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4시 인천시청 앞 잔디마당. 뜨거운 태양이 내리죄는 뙤약볕 아래 휠체어를 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이 같은 뜻을 품고 자리에 모였다. 장애인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살아가기 바라며 투쟁했던 박기연 열사의 19주기를 추모하고 정신을 이어받아 투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박 열사는 지난 1959년 5월 25일 출생으로 선천적으로 뇌병변을 갖고 태어났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난 2000년 서울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한 그였지만 노력의 결실을 보기도 전인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났다. 420인천공동투재단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열사정신 계승 투쟁 결의대회’를 주제로 투쟁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활동지역서비스의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해 장애 등급제 폐지 및 당행 이동권 보장 등을 주장했다.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박기연 열사의 투쟁 덕택에 오늘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라며 “우리의 권리를 쟁취한 경험이 있는 만큼 그의 의지를 받아 시로부터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열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장애인 인권 보장은 순히 그들을 위한 것만이 아닌 만큼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부 마지막에는 공연팀 ‘웃음소리’가 다양한 주제의 노래를 선보였다. 이어 2부에서는 ‘박기연열사 19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신영노 큰우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과 김성현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등이 단상에 올라 박 열사를 기리고 그의 행동을 예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언 이후 이들은 잔디광장 인근을 한바퀴 돈 다음 시청 앞에서 박 열사를 기리며 꽃을 바치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불법·부정 의혹이 일고 있는 인천e음 사업과 관련해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동섭(국힘·남동4) 의원은 시의회 제30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코나아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됐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e음에 대한 불법·부정 의혹은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 감사에서 처음 드러났다. 이보다 2년 전인 2019년 인천시는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와 QR코드 인식기 물품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시 담당자가 계약 부서에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코나이와 직접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13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여기에 시 감사를 통해 인천e음 플랫폼에 공유경제몰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용역비가 과다하게 지출됐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행안부는 시에 관계자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그보다 낮은 불문경고에 그쳤다. 시는 행안부가 내린 부당이득 확인 시 환수조치 처분도 내부 감사 후 정확한 확인을 위해 인천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신 의원은 “시민의 세금을 누가, 왜, 어떻게 썼는지조차 설명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정책을 논하고 예산안을 다룰 수 있겠나”라며 “과거에 묻고, 눈 감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임자를 다시 짚어 처벌하고, 특혜 구조를 해체하고, 재발 방지책을 조례나 법으로서 법제화해야 한다”며 “시가 침묵하면 시의회가 바로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역에서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때보다 더 높은 득표율인 52.2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설정한 목표치를 조금 밑돌지만, 지난 대선과 달리 21대 대선에선 경기도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했다는 차이가 있다. 이번 선거의 결과가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제21대 대통령선거 전국 득표율은 49.42%이며, 경기도에서는 52.20%를 기록했다. 경기도에서 기록한 득표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라남도(85.87%)와 광주광역시(84.77%), 전북특별자치도(82.65%), 세종특별자치시(55.62%), 제주특별자치도(54.76%)에 이어 6번째로 높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선거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득표율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이 대통령이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선 1171만 5343명에 달하는 경기도 선거인 중 929만 7448명(투표율 79.4%)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대통령은 482만 1148표를 얻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전국 득표수(1728만 7513표) 27.89%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에서만 김문수 후보와의 표 차이를 131만 6528표로 벌렸다. 