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지동 주민자치위원장인 표영섭 씨는 ‘마을만들기’ 예찬론자다. 그는 지동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주민들 간의 단합이 잘 될 뿐 아니라 우선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참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수원시 중심가인 팔달문에서 가까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밤이나 낮이나 쓸쓸할 정도로 사람의 기척이 없는 동네였다. 기반시설도 없는데다가 주택들도 대부분 낡아 미국의 슬럼가 같은 인상을 줬었는데 마을만들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매스컴의 관심이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침체된 마을 분위기가 활성화됐고 마을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 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졌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그렇다. 마을만들기는 사람이 우선이다. 수원시에서 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놀랍게도 ‘엘리베이터에서 인사하기’가 제일 많았다고 한다. 지금 수원시내 곳곳에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마을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이 사업은 마을 골목길 벽화그리기로부터 시작해 마을신문 만들기, 노인 합창단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이 사업들
대통령 후보들은 공약 발표를 통해 경찰 수사권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국민 인권과 권익을 위한 공약인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조선일보 2012년 10월 26일자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대신’ 수사·행정을 분리하자”를 인용하면 안대희 위원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경찰에 수사권을 상당 부분 주는 대신 경찰 조직을 ‘수사경찰’과 ‘행정경찰’로 이원화(二元化)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조직을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경찰과 치안·경비·교통 등을 담당하는 행정경찰로 쪼개고, 수사 경찰에 한해서는 검찰의 고유 권한인 기소권만 빼고 내사를 포함한 수사권을 거의 다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론과 실무적인 배경을 잘 모르거나 경찰에 수사권을 주지 않기 위해 적절치 않은 대안을 내놓은 게 아닌가 싶다. 국민이 쉽게 알 수 있는 실무 사례로 살펴보자. 현장에서 조치는 행정경찰, 살인 혹은 불법 시위자 검거와 수사는 수사경찰을 전제로 한다? 국민 생사가 달려 있는 급박한 상황 혹은 시위현장에서 위급할 때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는 10억2천만 명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고 있고, 하루에 2만5천여 명이 기아로 사망한다고 한다. 또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전 세계 포유류와 조류, 양서류의 3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고, 앞으로 50년 동안 100만 종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 농경지 감소, 사막화에 따른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존권을 더욱 위협받게 될 것이다. 2010년 7월 러시아, 카자흐스탄에 가뭄이 들었다. 러시아와 인근 나라들은 곡물 수출을 즉각 중단했다. 그러자 바로 국제 밀 가격은 70%나 폭등했다. 러시아로부터 3천km 떨어진 이집트에서 식량 폭동이 일어나고, 모잠비크에서는 빵값이 30% 인상되었으며, 시민들이 식량창고를 습격했다. 결국 튀니지에서는 대통령이 축출되고, “아이쉬(빵)!”를 외치는 시민들에 의해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은 퇴진하고 말았다. 쌀을 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6%이다. 영국이 100%, 덴마크 115%, 핀란드 110%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위기에 아주 취약한 상태이다. 휴대전화나 자동차를 팔아서 식량을 사서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이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깔끔하게 ‘촌철살인’을 날리는 멋진 정치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다. 막말 정치인을 보유하고 있는 정당은 국민적 심판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정치인의 막말이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국민들에게도 그 책임은 있다고 본다. 총선을 앞두고 ‘나꼼수’가 국민적 열망을 받았던 것은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던 정치권에 그들이 날린 강력한 펀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입에 담기조차 힘든 그들의 발언이 우리 자녀들에게 여과 없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물론 선거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도 여야 간 막말발언이 파행을 낳고 있다. 하지만 깨끗하게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그들의 정치 토대와 우리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요즘 정치권의 막말이 선거판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선거판을 요동치게 했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재연된 듯한 분위기다. 정치권 인사가 입에 올린 표현이라고 믿기 어려운 저잣거리 수준의 저열
아침부터 우울하고 눈물 나는 뉴스를 접했다. 서울에 사는 78세 노인이 치매를 앓는 74세 아내를 목 졸라 살해했다는 소식이다. 이모 노인은 치매상태에서 난동을 부리는 부인의 목을 양손으로 졸라 살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경찰 관계자에게 “아내 목을 조르면서 ‘여보, 같이 가자.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진술하면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아들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어 “내가 너희 어머니를 죽였다”며 투신하려 했으나 급히 집으로 돌아온 아들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의하면 이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건설회사 임원까지 지낸 자수성가형 인물로, 치매아내를 2년 전부터 24시간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왔다는 것이 아들의 진술이다. 그러나 치매아내 돌보기에 지쳐 몇 차례 아파트에서 투신하려는 시도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치매라는 질환의 문제점이 있다. 가족으로서는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가혹한 질환이 ‘노망’이라고도 불리는 치매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치매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 2011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라고 한다. 현재 도내 노인 치매 환자는 12만9
