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국가를 보장한다(湖南國家之保障).’ 이순신 장군의 말이다.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난 인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제봉 고경명(霽峰 高敬命) 선생이다. 예순의 나이에 왜군에 맞서 칼을 뽑았으니 그 기개가 대단하다. 당시 선생이 의병을 모집하기 위해 뿌린 격문은 이렇다. ‘국운이 비색하여 섬나라 오랑캐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는데 수령이나 관군들은 죽기를 두려워하여 도망치기 일쑤니 어찌된 일인가. 신하라는 사람들이 어찌 왕을 무도한 왜적 앞에 내버려둔단 말인가. 각 읍의 관군 수령 민중들이여, 무기를 들고 군량을 모아 모두 분연히 일어설 때다. 구국을 위해 다 함께 목숨을 걸고 앞을 다투어 나설 지어다.’ 이 같은 제봉 선생의 격문은 현재 진행형이다. ‘왕을 무도한 왜적 앞에 내버려둔’ 형국이 재현돼 보이기 때문이다. 노다의 ‘고자질 망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청와대 사람들 이야기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칼을 뽑았다. 14일 방송된 미국 CNN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 지도자들도 무라야
경기도내 지역의 가축사육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축산 농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육규모를 축소시켜가기 때문이다. 사육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감소는 가격정체가 이어져 경영손실이 크다.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한우, 육우, 젖소, 돼지, 산란계, 육계 등이 많게는 8.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와 육우사육농가의 경우 28만 마리를 7천922농가에서 사육한다. 평균적으로 농가당 35마리를 사육하는 소규모 영세농가가 대부분이다. 경기도내의 축산 농가는 한우와 육우의 경우, 경영비 상승으로 인해서 암소 도축은 늘어나고 있으며 반면에 송아지 생산은 줄어들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사료비와 인건비를 비롯한 사육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현실이다. 축산농가의 수익성 악화 요인은 비합리적인 유통구조에 따른 판매가격 불이익과 사료비, 시설비, 관리비의 상승이다. 양축농가의 수익창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국은 이를 탈피하기 위한 판매제도 확충과 사육비감소를 위한 사료비와 관리비 지원 등의 종합대책을 서둘러야한다. 날로 늘어나는 축산농가의 휴·폐업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가 요즘 우리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공무원연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무원연금 적자가 쌓이기 시작한 1993년부터 잊을 만하면, 정권이 바뀌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20년 동안 네 차례나 공무원연금 개편 작업을 했지만 적자는 커졌다. 그동안 여기에 들어간 국가예산이 10조원이라고 한다. 지난 2008년에도 ‘공무원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 설치돼 개혁안을 내놓았다. 연금을 받는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안은 2010년 이후 신규 채용자부터만 적용하기로 했다. 박근혜 정권 역시 또다시 ‘공무원연금 개혁’ 칼을 빼들었다. 안전행정부는 공무원연금 제도 발전위원회를 구성, 연금 제도 개선안을 다음 달 대통령 업무보고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공무원연금 적자액이 2조원을 돌파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은 국민연금보다 지급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전체…
논어에 富貴(부귀)는 누구나 원하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면 절대로 누리지 말아야 하며(富與貴是人之所欲也不以其道得之不處也),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벗어날 수 없다면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貧與賤是人之所惡也不以其道得之不去也). 군자가 仁(인)을 떠난다면 어떻게 명분을 이루겠는가(君子去仁惡乎成名). 마땅히 얻지 않아야 하는데 얻었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부자가 되는 것과 귀한 신분이 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가난함과 천함 역시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道(도)로써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피하지 않는 것이다. 孔子(공자)는 군자는 밥 한 끼를 찾아 먹는 동안에도 仁(인)을 어기는 법이 없다고 했다. 어떤 일을 성취할 때도 반드시 仁(인)과 함께하며 또한 실패할 때도 반드시 仁(인)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일의 성패가 따른다 하더라도 행동을 가벼이 하여 군자다움을 잃지 않고 성인들처럼 대처하라는 교훈이다. 과거에는 성공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설사 성공했다 해도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온 국민의 시선을 한 군데로 모았던 사건으로 단연 철도파업을 꼽을 수 있다. 파업의 원인은 알다시피 ‘민영화’다. 정부 측은 노조의 민영화 주장에 대해 한사코 아니라고 강변해 왔다. 민영화가 무엇인지 그 뜻을 하나로 정하기는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영문으로 보면 의미가 명확해진다. 민영화는 영문으로 ‘privatization’이라 표기한다. 그 뜻은 소유자를 중심으로 옮기자면 ‘사유화’로, 경영이나 운영주체를 중심에 놓으면 ‘사영화’라고 번역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것 혹은 세금과 같이 모두 이들이 함께 돈을 내어 만든 공공의 것, 공공재를 배타적인 사유재산화 한다는 의미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렇게 뜻을 새기면 privatization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정적인 함의를 갖게 된다. 해서 일종의 꼼수를 부려 만들어 낸 말이 백성 ‘민’자를 넣은 민영화라는 말이다. 오랜 기간의 군사독재를 경험한 터라 우리 모두 ‘민’자에 아주 우호적인 연상작용을 하는 공동의 습(習)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측 설명은 이러하다.…
