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는 특권층의 경박함이 특징이었던 군주제에서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목이었다. 이 새로운 물결은 더 큰 평등을 추구하는 철학자, 작가, 예술가들의 자극에 힘입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결국 이는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고 프랑스에 민주주의를 앞당겼다. 문학 살롱은 이러한 사상을 꽃피우는 중요한 장소였다. 파리의 품격 있는 여성들은 훌륭한 작가, 예술가, 학자들을 자신의 살롱에 초대해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비평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지적 활력소인 '계몽주의’를 불러왔다. 파리의 살롱은 빠르게 지방과 해외에서 모방되었고 전체 생활 예술, 심지어 연설 예술이 승리한 대화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그 동안 국가의 중심이자 의견의 원천이던 베르사유 궁정은 일몰을 맞았고 공격의 대상으로 기조가 변해갔다. 이 시기의 살롱은 랑부이예 부인의 '파란 방'처럼 문학적 게임이나 심리적 게임의 장소가 아니라 정보의 교환, 사상의 비교, 비평, 철학적 프로젝트 개발에 보다 중점을 두었다. 또 이러한 교류의 장은 문학적 명성을 쌓거나 깨트리고 작가들에게 추종자와 인맥, 때로는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살롱 운영자는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었다. 이 시기 여성은 대부분 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17세기 말, 프랑스 여성 100명 중 14명이 서명을 할 줄 알았다. 18세기 말 그 비율은 2배로 증가해 27명이었다. 살롱 운영자인 문화계 여성들은 어찌 보면 선택된 사람들이었다. 탕생 부인(Madame de Tencin)은 그 중 한 명이었다. 섭정 시대와 루이 15세 시대를 풍미한 이 여인은 젊은 시절 중매쟁이이자 계략가로 격동적인 삶을 살았다. 1682년 4월 그르노블에서 태어난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그녀의 미래가 정해져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귀족 신분이 된 그녀의 아버지는 가문의 이익을 공고히 하고 영토를 넓히려는 속셈으로 8세의 딸에게 강제적으로 수녀복을 입혔다. 1711년 말 그녀는 20여 년 간 입었던 적성에 맞지 않는 수녀복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후견인인 비바레 부인과 함께 파리로 상경했다. 수녀원에서 잃어버린 시간이 억울해서였을까? 그녀는 기원전 3세기 아테네의 창녀로 철학 학원을 운영하며 글을 썼던 레온티온이나 폼페이의 정부였던 로마의 창녀 플로라, 예술가와 철학자들로 자신을 둘러싼 밀레투스의 미인 아스파시아처럼 유명인들과 어울리기를 원했다. 섭정의 정부가 된 그녀는 권력의 서클을 자주 드나들었고 1717년에는 당대 가장 유명한 살롱을 열었다. 이 살롱은 처음에는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고, 정치인, 금융가, 큰 은행의 투기꾼들을 환영했다. 또 루이 15세의 정부를 찾는 일을 담당하며 훗날 퐁파두르 부인이 국왕의 정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하였다. 탕생 부인과 앙숙이었던 볼테르는 그녀의 살롱을 '동물원'이라 부르며 비아냥댔다. 그러나 1733년부터 탕생 부인은 정치적 음모와 사랑의 즐거움에서 벗어나 그녀의 살롱을 문학과 철학의 중심지로 탈바꿈 시켜 나갔다. 그리고 익명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퐁트넬, 마리보, 프레보스트 신부, 마르몽텔, 몽테스키외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차츰 그녀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그녀는 볼테르를 싫어했기 때문에 볼테르는 받지 않았다. 파리 생토노레 거리의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탕생 부인의 살롱은 처음에 7인의 현자라 불리는 재치 있는 사람 일곱 명만을 초대하였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교황 베네딕토 14세의 초상화 아래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고 계몽주의 정신으로 정치와 재정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사람들은 이곳을 '영혼의 사무실(bureau d'esprit)'라 부르기 시작했고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살롱 중 하나가 되었다. 점차 이 살롱은 다른 사람들에게 개방되었고 저명한 외국인들이 파리 출장 때 꼭 들러 가는 명소가 되었다. 재산을 축적한 탕생 부인은 자신이 감사하는 사람들에게 무척 관대하였다. 그녀는 가난한 작가 마리보(Marivaux)를 끊임없이 구제하였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의 초판 발행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였다. 그녀는 '법의 정신'이 출판되자 친구들에게 사본을 배포하기 위해 전체 판을 구입하였다. 철학자는 이 여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내 책의 작은 어머니입니다" 그녀는 '법의 정신'이 검열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영혼의 사무실'에서 당시의 국왕 루이 15세의 정치와 태만을 비판하였고, 군주제의 몰락을 예견하였다. 또한 선거, 결혼식, 낭독회 등을 개최하였고 아카데미의 한 자리 또는 두 저명한 집안의 연합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였다. 탕생 부인은 다수의 성공적인 소설을 발표하였다. 그녀는 신선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언어와 활기찬 눈빛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리보는 이러한 그녀를 '가장 민첩한 영혼'이라고 묘사하였다. 이 살롱에 출입을 허락받는 것은 지적인 우아함을 인정받는 증명서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18세기 전반기에 활동했던 그녀의 살롱은 이후에도 그 명성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비결은 그녀의 성격과 네트워크 덕분이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손님을 대하는 친절함과 단순함 덕분이었다. 