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생활물가를 점검하고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등 가격 감시활동을 통해 불합리한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19일 ‘물가 관계 장관회의 겸 제7차 경제현안전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가격이 올라 서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농산물, 가공식품, 지방공공요금의 안정을 위해 최우선의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매번 ‘물가 안정을 위한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해왔지만 대부분은 식언(食言)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인한 대통령 탄핵·파면·구속, 대통령 선거 정국을 지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서민생활물가가 인상되고 있다. 라면과 치킨, 햄버거, 맥주, 콜라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등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삼양식품은 1일부터 라면값을 평균 5.4% 인상했다. 인건비·물류비·수프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4년9개월 만에 올렸다고 하지만 앞으로 다른 라면업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치킨업체인 BBQ도 5월부터 주요 품목의
꽃샘추위에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있다. 샛노랗고 여리디 여린 연두빛이 곱고 예쁘다. 이처럼 하루하루 따뜻해지고 봄이 오고 있어 겨울동안 얼었던 땅도 녹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이면에는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어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하다. 최근에도 만 11개월 된 아이가 가정에서 친부에 의해 폭행을 당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의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일어나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사실 아이가 가정에서 건강하게 양육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많지 않다. 가정은 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고 영아의 경우에는 스스로 학대를 받고 있다고 진술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인의 신고와 관심이 아이를 발견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남의 가정사에 괜히 참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신고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이와 같이 아동학대사건을 발견하기까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대상황에 놓일 수 있는 아동이 누락되지 않고 조기에 발견되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 등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불의 시간 /나고음 0.7루베* 가마의 문이 철거덩 닫혔다 가마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산통産痛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초벌 끝난 볼그레한 얼굴 피부미인의 그 청결함 위에 유혹하듯 색色을 입힌다 불과 유약의 밀약密約으로 거듭나라 불의 시간으로 가마 앞에서 두근두근 설레임이 익는 밤 내 안에서 타다 만 고백이 다시 불꽃이 되는 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와 도자기가 하나임을 느끼는 밤 저, 불꽃 그을음이 내 몸의 아름다운 문신이 된다. *1루베=1㎥ 봄은 누구나 동경하지 않아도 여성의 냄새를 일어나게 한다. 봄은 변덕스러운 계절이라 했던가, 1킬로그램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 송이 꽃을 찾아가는 벌처럼, 도자기가 온전한 모양으로 구워지기 위해서는 일천도가 넘는 온도를 견디어내야 한다고 한다. 무엇이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화자는 가마 앞에서 가마 안의 도자기를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나 보다. 고통과 괴로움을 이겨내고 나면 아름다운 시간이 선물처럼 오는 것, 설레이는 마음으로 새봄을 맞으며 희망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보자.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밥 먹는 소리를 들어보려 노력하자. 삶이 무겁고 주변이 소란스러운 시간들이다. 설레임이 익는 밤이 깊어간다.
‘사회복지사가 행복하면 국민이 행복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즉, 국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복지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무한희생과 봉사를 요구받으며 묵묵히 실천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복지사를 향한 폭력, 폭언, 성희롱 등의 인권침해와 자살 등의 안타까운 사건들로 인해 사회복지사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였지만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은 요란한 빈 수레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사회복지 실천현장에 종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에 대한 처우 및 지위에 관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복지 환경 속에서 과도한 업무로 인한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빛 좋은 개살구식이 아닌 실효성 있는 근본적인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 노인 등 서비스 이용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다양한 보호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인권
시인 황금찬은 ‘5월의 노래’에서 이렇게 읊었다.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노래하고 있는 것을/나는 모르고 있었다/심산 숲 내를 풍기며/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나는 모르고 있었다/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나는 모르고/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나는 모르고 있었다/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작년의 그놈일까?” 굳이 이 같은 표현을 빌리지 않아도 5월하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초록빛 서정으로 물든다. 시인들이 앞 다투어 5월에 대한 상념을 노래한 것은 인간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며, 세속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도록 하는 담록(淡綠)의 계절이어서는 아닐까.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자연 속을 거닐게 하는 김영랑의 시 ‘오월’ 읽으면 더욱 신록의 묘한 힘을 느낀다. 하지만 5월이 담록의 봄날처럼 마
