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북한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산 석탄을 수입하는 ‘나진·하산프로젝트 시범운송사업’을 현지에서 점검할 우리측의 민·관 합동점검단이 방북했다. 이 합동점검단은 코레일·포스코·현대상선 등 국내 3개 기업 컨소시엄 관계자 12명과 통일부 당국자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러시아 철도공사와 함께 석탄 하역과 선적, 선박 입출항, 철도-항만 연결성 등을 살피는 등 나진항 연계의 육해운 복합물류과정 전반을 기술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시범운송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현재와 같은 악화된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수반되어야 가능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은 남북관계 개선의 여부에 따라 부침(浮沈)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남북관계가 갈등과 긴장의 가속도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지난 18일(현지시각) 유엔인권문제담당 제3위원회의 대북인권결의안 표결통과 이후 24일 현재까지 남과 북은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이 결의안을 전면 거부·배격하며 자위적 핵 억제력과 전쟁 억제력의 무제한 강화 등을 내세우고 ‘제4
인구 비율상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인류학자들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사회적 혼란이 적기 때문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다만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남성과 더욱 동등해지리라는 것에 대해선 의견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여성보다 남성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으면 어떻게 될까. 사회가 불안해지고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다. 그러나 역사상 성비가 크게 깨질 때마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은 남초(男超) 현상이 계속되면 늘 전쟁이 일어났다는 주장은 학자들 사이에 매우 설득력 있게 통한다. 이유는 짝이 없는 젊은 남성들이 많은 사회는 자연히 공격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이런 불만 내지 불안이 바깥으로 폭발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식이다.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같은 이는 13세기의 십자군전쟁이나 18세기 유럽의 30년 전쟁, 심지어 1차세계대전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같은 가정이 맞는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이런 혼란(?)에서 피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여성인구가 2천531만 명으로 남성인구보다 1만 명 더 많은 '여초(女超)시대'를 맞는다고 통계청이 발표했기
시민 구단으로 거듭난 성남FC가 드디어 일을 냈다. 지난 23일 경기장을 찾은 서포터즈와 시민들, 그리고 TV 앞에서 경기를 지켜 본 팬들 모두가 눈물로 우승을 축하했다. 전·후반에 이어 연장까지 모두 120분을 뛰고도 득점없이 비겨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명승부였다. 성남 선수들 하나하나가 비장한 각오로 임한 일전이었다. 결과는 4-2 승리. 서울 홈구장에서 치렀음에도 선수와 감독 모두 당당하게 나서 일궈낸 승리여서 그 가치를 더했다. 이날 경기로 그간 재미없는 경기를 해온다는 일부 시민들의 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FC는 지난 1월 25일 전국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통일그룹 성남일화에서 시민구단으로 재탄생 됐으나 그간 클래식리그 하위권에서 허덕였다. 이에 시민구단 탄생에 큰 기대를 했던 시민들을 식상케 했다. 날이 갈수록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로 줄어들어 경기장은 썰렁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그러던 중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우승이 이를 한방에 날려보냈다. 축구명가 FC서울을 누르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FC) 출전권을 따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시민공모주
경기도와 인구가 많은 도내 시·군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지자체에 주는 보통교부세 산정기준을 인구 수에서 공무원 수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의 경우 내년도 정부 교부세는 1천억원 가량이나 줄어든다. 부천 남양주 등도 360억~490억 원 정도를 받았으나 내년부터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다. 가뜩이나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복지비의 급증으로 거덜날 위기에 놓인 살림살이가 더욱 빠듯해질 전망이다. 행자부는 지난달 지자체의 재정수요 왜곡현상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재정수요를 반영한다는 목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은 가속화하고 살림살이가 피폐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도는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천875억원 규모의 감액추경을 실시, 도교육청과 시·군에 보낼 법정경비 8천여억원을 전출하지 못했다. 투자 및 가용재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행정자치부는 무리한 사업 추진과 방만한 예산 집행으로 감사원 지적을 받은 지자체 81곳에 대한 교부세 211억원을 삭감했다. 경기도내 10개 시군이 모두 76억 원을 삭감당했다. 물론 지자체
입동이 지나면서 성큼 겨울이 다가왔다. 일부 지역에선 많은 양은 아니지만 눈이 내렸다. 겨울이 가장 두려운 사람들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이 경제적 빈곤층이다. 취약계층의 가장 큰 문제는 난방문제로서 ‘에너지빈곤층’이란 말도 생겼다. 저소득으로 인해 최소한의 에너지마저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가구를 말한다. 전기료, 연료, 난방비 등 광열비 비중이 소득에 비해 높아 충분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다. 취약계층은 광열비로 인해 의식주에 사용해야할 비용이 줄어들어 겨울철엔 남들보다 춥고 곤궁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빈곤층은 계속되는 불황으로 인한 실업자 증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 등의 요인으로 증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경기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가 도내 11개 시·군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겨울철 아파트 난방비 현황 조사 결과, 전체 6.1%인 1만9천가구의 난방비가 0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천300여가구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가스난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기장판을 깔고 사는 가구도 있고 아예 그조차도 못하고 냉골에서 떨며 밤을 지새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방치하면