그러나 탕생 부인은 마지막 지난 2년 동안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못한 채 지내다가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92세의 노인장이었던 퐁트넬은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매주 화요일 나는 어디 가서 저녁을 먹는담?"하고 중얼거리더니 "어쩔 수 없네! 매주 화요일 조프랭 부인의 집으로 가야겠군!"이라고 자답하였다. 탕생 부인의 시대가 저물고 조프랭 부인의 시대가 동트는 찰나였다. [ 글=최인숙 논설주간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경선에서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 간 빅텐트, 단일화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빅텐트 구성은 물론 후보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경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19일 대선 경선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경수 후보는 19일 충청권 순회경선 직후 ‘김동연 후보와 경선 연대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단일화는 이번 경선에서 큰 의미가 없다”며 “(이재명·김동연) 후보와 최선을 다해 경선을 치르겠다”고 답했다.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득표율 88.15%를 기록했고 김동연 후보는 7.54%, 김경수 후보..
인천시가 가좌하수처리장으로 불법 유입되는 폐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속에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과태료가 수탁처리비용보다 훨씬 싼 탓에 폐수 무단 방류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처리되지 않은 폐수 유입으로 가좌하수처리장 전처리시설 설치사업의 예산이 당초보다 10배 넘게 늘어 하수도특별회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인근 공단에서 발생한 폐수가 불법 유입되면 가좌하수처리장의 TN(물의 총 질소 값) 지수가 최대 214㎎/L까지 치솟는다. 일부 공장에서 수탁처리시설을 통해 폐수의 TN지수를 60㎎/L까지 낮춰야 하지만 비용이 비싸 불법 방류하고 있다는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발되더라도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면 그만인데 단속도 녹록치 않다. CCTV나 제보 등에 의해서는 처벌할 수 없어, 경찰이 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9~20일 첫 지역순회 경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초반부터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의 흐름을 굳혔다. 이 후보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대선 경선에서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 결과 90.81%(6만 6526표)를 차지해 압승했다. 2위 김경수 후보 5.93%(4341표), 3위는 김동연 후보 3.26%(2388표)가 각각 차지했다. 이 후보는 전날 충청권 경선까지 합해 89.56%(12만 3583표)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고, 2위는 김동연 후보 5.27%(7271표), 3위 김경수 후보 5.17%(7131표)로 나타났다. 2, 3위간 차이는 불과 0.1%포인트(p)로 치열한 2위 경쟁이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이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 주신 영남의 큰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이어 “윤석열 정권은 3년 내내, 민주주의와 민생을 파괴하며 영남이 쌓아 올린 역사적 성과를 배신했다”며 “반민주·반민생 정권이 지배하던 옛길을 버리고 번영의 새 길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후보가 말한‘국민 개개인의 권리와 존엄이 존중받는’,‘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 함께 만들어 가자”면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꿈인 균형발전을 토대로 김경수 후보의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실행하겠다”며 포용의 모습을 보였다. 김동연 후보도 ‘한팀’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당대표직을 수행하며 내란 종식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김경수 후보는 단식까지 결행하며 민주주의 회복에 온 힘을 쏟았다”며 “저 김동연은 3년 전 지방선거 때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이겨 민주당의 깃발을 힘차게 들어 올렸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저부터 권력을 내려놓고 기득권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개헌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겠다.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득권 공화국’을 깨겠다. ‘기회 공화국’의 문을 열겠다”며 “경제위기 해결사 김동연이 대한민국 경제지도 다시 그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경수 후보는 ‘영남의 아들’이라고 강조하며 “노무현의 꿈이었던 국가균형발전을 김경수의 꿈인 메가시티를 통해 완성할 것”이라며 “‘5대 권역별 메가시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9일 충북 청주 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 경선에서 권리당원 및 대의원 온라인 투표 합산 88.15%(5만 7057표)를 득표해 압승했다. 