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고 있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값 역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7% 오른 온스당 4070.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처음으로 4000달러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금 현물 가격도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5분 기준 전장 대비 1.7% 오른 온스당 4050.2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같은 시간 은 현물 가격은 3.2% 급등한 온스당 49.3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49.57달러까지 오르며 2011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대신 금·은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프랑스의 정치 불안 등도 금값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값은 지난해 24%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54% 급등했다. 은값도 연초 대비 71%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 국제금융 관계자는 “정치·재정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값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차질을 빚은 지 약 2주 만에 일부 전산실이 재가동에 들어간다. 추석 연휴 동안 집중 복구 작업이 이어지면서 복구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중대본 회의에서 “연휴 기간을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전력을 다해왔다”며 “모든 역량을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회의에 앞서 “시스템 복구 과정에서 헌신하다 순직한 직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묵념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대전 본원 전체 시스템 709개 중 193개가 복구됐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복구된 시스템은 54개다. ‘온나라 문서’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공무원들이 수기로 문서를 작성해야 했던 불편이 해소됐고, ‘1365기부포털’도 복구돼 기부단체 조회와 기부 모집 검색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앞서 장애 시스템을 647개로 발표했으나, 내부 관리시스템인 ‘nTOPS’ 복구가 완료되면서 전체 시스템 수를 709개로 정정했다. 행정안전부는 “nTOPS 데이터가 복구되기 전까지는 정확한 시스템 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국정자원 관제시스템에 등록된 누리집 기준으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시설 복구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8전산실은 분진 제거를 마치고 오는 11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다만 화재 피해가 집중된 5층 전산실의 복구 일정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윤 본부장은 “당초 7·7-1 전산실의 시스템을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전센터 내에서 신속 복구가 가능한 경우에는 현지 복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복구 관련 건의사항의 조치 상황도 점검됐다. 지금까지 접수된 건의는 총 82건으로, 이 중 38건은 조치가 완료됐으며 44건은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윤 본부장은 “복구 장기화로 현장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복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제579돌 한글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오는 18일까지 전국에서 ‘2025 한글한마당’을 개최한다”며 “올해 주제는 ‘알면 알수록, 한글’로 정했다”고 밝혔다. 한글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주요 행사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공연과 전시, 학술대회 등 국민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 광화문광장에서 개막식…세종대왕상 헌화로 시작 한글한마당 첫날인 9일 오전,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글학회 등 국어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헌화하며 한글 창제의 뜻을 기린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579돌 한글날 경축식’이 열리고, 한글 발전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훈포장과 표창이 수여된다. ◇ 공연·전시·패션까지…한글 감성으로 물드는 광화문 오는 11일 저녁 7시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는 ‘한글한마당 기념행사’가 열린다. 무대를 개방해 관객과 소통하는 마당극 형식으로 꾸며지며, 소리꾼 유태평양이 마당지기를 맡는다. 태권 공연팀 ‘태권한류’, 비보잉 팀 ‘엠비크루’, 래퍼 피타입 등이 무대에 올라 한글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한글을 소재로 한 의상무대 ‘의상마당’에서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한글 디자인이 녹아든 의상들을 선보인다. 행사 중에는 ‘쉬운 우리말 쓰기’ 우수 공공기관 시상식과 ‘우리말빛 보람’ 수여식도 함께 진행된다. ◇ 한글문화산업전·체험행사 등 다채롭게 11일부터 14일까지는 ‘2025 한글문화산업전: 알면 알수록 더___한글’이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더 빛나는 한글’, ‘더 아름다운 한글’, ‘더 새로운 한글’ 등 3개 주제로 나뉘어, 정부 지원으로 개발된 한글문화상품 70여 종이 전시된다. 강익중 작가의 설치작품 ‘내가 아는 것’, 이상봉 디자이너의 한글 패션소품 등도 관람할 수 있다. 한글을 주제로 한 공연도 풍성하다. 순수 한글 가사 음악을 연주하는 ‘한글 악단’ 공연을 비롯해, 창작가요제·한글 비보잉 대회·뮤지컬 ‘이도’·‘스무살 어머니의 꽃’ 등이 무대에 오른다.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한글 자모 소품 만들기, 한글 전등 제작, 한글 열쇠고리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국교육방송(EBS)의 ‘한글용사 아이야’ 캐릭터 포토존도 운영된다. ◇ 한글 학술대회·받아쓰기 대회도 열려 한글날을 기념한 학술행사도 이어진다. 13일 외솔회는 ‘디지털 혁명 시대의 한글과 한국어 발전’을 주제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학술대회를 열고, 14일 한글박물관은 ‘국제박물관 포럼’을 개최한다. 17일에는 한글학회가 ‘광복 이전 한글지의 학술적 성과’를 주제로, 한글문화연대는 ‘공공언어 속 외국어 관리 방안’을 논의한다. 18일에는 경복궁 집옥재에서 제2회 ‘받아쓰기 대회’가 열린다. 