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LH 조직개편이 종착지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모자(母子) 방식의 개편안에 대해 국회 여야 의원들의 반대가 적지 않은 데다 최근 대장동 사태로 공공의 역할론이 급부상하면서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LH 조직개편안의 공이 사실상 차기 정부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회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당초 지난 8월 공청회 직후 확정할 예정이던 LH 조직개편안이 아직도 결론 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시 공청회에서 LH를 주거복지 기능을 모(母)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분야를 자(子)회사로 하는 모자 구조의 수직분리 개편안을 최적의 안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이 방식에..
정부가 저출산에 대응해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자 내년에 새로 도입하는 '영아수당 제도'가 형평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년도 예산안에 영아수당 예산이 편성됐고,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데 원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2일 보건복지부와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인구정책의 근간이 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지난해 12월 발표하면서 아동 성장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2022년에 영아수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영아수당에는 5년간 3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만 7세 미만 모든 아동(2022년부터 만 8세 미만으로 상향)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과는 별개다. 정부는 2022년부터 어린이집이나 종일제 아이돌봄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않는 만 2세 미만(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이르면 5일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1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 선대위 및 당협위원장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인천에 가서도 그때 여러 가지 얘기들 많이 했는데 저희가 지역공약은 다 준비돼 있다. 지금 발표하기에는 좀 그렇고 5일 이후에 발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4일 뚜렷한 경기도 지역 공약이 없어 빈손으로 경기도를 방문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소통하고 있다며 단일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출마 선언했는데 단일화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안철수 대표께 직접 물어보면 가장 잘 아실 것 같은데, 오래전부터 안 대표가 우리 정치에서 많은 역할 하면..
더불어민주당이 2일 선대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 대선 모드로 돌입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내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선대위는 민주당 169명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역대급 규모로, 이재명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한 ‘용광로 원팀’을 표방한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대표는 1일 최고위 회의에서 “내일 선대위가 공식 출범해 12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며 “이 후보와 당, 선대위가 삼위일체가 돼 하나로 뛰어 민생을 챙기고 중단 없는 대한민국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선거준비단은 선대위 출범을 하루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 12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꾸려진 1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먼저 송영길 당 대표는 관례대로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는다. 공동선대위원장은 윤호중 원내대표와 경..
무소속 곽상도(62) 의원이 아들 병채(31)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의 추징보전 조치를 풀어달라며 항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곽 의원 측은 지난달 29일 추징보전 청구를 인용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법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피고인들의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동결시키는 절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수사팀은 곽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2015년 6월 통화내용을 토대로 병채씨 계좌에 대한 추징보전을 지난달 5일 법원에 청구했다. 법원은 "곽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및 병채씨와 공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행위로 불법 재산을 얻었고, 이를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추징보전 대상은 병채씨 명의 은행 계좌 10개다. 이 조치로 곽 의원과 병채씨는 범죄수익으로 추정되는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곽 의원이 2015년 6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대장동 사업에서 각종 법적 분쟁, 인허가 절차 해결 등을 도와주면 아들을 화천대유에 취업시키고, 향후 사업 이익금도 분배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수락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뻔한 위기를 곽 의원이 막아준 정황을 최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 대가로 곽 의원이 사후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일 “첨단 과학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잔디광장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상식과 합리에 기반하고,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를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삼는 과학자 대통령이 절실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과감한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과학기술부총리직을 만들어 과학기술중심국가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백신 주권국가, 인공지능 선도국가, 반도체 패권국가로서의 초석을 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 핵심 전략과제에 집중하는 ‘전략적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는 반으로 줄이고, 책임 총리, 책임 장관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며 “여의도와 결탁한 정치 관료들이 아닌 전문성을 가진 정통 직업관료가 공직사회의 중심이 되는 테크노크라트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정치문화 개혁도 약속했다. 여·야·정 협의체를 실질화와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의 만남을 정례화 등을 제시했다. 안 대표는 “국회를 국정의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의회민주주의의 실현을 통해 국정운영의 성공과 함께 정치문화를 바꾼 대통령으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중간 평가’도 언급했다. 그는 “당선되면 임기 중반에 중간 평가를 받겠다”며 “당선된 후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의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또는 22대 총선에서 제가 소속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안 대표는 ▲공수처 폐지를 포함해 검경 수사권의 재조정과 정치검찰 퇴출 등 권력기관 정상화 ▲공공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등을 약속했다. 안 대표는 2012년 정치 입문부터 지금까지 10년의 정치 경험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제게 원한 것은 여의도식 정치가 아니었다”며 “안 맞는 옷을 어떻게든 입으려 했기에 기대했던 국민들이 실망하고 제가 그토록 힘들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이제 새로운 각오로,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한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국가 경영인’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 안철수, 정말 대한민국을 되살리고 싶다”며 “대한민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저에게 기회를 달라. 밤새워 일하고, 세계로 뛰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
막내 구단 kt wiz(이하 kt)가 '단일리그 최초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KBO리그 신생 구단의 최단기간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사상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된 kt는 창단 첫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동시 우승)을 목표로 설정, 금빛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 막내구단 kt,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7시즌, 3210일 만의 기록 kt는 10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꺾으면서 정규시즌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2015년 1군 무대에 뛰어든 이후 7시즌, 3210일만의 기록이다. kt와 삼성은 76승 9무 59패로 정규시즌 144경기 일정을 마쳤고, 이날 1위를 가리는 단판 승부를 했다. KBO는 2020년부터 정규시즌에서 두 팀..
