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出馬)는 말을 타고 전쟁터로 나가는 것이다. 본래 뜻은 ‘말을 마구간에서 몰아내온다’지만 출전(出戰)의 뜻도 담겨 있어서다. 장수가 창을 휘두르며 적을 향해 말을 타고 힘차게 달려 나가는 것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소설 ‘조웅전’의 번창출마에서 유래했다. 오늘날에는 ‘선거전’에 나간다는 의미로 굳어졌다. 선거에 입후보하는 것이 살아 돌아올 보장이 없는 전쟁터로 나가는 장수의 심정과 비슷하겠기에 나온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으레 출사표를 낸다. 과거 적을 징벌하기 위해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던 것이 국민들, 혹은 유권자로 바뀌었지만. 출사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제갈량이 위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떠나면서 촉한의 2대왕 유선에게 바친 표문(表文)이다. 지금까지 전해지며 진나라 이밀이 무제에게 올린 ‘진정표’, 당’나라 사상가 한유가 쓴 ‘제십이랑문‘과 함께 중국 3대 명문 중 하나로 꼽힌다. 내용은 삼고초려로 자기를 기용한 유비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표시한 뒤, 그의 아들인 유선에게 올바른 치국의 길이 무엇인지 눈물로 진언하는 글을 적고 있다. 승산이 희박한 전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비장하고 솔직한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출사표는 ‘
가축 번식을 주관하는 판(pan)이라는 그리스 신이 있다. 얼굴은 사람이지만 염소의 몸과 다리에 뿔까지 달고 있어 공포심을 준다는 신이다. 그리스인들은 가축들이 놀라 날뛰는 것을 판의 장난으로 여겼다. 주로 본능에 의존하는 가축을 공포심과 연결한 그들의 발상이 그렇 듯하다. 그 속엔 합리적 대응이 아니라는 의미도 포함돼 그렇다. 하지만 가축보다 훨씬 합리적인 사람도 집단 공포 속에선 이성이 마비되기 쉽다. 그리고 냉철한 판단 대신 남들과 같은 행동하기 일쑤다. 여기서 유래한 단어가 ‘패닉’이다. 극단적으로 집단 공포가 표출될 때 사용한다. 코로나 19 확산에 대한 공포지수가 점점 높아져 걱정이다. 해외출장만 갔다 와도 직장에서 환자취급을 하는가 하면 공공장소에서 기침만 해도 옆 사람이 눈살을 찌푸린다. 거리엔 사람이 없고 마스크를 구매 하려해도 동이나 구하질 못하고 있다. SNS 에선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일부 사이트에선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예방치료제가 버젓이 팔리고 있다. 휴교하는 학교도 늘고 주일 예배와 모임을 중단하는 교회 등 종교 시설도 증가 하고 있다. 신천지 신도들이 몰고온 코로나 폭탄으로 연일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 극도의 공포심이 더욱 커
‘닥터헬기’가 뜨면 영국 사람들은 “병원 응급실을 길에 내보낸다(emergency room to the roadside)”라고 표현한다. 의사가 직접 현장으로 나가게 만드는 장치라는 의미다. 일본에선 ‘날개 달린 응급실’이라 부른다. 일반 구급차와도 엄격히 구분한다. 닥터헬기는 의사가 타고 출동한다는 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닥터헬기를 우리나라에 도입 하게된 계기는 2011년이다. 그해 1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석해균 선장이 불의의 총상을 입었다. 정부는 석 선장을 구하고자 총상 환자 수술 경험이 있는 아주대 이국종 교수를 현지로 급파했다. 당시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끝낸 이 교수가 정부에 요구한 다급한 호소는 지금도 회자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에어 앰뷸런스(응급의료 전용기) 비용? 내 돈이라도 내겠다. 이대로 두면 사망한다.” 결국 정부가 움직여 입체작전을 펼쳐 ‘아덴만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후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에어 앰뷸런스’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아주대병원에서 ‘중증외상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관내 기관들과 협력해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이 소방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당시 이
지난해 5월 이재웅 쏘카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앞서 렌털서비스 ‘타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이 대표를 향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다”, “경제정책 책임자를 향해 혁신의지 부족 운운하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 것을 두고 쓴 글이다. 파장은 컸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우여곡절을 겪는다. 검찰은 ‘타다’가 면허없이 ‘불법 콜택시 영업’을 했다고 보고 두 법인과 대표를 재판에 넘긴 것이다. ‘타다’는 2018년 출시된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차량 공유업체 쏘카로부터 VCNC가 렌터카를 빌려 운전기사와 함께 다시 고객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자 택시업계는 ‘타다’서비스가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실 검찰의 기소도 여기서 비롯 됐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임직원들이 작년 2월 유사택시영업 혐의 등으로 ‘타다’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해서다. 혐의는
‘무인 항공기’가 드론의 정식 명칭이다. 사전적 의미는 ‘왱왱거리는 소리’로, 드론의 초기 모델이 비행할 때 이런 소리가 나 붙여진 이름이다. 드론은 당초 주로 군사용이었다. 훈련용 표적으로 사용되다가, 그 용도가 정찰과 감시, 더 나아가 폭격용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워낙 군사용으로 자주 이용되다 보니 선진국들은 이미 군과 경찰에 드론 전담팀을 창설하고 주요 행사 때마다 드론 테러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을 정도다. 드론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안티 드론(Anti-drone)’ 기술도 속속 등장 하고 있다. 전파 방해 장치를 이용하거나 다른 드론을 통해 불법 드론에 그물을 던져 포획하는 공중전 시스템까지 나왔다. 최근엔 강력한 고주파를 발사해 드론의 회로를 태워버려 추락시키거나 지상에서 기체의 위치정보를 파악해 비행경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방식도 상용화됐다. 드론이 민간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 특히 배송과 레저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지는 드론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8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2014년 국내에서 민간용 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위상을 이야기 할 때 OECD 회원국들과의 비교·평가 수치를 자주 사용한다. 