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월요일 시작하는 아침마다 서클 대화 시간을 갖는다. 거창한 활동은 아니고 아이들과 동그랗게 앉아 주제 2~3가지를 골라 이야기를 나누는 친교 시간이다. 주말에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를 말할 때도 있고, 이전 일주일 동안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말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끊임없이 떠드는데 굳이 대화 시간까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렇게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일상적인 이야기 한마디 나누지 않은 채 공간만 공유하는 친구들이 반에 의외로 많다. 얼마 전 서클 시간에 뽑힌 주제는 ‘가장 갖고 싶은 것 5가지 말하기’였다. 어린이와 청소년 중간에 서 있는 6학년 아이들이니 다양한 품목이나 종목들이 나올 거라고 기대했다. 어른은 모르는 아이들의 유행 아이템 같은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이십여..
국내외적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잇따른 말 폭탄이 민심과 여론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김 부부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핵 공갈’을 연상케 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 안보 문제를 놓고 여야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초당적인 자세로 점증하는 안보 불안에 대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김여정 부부장은 며칠 전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를 부린다”는 협박 발언도 내놓았다. 서 장관이 북의 도발에 대해 “미사일 발사징후가 명확할 경우 발사원점과 지휘시설을 정밀..
북한은 ‘화성포17형’ 이라고 명명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일인 3월 24일을 이제 더 이상 평범한 날이 아니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과의 장기적 대결구도에서 강력한 핵공격 수단이자 강력한 핵전쟁 억지력으로 개발되었다’ 고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핵무력 강화를 선전하고 있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 갈등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고, 미국 독자 제재는 이미 작동중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뒷배 지원으로 그다지 아프지 않다는 심산에서 비롯되고 있다. 미국 관심이 분산된 상황과 한국 정권 교체기를 이용해 핵무력 고도화를 실현할 수 있고, 상황이 변해 미국과 협상을 하게 되면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며,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4주 연속 상승하고, 강남권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강남4구 집값은 전주 보합(0.00%)에서 이번 주 상승 전환(0.01%)했다. 특히 강남구(0.01%)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가 발생했다. 민간 지표에서도 지난주 보합이었던 서울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R114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일반 아파트는 보합(0.00%)인데 건축(0.05%)이 상승을 주도했다. 또 재정비 사업이 거론되는 일산(0.09%)·분당(0.08%)·중동(0.06%)·산본(0.01%)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집값 상승 조짐도 두드러졌다. 새 정부는 안전진단 문턱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재정비 사업을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40~60%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최대 8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인수위는 현행 75%인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최고 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내려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로 했다. 여기에 윤 당선인은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고 공시가를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내걸면서 시장에선 보유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큰 게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는 환영할 일이다. 양도세를 조정해 거래의 숨통을 트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보유세는 양날의 검 같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다주택 양도세 완화와 종부세 경감이 버티기와 투기 수요로 이어질 우려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또 대출 규제 완화가 다시 빚을 내 집을 사라는 신호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집값과 주거 안정이다. 이를 위해선 규제 완화뒤 파생될 변수들에 대해 사전에 종합적이고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공급·세제·금융을 망라하는 총체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급하다고 응급처방을 내리다 보면 역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답습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부동산은 주거 개념을 넘어 돈의 향방을 이끄는 주요 동인이다. 그런만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전은 증시만큼이나 예측을 불허한다. 특히 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여기에다 최근 대외 환경도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데 교란 요인이다. 우크라이나발 신냉전구도로 1970년대 이후 다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경기 침체의 선행 흐름으로 읽힌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상대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수요가 몰리고 한국 경제도 불안정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고물가가 이어지면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똘똘한 한 채’로 수도권 일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강남권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거리는 것이 이런 전조가 아닌지 우려스럽다. 시장 안정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는 숙성된 종합 대책을 내놔야 한다.
나는 박인환의 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에서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라는 시구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잘 아는 시인 후배 이름이 ‘인환’이다. 성은 추가이고, 호는 추산(秋山)이다. 그런 그가, 가족을 잃고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다고 신음하고 있는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전주 한옥마을로 당장 오라는 것이다. 오지 않으면 자기가 걸어서라도 데리러 오겠다면서. 전주역에 내리면 첫 마중 길에는 프랑스 파리풍의 붉은색 1000번 버스가 한옥마을로 모셔다 드리기 위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코앞에 전동성당이 있다. 맞은편은 경기전이다. 좀 더 걷다 우회전하여 전주천변 쪽으로 100여 미터 가면 최승범 시인의 '고하 문학관'이 나온다. 이어서 천변 쪽으로 더 내려가면 (사)전주한옥숙박체험협회 이사장으로서 이름은 인환..