새해 들어, 매서운 추위에 온 나라가 꽁꽁 얼었다. 겨울 초입에 내린 폭설이 아직도 녹지 않고 양지와 음지를 가르며 얼룩무늬를 만들고 있다. 세월에 가속도가 붙어, 새 달력을 걸기가 무섭게 택시 미터기처럼 숫자가 바뀐다. 1월 말일이 설날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별다른 느낌이 없다. 귀성 차들이 막히기 전에 부모님 산소에 한 번 다녀오면 그만이다. 부모님이 기독교인이라 차례가 없어, 평소와 다르지 않은 날이다. 두 아들이 외국에 살고 있고 세뱃돈 달라고 손 내밀 손자도 없다. 설날이나 추석이면 더욱 짙은 외로움이 온 집안을 싸하게 채운다. 은퇴 후, 수도권의 농촌마을에 자리 잡아 수년째 살고 있다. 옛 고향은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사람들은 물론 산천조차 낯설어진 지 오래다. 이곳도 설날이면 이웃집 마당에 자녀들의 자동차가 하루쯤 머물다 가는 것 외에는, 어디에도 다른 낌새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보름날 마을 어르신들이 회관에 모여 식사와 술, 윷놀이로 하루를 즐기는 정도이다. 설날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아내와 산책을 나서지만, 먼 그리움은 어쩌지 못한다. 6·25 동란으로 부서질 수 있는 것들은 다 부서지고 불탔지만, 오직 땅은 남아있어 다시 농사를…
영화 ‘변호인’이 1천만 관객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영화는 송강호라는 톱스타가 주연한 영화인 것에 비해 개봉 전에는 세간에 노출되지 않았다. 제작발표회는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 하는 시사회도 비교적 조용하게 치러졌다. 이것은 이 영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지난 대선 이후 계속된 NLL파쟁으로 인한 정치권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제작진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배급까지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변호인’은 우려와 달리 개봉 후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감동적인 울림으로 퍼져나갔다. 며칠 전 먼저 보고 온 아내와 딸의 ‘아주 좋았다’라는 말을 듣고, 이 영화의 감독에게 동업자로서 약간의 질투심과 기대감을 함께 안고, 나도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했으며 형식은 평범했다.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였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뜨거운 울림에 진동된 이유 중의 하나는 간결한 연출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전개의 깔끔함과 긴장감을 끌고 가는 완급, 법정 대치 장면의 혈관이 터질 듯한 격렬함 등은 정확하게 보여줄 만큼만 보이고, 다음 스토리는 어떻게 되나
전통사회에서는 자손을 낳아 세대를 잇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임신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여겼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기가 생기게 해달라는 다양한 기원문화가 있어왔다. 우리에게는 ‘삼신’ 신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환인, 환웅, 환검의 삼신상제(三神上帝)는 아기를 점지하는 일에는 유독 까다로워 정성이 하늘에 닿도록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귀한 새 생명을 준다고 해서 합방도 길일을 택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사(後嗣) 없으면 동양에선 양자(養子)를 들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를 이어갔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함무라비 법전에 따르면 기원전 15∼16세기경 고대 중동에서는 결혼한 여인이 갑자기 죽거나 불임인 경우엔 여종을 대리모(代理母)로 하는 ‘쉬프카’라는 관습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남자가 불임이거나 대를 잇지 못하고 죽는 경우 시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후사를 잇게 해주는 ‘레비리트’라는 관습이 있었다. 방법만 바뀌었을 뿐 현대에 들어서도 대리모는 여전하다. 불임 부부의 체외 수정란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이를 낳아줄 경우 사례비를 주는 게
정치인들의 식언(食言)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국회정치개혁특위 활동이 예상했던 대로 지지부진하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놓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이 공약으로 내건 사항이다. 그동안 폐해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입장을 바꿔 대책 없는 폐지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위헌 소지를 들고 나왔다. 민주당은 공약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당장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겠지만 폐지가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거공영제와 정당공천제의 장단점을 익히 알고 있는 현실에서 각자의 주장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초선거에서까지 정당공천을 고집하는 것은 풀뿌리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예속하려는 발상일 뿐이다. 많은 국민들의 생각도 기초선거 공천폐지가 옳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기초의회는 우려했던 대로 특정 정당 공천을 받고 등원한 기초의원들은 공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음을 인정하는 바다. 더욱 한심한 것은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
봅슬레이는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으로 만든 트랙을 통과하는 경기이다. 활주할 때 평균 시속은 135㎞이며, 커브를 돌 때의 압력은 중력의 4배에 가깝다고 한다. TV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피드를 느끼게 하니 작은 썰매를 타고 내달리는 선수들이 느끼는 속도감이 어떨지 짐작된다. 이 종목은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종목이었다. 그런데 1994년 개봉한 영화 ‘쿨 러닝’ 이후 봅슬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쿨 러닝’은 겨울이 없기 때문에 봅슬레이 경험이 전무한 아프리카 자메이카 선수들의 도전기를 담았다. 봅슬레이가 고장 나 사고를 당하자 선수들이 썰매를 어깨에 메고 결승점을 통과하는 장면은 감동을 줬다. 겨울이 있는 한국에서도 봅슬레이는 오랫동안 미개척 분야였다. 1989년 국제루지연맹(FIL)에 가입했으나 선수가 없었다. 1999년 현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가 국제봅슬레이연맹에 등록하면서 실제적인 국내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고, 2009년 초 한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