김동연 후보는 7.54%(4883표)로 2위, 김경수 후보는 4.31%(2790표)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을 마친 민주당은 오는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4개 권역별 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21∼27일 실시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해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 후보는 20일 “민주당 DNA를 가진 경제 해결사 김동연이 영남의 도약을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이날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영남에서 청년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부산은 스스로 ‘노인과 바다’라고 자조한다”며 ▲모든 금융공기업 부산 이전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했다. 또 “김경수 후보와 손잡고 부울경 메가시티를 만들겠다”며 “오히려 한걸음 더 나아가겠다. ‘부울경 메가시티 플러스’를 만들겠다”고 김경수 후보를 견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을 넘어서겠다”며 “영남의 새로운 르네상스, 영남 경제의 대반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영남이 배출한 과거 민주정부를 언급하며 경제적인 역량도 부각했다. 김 후보는 “영남은 노무현과 문재인을 배출한 곳, 인재가 넘치고 역동성이 가득했던 곳”이라며 “저는 노무현의 계승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 노무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나라의 미래를 그렸다. 대한민국 최초 장기 국가발전전략 ‘비전2030’”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과 분배, 두 개의 날개로 날아오르는 복지국가를 설계했으나 ‘좌파정책’, ‘세금폭탄’ 말 폭탄에 좌절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복지국가의 꿈을 이룰 자신이 있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민의힘 여론조사를 앞두고 ‘수도권 대망론’ 펼치기에 나섰다. 유 시장은 2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에서의 검증된 민생 정책들로 진짜 일하는 대통령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며 “수도권을 알고 대한민국을 살릴 비결을 갖고 있는 수도권 출신 대통령 유정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유 시장은 인천의 시정 성과를 강조하며 준비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자신 있게 드러냈다. 인천이 경제성장률, 출생아 수 증가율, 도시브랜드 평판, 적극행정 종합평가, 혁신평가 등 주요 지표에서 1위를 기록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아이(i) 플러스 1억드림을 비롯해 집드림·차비드림까지 인천형 출생정책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지난해 인천의 출생아 수는 2023년보다 11.6% 증가해 전국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이는 전국 평균 3.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유 시장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장애물이 될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걷어내야만 출생률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옳았다”며 “저출생 문제는 백약이 무효라며 자포자기했던 다른 시·도에서 비결을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일머리 있는 유정복표 정책”이라며 “유정복이 수도권의 한 도시로 인식되던 인천을 대한민국 중심 도시로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이 같은 인천의 성과를 이제 대한민국 전역에 펼치겠다는 포부다. 그는 “진짜 민생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며 “대통령이 되면 인천의 힘만으로 부족한 현안이 해결되고 지금보다 2~3배 더 큰 꿈과 희망을 실현할 기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이 아직은 미약할지 몰라도 위대한 인천시민들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며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늘 성과를 내온 ‘완전정복, 유정복’이 답”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21일부터 이틀간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2차 경선 통과자 4명이 결정된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국민의힘은 19~20일 8명의 대선 경선 후보를 A·B조 4명씩 나눠 1차 경선 조별 토론회를 펼쳤다. 20일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가나다 순) 후보가 나선 B조 토론회에서 비상계엄 및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탄반(탄핵 반대) 나경원·이철우·홍준표 후보와 탄찬(탄핵 찬성) 한동훈 후보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한 후보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 해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기 때문에 앞장서서 막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 옹호”라고 나머지 세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홍 후보는 “계엄에는 반대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 2시간의 해프닝이었다”고 주장하며 “(윤 전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할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나 후보는 “대선 경선을 하는데 왜 자꾸 윤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느냐”면서 “한 후보가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역공을 했다. 