법무부가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일어난 보호외국인 가혹행위 사건 진상조사 결과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1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진상조사 결과 및 개선 방안 발표 브리핑에서 “지난 9월29일부터 10월28일까지 총 5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령에 근거 없는 방식의 보호장비 사용행위, 법령에 근거 없는 종류의 장비 사용행위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월29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화성외국인보호소면회시민모임 마중 등 인권단체는 30대 모로코 국적 남성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특별계호 명목으로 독방에 구금된 채 두 팔과 다리를 등 방향으로 묶는 일명 ‘새우꺾기’라 일컬어지는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법무부는 이상갑 법무실장을 통해 해당 보호외국인과의 면담과 더불어 인권단체 소속 변호사 및 활동가와의 간담회를 개최해 진상조사 내용 공유와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담당자들의 보호장비 사용방법 등에 대한 인식 및 교육 부족, 보호장비 종류와 사용방법 규정 미비, 재량에 따라 의견 청취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등 문제점을 파악했다. 법무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등 근본적 문제해결 노력 부족을 인정해 보호장비 사용과 관련된 외국인보호규칙 개정과 특별계호 절차 및 기간 관련 규정 개선, 인권위원회 권고에 대한 법무부 점검 및 수용 프로세스 개선 등 방안을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다만 관련자가 인권위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보다 객관적 지위에 있는 인권위 결정이 있은 후 그 처리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
코로나19로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들지만, 당분간 마스크 착용은 지속할 것 같다. ‘위드코로나’ 속에서 ‘노 마스크’를 선택한 영국은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을 넘겼고, 마스크 착용과 백신 패스를 고집한 프랑스 및 이탈리아의 신규 감염자 상승세는 안정적인 방역 상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 화성시에 있는 ‘에쓰엠테크’는 항코로나바이러스 마스크 양산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연세대와 영남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 1년간 준비한 끝에 인체에 무해하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마스크를 만들어냈다. 임병갑‧문오기 에쓰엠테크 대표와 변정훈 영남대 교수를 만나 마스크 개발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었다. Q. 나노 크기의 건조염을 마스크 표면에 부착시켰다고 하는데 숨쉬기에 불편해지지는 않나. 공기 투과율을 학..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10월 한 달간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청산을 위한 독립운동 유물기증 캠페인’을 진행한 가운데, 도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이번 캠페인은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를 보존·계승하고 도민들의 유물기증 참여 활성화를 위해 열렸다. 이 밖에도 경기도박물관은 도내 역사, 문화와 관련된 유물이나 자료를 기증받고 있다. 기증 의사가 있는 경우 전화 또는 이메일, 박물관에 직접 방문해 기증에 대한 안내를 받으면 된다. 이후 기증유물 심의를 위해 유물기증심의위원회가 개최되며, 심의 결과에 따라 수증 여부를 결정하고 통보한다. 이 절차를 마치면 기증신청서를 작성하고 접수한 뒤 경기도박물관은 유물을 인수한다. 기증처리는 기증증서를 발급하고, 기증유물은 박물관 소장품으로 등록해 영구 보존한다. 보존처리가 시급한 문화재는 복원 수리하고, 중요 자료의 경우 국가 및 도 문화재로 지정 신청을 하기도 한다. 기증자에게는 기증증서, 감사패를 증정하고, 박물관 전시실 내에 기증자 성명을 영구 게시한다. 박물관 홈페이지에도 기증자 및 기증유물을 공개하며, 특별전시 개막식 등 주요행사에 초청한다.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8월 ‘2021년도 경기도박물관 유물 구입’ 공고를 냈다. 박물관 소장자료 관리지침 제2장 4조·5조에 의거한 올해 구입대상 유물은 ▲대한제국기 관련 자료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활동 자료 ▲경기도 독립운동 관련 자료(독립운동가 친필자료, 일기, 사진 등) ▲일제강점기 전적 자료(잡지 초간본, 일기 등) ▲근대 회화, 복식(장신구 포함), 목가구(대한제국~일제강점기) 등이다. 접수기간은 8월 17일부터 8월 20일까지였으며, 655건(1697점)이 접수됐다. 경기도박물관에서 소장품 관리를 맡고 있는 박본수 책임학예사는 “예산을 들여서 지난 8월에 유물구입 공고를 냈고 9월부터 실물접수를 통해 꽤 많은 유물이 모였다. 