예선을 통과한 내국인 120명과 세종학당 외국인 학습자 30명이 참가해 개인전과 팀전으로 한글 실력을 겨룬다. ◇ 전국 지자체도 한글문화 확산 나서 전국 22개 국어문화원과 지방자치단체들도 한글 관련 전시와 체험행사를 연다. 강원대·영남대·전남대 등 대학 국어문화원은 지역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서울·대구·세종시는 한글의 매력과 가치를 나누는 전시회를 진행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한글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 글자의 아름다움을 세계와 나누는 문화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국민 누구나 즐기며 한글의 가치를 새롭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전국 주요 고속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주요 도시 요금소에서 서울요금소까지 걸리는 예상 소요 시간은 ▲부산 6시간 40분 ▲목포 5시간 40분 ▲울산 5시간 30분 ▲대구 4시간 50분 ▲광주 4시간 10분 ▲강릉 3시간 ▲양양 2시간 ▲대전 1시간 50분으로 집계됐다. 서울 출발 기준으로는 ▲울산 5시간 10분 ▲부산 5시간 ▲대구 4시간 20분 ▲강릉 4시간 ▲목포 3시간 50분 ▲광주 3시간 20분 ▲양양 2시간 40분 ▲대전 1시간 38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서초IC 인근 2.49㎞, 반포IC 1.78㎞ 구간에서 차량 흐름이 더디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 역시 서평택JC∼서평택IC 6.53㎞ 구간에서 서행이 이어지고 있다. 도로공사는 “귀경길 정체는 오전 9~10시부터 본격화돼 오후 4~5시 절정에 이르고, 오후 10시 이후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영동선과 서해안선의 혼잡이 가장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귀성 방향은 비교적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전국에서 총 513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0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는 39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추석 연휴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굵직한 외교 현안 준비에 속도를 낸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협상과 한중일 정상회의 조율 등 외교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0일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다. 이번 달 최대 관심사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다. 이번 회의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아 여는 첫 대규모 다자외교 행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자리이기도 하다. 정부는 APEC 기간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관세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EU 등이 이미 미국과 관세 조정 합의를 마친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수출기업 부담이 커지는 만큼, APEC 회담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주 APEC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중심으로 실질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최고 고위관리 회의와 외교·통상 합동 각료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현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APEC 기간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협상 중”이라면서도 “시한 때문에 국익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지난달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다. APEC을 앞두고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도 관심이다. 당초 대통령실은 APEC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불참 가능성도 검토했으나, 대통령이 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을 고려해 참석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ASEAN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한미 간 비공식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물밑에서 논의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사될 경우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는 15일 선출될 신임 일본 총리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이 돌아가며 개최하는데, 2019년 8차 회의는 중국, 지난해 9차 회의는 한국이 주최했다. 올해는 일본이 개최국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세 나라 모두 외교 현안을 안고 있어 회의 일정과 의제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결정 시점은 APEC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약 17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인구 집중과 다주택자 규제 등이 맞물리며 수도권 아파트값이 지방보다 빠르게 오른 결과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는 수도권 152.0, 지방 105.2를 기록했다. 2017년 11월을 100으로 설정한 이 지수에서 수도권의 지방 대비 비율은 1.4449로, 2008년 8월(1.4547)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였다. 즉, 수도권 아파트값이 지방보다 44% 이상 높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수도권-지방 아파트값 차이는 2008~2009년까지 확대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점차 축소됐다. 