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중요한 국가 사회적 일정 중 하나가 6·4지방선거다. 벌써 정권 중간평가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문제이다. 주민이 모여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주민의 부담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철저히 지역의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 과정을 통해 주민의 선호를 확인하고 주민의 합의를 구하는 과정으로서의 의미가 강조돼야 하고, 이런 의미에서 정책 선거가 더욱 중요하다. 주민이 원하는 정책을 찾아야 이에 경기도 선관위의 지원을 받아서 정책선거를 위한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미 행정, 재정/여성, 인권/경제, 지역개발/환경, 복지 등의 분과를 구성하여 주민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 주민들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지방정치의 무관심을 보이는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중앙의 정당정치에 대해서는 과열 증세를 보이다가 지방의 정치는 중앙의 종속으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방선거에 정당 공천을 배제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 어렵다. 중앙의 책임 하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주민의 무관심이 무기력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겨울 한강에서는 얼음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것도 강 한 가운데 인도교 부근에서다. 대부분 얼음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견지낚싯대를 예닐곱대씩 드리운 전문 꾼들이다. 손맛을 보기 위해 엄동설한에 얼음 위에 턱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로는 대단한 취미다 싶겠지만 사실 이들은 낚시광이라기보다 전문 어부들에 가까웠다. 생업이 고기 잡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 한겨울이면 한강 곳곳에서 얼음아래 물고기를 몰아 ‘방’을 만들고 그 위에 구멍을 뚫어 잉어를 잡는 견지 낚시터가 많았다. 상류인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팔당지역을 비롯 왕십리, 뚝섬 등 한강 상류 곳곳에서 1970년대 초까지 성행하던 우리의 겨울철 얼음낚시 풍속이었다. 각 지역마다 얼음낚시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영좌(領座)’라고 불렀다. 영좌는 그 지역의 얼음낚시에 대한 총지휘자로서 얼음 밑 방을 만드는 일을 주관한다. 그의 명령에 따라 얼음을 뚫고 그물을 드리우는 일, 커다란 나무망치로 얼음장을 내려치며 잉어를 한쪽으로 모는 일, 그리고 다시 그물로 몰아놓은 잉어를 막
나무판으로 찍어낸 소나무들에게 삶의 원동력을 얻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겨울 북풍 속에서 푸르게 살아내는 소나무들의 꼿꼿함을 그려낸 김경배 화가 목판화전에서 눈물겨운 삶의 몸부림을 본다. 한 해의 끝에서 만난 전시회 ‘솔의 바람’은 화가의 아홉 번째 전시회다. 갖가지 형태의 소나무를 보면서 어린 시절 뒷동산이 생각나 잠시 피안의 세계에 들어본다. 김경배 화가의 소나무들은 특유의 흔들림을 담고 있어서 그림 속의 솔향이 전시공간인 인천문화예술회관을 향기롭게 한다. 팔만대장경의 판각지인 인천에서 전시는 특별한 의미가 있고 전통목판화의 현대화를 꾀하고자 채근담구를 써서 전각과 서예, 서각을 아울러서 실험적 작업도 시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김경배 화가의 소나무들은 탄탄한 힘과 굳세게 살아내려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온몸으로 자연과 맞서느라고 다양한 굴곡을 지니고 있으며 곱게 자란 나무가 없다. 굴곡은 굴곡으로 끝나지 않고 어느 쪽으로 휘었더라도 끝내는 중심을 중앙에 두고 하늘을 향해 힘 있게 바로서고 있다. 소나무들은 조각칼에 의해서 직선이라는 날카로움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직선들은 화가의 손끝에서 휘돌아가는 칼의 춤을 연상하게…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며 파업을 벌인 지 22일 만에 정치권의 개입으로 일단락됐다. 2009년 8일간 지속된 파업보다 긴 역대 최장기 기록을 남긴 이번 파업은 서민의 발을 담보로 크나 큰 불편을 초래하고 국가 경제적으로는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다행히 최악의 파국은 면한 상태로 종료됐지만 이번 사태로 다시 한 번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과 비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야말로 어떤 식으로든 뿌리째 갈아엎어야 한다는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사태로 만천하에 드러난 코레일의 철밥통 실태는 충격적이다 못해 서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안겨준다. 