앞서 민주당 경기도당이 설정한 목표치인 ‘득표율 55%, 150만 표 이상 승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지만, 당 내부에선 이번 선거를 통해 도내 판세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김승원(수원갑)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에 “이번 대선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경기도에서 높은 득표수를 기록하는 등 이재명 정부 탄생에 민주당 경기도당이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이후 당내에서 여론 지형조사를 실시, 도내 판세를 상세하게 분석했고, 각 당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역위원회별로 직접 연락을 취하는 등 이번 대선 앞서 만전을 기했다”며 “이같은 당원 맞춤 시스템을 갖췄기에 내년 지방선거도 민주당은 당원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도내 험지의 표 차이가 크게는 16%가량 벌어졌다면, 이번 대선에선 그 차이를 10% 안팎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 전통적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가평군·양평군·연천군·여주시·이천시·포천시 등 도농지역 6곳의 평균 득표율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은 20·21대 대선에서 각각 43.22%와 44.82%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도농지역 6곳에서 평균 53.16%, 이번 선거에서 김문수 후보는 평균 47.58%를 보였다. 지난 대선에 비해 이 대통령의 도내 도농지역의 평균 득표율이 1.6%p 오르고, 보수정당 후보의 득표율은 약 6%p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경기도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며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양곡관리법 등 농업4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 것도 민주당에겐 긍정적인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국민의힘 내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주도권을 쥐는지, 어떤 방향으로 당이 재편되는지에 따라서 집권당 프리미엄이 이어질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의 탄생으로 자연스럽게 경기지역 공약에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 공약은 경기북부 특례, 반도체 집중 투자가 특징이다. ◇경기북부, 낙후된 만큼 대한민국 성장 이끈다 낙후된 만큼 더 많은 성장세를 이룰 수 있고 대한민국 성장률에도 더 큰 변동을 줄 수 있는 경기북부 지역 공약이 주요 공약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로부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접경지역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건의 받았는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대신 특구 지정을 통한 규제해소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2021년 기준 GRDP가 1조 8795억 3200만 원으로 도내에서 두 번째로 낮은 연천군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조정, 관광특구·통일교육특구·기회발전특구 지정 등 다수 특례를 추진한다. 연천군의 경우 분도에 반대 기조인 김문수 낙선인조차 민선 4·5기 도지사 시절 비수도권으로 빼달라고 할 만큼 낙후된 지역이다. GRDP가 1조 7929억 6300만 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낮은 동두천시도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정비하고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산업 육성, 앵커기업 유치를 통해 평화거점도시로 만든다. 접경지역인 두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산업발전이 사실상 불가능했는데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 이전·창업 기업, 투자자에 대한 세제 특례로 기업유치가 수월해진다. ◇민선8기 道 제안, 시군 곳곳서 현실화 기대 파주에는 민선8기 경기도로부터 GTX 플러스 노선 지원으로 광역 철도망 구축 제안을 반영해 GTX-H 노선(문산~위례) 신설을 지원한다. 또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제안도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조성 지원 정책으로 현실화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대형병원, 혁신의료연구단지, 바이오융복합 단지 조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도는 AI 혁신 클러스터 구축도 건의했는데 이 대통령은 시흥시 배곧~정왕~월곶 일대를 국가 바이오 특화단지로 개발하고 민간 AI 컴퓨팅 센터 유치를 지원한다.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요청은 수원시 반도체·AI 초격차 혁신 클러스터로 실현된다. 이곳은 대한민국 기술 주권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반도체 허브가 될 전망이다. 용인에도 K-반도체 과학기술 문화센터 건립을 지원한다. 이밖에 경기 남동부 혼잡도로 개선도 받아들여졌다. ◇국가균형발전, 경기도가 아쉬운 점은 이 대통령은 예컨대 ▲경기·충남(반도체) ▲대구(의료AI) ▲울산(수소) ▲전남(그린에너지) 등 지방 분산형 전략산업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바이오, AI, RE100 분야는 현재 경기도가 반도체와 함께 경쟁력 갖춰나가던 분야라서 관련 산업이 관외로 집중되면 아쉬울 수 있다. 또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현재 인천에 위치한 매립지가 가까운 경기도로 옮겨올 경우 상대적으로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산업연계 교통망으로 ‘통근러’ 도민 발길 개통 서울 출퇴근 직장인이 많은 경기도의 고질적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안양, 군포, 여주, 평택, 오산에서 서울까지 20~30분대 생활권을 실현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도의 전략산업은 반도체인 만큼 교통망도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뻗을 전망이다. 우선 앞서 용인 K-반도체 벨트와 연계해 경기남부 반도체선을 조기 착공한다. 용인에서 출발해 안성을 중심으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용인, 평택, 이천)와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안성 동신산단)를 연결하는 반도체 철도 노선(평택~안성~부발)을 지원한다. 안성에는 세계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화성-평택-안성-용인) 인프라 연계 교통망으로 반도체고속도로(화성~안성) 조기 건설도 지원한다. 이 대통령은 “자원이 부족했던 한국은 특정 지역에 몰아 투자하는 전략으로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압축 성장했지만 이제는 불평등에 따른 양극화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집중을 벗어나 국토균형발전을 지향해야 한다”며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경기도지사 출신 최초 대통령’, ‘역대 선거 최대 득표수 당선’ 등 정치역사상 최초·최대 수식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나타내는 인생 첫 수식어는 단연 ‘소년공’이다. 남의 이름을 빌려 공장에 들어갔던 13살 소년공 이재명. 참혹한 가난이 그의 삶에 ‘불공정한 세상’을 어김 없이 끌어들일 때마다 꿋꿋이 ‘공정한 세상’을 향해 뻗은 그의 한걸음 한걸음은 2025년 6월 국민의 부름으로 또 한 번 앞으로 나아갔다. 49.42% 득표율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나는 겁이 없다. 