그러나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이후 회복기에는 잠시 둔화됐다가 2023년 이후 다시 격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강남·용산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이 급등한 반면, 비수도권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하락세를 보이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력 격차 확대, 인구 집중 등 구조적 요인에 과거 주택경기 부양 정책이 더해지면서 주택가격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학회가 발표한 ‘지역 간 주택경기 양극화 현상 분석’ 논문에서도 다주택자 규제가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미변수 분석 결과,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한 시기 수도권 아파트 가격(KB매매가격지수 기준)은 0.912% 상승한 반면, 지방은 0.075% 하락했다. 이근영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논문에서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간 수도권 집값은 오르고 지방은 하락해 주택경기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투자자들이 불이익을 피하려고 상승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주택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금리 인상기나 경기 침체기에는 지방 주택 보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방 주택가격이 더 크게 떨어진다”며 “현재처럼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한 상황에서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지방 다주택자 규제 완화, 공공기관 추가 이전,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가격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구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된 한, 지방 주택 수요는 구조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정책과 시장 흐름이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지역 간 격차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추석 연휴 이용객이 몰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방화셔터와 소화전, 피난구 등 필수 소방시설이 물건에 가려지거나 관리가 미흡한 사례가 확인됐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안전 관리의 기본이 무너진 채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하역장에서는 직원들이 물품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화재 초기 대응에 필수적인 방화셔터와 소화전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상태였다. 지하 하역장 방화셔터 하단에는 알루미늄 사다리와 각종 상자가 세워져 있었다. 방화셔터는 화재 시 자동으로 내려와 연기와 불길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적치물이 존재하면 정상 작동이 어렵고 인명 대피를 방해할 수 있다. 필수 소방시설인 소화전도 종이상자와 폐자재에 가려져 있었다. 소방 관련 법령은 소화전 주변 1.5m 이내에는 물건을 두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한다. 지상 5층 피난구 주변도 문제였다. 비상 대피를 위해 반드시 확보돼야 할 피난 통로에는 각종 물품이 가득 쌓여 있었다. 피난구 표지판이 있어도 적치물이 가로막아 실제 상황에서 접근이 어렵고, 연기 발생 시 식별조차 불가능할 수 있다. 9층 식당가의 경우 소화기 일부가 진열 물건 뒤로 밀려나 있어 즉각 사용이 힘든 상태였다. 또 10층 피난구 문에는 ‘비상계단’ 표지와 함께 ‘관계자 외 출입금지’ 문구가 붙어 있었고, 문이 잠겨 있어 긴급 상황 시 시민 대피가 지연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안전기준’ 등 관련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다. 피난구와 소화기, 소화전 등은 화재 초기 진압과 대피에 직결되는 핵심 시설이다. 특히 추석처럼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기에는 작은 지연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안전관리 전문가는 “대형 백화점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소방시설 주변을 철저히 비워두고,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정기 점검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위반이 반복돼도 처벌은 제한적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점검 인력 부족과 관리 사각지대로 인해 현장 확인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유통시설 안전은 민간 자율 관리에만 맡길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화재 초기 대응 실패는 재산 피해뿐 아니라 다수의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이 합동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시 실질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권”이라며 “대형시설 안전관리 체계를 공공감독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수도권 남부를 대표하는 상업시설로, 하루 수만 명이 이용한다. 이번 사례는 단순 시설 관리 부실을 넘어, 다중이용시설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의 개선 필요성을 보여준다. [ 경기신문 = 박진석·장진·안규용 기자·방승민 수습기자 기자 ]
한글날은 1446년 훈민정음의 편찬을 선포한 날을 기념해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한글 사랑을 높이기 위한 날이다. 한글날 제579돌을 맞아 이날의 유래와 올해 열리는 기념행사를 알아본다. ◇ 처음에는 10월 9일 아냐…우여곡절 많은 역사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한글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건 한글이 반포된 이후 480년이 지난 1926년부터다.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와 신민사의 공동 주최로 '식도원'이라는 요릿집에서 수백 명이 참석하는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고 한다. 이때 기념식은 지금의 한글날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금의 10월 9일이 아닌 11월 4일에 열렸고, 이름도 한글날이 아닌 '가갸날'이었다. 11월 4일을 기념한 이유는 당시 학자들이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근거해 음력 9월 29일을 훈민정음 반포일로 봤고, 이날이 양력으로 환산하면 11월 4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글을 배울 때 '가갸거겨' 하는 데에서 따와 이름을 '가갸날'로 지었다고 한다. 당시 한글이라는 명칭은 널리 퍼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1931년부터는 기념식을 음력에 맞추니 매년 달라져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후 1446년 음력 9월 29일이 양력으로는 10월 29일에 해당한다는 계산이 나와 1931~1932년쯤부터 해당 날짜를 한글날로 지정했다. 