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은 행위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행위능력이라는 개념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미성년자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민법에서는 미성년자를 행위무능력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는 법정대리인인 부모님이 자녀들의 법률행위를 대리할 수 있는 포괄적인 법정대리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성인에게 성년후견이 개시되는 경우 성년후견인은 미성년자처럼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행위능력을 잃게 되고 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을 대리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법정대리권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은 기존에 혼자서 하였던 예금인출금과 같은 금융거래도 더 이상 혼자할 처리할 수 없게 되고 성년후견인은 일상생활비나 병원비 지출과 같은 금융업무를 피성년후견인을 대신하여 처리해주어야 합니다.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대신하여 금융업무를 처리하려고 하는 경우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인터넷뱅킹이나 ATM과 같은 비대면 거래수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이 발생하게 됩니다. 은행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상당수의 은행들은 피성년후견인 명의 계좌에 대한 비대면거래를 제한하고 있기에 성년후견인은 생활비 이체나 거래내역서 발급 등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서 매번 은행창구를 방문하여 처리해야 하는 수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일반인들은 폰뱅킹으로 5분이면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을 위해서 성년후견인은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피성년후견인 명의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온라인상에서 구입하고 결제하는 것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년후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시정하기 위해서 가정법원,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 관계기관들이 합동으로 ‘성년후견인 금융거래메뉴얼’을 만들어서 보급을 하였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이러한 불편함들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 이용을 주저하고 있는 사례도 빈번히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피성년후견인에게 부과된 미납세금이나 보험료, 통신비 등을 성년후견인이 확인하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본인인증의 문제로 인하여 성년후견인이 직접 해당 기관을 방문하여 처리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러한 성년후견 업무의 부담은 전문후견인의 경우 후견보수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피성년후견인이 가지는 후견비용의 부담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년후견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홍보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성년후견제도의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과 차별들을 해결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입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이를 위해서 일선 현장은 물론 관계기관들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목소리와 함께 정치권의 관심도 절실하다고 할 것입니다.
지난 8월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두 쪽이 났다. 광복회가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한 항의로 경축식에 불참한 것이다. 광복회 측은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됐다고 억지 주장하는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것은 독립기념관의 역사와 정통성에 반하는 것이라며 김 관장 임명철회를 요구했다. 김 관장은 ‘대한민국 건국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고 주장, ‘뉴라이트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복회는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은 “식민지 근대화론'의 대표학자 김주성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쌀을 수탈당한 게 아니라 수출한..
얼마 전 휴가차 한국을 잠시 벗어나 해외에 머물렀다. 요즘은 통역AI기능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소통이 어려운 곳도 부담 없다. 그러나 사실 아무리 통역AI가 발달한 시대라도 해외에 나가보면 손짓 하나로 소통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주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시는 고령의 어머니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면 소통은 나보다 어머니가 더 잘하신다. 고대 로마의 수사학자이자 웅변가인 쿠인틸리아누스(Marcus Fabius Quintilianus)는 “손은 입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말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손짓의 정의를 보면 손을 놀려 어떤 사물을 가리키거나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일, 말로 하여서는 부족한 감정이나 정황을 손을 놀려 표현하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지난 7월 27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에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수해 소식이 전해졌다. 8월 중순까지 9차례나 수해 관련 일정을 소화한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는 현장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한국뿐 아니라 국제기구와 독일, 스위스 등 각국의 지원 의사가 타진되고 있으나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자력 수해복구 방침(8.10 대민연설) 속에 일부 러시아의 식량 물자만 수재민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중 수해 지역인 의주군 중심부에서 1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까지 관측되는 대규모 수재민용 천막촌(VOA, 8.20자)도 ‘수해복구 전투’의 장기화를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마다 발생하는 변칙성 집중호우는 북한지역에 국한된 문제일까? 얼마 전 지구 반대편에서 치러진 파리올림픽의 경우 때아닌 집중호우로 센강의 수질오염 문제가 도마..