살아가며 어지간한 일에는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날 때부터 강심장이어서가 아니라, 인생의 밑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왔기 때문(책 ‘이재명은 합니다’)”이라고 말한다. ◇온몸에 흉터 가득한 소년공…‘생존’ 검정고시 공부 1964년 12월, 경북 안동 화전민 가정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이재명 대통령의 어린 시절은 철저한 가난 그 자체였다. 먹을 것이 부족해 진달래 꽃과 산나물 캐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국민학교(초등학교)는 집에서 왕복 10여 km의 산길을 걸어 다녀야해 결석이 잦았다. 이 대통령은 국민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자신이 10살 무렵 고향을 떠난 부친이 있는 경기 성남 상대원시장으로 터를 옮겼다. 그러나 아홉 식구가 빈민촌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현실에 이 대통령은 중학교를 포기해야만 했다. 그의 나이 13살이었다. 법적으로는 취업이 불가능한 나이였지만, 생존을 위해 그에 앞에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동네 형의 이름을 빌려 성남의 고무공장에 들어가 6년간 ‘이름 없는 소년공’의 삶을 지내야만 했다. 3개월을 꼬박 일하고도 사장의 야반도주로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하기도 했고, 냉동회사에서 함석판을 접고 자르는 일을 하며 몸에는 100개가 넘는 흉터가 생겼다. 시계공장에서는 독한 약품에 장시간 노출돼 후각을 잃었고,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는 왼쪽 팔이 프레스 기계에 으스러지며 장애를 얻었다. 공장 내 폭력에도 시달려왔던 이 대통령은 지옥 같은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남에게 얻어터지지 않고 산다 ▲돈 벌어 가난에서 벗어난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산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때다. ◇“변호사 해보니 안 굶더라”…노무현의 한마디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20살에 중앙대학교 법학과 장학생으로 입학한 이 대통령은 당시 캠퍼스 내에 가득했던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뒤로한 채 사법고시에만 몰두했다. 생존을 위해 시작했던 학업이었기에 유일한 생명줄이던 대학생 신분을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대학 시잘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알며 사회의 ‘거악’을 인식했고, 이후 공익적 삶을 살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회상한다. 이 대통령은 대학 졸업 1년 후인 1986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검사의 경력 없이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도 먹고 살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마디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은 연수원 강의에서 “하고 싶은 일을 용기 있게 해라. 변호사 내가 해보니까 절대 안 굶는다”는 이 한마디가 이 대통령을 인권변호사로서의 삶으로 이끌게된 것이다. ◇불공정한 세상을 향한 ‘변호사 이재명’의 반격 1989년 이 대통령은 제2의 고향인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공단 노동자와 도시 빈민 노동자 등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닮은 사람들을 위한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이다. 그러던 중 온 이 대통령은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구성원으로 참여하며 시민운동가의 길로 들어선다. 2003년 성남시 종합병원 두 곳이 동시 폐업으로 의료공백이 발생하자 ‘공공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운동을 시작한다. 성남 시민 20만 명의 서명을 받아 성남시립의료원설립 조례안이 상정됐다. 그러나 당시 다수당이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시의회에서 토론도 생락한 채 47초 만에 이를 부결시켰고 이 자리에서 거세게 항의하던 이 대통령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신을 잡으러 다니던 경찰을 피해 성남주민교회로 몸을 숨긴 이 대통령은 2004년 3월 28일 오후 5시 지하기도실에서 ‘정치를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고 성남시장에 도전했다. ◇성남시장부터 경기도지사까지 2006년 성남시장 선거와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연거푸 낙선했다. 그러나 꾸준히 정계에 문을 두드린 이 대통령은 2010년 세 번째 도전 끝에 51.2%의 득표율로 민선 5기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 유세기간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성남시장 시절을 꾸준히 언급했다. 취임 직후에는 지방정부 최초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실제로 3년 6개월 만에 청산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해 청년 배당·무상 교복·공공산후조리 지원 등 ‘3대 무상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지방재정 배분 방식을 변경하자 보편복지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주장하며 11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 집회’에 참석해 정치인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며 대중에게 각인됐다. 인지도를 크게 올린 그는 2017년 19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러나 2018년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되며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 기조 아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발행하고, 전국 최초 24시간 닥터헬기 도입, 도내 계곡 불법업소 96% 1년 만에 정비 등 성과를 냈고, 물리력 동원 없이 상인과 토론하는 모습은 또 한번 대중에게 ‘정치인 이재명’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기가 닥쳤지만, 2020년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고 2022년 20대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도전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 0.73%p 차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게이트’가 터져 나왔고, 2023년 2월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자 이 대통령은 부결을 호소했지만 ‘비명’(비이재명) 의원들의 이탈로 가결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흉기에 목을 찔리는 피습사건을 겪는 