영동선의 한 간이역은 하루 이용승객 10여명으로 지난해 수입은 100만원가량이었는데 인건비로 6억7천만원이 지급됐다. 역장 1명, 부역장 2명에 역무원 7명 등 총 10명이 배치돼 평균 인건비가 6천700만원에 달한다. 국민적 분노를 살 일이다. 코레일은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시간만 흐르면 승진이 되는 ‘자동근속승진제’로 근무성적이나 징계여부에 관계없이 7급부터 3급까지 승진이 보장된다. 3급은 역장이나…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태평양전쟁 말기 미국 해군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일본군의 가미가제 전술이었다. 전력상 열세인 일본군이 막강 화력의 미군에 대항하기 위해 비행기에 폭탄과 함께 최소한의 연료만 싣고서 날아가 미국 군함을 들이받는 것이었다. 비행기의 자살 공격은 성공할 경우 배의 안전에 치명적이었던 데다 목숨을 하찮게 버리는 그 행위 자체가 미군이 보기에는 무섭도록 끔찍한 것이었다. 실제로 200척이 넘는 많은 전함이 피해를 입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군들의 대응방식이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두려워했지만 그들은 바로 적절한 대응책을 찾았다. 전함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기관실을 보호하기 위해 물리적인 조치를 취한 일이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두려움을 이길 정신적인 대응책 또한 필요했다. 그들은 배의 갑판에 커다란 화살표를 바다 방향으로 그려 넣고는, 거기에다 ‘가미가제 히어’라고 적었다. 즉 바다 방향으로 날아가서, 배 말고 바다 위에 떨어지라는 일종의 주문이었다. 서양의 합리주의 사고를 가진 미군이 그 주문의 효력을 믿은 것은 아니다. 단지 죽음과 마주한 긴장과 공포의 순간을 유머로서 견디고자 했던 것이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
중국 後漢(후한) 때의 일이다. 章帝(장제)라는 임금이 죽자 10살밖에 안 된 和帝(화제)가 제위에 올랐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황제나 임금이 나이가 어리면 外戚(외숙)이나 宦官(환관)이 득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외 없이 화제도 정권을 잡자 황후였던 竇太后(두태후)와 그의 오빠 竇玄(두현)이 뒤에서 정권을 휘둘러 화제는 명목상 허수아비 임금이나 다름없었다. 얼마 후 권력의 달콤한 맛을 알게 된 두현은 화제를 弑害(시해)하고 자신이 직접 제위에 오르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화제의 측근에 의해 발각됐다. 화제는 아끼는 환관 鄭衆(정중)을 시켜 두씨의 일족을 제거하도록 시켰는데 그것을 미리 알고 자살했다. 하지만 두씨 일족이 사라졌다고 해서 바로 화제의 지위가 공고해질 수 없는 일. 이번에는 두씨 일족을 제거한 환관 정중이 권력에 관여해 결국 화제가 집권한 이후 이러한 혼란기를 맞아 후한이란 나라는 자멸하고 말았다. 우리 역사에서도 모방이라도 하듯 어리고 힘없는 왕을 세워놓고 권력의 암투로 점철된 단면들을 무수히 읽어왔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앞의 불을 끄면 뒤에서 물이 밀어닥치는 경우가 있다. 옛말에도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은 한꺼번에 닥친다 하였으니 지혜로운
어느 사회에서든지 재산분배를 둘러싼 분쟁은 심각하다. 인간의 본능과 삶의 현실문제와 연결돼 있어서다. 따라서 사회변화에 상속제처럼 민감하게 반영돼 나타나는 것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조선시대 중기인 17세기까지는 아들과 딸에게 차별 없이 재산을 균등하게 분배했다. 중국이 아들에게만 균분(均分)상속을 한 것이나 일본이 장자에게만 상속을 한 것과는 매우 다르다. 분배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논·밭과 집 등 부동산은 물론 노비도 포함됐다. 이런 사실은 고려나 조선의 유산상속문서인 분재기(分財記)에 그대로 남아있다. 자손에게 물려줄 재산을 기록한 문서가 분재기다. 분배하는 방식과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게 사후에 유서나 가족 간의 합의에 의해 재산을 나눈 화회문기(和會文記)와 재산을 재주(財主) 생전에 나눈 분급문기(分給文記)다. 조선시대에는 유산의 법정상속 비율을 정하고 문서양식을 통일했다. 분재기도 모두 관의 공증을 받게 했고 증인의 서명을 갖추게 했다. 분쟁을 최소화 하기위한 그 서식을 보면 작성일과 재산분배 내용을 적고, 상속자들의 서명과 수결(手決:손도장)을 받고 있다. 마지막에는 필집(筆執)이라 하여 작성자를 명시했다. 남녀…
