오나르도는 이미 원숙기에 접어 든 중년의 예술가였던 반면, 미켈란젤로는 그보다 20살 어린, 근래 급부상한 젊은 예술가였다. 결국 이 결투는 중도에 중단된 채 끝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후대인들에게 이 일화가 지속적으로 회고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천재화가들이 맞붙었던 세기의 결투이기도 했거니와, 그 결과를 알지 못했던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만약 승부가 끝까지 진행되었다면 아무래도 그 결과는 레오나르도에게 유리했으리라. 레오나르도는 여러 예술 분야 중에서 단연 회화를 으뜸으로 여겼고, 회화를 통해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있었다. 반면 미켈란젤로는 그때까지만 해도 변변한 회화 작품을 발표해보지 못했고, 주로 조각 작품에 매달려 왔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근성을 지녔던 미켈란젤로였으니 역시 승부는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레오나르도는 캔버
우표의 문화적 가치는 매우 높다. 발행한 나라의 자연과 역사, 예술성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념비적 사건, 고유의 동식물과 문화재가 일정 크기의 작은 화폭(畵幅)에 담겨 있어 더욱 그렇다. 1840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1페니(Penny)짜리 검은색 우표 ‘페니 블랙’이 발행된 이래 지금까지 이러한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우표 수집을 취미로 하면 역사적 안목과 예술가적 심미안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우표수집가로 유명한 미국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했다는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다”는 조언은 우표 사용이 뜸해진 지금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인용 된다 세계 모든 나라의 국제 우표에는 화폐와 마찬가지로 나라명이 새겨져 있다. 만국우편연합(UPU)이 우표의 나라별 구분을 위해 만든 규칙이다. 하지만 예외 국가가 한곳 있다. 세계 최초로 우표를 발행한 영국만 유일하게 특혜를 인정받아 나라 명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우표는 주로 보통우표와 특수우표로 나누어 발행되는 것 또한 세계 공통이다. 그중 보통우표는 우편요금납부의 증표로서 수요에 따라 제한 없이 발행되는 것을 말한다. 특수우표는 말 그대로 특수한 목적
언제나 기억의 한가운데 /박주택 나는 온다, 안개의 계단을 내려와 홀로 남은 빵처럼, 팔리지 않는 침울처럼 나는 내 발자국을 따라와 가느다란 빛이 이어주고 있는 기억 사이에 서 있다 나는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것을 그리워하며 살았다 그러나 어느 곳에 서 있었는지 작은 것조차 어두웠다 나는 온다, 밤이 다할 때까지 기억에서는 또 잡귀가 태어나리라 - 박주택 시집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문학과 지성사 시인에게는 정말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나의 지구에 현재의 그가 서 있다. 또 하나의 지구는 두 지구 사이를 이어주는 가느다란 빛이 흐르는 외롭고 침울한 무의식 속 기억까지 포함한 기억의 지구이다. 언제나 기억의 한가운데에 서 있기는 하지만 분명치는 않다. 이어질 듯 흐릿하며 침울한 그리움이라서 작은 것조차 어둡다. 그러다 보면 기억들은 가지를 치고 어수선해지면서 끊임없이 잡귀가 태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안개의 계단을 내려온, 내 발자국을 따라온 기억들을 따라 가느다란 빛이 이어주고 있는 기억 사이에서, 밤이 다할 때까지 홀로 남은 그리움을 마주하는 것이다. /김은옥 시인
남들이 볼 땜 무골호인이지만 집에서는 쇠고집에 융통성도 없고 도무지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벽도 문이라고 우기며 열겠다고 덤비는 사람이라 안방 사또라고 부른다. 남들이 무슨 짓을 하건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관심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 세끼 먹고 주어진 일을 하고 저녁이면 밥상머리에서 어머니와 둘이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산다. 휴대전화도 차도 컴퓨터도 문명의 이기와는 도무지 가까워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자전거나 TV 정도면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한다. 새 옷을 사오면 잘 맞는지 어울리는지 한 번 입어보라고 하면 그냥 허투루 입어보는 척 하고 맘에 든다고 하고 다시 입는 법이 없다. 옷이라고 입는 것은 일 년 내내 티셔츠에 늘 같은 색 츄리닝 바지를 입고 신발도 사계절 슬리퍼로 산다. 교복도 계절 따라 바꾸어 가며 입는데 사또께서는 계절도 없고 유행도 없이 그야말로 일심동체라고 할 정도다. 동창회나 다른 모임에서 회의나 경조사 공지를 해도 연락이 닿지를 않으니 총무가 뭐라고 해도 끄떡도 않는다. 결국 가까이 사는 친구가 집으로 찾아오거나 유선통화를 하기도 하고 아니면 안사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선거 기간 중에 혁명적 수준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방분권론자인 김부겸 의원을 행정자치부장관으로 임명하고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는 높았지만 실제 중앙정부가 예산을 대부분 틀어쥐고 지방자치단체를 좌지우지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도 대한민국은 제대로된 지방자치제도 아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12일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열린 2017 자치단체장 비전포럼에서 ‘지방분권·균형발전 비전과 전략’을 통해 파격적인 지방분권 개혁안을 밝혔다. 김장관은 향후 자치입법·자치행정·자치재정·자치복지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 중앙 권한의 획기적인 지방이양을 통해 현행 32% 수준인 지자체 사무비율을 40%까지 늘리고 특별지방행정기관 기능을 지방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주에서 시행중인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방분권형 개헌에는 지방분권국가 선언과 제2국무회의 도입 방안도 담겼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참석대상이지만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