등 정치적·신체적 위기를 모두 넘긴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로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직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의사당 입구가 봉쇄되자 그는 담장을 넘고 의원들을 국회로 집결하며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일조하며 이번 대선에서 49.42%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저는 흙수저도 아닌 무(無)수저”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이 대통령은 이제 “제가 탈출해 버렸던 그 웅덩이 속에서 지금도 여전히 좌절하고 고통 받으며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4선의 김민석(61·서울 영등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또 국정원장 후보자는 이종석(67)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은 3선의 강훈식(52·충남 아산을) 민주당 의원, 안보실장은 위성락(71·비례) 민주당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아울러 경호처장은 황인권(62)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50·비례) 민주당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새 정부 첫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김 의원은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민생 정책역량,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갖춘 인사로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국정원장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다. 비서실장에 임명된 강 의원은 충남 출신으로 70년대 생 첫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젊은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산적한 국정 현안을 역동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내겠다는 구상으로 평가된다. 비서실장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강 의원은 3선을 한 지역구를 포기하고, 새 정부 성공과 민생회복을 위해 합류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위 안보실장은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인사로,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 설계자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의 풍부한 정책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용외교, 첨단국방,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호처장으로 임명된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은 평생을 군에 헌신하며 투철한 국가관과 포용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군 내부의 신망이 두터웠던 인사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경선캠프에서부터 대변인으로 합류해, 선거 기간 내내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선에 대해 “국민에게 충직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능력,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에 우선순위를 두고 판단했다”며 “새 정부의 인사는 능력을 본위로 국민통합에 중점을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수원시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주무관이 알코올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홀로 지내던 50대 주민을 발굴해 따뜻하게 동행하며 일상 회복을 지원한 일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장안구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의 김정희 주무관은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받던 50대 주민을 돕고 단순한 행정 처리를 넘어 진정성 있는 복지 실천으로 주목받고 있다. 50대 주민 A씨는 알코올 중독을 겪으며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계 유지를 위해 일자리를 구하려 면접을 보기도 했지만 취업은 번번이 실패했다. A씨는 계속되는 좌절로 자활 의지를 잃어갔다. 이 과정에서 김 주무관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A씨를 사례대상 관리자로 발굴해 긴급복지지원을 연계하고 지속적인 상담을 이어가면서 A씨의 자활의지를 북돋았고 때로는 친구처럼, 가족처럼 A씨의 곁에서 그를 응원했다. 그 결과 A씨는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고 취업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는 등 의욕을 가지게 되면서 자활 의지를 되찾았다. 김 주무관의 도움에 감동한 A씨는 회복 후 자신이 직접 기른 로즈마리 화분 하나와 상추 한 봉지, 50원짜리 동전 10개를 건네며 감사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전달했다. 김 주무관은 작지만 간절한 마음이 담긴 50원짜리 동전을 보며 "이 마음을 더 많은 이웃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말했고 그 말에 감동한 A씨는 흔쾌히 동의하며 행정복지센터 내 사랑의 나눔 저금통에 동전을 기부했다. 단돈 500원이었지만 A씨가 느낀 고통과 회복하기까지의 과정, 힘든 상황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도록 함께한 김 주무관과 A씨의 마음이 담겨 작은 동전으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온정을 전했다. 김 주무관은 "A씨의 경우 알코올 중독을 겪고 있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자활 의지를 회복한 것만으로도 보람이 됐는데 따뜻한 감사의 마음까지 전달해줘서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백내장으로 인해 앞을 보기 힘들었던 주민 B씨를 만난적이 있다고 전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B씨는 수급비를 소매치기 당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찾았고 김 주무관은 그를 부축하며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백내장 수술을 지원받아 눈을 회복한 B씨는 홀로 행정복지센터를 다시 찾았고 그 모습을 본 김 주무관은 큰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복지사각지대 발굴, 통합사례관리 및 서비스 연계 업무는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맞춘 지원을 제때 전달해주며 생명선의 역할을 하는 만큼 '사람 중심의 복지'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김 