지난주 일본 문부성은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이 배울 14종의 검인정 교과서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우리의 인내심을 포기하게 하는 내용이다. 강제로 동원된 한국인들은 그저 돈을 벌러 동원된 노동자일 뿐이고,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간 종군위안부를 스스로 찾아온 위안부였다고 표현하였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일본의 국경선을 긋고 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유한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도 변함이 없었다. 일본 극우 언론인 산케이신문은 아직도 (일본)정부의 검인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있는 교과서가 5종이나 된다며 분개하고 있다. 도대체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긴 기시다 정부도 작년 말에 한국에 고통을 주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니 더 무슨 기대감이 있겠는가. 정책을 통해서 이웃 나라를..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는 전화에 휩쓸리게 되었다. 이 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 전쟁에 대해 우리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미국과 영국의 편향된 언론 보도를 복사해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러시아 전함과 탱크의 피격 등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예외적인 사실들, 또는 러시아군이 자국 항공기를 격추하는 등 군사반란에 직면했다는 따위의 사실 확인이 안 되는 프로파간다 차원의 기사들을 선택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우리 국민들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우크라니아 국민들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게 된다. 러시아의 1차 목표는 백인 우월주의의 극우 나치 민병대가 주축..
언어는 은유(隱喩 메타포)의 바다다. 김동명의 시 구절 ‘내 마음은 호수요.’는 비유법 중 은유를 잘 보여준다. 은유는 ‘~과(도) 같다’는 설명을 숨기는(隱) 비유다. 시적(詩的) 표현에만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 언어와 사물(일과 물건)의 관계는 대개 은유로 연결돼 있다. 서양 논리학에서 온 말이되, 언어의 작동 원리가 원래 은유적이니 동서양 구분이 필요하지 않겠다. ‘내 마음은 호수와(도) 같다.’가 은유의 상대 개념인 직유(直喩 시밀리)적 표현이겠다. 같은 뜻이되 맛이 다르지 않는가. 예문들의 그 ‘마음’ 즉 ‘마음속 생각’은 한자어로 흉금(胸襟)이 되겠다. 한자어는 한자가 바탕인 외래어다. ‘오픈’이나 ‘클릭’은 영어가 바탕인 외래어다. ‘아침’ ‘무지개’ 같은 토박이말과 함께 외래어는 한국어를 구성하는 요소다. 장제원 당선자비서실장이..
4월 5일은 청명(寒食)으로 고향 북쪽에서는 공휴일이다. 산에 산에 꽃이 피는 시기이다. 남쪽에서는 벚꽃이 한창이다. 이 시기 북쪽 고향에서는 조상의 묘부터 살핀다. 묘소 주변을 정돈하거나 혹은 묏자리가 좋지 않거나 먼 거리 오가기가 불편하면 청명날에 맞추어 이장(移葬)을 한다. 떡이며 부침이며 과일 같은 구하기 힘든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서 산으로 오른다. 이러한 제례의식에 참여 못하는 사람들은 산에 갈 이유가 없는, 조상의 묘가 없는 사람들이다. 북쪽 고향집도 조상묘가 없어 청명날이면 아이들을 대동하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제상을 차려놓고 집안에서 제사를 한다. 할아버지는 중국 장춘 어디에 묻혔고, 기일(忌日)도 모르는 장손인 아버지는 막연하게 비슷한 날을 추정했다. 생전에 좋아했다는 담배를 상위에 놓으면..
경기도가 ‘찾아가는 불법 사금융 피해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불법 사금융 피해 우려 지역인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찾아가 피해 상담·신고·구제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오늘(4일) 안산 시민시장을 시작으로 22일까지 부천원미시장, 안양중앙인정시장, 용인중앙시장, 양평물맑은시장, 부천상동시장, 구리전통시장, 시화공구상가, 성남중앙지하상가 등 9곳에서 ‘찾아가는 불법사금융 피해상담소’를 운영한다. 도가 찾아가는 피해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노출을 부담스러워하며 불법 사금융업자들의 보복을 두려워한다. 생업에 바쁜 나머지 수사기관 방문을 힘겨워한다. 이에 도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상점가, 대학교, 산업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