어릴 적 오락실에 가면 작은 동전을 넣고 수많은 캐릭터를 골라 접전을 펼치던 격투게임이 가장 인기가 좋았다.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과 같은 대전 오락기는 당대를 살았던 아이들에게 격투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대체물이기도 했다. 요즘에도 쉼 없이 단계가 올라가 아직까지도 오락실 한 귀퉁이를 장악하고 있으니 그 로망은 여전하다. 그런데 그 대전 격투 오락을 하다보면 연속기(속칭 콤보)와 필살기가 등장한다. 자신이 위기에 처할 때 온 신경을 집중해 동그란 왕구슬이 달린 이동기와 단추 몇 개를 조작해서 가장 멋지고 화려한 기술로 적을 제압한다. 마지막 필살기 공격에 적은 쓰러지고 화면은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펼쳐지며 승리의 기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실제 무예에서는 그렇게 화려한 공격법이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기를 발산해서 순간적으로 전투력을 높이거나 혹은 기를 한 곳에 집중해서 장풍같은 엄청난 기술을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히려 가장 기본적으로 쉼 없이 익혔던 단순한 기술이 필살기처럼 활용된다. 상대를 향해 좌우의 손을 가볍게 연속적으로 뻗은 후 낮은 발차기 하나, 혹은 상대의 들어오는 칼을 흘리듯 받아 내고 이어서 짧은 머리나 손목을 가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지난 14일 “시험이 주는 중압감을 나쁜 것으로 본다면, 잠시 한국 학생들을 동정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전제하고, 일시에 수십만 명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둘러싼 우리 한국 사회의 모습을 분석했다. 먼저, 수험생에게 길을 양보하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들이 출근시각을 1시간 늦추고, 차량이 통제되며, 지각생을 위한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곳곳에 배치되는 모습을 전했다. 또 영어 듣기평가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는 등 전국이 ‘침묵 상태(‘hush’ mode)’가 되는데, 이러한 ‘배려’는 사실은 어린 학생들에 대한 ‘압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수능 점수가 좋으면 최상의 대학은 물론, 좋은 직장과 결혼 등 평생을 좌우할 열쇠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우리의 시각(視覺)이다. ‘수능현상’에 거의 익숙해져서 오히려 당연하게 여긴다. 그 기사를 ‘역수입’하여 전한 신문을 봤더니 마치 흥미로운 ‘해외토픽’을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조선22대 왕 정조 임금이 쓴 두종류의 편지첩이 소장되어 있다. 하나는 정조어필(正祖御筆)이라는 것으로 신하인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첩인데 모두 2첩으로 그 첩에는 36건의 정조 친필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외삼촌인 홍낙임에게 보낸 편지첩이다. 정조신한(正祖宸翰)이라 부르는 첩과 두루마리 30건이다. 이 두 종류의 편지들은 모두 다른 날짜의 편지들을 수신자쪽에서 받은 후 모아 두었다가 첩으로 만든 것이다. 정조가 4년동안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에는 정치현안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외삼촌에게 보낸 편지에는 지나간 일에 대한 그리움을 말하기도 하고, 어머니의 환후에 대한 걱정과 문안 등 집안의 경사에 대해 안부를 묻는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편지는 왕뿐만이 아니라 세종 당시부터 궁중과 민간을 불문하고 정치와 생활상에 많이 오고 갔다. 가장 오래됐다는 정철(鄭澈)과 그의 어머니 안씨(安氏) 사이에 내왕한 편지를 비롯, 윤선도(尹善道)·송시열(宋時烈)·김정희(金正喜) 등을 비롯하여 남녀 귀천을 막론하고 조선조 말기에 이르기까지 약 400편이라는 한글편지가 현존하고 있다. 이렇듯 조선시대 편지는 왕부터 서민
온난화가 없었던 과거 겨울철은 매우 추워 난방을 위하여 지게를 짊어지고 산, 들판을 다니며 땔감을 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무는 겨울 난방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여 북한의 민둥산처럼 나무를 베어내고 긁어내어 푸른 초목과 울창한 숲은 헐벗은 산이 되어 폐허가 되었다. 비가 조금와도 홍수가 범람했고 산사태가 일어나자 정부는 나무 채취를 법으로 엄격히 금지시키고 연탄을 유일한 대체 수단으로 삼았다. 연탄은 방을 따뜻하게 했고 언제나 밥과 국을 끓일 수 있기 때문에 도시와 농·어촌은 앞다투어 연탄 화덕과 보일러를 놓았다. 늘어난 수요를 위하여 서울 근교에 35만장 찍어내는 삼천리 공장을 비롯하여 전국 400여개 공장이 생겨 생활에 큰 혁명을 일궈냈지만 문제는 연탄가스였다. 연탄가스로 인하여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럼증에 시달렸고, 하룻밤 일가족을 사망시킬 정도로 무서운 존재가 되어 잠들기 전 동치미 국물을 머리맡에 떠다놓는 민간요법도 개발되었다. 연탄은 화력이 좋고 가격도 싼 편이지만 서민들에게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풍요와 빈곤의 기준이 되었다. 부잣집은 한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연탄을 창고에 쌓았지만 가난한 집은 돈이 생기는대로 서너장씩 구입할 수 밖에 없
축산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였던 1960년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진국처럼 충분한 우유를 먹이고 싶다는 희망을 주위에 자주 피력했다고 한다. 그런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서독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선진낙농의 현주소를 목격한 고 박 전대통령은 당시 서독 뤼브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리 국민도 우유 한번 마음껏 마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 낙농발전을 선도할 시범목장 건립지원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바람은 독일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서독정부는 건물과 기계장비, 젖소 200여 마리를 지원키로 약속했다. 그로부터 4년후 탄생한 것이 한독 목장이었다, 고 박 대통령은 이 목장을 누구보다 사랑했다고 한다. 때문에 공사이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보였는가 하면 아무런 예고도 없이 공사 중이던 목장을 4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1969년 여름엔 17세 소녀였던 딸 박근혜 대통령을 데리고 육영수 여사와 함께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안성의 현장을 찾기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방문 때마다 우사(牛舍)에 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