주무관도 이같은 의미를 느끼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많은 가구를 도왔지만 1가구를 놓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업무"라며 "그럼에도 도움을 제공하고 어려운 이웃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례관리 대상자 및 주민들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며 최대한 따뜻하게 맞이하고 상담하려고 한다"며 "언제나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의대 정원 확대 무산과 N수생 증가,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진 가운데,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N수생과 사회탐구 응시자는 늘고 킬러문항은 사라졌으며 중위권 전략과 함께 입시 구도 전반은 흔들리는 혼란 속 2026 수능의 키포인트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생을 포함한 50만여 명의 수험생이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에 응시했다. 수능 전 가장 큰 실전 점검 기회로 꼽히는 6월 모의평가는 고3 재학생 41만 3685명(82.2%), 졸업생 및 검정고시생 8만 9887명(17.8%)이 참여했다. 올해 입시는 시작부터 변수들이 얽히며 혼란이 가중됐다. 의대 정원 확대가 백지화되며 상위권 구도가 흐려졌고, 상위 대학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재도전 수험생이 늘었다. 여기에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까지 겹치며 수험생 수 자체도 증가했다. 특히 이번 6월 모의평가에는 지난해보다 1189명 늘어난 8만 9887명의 N수생이 응시해,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무산됐음에도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재도전 수험생 유입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N수생 증가에 현역 수험생들이 불안을 드러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양은 늘었지만 질적 차이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의대 증원 무산으로 인해 오히려 최상위권 일부는 줄었고, 킬러문항 배제 등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출제 기조 변화도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는 킬러문항 배제 정책 3년 차이기에 이번 6월 모의평가가 평가원의 출제 방향을 보다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년도 수능과 9월 모의평가와의 연계성을 비교해도 '중상 난도 중심의 변별력 확보'라는 원칙은 유지된 모습이다. 입시 현장에서는 전략 재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도내 한 입시 컨설턴트는 "이번 6월 모의평가는 단순한 점수 확인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기회"라며 "특히 중위권 수험생들은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적 과목 선택과 학습 효율성 조정을 하는 것이 수능 당락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성적은 다음 달 1일 통지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올해 두 번째이자 마지막 시험인 9월 모의평가는 오는 9월 3일 시행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해 “위대한 민주주의 승리이자 국민 승리”라며 “어둠을 물리친 빛의 승리였고, 내란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고 밝혔다. 도의회 민주당 대변인단은 4일 논평을 내고 “드디어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무엇보다 52%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경기도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대변인단은 “도민의 선택이 이재명 정부 탄생의 교두보가 됐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4년에 대한 도민의 평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무너진 민생을 시급히 복원하고,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을 이뤄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이 대통령이 약속한 자치분권 완성으로 국민이 지켜주신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변인단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한 힘찬 여정의 길이 시작됐다. 경기도가 이재명 정부 성공의 길을 열어 갈 수 있도록 도의회 민주당이 중심에 서서 도민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와 함께 도민의 삶을 지켜내고, 여야정이 소통하고 협치해 지방정부의 모범을 도에서부터 만들겠다. 다시 한번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도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김민석(61·서울 영등포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에는 강훈식(52·충남 아산을)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며, 국정을 조율하는 정책실장에는 이한주(69) 민주연구원장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이 같은 인선 내용을 이날 중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김 최고위원은 4선의 당내 대표적 전략통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을 지낸 ‘86 운동권’ 출신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됐으며, 이번 대선에서 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다. 강 의원 역시 3선의 전략통으로,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 이번 대선에서는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이 당선인의 간판 정책인 기본소득의 밑그림을 그린 이 민주연구원장은 이 당선인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연구원 원장을 지냈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까지 지내며 정책적 브레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총괄정책본부장을 맡아 공약 수립 등을 총괄했다. 국가안보실장에는 위성락 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외교·안보 라인의 주요 보직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수석에는 이 당선의 핵심 측근 그룹이었던 ‘7인회’ 멤버 김병욱 전 의원, 민정수석에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지낸 오광수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