이를테면 정치·경제의 발전상뿐 아니라 각종 사회현상의 발생빈도등에 대한 통계를 통해 35개 회원국 중 ‘몇 위’ 라는 식으로 매겨진 등급을 갖고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 또는 불행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1등을 비롯 상위권을 차지하는 분야는 많다. 1996년 12월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 국력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한 덕분이다. 하지만 속을 드려다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자랑스러운 것보다 불명예스러운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최근 집계된 통계를 보면 남녀 임금격차가 14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또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10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도 최고 수준이다. 노인빈곤율도 1위다. 이밖에 산재사망률 1위, 교통사고 사망자율 5년째 최상위. 보행자 사망 OECD 2배 등등. 바닥에서 1위도 많다. 출산율은 OECD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저다. 낙태율은 최상위다. 또 국민행복지수 33위로 꼴찌에서 3위다. 거기에 1인당 국민독서량 최저 1위까지. 최하위권을 맴도는 것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다. 노동자의 육체 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 조정해야한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60세 정년이 법제화된 지 2년만에 나온 판결이라 사회적 관심도 컸다. 기존의 60세 정년 논의는 일찍부터 있었다. 1989년 대법원이 노동자의 육체가동연한을 ‘60세’로 규정했으니 30년이 넘었다. 그런 가운데 논의만 24년이 걸렸다. 2013년에서야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정년을 늘릴 경우 세대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탓이 컷다. 거기에 사회보험 적용시점과 보험료 산정, 국민연금 수령 시기까지 모든 게 정년 연장과 맞물려있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고 현재는 60세 정년이 시행중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면서 ‘60세 정년’ 무용지물론이 힘을 받고 있다. 국가의 적정 생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연장은 더는 미룰 수 없는 화급한 국가적 현안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통계청은 오는 10년간 생산가능인구가 연평균 32만5천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럴 경우 고령층을 떠받쳐야 하는 젊은 층의 사회적 부담은 가중되기 마련이
가정배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층을 경제학계에선 홈(Home)족 이라 부른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병적으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방콕족’과 구분된다. 최근 급신장한 출장 청소·출장 세탁 서비스, 홈트레이닝·홈엔터테인먼트 시장도 이들 홈족이 주도한다. 사회학자들은 집에서 조용히 쉬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형태의 홈족이 급증한 1인 가구와 맞물려 이미 새로운 경제주체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집에서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집에서 누리는 제품·서비스를 아우르는 홈코노미(Homeconomy) 시장이 뜨고 있다. 덩달아 관련된 앱 서비스도 각광을 받고 있다. 감염 우려로 인해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외부 소비 활동을 대체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홈 트레이닝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여러 사람의 체액이 곳곳에 묻어 있는 밀폐된 헬스장을 피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안전하게 집에서 운동하려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 최근 국내 1위 모 스타트업 온라인 PT 프로그램은 수강 신청이 급증. 단기간 월 수강생 1만 명을 돌파 했을 정도다. 감염 방지를 위해 경기도 내 일부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는 로망이 크루즈 여행이다. 바다 위 특급 호텔이라 불리는 호화로운 유람선을 타고 세계 일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해 기간 중 식사와 숙박은 물론 선상 파티, 콘서트, 카지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해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비싼 비용이 흠이다. 그러나 모든 크루즈 여행이 비싼 것은 아니다. 호텔이 등급에 따라 요금이 다르듯 크루즈 역시 각 선사 및 선박에 따라 요금이 달라서다. 선박 덩치는 날로 ‘점보’화 하고 있다. 1936년 등장한 퀸 메리호는 크기가 8만1천123t에 달했다. 미국 항공모함이 10만t 정도인데, 최근에는 20만t이 넘는 초대형 크루즈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전 ‘세계 최대 규모의 바다 위 레지던스’라 불리는 22만t급 초호화 크루즈선이 취항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용객 수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세계 55개 크루즈사가 278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1천780만명이던 연간 탑승객은 지난해 3천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3천2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는 연평균 41%로 초고속 성장 중이다. 2012년 77만5천명에 불과했던 탑승객 수는 2017
“누적 사망자가 1천명을 돌파했고 확진자도 4만2천명을 넘어섰다. 지난 10일 하루 동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천97명, 사망자가 103명 늘었다.” 매일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발표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중국발’ 속보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 공포에 중국 경제는 점점 더 침몰하고 있다. 덩달아 세계 경제도 큰 불확실성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강력한 폭풍’이란 과학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둘 이상의 폭풍이 충돌하면서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 경제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경제 대국들의 악재가 한꺼번에 뭉쳐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코로나로 촉발된 중국발 경제 충격이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처 금융사와 기업이 파산 하고 대량 실업과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염병과 경제의 상관관계는 2003년 유행했던 사스때 익히 경험 한 바 있다. 사스가 창궐한 2003년 중국은 관광 성장률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