제13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이달 5일부터 7일까지 안산문화광장과 안산시 일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대표 거리예술축제로 손꼽히는 이 행사는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 시민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준다. 이번 축제엔 전 세계 14개국 76개 공연팀이 참가해 각자 독특한 문화의 향기와 색깔을 보여준다. 올해 개막 프로그램 ‘안安寧녕2017’(창작그룹 노니)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 후 안산시민의 삶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길 바라는 작품이다. 아무런 장비 없이 맨몸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건너뛰는 등 아찔한 익스트림 스포츠인 파쿠르, 저글링, 타악, 불꽃 등을 함께 선보이는 시민 참여형 길놀이다.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2015년 열린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주제는 ‘치유’였고 2016년은 ‘회복’, 올해는 ‘희망’을 내세우고 있다. 세월호 참사 트라우마를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안산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있다.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이주민 여성 응옥(응옥씨의 남편 권재근씨, 아들 권혁규군은 아직 실종상태)의 이야기인 ‘응옥의 패턴’과,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2017’도 참사의 상처
출산율이 말이 아니다. 아무리 OECD 국가 중에서 최저인 1.17명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 2월 출생아 수는 3만6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2.3% 감소한 수치인데다 2월 기준으로만 본다면 지난 2000년 관련 통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전체 출생아 수는 30만 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출생아 수도 40만 6천300명으로 역대 최소였다. 1958년생의 100만명에 비하면 1/3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러다가는 나라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학자들의 얘기도 나온다. 20년 후면 우리나라에 일할 사람이 없다. 노령인구만 가득해진다. 북유럽의 인구감소로 경제가 어려워지는 현상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이미 경제는 난국인데 앞이 캄캄하다. 1971년 합계출산율은 4.54명이나 됐다.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그 이후 출산율은 나락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30년 전인 1987년에는 1.53명으로 떨어지더니 2005년 합계출산율은 1.08명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한 세대만에 출산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건 심각한 현상이다. 어느 인
한밤중에 아이가 깨어 우유를 찾는다. 냉장고를 열었더니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우유곽이 사라졌다. 여러 식구가 살다보니 누군가가 먹고 말을 안 할 수도 있었다. 집 주위에 있는 수퍼나 다른 상점들은 당연히 문을 닫았고 당황한 나는 아이를 달래며 대신 물이라도 마시라고 했지만 순한 아이는 그냥 잔다고 하면서도 자꾸 마른침을 삼키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까운 가게 문을 두드리고 사정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우유 하나도 미리 사다 놓지 않고 자는 사람을 깨우느냐는 핀잔을 들을 것도 같고 너무 귀찮게 하는 것 같아 그냥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하는 수 없이 남편이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다행이 동네에 땡삐라는 별호를 가진 아저씨가 하는 구멍가게가 있었는데 자정을 넘겨 세시 정도까지 문을 열고 계시는 분이셨다. 늦은 밤에 먹을 것이나 담배가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가는 가게였는데 낮에 파는 매출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가격은 낮보다 조금 비싸게 파셨는데 아무도 불만을 갖지 않았다. 심야할증료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봄꽃이 지나 싶어도 자세히 보면 작은 들꽃이 핀다. 잠시 한가한 시간에 집을 나서니 골목마다 편
우리나라 관광이 야단법석이다. 한때 일본을 압도했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역전을 당하고,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겨운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외국인 관광객 유치실적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역전(逆戰)이 시작되었고 작년 한국,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천724만명 대 2천404만명으로 일본이 680만 명 더 많았다. 선제 홈런은 우리나라 한류였다. 엔고와 원만한 한일관계 속에 서울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넘쳤다. 이에 와신상담한 일본은 규제개혁을 통한 관광 인프라 조성, 적극적 마케팅이라는 런앤힛트(run and hit) 전략을 펼쳤다. 아베노믹스(abernomics)의 관광입국전략이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경제정책이다. 20년간 계속된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연간 물가상승률을 2% 이내로 정하고 과감한 통화 공급확대, 엔화평가절하,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을 꾀하는 정책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6월 일본재흥전략 중 핵심 사업으로 관광을 내세우며, 2030년에는 외국인…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커피 원두는 13만7795t이다. 대상만 68개국에 이르며 들여오는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중 베트남,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 나라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을 웃돈다. 수입단가는 ㎏당 평균 4493원이다(관세청자료). 가장 비싼 것은 ‘커피의 황제’라고 불리는 ‘블루마운틴’ 산지인 자메이카로 ㎏당 7만1483원이고, 베트남산이 2223원으로 가장 싸다. 평균 가격으로 비추어 볼 때 아메리카노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를 10g(100알) 안팎으로 계산하면, 45원어치가 원가인 셈이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가격은 4000원 안팎이다. 또 1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급 드립커피도 수두룩하다. 물론 그 절반 가격도 안되는 1500원짜리 커피도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내놓은 드립커피는 500원이다. 따라서 여전히 시중 커피값의 거품에 대해 논란이 많다. 기호품이라 논란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차별화를 앞세운 프렌차이즈 업계의 횡포가 아닐수 없다. 얼마 전 모 언론이 우리나라가 5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에티오피아의 원두 유통과정을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한국의 수입단가는 5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