지난 12일은 삼복 중 첫 번째 복날인 초복이었다. 삼복 기간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때다. 따라서 예로부터 더위를 먹어 몸이 쇠약해지거나 입맛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기 위해 닭·개 등 육류나 장어, 민어 등 영양가 높은 음식들을 먹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복달임 음식은 삼계탕이다. 지난 12일 초복날엔 전국 곳곳에서 ‘삼계탕 잔치’가 벌어졌다. 주로 노인들이나 저소득층,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환경관리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다. 각 동 주민자치회나 통장협의회를 비롯한 주민·사회단체, 봉사단체가 주최하지만 개인이 전액 자비를 들여 하는 경우도 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고성주(64)씨가 그 사람이다. 그는 무려 40년이란 세월 동안 초복달임 삼계탕을 손수 끓여 지역노인들을 대접해왔다.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그것도 20~30마리가 아니다. 매년 300마리씩 끓여내고 있는데 올해는 무려 500마리나 준비해 대접했다고 한다. 그의 삼계탕은 널리 소문이 나 지동뿐만 아니라 인근 우만동, 인계동, 매교동 등에서도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 삼계탕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료라는 것도 있겠지만 맛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 맛의 정체는 정성이
지난 6월27~29일 롯데호텔서울(소공동)에서 개최된,재외동포재단 창립 20주년 기념 2017 세계한인학술대회는 몇 가지 점에서 의의가 큰 행사였다. 첫째, 행사의 규모와 지역이 종전과는 달랐다. 지금까지 재외동포학술행사는 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CIS 등 이주역사가 길고 거주동포의 수가 많은 국가/지역 중심이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유럽과 남미, 동남아와 호주-뉴질랜드 등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둘째, 연구자뿐만 아니라 NPO 활동가들이 참여한 것도 특별했다. 해당 국가/지역마다 한인커뮤니티의 활동가들이 직접 주요 현안들을 제기했는데, 한인사회가 이주와 정착을 넘어 지역사회의 재생과 기여 등에까지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이번 학술대회의 세 번째 의의는, 필자가 보기에 재외동포의 연구와 정책이 ‘재외동포’로 국한하지 않고 ‘국내거주 재외동포’(재한동포)로 확대된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주도한 4개의 기획세션 중에 <국내거주 재외동포 실태 및 정책>이 한 세션으로 기획되었으며, ‘국내거주 재외동포 현황과 제도적 차별 실태’로 중국동포와 고려인의 사
서울 용산기지에서 평택으로 옮겨간 미8군 사령부의 평택기지 입주식이 11일 열렸다. 아직 완전하게 부대이전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주한미군의 최고 지휘부가 이제 평택으로 이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로써 전국 91개 구역에 흩어져 있던 주한미군기지는 평택 중심의 중부지구와 대구의 남부지구 2곳에 집결시키게 됐다. 그동안 평택 대추리 주민과 군·경찰과의 충돌 사태 등 숱한 우여곡절 끝에 2003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용산기지 조기 이전에 합의한 이후 14년 만에 마무리 단계로 들어서게 됐다. 미군기지 이전은 애당초 한미가 협정한 것보다 10년이 늦어져 기지이전 사업비도 16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어떻든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시대는 한반도 안보나 지역경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요한 것은 한미연합사령부의 경우 일부 시설은 용산기지에 그대로 잔류한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까닭에 전시작전권 환수 때까지 용산기지에 한미연합사를 남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군의 잔류 인원은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그 규모나 비용부담 주체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한미 간에 합의되지 않았다.
지난 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 부근에서 발생한 광역급행버스(M버스) 7중 추돌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형차 추돌 경고장치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무회의 후엔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사고와 관련해 전방추돌 경고 장치를 의무화하자는 즉석 제안과 토론이 이뤄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예산이 좀 들어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한 일이라면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다. 우리는 항상 불안에 떨고 있다. 웬만한 교통사고의 경우는 언론에도 나오지 않는다. 경찰청의 2016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5년도 총 교통사고는 23만2천35건인데 총 사망자수는 4천621명, 총 부상자수는 35만400명이었다. 하루에 12.7명이 죽고 960명이 다쳤다는 얘기다. 교통사고의 원인은 음주, 과속과 함께 졸음운전이 많다. 이번 사고도 졸음운전이 원인이다. 그런데 사고버스 운전기사 김모씨의 진술과 함께 근무일지가 공개되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김씨는 “깜
생애 주기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모습을 단계별로 나타낸 것이다. 인간 발달단계를 영아기,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하는데 각 단계별로 성취해야 할 과업이 있다. 예를 들면 교육, 노동, 결혼, 은퇴준비 등이다. 인간 발달단계별 과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종합적 정기적으로 계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생애설계라고 한다. 이러한 생애설계는 자신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고, 발달 과업을 미리 인식하고 그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인 삶이 가능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생애설계의 영역에는 건강설계, 재무설계, 경력설계 등이 있다. 과거에는 인간의 발달단계별로 해야 될 과업들이 분절되어 있었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청소년기에 받은 교육을 통해 성인기에 해야 될 노동이 결정되고 은퇴 이후엔 여가로 남은 여생을 보내면 되었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은퇴 이후에 살아가야 할 시간이 살아온 시간만큼 남아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직업의 생성소멸 주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