이 후보도 “(국회가) 탄핵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 경솔하게 탄핵 절차에 들어갔느냐”라고 비판하며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날 김문수, 안철수(성남분당갑), 양향자, 유정복 후보가 참석한 A조 토론회에서도 탄찬 안 후보와 탄반 김 후보가 공방을 벌였다. . 안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탄핵 이후 국무위원으로서 사과했나"라고 묻자 김 후보가 ”사과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안 후보는 ”우리가 반성과 사과가 없으면 대선 필패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당이 우리를 계엄 옹호당이라 하는 것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을 옹호해 본적도 없고 찬성해 본적도 없다“면서 “대통령께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그 안타까운 사정에 대해서 그건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장인 유 후보와 양 후보는 ‘일자리’를 강조했다. 유 후보는“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좋은 청년 일자리가 생겨난다”며 “반시장·반기업 정서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채용 비리 및 고용 세습을 철저히 막아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양질의 일자리야말로 청년 정책의 핵심”이라며 “과학기술·첨단산업으로 미래 세대에게 존엄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경선 후보 8명을 대상으로 21∼22일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22일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한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수원의 한 수영학원에서 초등학생이 같은 수업을 듣던 상급생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아동의 부모는 수원의 한 대형교회 부목사로 확인됐으며, 사건 이후에도 사과 없이 피해자 측을 비난해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월 11일 수원시 영통구 광교의 한 수영학원. 당시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수강시키던 학부모 A씨는 강습을 지켜보던 중 자신의 자녀가 같은 수업에 참여한 초등학교 5학년 B군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A씨에 따르면 B군은 수차례 얼굴에 물을 뿌리고 몸을 밀치는 등 신체적 위협을 가했으며, 심지어 사타구니를 가격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곧바로 수영학원 측을 통해 CCTV 영상을 확인했고, 이후 B군에게 직접 사실 여부를 물었으나 B군은 “그런 적 없다”며 자리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원 관계자 역시 영상에서 폭행 정황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조치는 제한적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 날부터 시작됐다. B군의 부모는 오히려 A씨 측에게 항의성 발언을 쏟아냈다. “왜 우리 아이를 윽박지르느냐”, “사과할 생각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학원 측을 통해 “반만 바꿔주면 사건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일방적 요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아동의 부친은 수원의 대형 교회인 수원제일교회 소속 부목사 J씨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J씨는 종교적 윤리와 이타심을 설파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자녀가 저지른 행위는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피해자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피해 아동은 폭행에 따른 신체적 외상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크다. 외출을 꺼리며 등굣길에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고, 고환 타박상으로 인한 비뇨기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가해 아동과는 현재 학원 수업에서 분리됐지만, 같은 동네에 거주하고 있어 거리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건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회부돼 가해 학생의 폭력 행위가 인정됐고, 피해자 측 고소에 따라 경찰 수사 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A씨는 “법적 절차가 진행되면서 진실이 드러났지만, 가해자 측의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기신문은 사실 확인을 위해 J씨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아무런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민박 사업이 ‘도시와 농어촌간의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도농교류법)로 이관될 예정인 가운데 기준 완화 규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박 이용객 감소로 기존 ‘운영자’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 규제 완화가 독이 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반면, 편법이란 꼬리표를 떼고 합법적 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20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강화군의 숙박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전국적인 경기 불황, 코로나 앤데믹 이후 해외 여행 증가 등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2년에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여행 수요가 늘었다. 