몇 년 후 한글날의 양력 계산이 잘못됐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율리우스력에 따르면 10월 29일이 맞지만, 1582년 이후로는 양력이 그레고리력으로 바뀌었으니 계산 기준을 그레고리력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1934년부터는 10월 28일에 한글날 기념식을 거행했다. ◇ 법정공휴일 제외 후 재지정…다사다난 한글날 우리가 아는 10월 9일에 기념식을 거행하게 된 것은 1945년부터다.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해례본에 '9월 상한'이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9월 상한의 마지막 날인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것이 10월 9일이다. 이후 1949년에 정부가 '관공서의공휴일에관한건'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한글날이 언제까지고 법정공휴일이었던 것은 아니다. 10월에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1991년부터 2012년까지 22년 동안은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후 한글학회 등 단체가 꾸준히 목소리를 낸 덕에 2005년 12월 국회에서 '한글날 국경일 지정 법안'이 통과돼 20006년부터 국경일로 승격됐다. 다만 이때까지도 한글날은 국경일일 뿐 공휴일로 환원되지 않았다. 2012년 12월 국회에서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이 확정되면서 한글날은 2013년부터 다시 법정공휴일로 자리 잡았다. ◇ "우리 글의 소중함"…한글 알리는 기념행사 한글날은 범국민적 한글 사랑을 위한 날인 만큼 전국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 전국 각지에서는 10월 9일부터 18일까지 '2025 한글 한마당'이 진행돼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 축제가 열린다. 11~14일까지는 광화문광장 행사 기간으로, '한글문화 산업전' 전시와 한글 고서 만들기 등 각종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호수공원에서도 '2025 세종한글축제'가 열려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와 드론 쇼, 불꽃놀이 등이 열린다. 도내 행사도 있다. 9일 여주시 세종대왕릉에서는 '2025 한글날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어린이 뮤지컬과 관객 참여형 공연이 준비돼 있고, 여주시 지역 예술단체와 함께하는 음악 공연도 열린다. 세종대왕 전국 한글휘호대회의 수상작 전시 등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도 있다. 같은 날 용인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특별 행사 '다온라온 한글누리'가 용인어린이상상의숲에서 열린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만화·팔찌 제작 등 프로그램 등이 열려 한글의 즐거움과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다. 의왕에서는 12일 '제12회 의왕한글한마당'이 열릴 예정이다. 기념식 및 한글 공연, '아름다운 내 이름 기차' 프로그램 등 한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준비돼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이 주관하는 '2025 경기도 아름다운 우리말 간판 사진 공모전'도 있다. 10일까지 우리말로 된 가게, 건물 등의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되고 수상자에게는 30만 원을 수여한다. 이처럼 한글의 소중함을 알리는 기념행사가 여럿 열리는 가운데, 현장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러 온 인원들로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최근 5년간 먹거리 물가가 20% 넘게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가 2020년 9월보다 2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6.2%)보다 7%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품목별로는 과일(35.2%), 우유·치즈·계란(30.7%) 등 주요 품목이 30% 이상 올랐다. 빵(38.5%), 케이크(31.7%), 떡(25.8%), 라면(25.3%) 등이 크게 뛰며 빵 및 곡물 전체도 28.0% 상승했다. 과자·빙과류·당류는 27.8% 올랐고 고춧가루·참깨 등 기타 식료품(21.4%), 육류(21.1%), 수산물(20.0%)도 평균을 웃돌았다. 비주류 음료에서는 커피·차·코코아가 38.2% 올랐고 생수·청량음료·주스류도 2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류·담배는 5.0% 오르는 데 그쳤지만 주류는 13.1%에 달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연도별 상승률은 2020년 4.4%, 2021년 5.9%, 2022년 5.9%, 2023년 5.5%, 2024년 3.9%로 전체 물가보다 항상 높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다. 생활 밀접 품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음식 및 숙박’은 24.8%로 가장 크게 상승했고 이중 외식비(음식 서비스)는 25.1%다. 비누·샴푸 등 ‘기타 상품 및 서비스’는 24.1%, 세제·청소용품 등을 포함한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는 19.4% 뛰었다. 전월세를 포함한 주거비와 공공요금이 포함된 ‘주택·수도·전기·연료’는 16.7%, ‘의류·신발’은 16.2%로 전체 평균과 비슷했다. 반면 교통비는 15.9%로 낮았고 오락·문화(9.5%), 교육(8.8%), 보건(6.2%)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다. 통신비는 0.2% 하락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 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하다 중년 남성 2명을 크게 다치게 만든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은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4일 최종 확정했다. 이어 특수상해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30대 남성 B씨 등 2명에게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거리에서 B씨 등과 함께 40대 남성 C씨 일행과 패싸움을 벌이던 와중 C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B씨 등 공범 2명도 C씨와 그의 일행을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C씨의 소개로 가상화폐 거래를 하다 손해를 입어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2심은 모두 “A씨에게 살해 고의가 인정되고, 피해자 측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고, 공범 2명에 대해서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