공공시설유지를 위한 관급자재의 관리가 엉망진창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혈세로 구입한 자재의 재활용과 안전관리의 재고는 고사하고 이를 매각하여 자금을 유용하고 있다. 국민의 공공복지분야에 필요한 자재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절실하다. 담당공무원의 부도덕성과 직무소홀을 엄격하게 문책하여 재발을 방지하여야 한다. 화성시의 경우 도로시설물과 가로등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창고에 보관된 단가가 비싼 관급 자재를 고물상에 팔아 자금을 유용했다. 공직자의 부도덕성은 관리와 감독부서의 무책임으로 방치되고 있다. 화성시는 수년간 자행돼온 관급자재의 매각사건을 은폐해 오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선 지방행정의 관리체계 미미함과 무능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를 함부로 고물상에 판매해 유용하는 사례는 공직자의 사명감 부족에 의한 예산낭비의 사례이다. 이의 개선과 방지를 위한 감독부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요구된다. 더욱이 적사장에는 도로시설물은 물론 제설제로 사용되는 염화칼슘 등 여러 관급 자재들을 보관하고 있지만 CCTV 등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되지 않아 관리가 무방비상태다. 특
우리는 불신시대에 살고 있다. 우선 정치 쪽이 그렇다. 경제대통령을 외치며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부자나 대기업은 어땠는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더 팍팍해진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공약으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지방선거 무공천을 약속했으나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여당인 새누리당은 세월만 지나길 바라고 있는 듯한 자세다. 우리 사회의 정신적 영역인 종교에 대한 불신감도 작지 않다. 일부이긴 하지만 성직자들의 일탈과 지나친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배척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3’ 보고는 우리사회의 불신상태가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먼저 2011년 기준 한국정치 1번지인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31%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공약을 내놓고 국민을 하늘 같이 떠받들겠다며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신뢰도는 참 민망스러운 수준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실망스럽다. 국민들은 이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중앙정부를 56.1%밖에 신뢰하지 않았다. 43.9%는 믿지 못하는 것이다. 전기한 것
남북으로 분단돼 극심한 군사적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군비행장은 필요하다. 또 인근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국가는 군사시설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긴 해도 군사시설의 장기주둔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크다. 특히 군 비행장 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함과 재산권 제약 등으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군 협의 행정위탁 합의를 체결, 이천시와 포천시 군비행장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가 완화돼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로써 개발이 가능해진 이 지역의 면적은 91.38㎢인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32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30일 이천 항공작전사령부에서 경기도지사와 항공작전사령관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합의 체결로 이천 군비행장 주변(52.33㎢), 포천 군비행장 주변(5.88㎢)은 별도의 군부대 협의 없이도 행정기관이 인허가를 할 수 있는 협의위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건축행위 허가를 받으려면 군 협의 기간이 30일 이상 소요됐으며 군 협의에 필요한 위치도, 사업계획 개요서 등 서류도 신청자가 모두 준비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군 협의 과정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