‘2012년 12월 11일, 갑판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선적한 밀가루를 싣고 케이프 혼을 돌아 서울로 가는 항해 일정은 한 달 남짓,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대한 컨테이너선은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수평선을 가르며 점진적으로 나아간다. 어떤 날 해는 이물에서 떠서 고물로 지고, 어떤 날 달은 좌현에서 떠서 우현으로 진다. 항해를 한다는 것은 해와 달과 별을 향해 나아가는 것, 수평선의 막막함을 나침반 삼아 한없는 그리움 속을 헤매는 것, 끊어질듯 이어지는 희미한 고향 소식 한 자락 기다리는 것. 그런데, 지난주 위성 팩스로 날아온 소식은 전혀 새로웠다. 항해중인 선원들도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우리들은 너무 놀랐다. 서울을 떠나온 지 6개월, 고향에 대한 기억은 그리움과 망각의 중간 어디쯤을 헤매고 있었는데 돌연 대통령 선거라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선장은 투표에 대해서 일찍이 간결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원래 말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선거의 공정성 때문인지 극도로 절제된 표현으로 투표 방법에 대해서 간략하고 명확하게 설명을 했다. 1등 항해사인 김모씨가 선장 보좌역으로 옆에 서 있었다. 그는 투표하
지난 24일 유력 대선 후보 세 명의 10대 공약 발표가 있었다. 각 후보 간에 우선순위만 조금씩 다를 뿐 대체로 비슷한 공약내용이 눈에 띈다. 10개 중에서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교육, 한반도 평화, 정치혁신 등 6개 공약은 내용만 조금 다를 뿐 아예 세 후보의 공통 공약사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은 어떤 공약을 보고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더욱 난감해졌다. 그런데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세 후보 누구도 지방분권에 대해서 공약을 한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지역균형발전’ 공약이 유일한 지방과 관련된 공약인 것 같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제26차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는 지방분권 선포식과 함께 대선 후보들에게 지방분권추진체계 재구축, 지방분권과제 제도적 추진, 지방재정제도 개편 등 세 가지의 핵심 내용을 담은 지방분권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러한 요구는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으로 인해 지방자치의 핵심인 지방분권이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성토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 국가균형발전
대중은 광대의 자유로운 정치풍자로 이 땅의 정치판을 신명난 민주주의로 건강하게 바꿔주길 바라고 있다 광대들의 마음속 족쇄는 언제 풀릴까? 대통령의 목소리와 말투를 흉내 내어 인기를 끌어보겠다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가벼운 정치풍자는 공중파 텔레비전의 오락프로에 등장한 지 오래고, 인터넷 방송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꾼들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의 ‘나꼼수’ 현상은 선거철을 맞이하여 새로운 선거운동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풍자문화는 문화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가수와 영화배우 같은 광대들이 대거 동원되고, 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성향에 따라 자발적으로 선거유세에 참가하는 모습은 아직도 어딘가 이국적인 풍경이 아닌가 싶다. 수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인기 여가수 마돈나의 미국대통령 비판발언이나,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서 수상자가 자신의 정치견해를 발표하는 일들은 아직도 우리들에게는 글자 그대로 해외토픽쯤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최근 공화당
모임에 나오지 못한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80세를 넘긴 노모(老母)가 심각한 치매라는 소식이다. 치매만 찾아온 것이 아니라 소화기계통에 병변이 있어 늘 긴장하고 지낸다고 한다. 지난여름에는 온가족이 제주도로 ‘이별여행’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이어 노모가 고관절 골절로 입원했는데 의사들과 상의 끝에 위험해도 수술을 강행했다. 다행히 수술경과도 좋고 의식을 회복해 귀가했는데, 들어서자마자 병원의 호출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병실은 한바탕 소동이 지난 흔적이 역력했는데, 간호사를 통해 마취에서 깨어난 노모가 대소변이 묻은 기저귀를 사방에 던지는 소동을 일으켰음을 알았단다. 요즘 영화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1천만 관객을 자랑하는 흥행영화도 있지만 수면아래 있던 치매를 정면으로 응시한 영화들도 만날 수 있다. 44년간 해로한 부부에게 치매가 찾아오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가 대표적이다. 남편 그랜트는 치매가 심해진 부인 피오나가 치매병원에 입원하자 병원규칙에 따라 한 달 후 병원을 찾았으나 충격에 빠진다. 증세가 더욱 심해진 피오나가 자신은 알아보지 못하고 입원환자와 또 다른 사랑에 빠진 것이다. 가장…
자애로움이 지나친 어머니 밑에서는 몹쓸 자식이 나온다는 뜻으로, 지나치게 애정을 쏟아 너무 귀엽게만 기른 어머니 밑에서는 자칫하면 타락한 자식이 생기기 쉽고, 맹목적인 사랑을 쏟기 때문에 자식이 버릇없어져 함부로 행동하고 도리어 불량해진다는 말이다. 자모패자(慈母敗子)라고도 한다. 한비자에는 엄한 집에는 사나운 종이 없지만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는 집안을 망치는 자식이 있다고 하였는데,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몹쓸 자식이 자라지만 엄격한 집에는 거스르는 종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왜일까. 바로 벌을 줄만한 일은 반드시 벌을 주기 때문이다(慈母有敗子而 嚴家無格虜者 何也 則能罰之加焉必也). 사기(史記)에는, 고대의 법에 따르면 길가에 재를 버리면 벌을 내렸다. 대체로 재를 버리는 것은 가벼운 죄이지만 형벌은 무거웠다. 오직 현명한 군주만이 가벼운 죄를 엄하게 다스릴 수도 있다. 이렇게 가벼운 죄도 엄하게 처벌하는데 하물며 큰 죄를 지었을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백성은 감히 법을 어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세로는 난폭한 행위를 금할 수 있지만 후덕함만으로는 어지러움을 그치게 할 수는 없음을 말해준다. 자식을 기르는 데 있어 응석을 부리고 버릇없이 방