강화군에도 전년(2021년) 대비 21.9%의 방문객이 늘었지만 반짝 상승세에 그쳤을 뿐이다. 이에 지난 해 11월에는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발의됐고,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심사에 들어갔다. 230㎡(70평) 연면적 제한을 없애고, 사전거주 제한과 주택 소유 의무를 폐지하되 빈집을 이용한 농어촌민박사업을 거주 의무의 예외로 규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고령화까지 겹치며 농어촌지역이 소멸 위기에 놓이자 관련 규제를 대거 완화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일각에서는 이 개정안에 찬성의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농어촌민박협회 관계자 A씨는 “230㎡ 미만 규제에 맞춰 지었는데 운영 중 바비큐장, 세탁실, 보일러실 등 부대시설도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며 “비를 막기 위해 여기에 지붕을 얹으면 규제를 넘겨 불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확정 이후에는 불법 증축 등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운영이 가능하단 주장이다. 하지만 부정적 목소리도 다수다. 강화군 화도면에서 민박업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규제를 확 열게 되면 법인·기업 등 대규모 자본이 들어와 기존 작은 규모 운영자들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며 “또 현 시설은 대지를 확장할 수 있는 면적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강화군에서는 지난 16일 농촌 관광 위기 극복을 위한 간담회 중 이 개정안에 따른 조례 제정 시, 민박협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달라는 논의가 오간 바 있다. 박용철 군수는 “전국적인 불경기로 인한 민박 업주분들의 경제적, 심적 고통에 공감한다”며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협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홍보 및 지원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
봄철을 맞아 수원·용인 등지에서 벚꽃축제 등 야외 행사가 늘면서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헬멧 미착용, 인도 주행, 무면허 운전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용자가 증가해 보행자와 시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의식 개선과 함께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4월 들어 수원 화성 벚꽃축제를 비롯해 용인·의정부 등 경기지역 주요 지자체들이 봄맞이 행사를 열면서 도심 유동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PM을 이용한 단거리 이동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에 비례해 사고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수원 권선구 일대 벚꽃축제장 인근에서는 헬멧 없이 2명이 함께 킥보드에 올라타는가 하면, 인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하는 이용자들의 모습이 다수 목격됐다. 일부 이용자는 이어폰을 착용한 채 스마트폰을 보며 운전하기도 했다. 시민 최모 씨(29)는 “학생들이 곡예하듯 휘청거리며 주행하는 걸 자주 봤다”며 “한 번은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온 킥보드와 충돌할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PM 관련 교통사고는 총 2389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24명이 사망하고 2622명이 다쳤다. 특히 단독사고의 치사율은 5.6%로 전체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1.3%)보다 4배 이상 높다. 사고 중 약 46%는 보행자와의 충돌로 발생해, 다른 차종 평균(18.7%)보다 2.5배 높은 수치다. 실제 피해 사례도 존재한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31)는 “지인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킥보드를 타다 버스와 부딪혀 뇌 손상을 입었다”며 “그 이후 PM을 보면 늘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용자 개인의 의식 부족만이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는 PM 관련 실질적 통제 권한이 제한적이며, 공유 킥보드 업체들의 난립에도 별다른 규제 수단이 없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 주차된 킥보드가 인도를 막아 유모차나 휠체어 통행을 방해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규제와 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송연주 용인시 시민안전관 PM 안전교육 담당자는 “헬멧 착용과 차도 주행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며, 사고 발생 시 민형사 책임까지도 질 수 있다”며 “기초 안전교육만 이수해도 대다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역시 봄철을 맞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장석암 수원중부경찰서 교통과장은 “PM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헬멧 미착용에 대해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며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이용자는 늘고 있지만 규제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제도 정비뿐 아니라 시민의식 개선, 학교 및 지역사회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 교통안전 인프라가 보행자 중심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 경기신문 = 박희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