내부, 외부평가를 거쳐서 구입대상으로 어느 정도 물망에 오른 것들이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류접수 된 유물 중 실제 실물접수는 115건(277점)이었으며, 1차 내부 위원평가와 2차 외부 위원평가를 거쳐 56건(156점)이 구입 대상으로 결정됐다. 이에 박물관 측은 지난 26일 구입 예정 유물 화상자료를 공개하며 “도난 혹은 분실 등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문화재로 의심되는 유물이 있거나 의견이 있으신 경우 연락처로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구입예정 유물 화상자료는 143점에 달하는 51건이다. 구입예정인 유물들이 보관된 경기도박물관에서 박본수 책임학예사를 만나 유물들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얏꽃 문양 새겨진 김병엽 호위대장의 의복 먼저,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청산을 위한 독립운동 유물기증 캠페인’을 통해 박물관에 기증된 1건의 유물 및 유품이 있다. 바로 1907년 순종의 호위대장이었던 김병엽 대장의 예복과 대한국 기념장 증서 등이다. 어려서부터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쎄, 이웃들에게 장군이라 불린 그는 1900년 무관학교를 졸업했으며, 1905년 시위보병 제1연대 제2대대 중대장을 맡았다. 이 유물·유품은 안동 김씨 김병엽 선생 가족에 의해 경기도박물관에 기증된 것이다. 예복을 보면 소매 끝이 붉고 계급을 알려주는 금줄이 있으며, 팔꿈치 부분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이 수놓여 있다. 예복의 단추에도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박본수 책임학예사는 “기념장 증서와 관련된 유물인 것이다. 집안에서 간직하다가 박물관에 위탁하고, 이번 기회로 기증받게 됐다”며 “아쉽게도 하의는 남아있지 않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만큼 새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당 김은호와 위창 오세창의 합작 ‘서화대련’ 근대기 화가 이당 김은호와 위창 오세창이 비단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합작한 ‘서화대련’은 ‘시원하고 깨끗한 가슴은 물거울처럼 맑고, 온화한 기상은 피어오르는 봄바람 마냥 따스하구나’란 의미가 담겨 있다. 김은호는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와 있으며, 오세창은 민족 33인 중 한 명이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그 당시 산물이란 평이다. ◆심전 안중식의 ‘취태백도’ “무신년 가을에 취해서 그리다. 술에 취한 이태백 그림을 춘파 대인에게 드리다.” 박본수 책임학예사는 이 그림을 가리키며 “이 그림을 그린 심전 안중식이란 분은 조선 말기의 화가 오원 장승업의 제자”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당시 우국지사들이 나라를 잃고 절명한 분들도 있고 그 슬픔을 술로 달랬다고 한다. 술에 취한 이태백을 통해 자신들의 모습과 생각을 투영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뿌리가 드러난 난 ‘노근란도’ 또 하나의 작품은 심전 안중식이 그린 노근란도(露根蘭圖)로, 뿌리가 훤히 드러난 난의 모습에 눈길이 간다. 안중식이 정소남의 작품을 본 뜬 것인데, 중국 송말원초 때 화가 정소남은 망국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의 상징을 담아 묵난화법을 창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안중식 역시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잃고 뿌리 잃은 백성들이란 의미를 담아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닐까 싶다. ◆자수 태극기와 수원 옛모습 담긴 엽서 대한제국 시대의 자수 태극기는 희귀한 자료이며, 1930년대 수원의 전경을 담은 엽서 30여 점도 있다. 박본수 책임학예사는 “자수 태극기를 보면 액자 뒤는 완전 삭아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고 말했고, “화령전, 수원역, 방화수류정 등 옛 모습이 담긴 엽서만 모으셨다고 한다. 수원의 옛 모습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세계교통전도와 우리나라 소식이 실린 해외 신문들 특히 구입유물 중에서 각종 지도와 해외 신문 역시 눈여겨 볼 만했다. 세계교통전도는 한일합병 직전 1909년 대한제국에서 발행한 것으로, 바다해상에는 항로와 항해가 도식돼 있고 지도 상단, 하단을 보면 세계 국기들과 함께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서울에서 일본군이 고종 퇴위 반대시위를 진압하는 모습이 담긴 1907년 8월 4일 발행된 신문. ‘한국의 고난’이란 제목으로 고종황제의 헤이그 밀사 사건 후 고종의 퇴위를 반대하는 시위와 시위대를 진압하는 일본군의 삽화가 담겨 있다. 또 1900년 12월 16일 발행된 신문은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한 한국관의 모습을 그렸다. 경복궁 근정전을 재현한 전시장을 배경으로 한국의 다양한 의상과 공예품, 태극기를 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