지난 4월 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의 날 주제를 ‘나의 건강, 나의 권리’로 정한 바 있다. 모든 사람은 경제적 환경과 상관없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인류가 어디서나 양질의 보건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나 취약 계층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공공 의료 시설이다. WHO의 ‘권리’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 시설이 충분해야 한다. 공공의료시설의 부족은 사회적 불평등과 건강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즉 보건소, 공공의료원, 보훈병원, 경찰병원 등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경기신문은 ‘국립의대 없는 인천시… 공공의대 설립 서둘러야’(22일자 인천판 1면) 기사를 통해 공공의료 문제를 짚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최근 경기도 교육청이 과학고 설립 공모를 준비하며 '성남 수정구의 과학고 유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정과학고유치위원회는 주민들의 열망을 이루기 위한 모임이다. 현재 수정구는 지역 내 다양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입지적으로도 과학고 유치에 유리한 입지가 수정구라는 당위성으로 장영하 위원장은 "수정구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과학고 유치에 필요한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먼저 과학고는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교사 부지, 체육장, 부속 토지 등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이미 수정구에는 산성역 인근에 있는 창성중학교부지가 있다. 창성중학교는 창곡 남중, 여중, 영성여중 3곳을 통폐합해 만든 학교로 2개의 학교가 있던 곳이라 부지 또한 기숙사 연구시설 등이 필요한 과학고등학교에 매우 적합하다..
기후 재난 중에 있으니 여름이 그냥 여름이 아니다. 다행히 처서가 지나 역대 최장 기록 34일의 열대야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느닷없이, 돌발 퀴즈 하나: 다음의 보기 중 건강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1.음식 2.운동 3.잠 4. 약. 당근 정답은 3번 “잠”이다. 이는 의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잠을 잘 때 우리의 몸이 reset 되면서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습기가 많은 이 무더위가 우리의 잠을 방해할 뿐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에는 잠 못 들게 하는 이유가 더 있다. 그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그 임무를 져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의 근원적 책임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잘못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그분보다 더 clever(영악한) 한 부인의 행태 때문이기..
우리나라 저가 커피 브랜드 3위 업체인 컴포즈커피가 지난 달 2일 매각되었다. 필리핀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Jollibee) 푸즈’가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2억38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으며, 나머지는 졸리비 푸즈의 자회사 타이탄 다이닝이 5%,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 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25%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부산에서 시작된 컴포즈커피는 자체 로스팅 공장과 IT기술을 도입한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고품질 원두를 원활히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2년에 가맹점 2000호를 돌파하며, 2000억 원 수준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던 모회사 JM커피그룹 양재석 회장은 매각 주간사 케이알앤파트너스를 선정, 바로 매각작업을 진행했..
경기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색다른 형태의 청렴 촉진 행사를 개최해 ‘청렴 사회’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청렴 약속, 경기 청렴이음 페스타(축제)’는 청렴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김동연 도지사를 중심으로 추진해가는 ‘청렴’ 캠페인이 공직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청렴도를 높이고 윤리혁신을 선도하길 기대한다. 경기도의 ‘청렴’ 촉진 행사는 종전의 딱딱한 청렴 교육 틀에서 탈피해 소프트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콘텐츠를 접목해 진행했는데, 도청 공무원뿐 아니라 산하 공공기관,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 등 400여 명이 함께 하는 행사로 치러졌다. 직원들은 직접 제작한 갑질 관련 영상을 감상하고 대화를..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Alison Swift, 1989- )는 현재 미국을 움직이는 최고의 대중음악 기수이다. 세계 팝 음악계 차원에서도 그녀는 최고 최대의 인기를 몰아가는 세계적 가수이다. '타임'지 선정 2023년 올해의 인물,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올해의 앨범상’을 네 번 수상하고 빌보드 차트 1위부터 14위까지 앨범 수록곡으로 채운 최초의 뮤지션이다. 그녀의 대중적 인기는 대단하다.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진 팝스타로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고(故) 마이클 잭슨의 인기 기록마저 넘어섰다. 스위프트의 모든 행보가 곧 팝 역사의 새로운 기록이다. 그녀의 음악과 언어, 그리고 그녀의 서사를 담은 책 <테일러 스위프트>는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그녀를 이렇게 길게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